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2030 대선, 2030이 흔든다

2028 총선이 승자 결정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거대한 세대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4년 뒤 치러질 2030년 대통령선거에 쏠려 있지만, 필자는 그 승부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 정치권이 진정으로 준비해야 할 선거는 2028년 총선이며, 그 총선이 2030년 대선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2030년 대선은 2030세대가 단순한 유권자를 넘어 선거의 의제와 여론의 흐름까지 주도하는 첫 번째 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2028년 총선은 단순한 의석 경쟁이 아니라 미래 권력을 결정할 2030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첫 번째 본선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인재 육성, 정책 경쟁은 모두 2030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출발선이다. 어느 정당이 청년 세대를 행사장의 배경이 아니라 미래 국가 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4년 뒤 대한민국 정치의 방향도 달라질 것이다.

국가 운영
동반자로

이 같은 흐름은 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의 8·17 전당대회 공약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후보들은 2030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2030세대의 지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청년층이 더 이상 선거 때마다 잠시 호명되는 주변 세력이 아니라 총선과 대선의 승패를 가를 중심 유권자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이제 2030세대는 정치권이 보호하거나 설득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권력을 직접 선택하고 만들어갈 핵심 주체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정치의 중심축은 이미 이동 시작=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은 40~50대였다. 그들은 경제활동의 중심 세대였고 사회적 영향력도 가장 컸다. 그래서 정당은 중장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조직을 만들고 지역 기반을 다졌으며, 선거 전략 역시 그들을 중심으로 짰다.

정치는 조직과 자금, 지역 유지와 언론이 주도하는 구조였다. 결국 어느 정당이 중장년층을 더 단단하게 결집시키느냐가 선거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였다.

당시 20~30대는 정치의 주변부에 머물렀다. 투표율도 상대적으로 낮았고 정치 참여도 제한적이었다. 정당도 선거철이면 청년 공약 몇 가지를 발표하는 것이 전부였다. 청년은 현재의 유권자가 아니라 미래의 유권자로 인식됐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청년들이 직접 정치 의제를 만들고 확산하기 시작했고, 정치의 문법도 완전히 달라졌다.

2002년 대통령선거는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선거였다.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된 자발적인 참여가 실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이다. 이후 SNS 시대가 열리면서 정치는 더욱 빠르게 변했다. 이제는 방송과 신문 못지않게 유튜브와 플랫폼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조직의 크기보다 콘텐츠의 확산력이 선거를 움직이는 시대가 됐다.

정치의 무게중심도 자연스럽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AI 시대가 정치 세대교체 앞당겨= 지금 대한민국은 단순한 디지털 시대를 넘어 AI 시대로 들어와 있다. 인공지능은 산업과 금융, 교육과 의료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와 행정에도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선거 전략은 물론 정책 분석과 민원 처리, 행정 서비스까지 AI를 활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앞으로 후보와 정당의 경쟁력은 AI를 정책과 행정에 어떻게 활용하고, 그 변화와 위험을 국민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2030년 대선에서는 AI 산업 육성뿐 아니라 일자리 변화, 교육 개편,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책임 같은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래의 지도자는 경제와 복지 정책만 잘 아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AI가 가져올 사회 변화와 국가 경쟁력, 윤리 문제까지 함께 설계할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거대한 세대 전환 문턱에
의제와 여론 흐름도 주도

이제 정치는 과거를 관리하는 능력보다 미래를 설계하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런 시대에 가장 자연스럽게 AI를 받아들이는 세대는 2030세대다.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했고 플랫폼 문화에 익숙하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한다. 그러나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젊은 정치인이 아니다. AI 시대의 일자리와 교육, 공정한 기회, 자산 형성, 미래 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이다.

결국 2030세대의 언어로 미래를 설명하고, 그들과 함께 정책을 설계하는 정치만이 앞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 수 있다는 얘기다.

2028 총선이 2030 대선 결정= 총선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인 동시에 차기 대통령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정치인은 국회에서 정책을 만들고 국민의 검증을 받아 장관이 되고, 당 대표가 되고, 결국 대통령 후보로 성장한다. 국회는 단순히 법을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미래의 국가 지도자를 시험하고 훈련하는 정치의 학교이기도 하다. 그래서 필자는 2028년 총선을 2030년 대선의 예선전이라고 본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선거 때마다 새로운 얼굴을 급하게 찾는 데 있다. 유명 변호사와 방송인, 기업인, 유튜버를 영입해 ‘청년 인재’라고 소개하지만 정치는 하루아침에 배우는 직업이 아니다. 주민 민원을 해결하고, 예산을 심의하며, 조례와 법률을 만들고,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 속에서 정치인은 성장한다. 정당이 평소 사람을 키우지 않으면 선거 때마다 인재 부족을 반복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더 중요한 것은 2030세대가 원하는 것이 단순히 젊은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집값과 일자리, 자산 형성의 기회, 연금 부담, 공정한 경쟁, 그리고 AI 시대의 새로운 직업과 교육에 대한 해법이다. 나이가 젊다는 이유만으로 청년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과거 관리?
미래 설계!

청년의 삶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인과 정당만이 2030세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2028년 총선의 진짜 경쟁은 의석수가 아니다. 어느 정당이 미래의 지도자를 더 많이 키웠느냐의 경쟁일 것이다. 필자는 2030세대 정치인을 가장 많이, 가장 체계적으로 국회에 진출시킨 정당이 2030년 대선에서도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 후보 한 사람보다 미래 지도자 100명을 키우는 정당이 결국 더 오래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표 기반은 기성세대, 선거의 흐름은 2030세대가 만든다= 2030년이 되면 베이비붐 세대는 대부분 70~80대에 접어든다. 이들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매우 중요한 유권자 집단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어느 정당도 이들의 삶과 복지, 의료와 연금 문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고령층은 앞으로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자 선거의 든든한 기반이다.

그러나 선거의 승패는 단순히 유권자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의제를 만들고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론을 확산시키는 힘도 중요하다. 그 역할을 가장 활발하게 수행하는 세대가 바로 2030세대다. 디지털 플랫폼과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은 짧은 영상과 온라인 토론만으로도 정치 의제를 만들고 여론의 흐름을 움직이는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는 표의 기반은 기성세대가 형성하고, 선거의 흐름은 2030세대가 만들어 가는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어느 세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세대는 대한민국을 함께 이끄는 동반자다. 다만 시대가 바뀌면서 각 세대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정치권은 읽어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이라면 숫자만 계산하는 정치가 아니라 흐름을 읽는 정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세계는 이미 젊은 정치를 실험 중= 대한민국보다 먼저 세대교체를 경험한 나라들은 적지 않다. 유럽에서는 30~40대 지도자들이 총리와 대통령에 오르며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랑스의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다. 그는 34세에 프랑스 최연소 총리로 임명되며 세대교체의 상징이 됐다.

이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AI와 신산업 등 미래 의제를 기존 정치보다 빠르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세계 정치는 이미 ‘경험 중심의 정치’에서 ‘미래 대응 능력 중심의 정치’로 이동하고 있다.

콘텐츠로
여론 확산

과거 정치는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었으나 앞으로는 경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다. AI는 산업구조를 바꾸고 있고 플랫폼 경제는 노동시장을 재편하고 있으며, 저출산과 초고령사회는 국가 운영의 기본 틀 자체를 흔들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풍부한 정치 경험도 국민에게 미래를 제시하기 어렵다. 이제는 과거를 가장 잘 설명하는 정치보다 미래를 가장 잘 준비하는 정치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렇다고 젊은 정치가 곧 좋은 정치라는 뜻은 아니다. 경험은 여전히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혁신이 함께 가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지혜 위에 디지털 세대의 감각이 더해질 때 비로소 미래형 정치가 가능해진다. 세대교체는 세대교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며, 그 출발점은 세대 간 협력과 인재 육성에 있다.

대한민국도 청년 정치의 싹이 자라고 있다= 우리 정치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한때는 30대 국회의원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청년 정치인의 국회 진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30~40대 의원들이 정책과 토론, 미디어 소통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방의회에서도 젊은 정치인의 활동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정치가 세대교체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이준석 의원이다. 그의 정치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30대에 거대 정당 대표를 맡으며 ‘정치에도 세대교체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준 것은 분명한 의미가 있다. 이후 각 정당이 청년 정치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시작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한 사람에 대한 호불호와 별개로 우리 정치의 세대교체 논의를 앞당긴 상징적 장면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국회를 보면 청년 의원들은 단순히 나이가 젊은 정치인이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기존 정치와 다른 방식으로 정책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아직은 숫자가 많지 않지만 이들이 대한민국 정치에 던지는 변화의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이제 중요한 것은 청년 정치인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정책과 국정 운영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일이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청년 선택?
‘AI 시대’에 가장 먼저 이해해야

정당도 이제 ‘정치학교’에서 ‘미래정치학교’로 바뀌어야= 실제로 이번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도 청년 정치 확대와 미래 인재 육성, 디지털 정당 전환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공약의 숫자가 아니다. 2028년 총선에서 얼마나 많은 청년에게 지역구와 역할,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느냐다.

청년을 행사장의 배경으로 세우는 정당보다 미래 지도자로 성장시킨 정당이 결국 2030년 대선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제 각 정당이 청년위원회 하나 두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청년 조직이 아니라 정치인을 체계적으로 길러내는 교육 시스템이다. 선거 직전에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인재를 키우는 정당만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인재를 키우는 시스템이 곧 정당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정당마다 ‘미래정치학교’를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이곳에서는 선거 전략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헌법과 입법, 예산과 행정, 외교와 안보, 지방자치와 국가 재정까지 종합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여기에 AI와 데이터 분석, 디지털 플랫폼, 사이버 안보, 첨단산업 정책 같은 미래 과목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앞으로 정치인의 경쟁력은 연설 능력보다 미래를 이해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정치는 국가를 경영하는 일이다. 기업이 미래 CEO를 육성하듯 정당도 미래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을 길러내야 한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인재를 급하게 영입하는 방식으로는 대한민국 정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이제 정당도 ‘인재를 찾는 조직’에서 ‘인재를 키우는 조직’으로 변해야 한다. 그것이 2028년 총선을 넘어 2030년 대선을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2030 대선 승자는 이미 준비 시작= 필자는 2030년 대선을 단순히 정권을 선택하는 선거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대한민국 정치가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며,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완성되는 선거다. AI를 이해하는 정치, 플랫폼 시대를 이해하는 정치, 디지털 세대와 함께 호흡하는 정치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인재를 키우고 미래를 준비한 정당만이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030년에도 기성세대는 여전히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유권자다. 그들의 경험과 삶은 존중받아야 하며 복지와 의료, 연금 정책 역시 국가의 핵심 과제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정책 의제를 만들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정치의 흐름을 이끄는 중심은 점차 2030세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은 세대 간 대립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는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준비한 정당
이기는 경쟁

결국 2028년 총선은 단순히 국회의원 300명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다음 대통령과 다음 세대 지도자를 함께 준비하는 선거다. 2030세대를 가장 많이 공천한 정당이 아니라 가장 많이 성장시킨 정당, AI 시대를 가장 먼저 이해한 정당, 미래를 가장 오래 준비한 정당이 2030년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다음 승부는 과거를 가장 잘 설명하는 정당이 아니라 미래를 가장 잘 준비한 정당이 이기는 경쟁이 될 것이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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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