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을 통해 ‘마성의 화학자’로 명성을 알리고 있는 장홍제 교수는 1권 <들뜨는 밤엔 화학을 마신다>에서 극단적이고도 매력적인 취미인 ‘술’을, 2권 <답답한 날엔 화학을 터뜨린다>에서는 인간의 역사를 바꿔온 화려하지만 위험한 ‘폭발물’을 다뤘다.
이제 3권 <예민한 날엔 화학을 삼킨다>에서는 우리 뇌로 시선을 돌린다. 우리 뇌는 그 자체로 생산성이 풍부한 화학 공장이기 때문이다. 수분,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등으로 구성된 뇌는 화학 물질의 거대한 집합체이자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생물학적 장치다. 우리 뇌가 화학적 구성물이라면 이를 화학적으로 교란하고 조절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인간이라는 시스템을 지배하는 강력한 매개체, 바로 ‘향정신성 물질’이 그 일을 해낸다. 지은이는 우리 뇌를 화학적 시스템으로 살펴봤을 때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지 이 책에서 생생하게 드러내 보인다. 향정신성 물질의 역사는 술, 폭발물과 마찬가지로 문명의 역사와 함께한다.
4000여년 전 수메르인은 양귀비를 ‘기쁨의 식물’이라 불렀고, 고대 이집트인은 양귀비 추출물, 즉 아편을 외과 수술용 마취제로 사용했다. 뇌가 수용하는 고통을 급격하게 경감시키는 아편의 효과는 이후 모든 향정신성 물질을 탐색하는 길잡이가 됐다. 인간이 느끼는 감각과 감정은 결국 정교하게 연쇄되는 화학 반응의 결과라는 발상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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