<김삼기의 시사펀치> 캐나다 때린 338조, 다음은 한국인가

쿠팡 301조와 강경화 대사의 귀국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미국과 가장 긴밀한 경제 동맹 가운데 하나인 캐나다가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미국은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와 유제품, 주류 등을 차별하고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고,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1930년 제정된 뒤 약 96년 동안 사실상 사문화돼있던 관세법 제338조를 꺼내 들었다.

다만 이번 조치는 발표와 동시에 시행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포고문에 서명한 것은 21일이지만 실제 50% 추가 관세는 오는 8월20일 오전 0시1분(미국 동부시각)부터 적용된다. 338조가 최소 30일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한 달은 단순한 행정 준비기간이 아니라 상대국에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협상 기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트럼프식 관세정책의 특징은 관세를 세금이 아니라 협상 카드로 활용한다는 데 있다. 먼저 높은 관세를 제시한 뒤 시행일까지 시간을 두고 상대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관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상대국의 정책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지렛대인 셈이다.

이번 조치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캐나다 전체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적용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은 와인과 하키용품, 시멘트 등에는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에너지와 칼륨, 핵심 광물, 일부 수산물 등 자국 경제에 필요한 품목은 제외했다. 감정적인 보복이 아니라 미국의 국익을 중심으로 계산된 압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관세법 제338조는 외국이 미국의 상품이나 기업, 상거래를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게 대한다고 대통령이 판단할 경우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국제분쟁 절차가 모두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강력한 통상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필자는 캐나다 다음의 대상이 한국이 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쿠팡 문제다. 쿠팡은 한국 시장에서 성장했지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기업이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쿠팡에 대한 규제 문제를 단순한 국내 기업 규제가 아니라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로 바라볼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월22일 쿠팡의 주요 미국 투자자인 그리녹스와 알티미터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 청원서를 제출했다. 청원인들은 한국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을 계기로 쿠팡에 경쟁사보다 과도하고 차별적인 조사와 제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청원인 측의 주장일 뿐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주장 자체보다 절차의 시작이다. 쿠팡 관련 사안이 미국 무역대표부의 공식 301조 관련 사건 목록에 올라갔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더 이상 한국 내부의 공정거래 논란만이 아니라 한미 통상 현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정책이나 관행이 미국의 상거래에 부당한 부담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정부가 조사와 함께 제도 개선을 요구하거나 관세 등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실제 미·중 무역분쟁에서도 핵심 수단으로 활용됐다.

특히 청원인들은 조사 요구를 넘어 한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와 서비스 제한까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이는 민간 투자자들의 요구일 뿐 미국 정부의 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적극적인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사안도 아니다.

338조와 301조는 적용 절차와 법적 성격은 다르다. 338조는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발동되는 강력한 관세 수단이고, 301조는 미국 무역대표부의 조사 절차를 거쳐 활용되는 통상 수단이다. 그러나 두 제도 모두 미국 기업이나 미국 상거래가 차별받았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시장의 힘을 활용해 상대국을 압박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쿠팡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확대될 경우 미국은 우선 301조 절차를 통해 한국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만약 미국이 한국의 규제 전반을 미국 기업에 대한 구조적 차별로 해석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338조와 같은 강경한 통상수단이 정치적 압박 카드로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캐나다 사례는 338조가 더 이상 사문화된 조항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물론 쿠팡 문제 하나만으로 한국산 제품 전체에 곧바로 50% 관세가 부과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캐나다는 미국이 직접적인 차별 사례를 제시한 경우였고, 쿠팡은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거래, 소비자 보호 등 국내 규제와 연결된 사안이다. 한국 정부가 국내외 기업에 동일한 법과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한다면 미국의 차별 주장 역시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국제통상에서는 법률 못지않게 정치적 해석도 중요하다. 한국 정부가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하더라도 미국이 이를 미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받아들이면 또 다른 통상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미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조선 등에서 한국 기업이 거둔 성과를 함께 연결해 자국 여론을 설득하려 할 수도 있다.

이런 시점에서 강경화 주미대사의 최근 귀국도 관심을 끈다. 강 대사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외교부와 관계 부처,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과 한미 주요 현안을 협의했다. 외교부는 한미 관계 전반에 관한 협의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강 대사의 귀국이 캐나다 관세나 쿠팡 문제와 직접 관련됐다고 볼 근거는 없다. 두 사안을 연결해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미국이 동맹국인 캐나다에까지 338조를 적용한 시점과 맞물려 주미대사가 귀국해 주요 현안을 협의했다는 사실 자체는 외교적으로 주목할 만한 일정이었다.

주미대사는 워싱턴의 분위기를 가장 먼저 읽는 자리다. 미국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와 언론, 싱크탱크, 기업과 투자자들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정부에 전달해야 한다. 쿠팡 문제가 어디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지, 미국이 한국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안전, 공정거래, 노동 문제는 기업의 국적과 관계없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집행이 객관적이고 비례적이며 국내·외 기업에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됐다는 점을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국제통상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수단은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일관된 법 집행의 기록이다.

또 하나 경계해야 할 것은 쿠팡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다. 플랫폼 규제와 데이터 이전, 인공지능 규제, 온라인 광고, 망 이용 문제 등 다양한 디지털 정책이 앞으로도 미국 기업들에 의해 통상 장벽으로 제기될 수 있다. 개별 정책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것이더라도 미국은 이를 하나의 규제 묶음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미국 출국에 앞서 쿠팡 문제가 자연스럽게 협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면 미국의 오해가 풀릴 것”이라며 “쿠팡 이슈 하나로 한미동맹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방미에서 미국 무역법 301조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통상 분쟁은 관세가 발표되는 순간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국이 ‘차별’이라는 명분을 만들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다. 한국은 관세율보다 먼저 그 명분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필자는 캐나다에 적용된 338조를 보며 한국 정부가 쿠팡 문제를 단순한 국내 규제 논란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내법은 원칙대로 집행하되 미국이 어떤 논리로 이를 통상 문제로 확대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같은 논리와 같은 메시지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경화 대사가 워싱턴에서 어떤 메시지를 가져왔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캐나다 사례는 한국에도 분명한 교훈을 던졌다. 이제 동맹이라고 해서 통상 압박의 예외가 되는 시대는 끝났다. 군사동맹과 경제 통상은 별개의 문제로 다뤄질 수 있으며 기업 규제와 데이터 정책까지 국가 간 협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캐나다를 향해 깨어난 338조가 곧바로 한국을 겨누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쿠팡의 301조 청원 역시 즉각적인 관세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미국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오래된 법까지 되살려 동맹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한국은 문제가 터진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명분을 만들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

여기에 한국은 미국과 약속한 약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에너지 구매 계획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이 약속 자체가 338조와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투자 이행 상황까지 통상 협상의 일부로 관리하려 한다면 앞으로는 기업 규제 문제와 투자 약속 이행 문제가 함께 평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제 한국은 국내 규제의 정당성뿐 아니라 한미 간 약속의 신뢰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통상 환경에 들어섰다.

오는 8월20일은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대한 50% 관세가 실제 시행되는 날이다. 그러나 한국이 더 주목해야 할 날짜는 트럼프 대통령이 338조를 다시 꺼내 든 7월21일일지도 모른다. 그날부터 미국 기업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언제든 통상 압박의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캐나다를 때린 관세의 파편이 한국까지 날아오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지금 정부와 주미대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통상외교의 과제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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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