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SBS 금토 드라마 <김부장>이 지난 11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이날 방송된 <김부장> 6회는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전국 기준 시청률 22.3%, 순간 최고 시청률 26.4%를 기록했다. 드라마 인기를 지탱하는 큰 기둥 중 하나로는 전직 비밀 요원 김 부장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소간지’에서 ‘갓부장’으로 완벽 변신한 배우 소지섭을 꼽을 수 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대한민국에서 흔해 빠진 성씨와 직함을 너도나도 입에 올리고 있다. 바로 드라마 <김부장> 주인공인 ‘김 부장’이다. <김부장>은 SBS 금토 드라마 역대 시청률 2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열혈사제> 22%와 <모범택시2> 21.8% 등 흥행작 시청률을 뛰어넘었다. 이제 29.2%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1위에 오른 작품 <펜트하우스2>만을 앞에 남겨놓고 있다.
원작 주인공
싱크로율 100%
최근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표에서도 <김부장>이 드러내는 존재감은 굵직하다. 드라마는 공개 이후 비영어권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며 세계 시장을 흔들었다. 싱가포르, 태국, 페루 등 여러 국가에서 정상에 오르며 79개국 넷플릭스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김부장>이 흥행하면서 김 부장 역을 맡은 소지섭도 빛을 발하고 있다. 소지섭은 캐스팅이 공개됐을 때부터 웹툰 원작 ‘김부장’ 주인공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이며 화제가 됐다. 딸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가장으로 가장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 진짜 능력을 드러내는 ‘힘순찐(힘을 숨긴 찐따)’ 서사가 시청자에게 소위 말하듯 ‘먹혀들었다’고 볼 수 있다.
<김부장>은 딸 민지가 납치되자 과거 특수부대 출신으로서 갈고닦은 능력을 발휘해 딸을 찾는 아버지 김 부장 이야기다. ‘납치된 딸’ 설정이라는 점에서 영화 <테이큰> <아저씨>와 결을 같이한다.
김 부장은 친구이자 과거 특수요원으로 활약하던 시기 동료인 성한수(최대훈 분)와 박진철(윤경호 분)의 도움을 받아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며 딸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북한 공작원 박강성(김성규 분)에게 위협받으며 긴장감을 더한다.
웹툰을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주인공 김 부장을 누가 연기하느냐였다. 소지섭은 원작 속 김 부장이 지닌 묵직함과 냉철함, 가족을 향한 따뜻함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드라마 <김부장>은 액션과 감정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마를 보며 눈 깜박일 시간도 아깝게 하는 장면은 단연 소지섭이 펼치는 맨몸 액션 장면. 50세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휴대폰 하나를 제외하고는 맨손으로 무장 조폭을 제압하는 장면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김부장>으로 거듭난 ‘소간지’
전국 최고 시청률 ‘26%’ 기록
3회 방영분에서는 딸 민지(서수민 분) 휴대폰 위치가 포착된 곳에서 소지섭이 조폭들에 맞섰다. 그가 강력한 힘을 실어 절도 있는 움직임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6회 방영분에서 딸을 구하기 위해 차를 타고 추격하는 장면 역시 압도적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속도감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드라마 중간 회차에 생기를 불어넣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해당 회차 방영 직후 시청자들은 입을 모아 “매주 김부장만 기다린다” “액션 스릴러 시리즈를 많이 봤지만 이렇게 강렬한 건 처음이다” “안경 쓴 중년을 건드리지 말라” 등 호평을 잇고 있다.
액션 신만큼 시청자를 사로잡은 요소는 바로 감정선. 소지섭이 연기하는 김 부장은 냉철하고 강력하기만 한 영웅이 아니다. 두려움을 느끼고, 후회하고, 분노한다. 딸을 지키고 싶지만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그가 보여주는 갈등과 고뇌는 극 중 김 부장이 담당하고 있는 평범한 가장, 현실적인 아버지에 가깝다. 딸을 많이 사랑하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극 중 김 부장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아버지 모습이다.
사춘기 딸을 혼자 키우는 아빠가 보여주는 서툶, 그와 대비되는 특수요원으로서의 능수능란함은 <김부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다. 총성과 폭력이 난무하는 액션 속에서도 작품 중심에는 가족이라는 보편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 이런 요소가 국경을 뛰어넘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액션보다 부성애가 더 기억에 남는다” “김 부장이 한 선택에 공감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결국 가족 이야기다” 등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소지섭은 특유의 절제된 분위기와 연기로 강함과 외로움, 냉정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지닌 인물 김 부장을 소화해 냈다. 잘못 표현하면 자칫 평면적인 액션 영웅에 그치거나 긴장감을 놓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며 김 부장을 연기하고 있다.
감정을 크게 폭발시키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배우는 아니지만, 소지섭은 입체적 인물로서 주인공을 짧은 대사와 다양한 눈빛으로 표현하고 있다. 짧은 대사만으로도 심리를 전달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소지섭은 남성 배우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배우다. 화려한 입담으로 스타덤에 오른 것도, 화제를 만들며 이슈를 중심으로 소비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가 참여하는 새로운 작품이 공개될 때마다 사람들은 관심을 가진다. 그만큼 대중은 오랫동안 그를 신뢰해 왔다.
완벽한 요원
서툰 아버지
1977년생 소지섭은 어린 시절 수영 선수로 활동했다. 2022년에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고3 때 전국체전에 나가서 4위까지 했다. 그때 메달을 따면 대학에 갈 수 있었는데, 다행히 3위로 대학 진학이 결정됐다”라며 선수 시절을 회상했다.
국가대표를 꿈꿀 정도로 운동에 매진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돕기 위해 진로를 바꿔 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이후 의상 광고 모델 활동을 계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당시만 해도 그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배우 초창기 시절은 순탄하지 않았다. 작은 역할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고 긴 무명 시절도 겪었다. 그러다 2004년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 참여하며 배우 인생에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강인욱 역을 맡아 세상을 향한 복수심과 뒤틀린 욕망을 표현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같은 해 방영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출연하면서부터는 ‘대세 배우’로 자리를 굳혔다. 극 중 차무혁은 한국 드라마 역사에 남을 정도의 강렬한 캐릭터였다. 그는 상처 입은 거리의 청년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과 태도를 선명하게 표현했다.
극 중 소지섭이 연기한 차무혁은 한국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새로운 유형을 만들어냈다. 어린 시절 버려진 상처, 사랑받지 못한 결핍, 죽음을 앞둔 절망을 가진 인물이다. 그 안에는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과 순수함을 지닌 인물이 사랑하는 모습은 거칠고 불완전했다. 그래서 현실적이었고, 그렇기에 차무혁의 감정선에 시청자는 공감했다.
소지섭은 이 복잡한 캐릭터를 특유의 연기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많은 말을 하지 않는 대신 공허한 눈빛과 복잡한 표정으로 연기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는 방송 당시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미사 폐인’이라는 말을 만들기도 했다. 이때부터 소지섭은 연기력으로도 인정받는 배우가 됐다. 소지섭은 차무혁을 통해 ‘잘생긴 배우’에서 ‘연기하는 배우’로 이미지를 확장했다. 이후 그가 선택하는 작품마다 대중의 관심이 쏠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소지섭에게 하나의 대표작을 넘어, 배우 인생의 방향을 바꾼 전환점이었다.
그는 <카인과 아벨> <주군의 태양> <오 마이 비너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정상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멜로와 액션, 코미디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그를 단순한 한류 스타가 아닌 네임드 배우로 견고하게 붙들었다.
독립영화 지원
힙합 앨범 발매
소지섭은 작품 선택에 신중한 배우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출연 제안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작품을 기다렸다. 그 결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횟수가 줄었다. 한동안 소지섭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늘었다.
그사이 소지섭은 해외 독립 예술 영화 수입에 공을 들였다. 2014년 <필노미나의 기적>을 들여온 것을 시작으로 <미드소마> <유전> <악마와의 토크쇼> 등 독특한 장르에 속하는 독립영화 수십편에 투자해 왔다. 그가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극장을 찾는 영화 팬이 늘었을 정도다.
소지섭은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정말로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걸 업으로 하는 분들이 있으니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난 그저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싶었다”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덧붙여 “‘덕분에 좋은 영화를 봤다’는 평이 좋다”고 말하며 묵묵한 소신을 표현했다.
또 “비용이 많이 든다. 거의 마이너스다. 수입이 있다고 해도 바로 다시 나간다”며 투자보다는 독립영화 지원에 가까운 행보임을 드러냈다.
소지섭은 과묵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힙합 앨범을 9장이나 발매한 힙합퍼이기도 하다. 그는 “이유는 분명하다. 팬 미팅 같은 데서 다른 사람 노래를 부르다 보니, 내 노래였으면 싶었다. 그런데 정작 팬 분들은 내 노래를 좋아하지 않더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지섭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유튜브하지영’이 공개한 영상에 등장했다.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아빠 역할을 맡은 소감을 묻자 “아빠라는 호칭이 아직도 어색하다”고 대답했다. “딸 역할을 하는 배우가 계속 아빠라고 부르는데, 초반에는 그 말이 낯설었다”며 “반면 아저씨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벌써 21년째 아저씨로 불리고 있다”며 재치 있게 답변했다.
소지섭은 영상에서 오랜 기간 혼자 생활했던 경험 덕분에 기본적인 요리 역시 직접 한다고 밝혔다. 이에 “잘생겼는데 집안일까지 잘한다니 완벽하다” “조은정이 반할 만하다” 등 댓글이 달렸다.
“안경 쓴 중년 건드리지 마”
“‘힘순찐’ 서사 먹혔다”
소지섭은 2020년 아나운서 출신 조은정과 결혼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던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소지섭이 한 사람에게 반하는 모습부터 그와 결혼하기까지 러브스토리를 따로 좋아하는 팬도 생겼다.
소지섭은 2018년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개봉 당시 홍보차 진행된 인터뷰 현장에서 조은정과 만났다. 배우와 리포터로서였다. 조은정은 당시 SBS 예능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에서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었다.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손예진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으면서도 조은정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을 타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두 사람은 지인 모임을 통해 친분을 쌓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전해진다. 1년여 연애 기간 이후 2020년 두 사람은 부부가 됐다. 17세 나이 차이를 극복한 것으로도 남성들의 부러움을 샀다.
두 사람은 직계 가족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조용히 식을 치렀다고 한다. 대신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굿네이버스에 5000만원을 기부하고, 취약계층 아동에게 태블릿 PC와 스마트 기기를 지원하는 것으로 식을 대신했다고 알리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소지섭은 이달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브랜드 평판 2주 연속 정상에 오른 <김부장> 인기에 힘입어서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14일 발표한 올해 7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평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지섭은 브랜드평판지수 658만 3287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멋진 신세계>로 일약 스타가 된 허남준이 593만4217점으로 2위, <참교육>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준 김무열이 556만2319점으로 3위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연구소는 소지섭 브랜드 연관 키워드로 ‘부성애’ ‘본방 사수’ ‘무법 중년’ 등을 꼽았다. 링크 분석에서는 ‘탄탄하다’ ‘통쾌하다’ ‘묵직하다’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긍정 비율은 93.58%다.
전성기를 두 번씩 맞는 배우는 드물다. 하지만 소지섭은 최근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은 듯한 모습이다. 20대 소지섭이 스타였다면, 지금 그는 브랜드다. 일명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중 한 명으로까지 우뚝 섰다.
드라마 <김부장>의 흥행은 소지섭이라는 배우가 지닌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로 20%대를 넘어서는 일이 쉽지 않은 시기. <김부장>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소지섭은 한동안 작품 선택에 신중함을 기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광장>에 이어 이번 <김부장>을 선보이며 나이가 무색한 미중년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나이가 무색한
믿고 보는 배우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김부장>은 4회 차 분량만을 남겨두고 있다. 드라마와 소지섭 팬들은 돌아오는 금요일을 기다리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한다. 남은 회차에는 소지섭이 또 어떤 압도적인 액션 명장면을 연출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시 배우 역할로 돌아온 그가 <김부장> 이후 어떤 작품과 캐릭터로 다시 대중 앞에 설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younme@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