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육아휴직 부당 처우 의혹이 제기된 이케아코리아를 강력 비판하면서 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엑스(X)에 이케아코리아 육아휴직 복귀 직원의 부당 처우 의혹을 다룬 기사를 공유해 “한때 모범적인 글로벌 기업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반노동적이고 불투명한 경영을 해서 빈축을 사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런 구태 경영 행태가 발생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도 해외에서 반노동 비상식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되는 것처럼, 외국 기업도 국내에서 그래선 안 된다”며 “철저히 조사해서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제적 기준에 맞게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9일 <경향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케아 직원 A씨 측은 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과정에서 임원급에서 평사원급으로 직무가 변경된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이에 반발하자 1년 치 연봉 상당의 위로금과 실업급여 수급 보장을 조건으로 퇴사를 권고받았다.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관련 진정을 접수하고 지난 4월부터 이사벨 푸치 이케아코리아 대표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에 이케아코리아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보도 내용 가운데 사실과 다르거나 맥락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해당 직원은 현재도 동일한 직위와 직무로 재직 중이고 고용 형태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번 조직개편은 국내 사업에 한정된 조치가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이케아 조직에 영향을 미친 글로벌 차원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직 변화의 영향을 받은 모든 직원에게 동일한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고 내부 채용 기회 제공 등 새로운 역할을 모색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노동부 조사와 관련해서도 회사는 관계 기관의 절차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보장된 제도인 만큼, 조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형사 처벌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선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직무로 복귀시키지 않는 경우에도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대법원은 복직 전후 업무가 같은지를 판단할 때 명목상 직급이나 임금뿐 아니라 실제 업무의 성격과 범위, 직책·직위의 성격, 권한과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단해 왔다.
이에 따라 노동부 조사에서는 A씨의 권한과 책임이 실질적으로 낮아졌는지, 해당 조치와 육아휴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었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은 한 기업의 인사 논란을 넘어, 오래전부터 법으로 보장돼 온 육아휴직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육아휴직 제도는 지난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제정과 함께 도입된 후 대상과 기간, 급여 수준이 꾸준히 확대됐다. 그러나 제도의 외연 확대가 모든 사업장에서의 고른 활용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20만6226명으로, 2020년 17만1959명보다 19.9% 증가했다. 다만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종사자 300명 이상 기업체가 38.7%, 4명 이하 기업체는 20.7%로 집계돼 사업장 규모에 따른 격차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육아휴직 제도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사업장 규모와 직무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대체 인력·업무 분담 지원금 등을 지급하고 있지만 숙련된 인력을 휴직 기간에 맞춰 구하기 어렵고,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기존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업무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정책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 현장에 맞는 유연 근무·돌봄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해소가 최우선 과제”라며 “중소기업 현장에서 제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출산·육아 지원 제도 사각지대의 빠른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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