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펴는 장동혁 살생부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7.14 10:43:17
  • 호수 15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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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만 노출되는 허술한 집단속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2차 징계 정치가 막을 올리고 있다. 징계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최소 30명 이상이다. 장 대표는 왜 징계 정치에 몰두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징계 정치는 어떤 위험을 안고 있을까? 징계 정치는 장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기존 정치 관례와 달리 사퇴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정치적 정당성 일부를 스스로 허물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 대표는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시도하고 있다.

30명 이상

현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에 징계 요청 대상으로 접수된 의원은 최소 30명 이상으로 거론된다. 이 징계 시도는 강경 보수 성향 일부 당원들과 윤리위가 뒷받침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안과미래 등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소장파 성향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촉구한 친장(친 장동혁) 성향 당원 규모는 최대 1만8000여명으로 집계된다.

이들이 윤리위에 회부한 이유는 대체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지원 유세 동참 ▲한 의원 선거운동에 보좌진 파견 의혹 ▲국민의힘 박민식 전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 후보 비하 ▲당내 분열 조장 및 비하 발언 ▲지도부 총사퇴 요구 등으로 정리된다.

이 사유들 중 당내 분열 조장 항목에는 국민의힘 내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 25명 전원이 포함된다. “한 의원의 지원 유세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회부된 이들은 배현진·고동진·박정훈·한지아 의원 등이다. “한 의원에게 보좌진을 파견했다”는 의혹은 진종오 의원이 받고 있다.

박 전 후보 비하 의혹은 한기호 의원이 받고 있다. 국민의힘을 일컬어 “좀비 정당”이라고 지칭해 당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은 양향자 최고위원이 받고 있다.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던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징계 대상이 됐다.

30명 이상을 한꺼번에 징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래서 현재 1차 징계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의원은 배현진·김예지·안상훈·진종오·정성국·우재준·박정훈 의원이다. 이들은 지난 3월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 의원이 대구를 방문했을 당시 그와 동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비례대표·서울 강남권·부산 출신 의원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들에게 강한 징계를 가해 정리하면 친한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조직 내 갈등 상황에서 3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징계는 모두에게 치명적인 정치적 출혈을 일으키고, 분당·대규모 탈당 등 시스템 붕괴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다. 따라서 7명만이 1차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전선을 확대해 상호 파멸로 연결되기보다, 눈에 띄는 명분을 가진 7명만을 본보기로 처벌해 신호를 발신하려는 전술로 볼 수도 있다.

비례·텃밭 의원 겨눈 본보기 타격
복당 영구 금지론까지 꺼낸 복안은?

그렇다면 나머지 잠재적 징계 대상자들에게는 “더 이상 반발하면 다음은 당신 차례”라는 명확한 억제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 이는 직접적으로 피를 많이 흘리지 않더라도 반대 진영 내부에 자기 검열을 강제해 계파의 결속력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비용 효율적인 공포 주입 방식이다. 흔한 말로 ‘본보기’ 효과가 될 수도 있다.

여기서 7명의 출신 성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례대표 의원에게는 독자적 지역 기반이나 사조직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들의 정치적 생명은 정당의 간판과 지도부의 결정에 크게 좌우된다. 징계를 가하더라도 반격·생존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아울러 텃밭 지역구 출신들에게도 당의 프리미엄은 압도적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당선이 타 지역보다 비교적 쉬운 만큼, 징계 압박 앞에서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장 대표의 입장에서는 당 전체의 피해도 차단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비교적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지역 출신 의원을 엄선해 징계할 필요가 있다.

또 한 의원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의원들도 큰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에는 엄연히 국민의힘 후보도 출마했다. 파벌의 수장이라고 하더라도, 한 의원은 그때나 지금이나 무소속이다. 따라서 당의 후보가 아닌 한 의원을 지원했다는 점이 명백해진다면, 해당 행위가 성립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들 모두 국민의힘 텃밭 혹은 비례대표 당선이라는 ‘안전지대’에 있기 때문에 징계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안전지대는 그만큼 대체자를 구하기 쉽다. 그리고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공포가 주입될 수 있다. 이를 일종의 ‘리스크 최소화 징계’ 또는 ‘제한적 본보기 타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무더기 징계 시도는 장 대표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타인을 통제하는 힘을 물리적 강제력에 가까운 권력과 정당성에 기반한 권위로 구분했다. 베버에 따르면, 권력은 타인의 저항을 뚫고서라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힘이다. 반면 권위는 피지배자 스스로 명령을 정당한 것으로 수용해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현대 정당에서는 지도부가 ▲당헌·당규의 합리적 해석 ▲구성원 간의 설득 ▲대화와 토론 등을 통한 합법적 정당성으로부터 권위를 얻는다. 따라서 장 대표가 무더기 징계를 추진한다는 것은 스스로 합리적 권위를 잃었다는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당신 차례” 신호 전파 목적?
무더기 가처분·당무 판단 사법화 우려

한나 아렌트는 권력과 폭력을 배타적 개념으로 봤다. 아렌트가 말하는 정치적 권력도 다수의 자발적 지지와 소통을 전제로 한다. 자발적 지지와 동의가 사라졌을 때,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활용되는 것이 폭력이다. 아렌트식으로 말하면, 폭력을 동원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권력의 위기를 증명하는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6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해당 행위자에 대해선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각한 해당 행위자’에 대해서는 한 의원 사례처럼 제명 또는 복당 제한까지 염두에 둔 강경 대응 가능성을 드러낸 것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윤리위가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징계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장 대표의 반응을 놓고, 일각에선 “정치적 설득이라는 정상적 통제력이 무너졌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서는 정치학적으로도 ▲상징적 통제력 파산 방지 ▲강경 보수 당심 고갈 공포 ▲도미노 이탈 기대 비용 강제 인상 등 해석 가능성이 열린다. 즉, 장 대표로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에 대한 통제력을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 또 강경 보수 성향 당심마저 돌아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민의힘을 이탈하는 비용을 강제로 높이면서 통제력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무더기 징계는 곧바로 무더기 법원 가처분 신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배현진 의원과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효력이 정지됐다. 이는 장 대표와 윤리위 모두에게 아킬레스건이다.

이 때문에 장 대표와 윤리위가 절차적 오류를 피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는 후문도 있다. 아울러 정치가 사법화돼 국민의힘의 자율성이 법원 판단에 종속될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2차 징계

실제 징계가 진행되면, 대안과미래 등 소장파 그룹은 ▲장 대표의 사적 보복 및 권력 남용 프레임 ▲가처분 신청 ▲정당 민주주의 수호론 등을 앞세워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동혁의 배제 전략과 비당권파의 가처분·여론전이 맞붙는 순간, 국민의힘 내전은 치킨게임으로 흐를 수 있다. 과연 양측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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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