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첫 항소심 판결이 나오면서 플랫폼 노동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법원이 계약 형식보다 실제 업무 수행 방식과 플랫폼의 지휘·감독 관계를 중시한 판단을 내리면서 배달 플랫폼의 고용 구조와 노무관리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3일 배달 플랫폼 라이더 A씨가 플랫폼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 무효 및 임금 청구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고 판단하고 미지급 임금 약 1975만원과 해고 기간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배달 라이더가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질적으로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근무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플랫폼 노동시장 지각변동 예고
고용 구조·노무관리 전반 영향
재판부는 플랫폼 노동의 특성을 고려한 실질적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라이더는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주문을 수락할 수 있었고, 배차와 배달료 산정 역시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이뤄졌다.
여기에 GPS를 활용한 위치 관리, 근무시간 통제, 페널티 부과, 알고리즘 기반 배차 운영 등으로 업무 수행 전반에 대한 회사의 관리·감독이 이뤄졌다는 점도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핵심 근거가 됐다.
이번 판결은 배달 플랫폼을 비롯한 플랫폼 노동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배달 라이더의 근로자성이 폭넓게 인정될 경우 플랫폼 기업들은 해고 절차뿐 아니라 근로 시간 관리, 연장·휴일 근로 수당, 연차휴가, 퇴직금, 4대 보험 등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의무를 부담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플랫폼 업계는 물론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유사 플랫폼 종사자들의 법적 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판결이 곧바로 모든 배달라이더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법조계는 개별 계약 형태와 업무 수행 방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번 사건 역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판례의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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