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장동혁 대표와 붙은 조경태 의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7.20 13:03:50
  • 호수 1593호
  • 댓글 2개

“해당 행위자는 장, 반드시 출당·제명”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이 아니라면 왜 아직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느냐”며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한 전국 재선거론을 주장하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서도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지난 5월 국회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당에서 선출된 후보가 아닌데도 28표나 받았다. 이로 인해 일부 당원들이 조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는 등 당내 논란이 이어졌다. <일요시사>는 조 의원을 만나 이에 대한 소회와 함께 당의 현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 5월 국회의장단 선출 당시 조경태 의원을 지지한 표가 28표 나왔는데….

▲의원 28명의 고결한 선택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헌정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소신 투표였던 것 같다. <일요시사> 지면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초딩보다 못한 짓이다” “당을 떠나라” 등 주장을 했는데….

▲그건 유 의원 본인을 두고 하는 얘기다. 유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을 잘했다고 보는지부터 해명해야 한다. 내란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

-그런데 이 때문에 일부 당원들이 조경태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그분들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원칙을 모르는 것 같다.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투표는 비밀투표고, 양심에 따라 투표하도록 돼있다. 그게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인데 어릴 때부터 여기에 대한 교육을 잘못 받은 분들이 아닌가 싶다. 그분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것 같다.

-실제로 징계가 추진되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법원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징계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형법에는 무고죄가 있다. 정당에는 왜 그게 적용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징계는 함부로 하면 안 된다.

그리고 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는 말 그대로 윤리적이어야 한다. 윤리위는 잘할 때는 상을 주고, 못할 때는 벌을 줘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막은 것은 잘한 일인데 상을 줘야 한다. 조경태도 마찬가지다. 제가 이 정당을 지켜준 게 아닌가? 아울러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나섰던 사람들에게도 상을 줘야 한다.

그런데 왜 징계하려고 하나? 이건 적반하장이다. 거듭 말씀드린다. 국민의힘이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인지 아닌지 명확히 국민께 밝혀야 한다.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이 아니라면 왜 아직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고 있나?

논리적 모순이다. 제 말이 어려운가? 아니다. 그런데 왜 말귀를 못 알아듣는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가? 정당의 대표가 될 수 있는가? 그런 분들이 우리 당을 망치고, 나라를 망친다. 그런 분들이 자꾸 순진한 국민을 선동해서 나라가 어지럽다.

-장 대표의 방식은 당을 수습하고 있는 건가, 내홍을 더 키우고 있나?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의 부산·경남 내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한다. 장 대표가 당을 잘 이끌었다면 지지율이 왜 빠지겠는가? 잘못 운영하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게 아닌가? 내부가 시끄럽지 않도록 화합시키는 게 당 대표의 리더십이다. 당 대표의 리더십이 없어서 당이 이렇게 시끄러운 것이다.

-국민의힘 김용태·김재섭 의원은 친한(친 한동훈)계도 아닌데 징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같은데….

▲두 분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은 특정 계파 소속이라기보다 합리적인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합리적인 얘기는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그걸 수용하지 못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따라서 장 대표는 민주 정당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국민의힘을 떠나라는 취지로 장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했다. 장 대표를 반드시 출당·제명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당이 정상화될 수 있다.

-그동안의 관례와 달리 장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사퇴를 거부했는데….

▲장 대표는 작년에 저와 대표 선거에서 겨뤘다. 당시 대표 선거에 출마한 4명 모두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사퇴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나? 그분들은 마치 12대 4로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12대 4로 졌다. 착각하면 안 된다. 깨끗이 물러나는 게 순리다.

당 대표는 개인의 정치적 영달을 위해 있는 자리가 아니다. 책임을 지고, 국민과 당원을 위해 희생하는 자리다. 왜 착각하는가? 장 대표에게 무슨 노림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올바른 정치인의 태도가 아니다.

“배현진·김종혁 징계…형법으로 치면 무고죄”
“포용 없는 속 좁은 리더십으론 당 대표 못해”

아울러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겠다고 해놓고, 윤 전 대통령이 제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다음 날 절연 주장은 분열의 씨앗이라고 망언을 했다. 이로 인해 우리 당이 얼마나 많은 상처와 피해를 입었는가? 우리 당이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정당인가? 당 대표가 그렇게 그를 옹호하는 메시지를 던지니까 우리 당이 그만큼 민심과 멀어지는 것으로 이게 해당 행위다.

반대로 조경태가 무슨 해당 행위를 했는가? 장 대표가 국민의힘 구성원 중 가장 큰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 스스로 사퇴해야 하는데도 사퇴하지 않고, 사퇴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윤리위에 제소하면서 징계를 운운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장 대표 당신이 나가라고 주장한 것이다.

-최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민의힘 외교안보포럼 단체 대화방에서 가입 인사를 하니, 장 대표가 대화방을 나갔다.

▲원수지간도 아니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포용하고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당 대표는 개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마음에 안 들어도 포용하고 수용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게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런 속 좁은 생각을 하는 분이 어떻게 당 대표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한 의원 복당에 찬성하는가?

▲그렇다. 한 의원이 크게 죄를 지은 게 있는가? 예를 들어 교통신호를 위반했다고 사형 선고를 내리는가? 판사 출신이라는 사람이 왜 그렇게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지 모르겠다. 제가 듣기로는 그 당원게시판 의혹에서 거론되는 욕설 글도 한 의원의 가족이 쓴 게 아니라고 한다. 그들은 기사를 갈무리해서 올렸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었다.

제게도 국민의힘 당원이라면서 육두 문자를 날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그들도 다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장 대표에게 묻고 싶다. 그들도 다 제명할 것인가? 왜 공정하지 못한가? 욕했다고 제명할 것 같으면 다 제명해야 한다. 왜 하필 특정인만 그렇게 제명하느냐고 묻고 싶다. 그게 과연 제명될 만큼 긴요한 사안인가? 제명돼야 할 사람은 장동혁 자신이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는데도, 장 대표는 지방선거 전체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게 바로 해당 행위다. 우리가 이겼는데도 부정선거라면서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렇게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자꾸 하는 게 진짜 우리 당을 해치는 해당 행위다. 부정선거론자들은 이치에 맞지 않는 억지를 많이 부리는 성향이 있다. 남의 말을 안 듣고, 파쇼적인 사고를 한다.

-장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당성도 흔들리는 게 아닌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어렵게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겼으면 환호하고 축하하면서 정권 창출을 위해 다시 노력하자고 하는 게 대표로서의 참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참 불쌍한 일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강경 보수·구 친윤(친 윤석열)계·친한계·수도권 소장파가 서로 다른 방향을 보는 것 같은데?

▲장동혁 체제가 계속 존재하는 한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얘기했듯이 제3의 길들이 자꾸 열릴 것 같다. 어떤 흐름이나 주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면 보수는 계속 분열될 수밖에 없다.

-조경태 의원은 최근 수도권·호남·경남 3축 반도체 벨트 구축을 주장했다.

▲미국·일본·대만 등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 반도체 공장도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분할해 발전시키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인구 유출이 가장 심한 도시는 광주가 아니라 부산이다. 상식적으로 인구 유출이 가장 심한 지역의 산업을 일으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원자력발전소 집약도도 제일 높다.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할 때는 원자력발전소가 10개 이상 필요하다고 한다. 부산은 이미 그런 인프라가 구축돼있다. 낙동강 물도 있고, 인력도 좋다. 부산·경남에는 대학이 많다. 따라서 서울·부산·광주 등 삼각 축으로 반도체 벨트를 만들어야 한다.

인구 유출이 심각하다는 것은 일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서는 광주는 물론, 부산에도 투자해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구·부산에서는 홀대론을 제기하는 것 같다.

▲홀대론 같은 지역 이기주의 방식으로 보면 안 되는 게 자칫하면 지역감정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는 국가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인구 유출이 심하고, 지역 경제가 어려운 도시들을 강화해야 한다.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을 수도 있다.

“한동훈 복당해야…당게 의혹? 제명할 정도인가?”
“서울·부산·광주 삼각 반도체 벨트 세워야 균형”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권을 발전시키고, 부산을 중심으로 영남권을 발전시키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중부권을 발전시켜야 한다.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면 죽도 밥도 안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홀대론은 실존한다. 3축 반도체 벨트 구상을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겠는가?

▲저는 이재명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균형 발전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게 아니다. 당장 호남에서는 전기가 부족하다. 그러면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야 한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전력·인력·용수 문제 등 여러 과제가 있다. 이 숙제를 단기간에 풀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고, 속도감 있게 해결하기 위해 부산도 함께 나누는 게 현실성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원전 반대론자들이 꽤 있지 않은가?

▲부산은 이미 준비가 다 돼있다. 부산이 훨씬 더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차일피일 미룬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적기에 빨리 투자하고 완성해야 한다. 호남의 규모에 맞는 투자 개발을 하면서, 수용이 다 안 되면 부산 지역에도 투자해 서울·부산·광주 등 삼각 반도체 벨트를 만드는 게 국가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로봇 산업 등 대구·경북도 기존에 잘하는 분야가 있다면 투자를 하자는 것이다. 특정 지역을 홀대하자는 뜻은 아니라고 해석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당내 역할은 무엇인가?

▲상식적인 정당 정치를 원한다. 저는 6선 의원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어느 계파에 소속됐던 적이 없다. 우리나라의 계파 정치는 공천과 관련된 줄 세우기다. 그동안 저는 공천받으려고 줄 서는 분들은 많이 봤어도 소신을 가진 분들은 많이 못 봤다.

우리 사회가 고질적인 줄 세우기 문화와 계파 정치 문화를 없애려면 공천제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저는 100%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경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자꾸 편 나누기만 하면 정치가 복잡해지고 힘들어진다.

주민의 진실한 지지를 얻으면 정치인도 겸손해진다. 어떤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AI 시대에 보수와 진보가 어디 있고, 좌우가 어디 있나? AI는 미래지향적인 하나의 수단이다. AI 시대에 여전히 한물간 이념 논쟁을 하는 걸 보면 참 한심하다.

아울러 대한민국을 지키고, 안보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 이것도 좌우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광주·전남에도 애국심이 강하고 항상 애국가를 부르는 분들이 많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의힘에서 자꾸 이념적인 색깔론을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아울러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평화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힘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한미동맹을 강조해야 한다. 평화라는 두 글자는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기본을 잘 갖추면 국민의힘은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 정당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다시 정권을 잡을 수 있다.

-국민의힘 당원·지지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지금 국민의힘은 정말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뿔뿔이 흩어지는 분열의 길로 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현명한 당원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내란을 일으킨 윤 전 대통령과 확실히 결별하지 않으면 정통 보수 정당의 일원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수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위헌·위법 행위자에 동조하는 것과 똑같다. 그런 분들은 보수 정당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 이런 기본적인 생각조차 담아내지 못하는 정당이라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을 사랑하는 당원들이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 정당으로 재건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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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0년 넘게 유지된 우리나라 형사제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때부터 힘을 키워온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동시에 경찰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을 믿을 수 있나?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2년 만에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격변하는 형사제도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해 온 검찰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청와대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여당 주도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은 거부권 대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 법안 공포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찰’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가 깨지면서 경찰에 실리기 시작한 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라는 견제 기능을 남겨둘지를 두고 진통이 상당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만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은 그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실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반대가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2.5%가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3.8%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73.1%로 가장 높았고 서울 64.7%, 호남권에서도 59.9%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남녀노소, 지지 정당,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존치 의견 우세해도… 존치 찬성자들은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의심했다. 검찰보다는 경찰이 국민과의 접점이 더 넓은 상황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감도 없지 않았다. 장윤기 사건은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내용이다. 이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간 남학생도 크게 다쳤다. 장윤기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지면서 ‘묻지마 범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에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개입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없앤 리얼돌은 성범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 10대 여고생이 피살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완수사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 나섰지만… 김씨는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왜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전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찰에 집중되는 거대한 권한을 걱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 의식으로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 비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이나 피해자로서는 내 사건을 저렇게 망가뜨려서 가해자, 피해자를 뒤집어 놓으면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은 감봉 몇 개월하고 또 딴 데 가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엄청난 힘” 우려하면서도 거부권 요구에 “심각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증거를 숨기고 없애 버리고 내 사건을 뒤집어서 반대로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냐. 전 자신이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가 발생하면 최소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등의 엄중한 책임을 언급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맡게 된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전국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지휘부 회상회의를 열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집중 교육하고 보강이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라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촘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유일한 지향점은 국민이며 기준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 속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신 의심 극복되나 이 대통령의 당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부분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