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동 걸린 서울 경전철

서울 경전철 난곡선과 서부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 두 노선은 서울시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된 핵심 노선으로, 철도 접근성 개선과 교통 소외지역 해소를 목표로 재추진 중이다.

난곡선은 보라매공원역과 난향동을 잇는 구간으로, 정거장 수 조정과 개발계획 반영을 통해 사업성을 높인 재추진 사업이다. 서부선은 남부연장(서울대입구역~서울대정문)과 함께 단절 구간을 연결하는 역할이 강조된다.

단절 구간
연결 역할

서울시가 9조원대 도시철도망 구축에 다시 시동을 걸었지만, 노선별 실현 가능성은 엇갈린다. 먼저 난곡선은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고, 서부선은 민간사업자 재모집과 재정사업 전환 절차가 구체화하면서 상대적으로 한발 앞섰다.

반면 강북횡단선과 서남선은 3조원 안팎의 사업비와 낮은 경제성이 부담이다. 정거장 축소와 노선 재편으로 사업성을 높였지만, 실제 착공 여부는 예타 통과와 재원 확보에 달릴 전망이다.

서울시는 강북횡단선과 난곡선, 서남선, 서부선, 서부선 남부연장, 신림선 북부연장 등 6개 노선을 담은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총 연장은 68.5㎞, 사업비는 9조19 96억원이다. 서울시는 시민 공청회와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하반기 국토교통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새로운 노선을 추가하기보다 사업성이 낮아 예타에서 탈락했거나 민간투자 유치에 실패한 기존 노선을 다시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서울시는 후보 노선 250개를 검토한 뒤 정거장 수와 노선 길이, 주변 개발계획, 다른 철도와의 중복 여부 등을 분석해 6개 노선을 선정했다.

탄력 받는 난곡선·서부선
주변 수혜 단지 관심 커져

다만 도시철도망 계획 반영이 곧 착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토부 승인 이후에도 노선별 예타와 기본 계획 수립, 설계, 재원 조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존 도시철도망 계획에 포함된 노선 가운데 실제 개통까지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이번 계획 역시 실행력이 핵심으로 꼽힌다.

6개 노선 가운데 추진 단계가 가장 앞선 곳은 난곡선이다. 난곡선은 신림선 보라매공원역에서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을 거쳐 관악구 난향동까지 4.23㎞를 연결한다. 사업비는 5558억원이다. 현재 예타가 진행 중으로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정사업인 만큼 예타를 넘으면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서울시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정거장을 기존 6곳에서 5곳으로 줄였다. 신림선과 열차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도 환승 방식으로 바꿔 차량과 신호 체계 구축 비용을 낮췄다. 신림7구역 등 주변 개발계획을 장래 수요에 반영하고 난곡선과 노선이 겹치는 버스를 조정해 철도 이용객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관악구도 주민 5만4000여명의 동의를 받아 정부에 전달했다. 다만 정거장 축소와 버스 노선 조정이 실제 추진 과정에서 지역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서부선은 은평구 새절역에서 신촌과 여의도, 노량진을 거쳐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연결하는 15.89㎞ 노선이다. 사업비는 2조5005억원이다.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2021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공사비 상승과 수익성 저하로 건설·재무 출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장기간 표류했다. 서울시는 컨소시엄이 출자자 구성 기한을 맞추지 못하자 협상을 중단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정상화
구체화

시는 하반기 민간사업자를 다시 모집하는 동시에 재정사업 전환에 필요한 사전타당성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민자 재공고가 실패한 뒤 재정 전환을 검토하는 대신 두 절차를 함께 추진해 사업 지연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새 사업자가 나타나면 민자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재정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경우 예타를 새로 거쳐야 하고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사업 정상화 방안이 구체화했다는 점에서는 진전이 있지만, 착공을 확정할 단계는 아닌 셈이다.

강북횡단선과 서남선은 모두 2024년 예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시는 두 노선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계획을 손질했지만, 접근법은 다르다. 강북횡단선은 정거장과 선형을 조정해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남선은 기존 목동선을 마곡과 가산디지털단지까지 넓혀 이용 수요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강북횡단선은 양천구 목동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와 홍제, 정릉, 길음을 거쳐 동대문구 청량리역까지 25.79㎞를 연결한다. 6개 노선 가운데 가장 길고 사업비도 3조2165억원으로 가장 많다. 2024년 예타 당시 비용 대비 편익인 B/C는 0.57, 종합평가인 AHP는 0.364로 통과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북한산 인근 산악 구간을 지나 공사비는 많이 들지만, 일부 구간의 이용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는 정거장을 기존 19곳에서 17곳으로 줄였다. 월드컵경기장역을 지나던 선형도 상암지역으로 옮겨 대장홍대선과 환승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노선 주변 재개발·재건축 등 49개 개발계획도 장래 수요에 반영했다. 이를 토대로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쳐 내년 예타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다만 역을 줄였는데도 사업비가 3조원을 웃돌고 개발계획이 실제 수요로 얼마나 인정될지도 불투명하다.

정거장 축소에 따른 지역 반발도 변수다. 서남선은 기존 목동선의 범위를 넓혀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목동선은 신월동에서 오목교역을 거쳐 당산역까지 연결하는 노선으로 계획됐지만 2024년 예타에서 B/C 0.75, AHP 0.418을 받아 탈락했다. 서울시는 이를 본선과 지선으로 재편했다. 본선은 마곡나루역에서 목동을 거쳐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연결하고 지선은 서부트럭터미널에서 당산역까지 잇는다.

바로 공사?
아직 멀었다

마곡 업무지구와 목동 재건축, 가산디지털단지 등 대규모 수요처를 한 노선에 묶겠다는 구상이다.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과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에 따른 인구 증가도 반영한다. 노선이 길어지면서 사업비도 2조6736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용객 증가가 늘어난 건설비와 운영비를 상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서남선은 아직 예타 신청 전 단계로 도시철도망 승인과 사전타당성 조사를 먼저 거쳐야 한다. 서부선 남부연장과 신림선 북부연장도 본선 사업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서부선 남부연장은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까지 이어 서부선과 신림선을 환승시키는 구상이다. 하지만 서부선 본선의 사업 방식이 확정되지 않아 본선 일정이 늦어지면 남부연장도 함께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신림선 북부연장은 현재 종점인 샛강역에서 여의도까지 연결하는 노선이다.

기존 신림선과 여의도 업무지구를 직접 연결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계획 단계로 별도의 타당성 검증과 기본 계획 절차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노선별 사업성을 보완했지만, 계획 반영과 실제 착공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다고 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난곡선과 서부선은 다음 절차가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있지만 강북횡단선과 서남선은 예타와 재원 조달이라는 큰 산이 남아 있다”며 “결국 노선별 수요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고 늘어난 사업비를 감당할 재원 구조를 마련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난곡선과 서부선 개발 수혜지에서 분양(예정) 중인 신축 단지.

▲신대방역 더하이브 퍼스트=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신대방역 더하이브 퍼스트’가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15층, 총 145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141세대가 일반 공급된다. 전용면적 19~59㎡ 총 13개 타입으로 수요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고, 전용면적 59㎡가 93세대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분양 신청 자격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라면 거주 지역,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가능하다.

​분양가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됐다. 계약금 5% 및 중도금 60% 무이자를 적용해 초기 자금 부담을 완화했다. 중도금은 최대 60%까지 대출 가능하며, 중도금 대출금액 잔금대출 전환도 가능하다. 지난해 10·15대책에 따른 토지거래허가구역 2년 실거주 의무도 적용받지 않는다.

공간 활용도를 높인 효율적인 평면 설계와 다용도실(일부 세대), 드레스룸(일부 세대) 등 넉넉한 수납공간을 통해 1~2인 가구 및 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용 59㎡ 전 세대는 수요자들의 선호도 높은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된다. 스마트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조명·난방 제어, 방문객 확인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9조원대 도시철도망 구축
노선별 실현 가능성 갈려

일반 주차 공간 대비 와이드하게 설계(일부)돼 여유로운 주차공간과 안전하고 편리한 무인 택배 시스템도 도입된다.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장, 공유오피스, 다목적실, 라운지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가 마련되며, 엘리베이터로 연결된 옥상 정원에서는 프라이빗하고 쾌적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으로, 강남 및 도심권(CBD) 접근성이 우수하며, 신림선과의 연계로 여의도 접근성도 탁월하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남부순환로, 서부간선도로 등도 가까워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하다. 경전철 난곡선(계획)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신림–봉천터널(공사 중)까지 더해져 교통 여건은 더 좋아질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보라매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이 인접해 의료 접근성이 우수하다. 롯데백화점, 현대아울렛, 이마트 등 대형 쇼핑 시설과 전통시장, 초·중·고교까지 도보권에 갖춰져 있다. 신림근린공원, 보라매공원, 난우공원, 와우산, 도림천 등 녹지와 산책로가 가까워 도심 속에서도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동작 센트럴 동문 디 이스트= 동문건설의 ‘동작 센트럴 동문 디 이스트’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일원에 지하 8층~지상 최고 29층, 3개동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46~62㎡의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되며 총 301가구 가운데 72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동문건설은 개방감을 높인 평면 설계와 타입별 수납공간, 스마트 조명 시스템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조성해 입주민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노량진뉴타운과 흑석뉴타운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생활권에 위치해 있다. 향후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생활 인프라와 주거환경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7호선 장승배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1·9호선 노량진역도 가까워 여의도와 강남, 용산 등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할 수 있다. 또 서부선(새절역~서울대입구)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한강대교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 주요 도로망 이용도 편리하다.

접근성 개선
소외지 해소

단지 인근에서는 장승배기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동작구청과 구의회, 보건소 등이 들어서는 종합행정타운 조성이 예정돼 있으며 상도동 일대 정비사업과 복합 문화시설 조성도 추진되고 있다.

영화초를 비롯해 장승중, 영등포중·고 등이 인접해 있으며 더현대 서울, 타임스퀘어,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상업시설과 여의도성모병원, 중앙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의료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용마산공원과 장승공원, 여의도 한강공원, 보라매공원도 가까워 녹지 환경을 갖췄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0년 넘게 유지된 우리나라 형사제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때부터 힘을 키워온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동시에 경찰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을 믿을 수 있나?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2년 만에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격변하는 형사제도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해 온 검찰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청와대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여당 주도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은 거부권 대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 법안 공포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찰’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가 깨지면서 경찰에 실리기 시작한 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라는 견제 기능을 남겨둘지를 두고 진통이 상당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만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은 그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실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반대가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2.5%가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3.8%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73.1%로 가장 높았고 서울 64.7%, 호남권에서도 59.9%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남녀노소, 지지 정당,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존치 의견 우세해도… 존치 찬성자들은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의심했다. 검찰보다는 경찰이 국민과의 접점이 더 넓은 상황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감도 없지 않았다. 장윤기 사건은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내용이다. 이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간 남학생도 크게 다쳤다. 장윤기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지면서 ‘묻지마 범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에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개입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없앤 리얼돌은 성범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 10대 여고생이 피살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완수사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 나섰지만… 김씨는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왜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전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찰에 집중되는 거대한 권한을 걱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 의식으로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 비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이나 피해자로서는 내 사건을 저렇게 망가뜨려서 가해자, 피해자를 뒤집어 놓으면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은 감봉 몇 개월하고 또 딴 데 가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엄청난 힘” 우려하면서도 거부권 요구에 “심각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증거를 숨기고 없애 버리고 내 사건을 뒤집어서 반대로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냐. 전 자신이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가 발생하면 최소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등의 엄중한 책임을 언급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맡게 된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전국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지휘부 회상회의를 열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집중 교육하고 보강이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라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촘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유일한 지향점은 국민이며 기준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 속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신 의심 극복되나 이 대통령의 당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부분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