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협상을 하루 앞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4일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노사 최종 수정안을 바탕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예정이다.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공익위원들이 상·하한선인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한 뒤 합의 또는 표결에 부칠 수도 있다.
앞서 노사는 지난 9일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7∼9차 수정안을 잇달아 제출하며 당초 1680원이던 격차를 690원까지 좁혔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측 사용자 위원 2명은 “현재 사용자 측 인상안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추가 수정안 제출 요구에 반발해 퇴장했다.
노동계는 9차 수정안으로 시간당 1만1220원을, 경영계는 1만530원을 각각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인 1만320원과 비교하면 노동계안은 8.7%, 경영계안은 2.0% 인상된 수준이다. 최근 5년간 평균 인상률은 약 3.4%로 집계됐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제13차 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실질임금이 지속 하락하고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시점에서 예년과는 다른 과감한 인상 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 곧 내수 활성화로 직결되는 문제를 두고 타협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5월 한 달간 전국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7.0%가 전년보다 매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악화 원인으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58.2%)를 가장 많이 꼽았고,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도 87.0%에 달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논의가 결국 어느 한쪽이 비용을 떠안을지 따지는 데 그치면서 이른바 ‘을과 을의 갈등’을 되풀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상 폭이 작으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부담이 이어지고, 큰 폭으로 오르면 영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이를 분담할 추가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다.
노동계와 소상공인 측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달 15일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하면서 영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정부가 일부 보전하는 일자리안정자금 재도입 등을 요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일자리안정자금 신설 등 정책적 보완책을 촉구했다.
이틀 뒤 열린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정부는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 등 기존 제도와 일부 신규 사업을 소개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사업주에게 직접 보전하는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이 요구한 일자리안정자금은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한 영세사업주에게 노동자 1명당 일정액을 지급해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정부는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던 지난 2018년에도 이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로, 직전 5년 평균인 7.4%보다 9%p 높았다. 정부는 평균 인상률을 넘어선 추가 부담을 월급으로 환산한 12만원에 사회보험료와 퇴직충당금 등 노무비용 상승분 1만원을 더해 노동자 1명당 월 13만원을 사업주에게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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