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몽키하우스’ 미군 위안부 수용소 (34)걷고 또 걷는 동두천 하이에나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6.07.13 02:10:53
  • 호수 15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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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는 남대문이나 동대문이 아니라 ‘나라 보지’를 말하는 거야. 국가에서 우리 몸뚱이를 이용했으니…그 무서운 곳을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 부른 건 낭만이 아니라 야유하기 위해서였지…우리 보지는 나라의 보지였어!”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

청운은 들릴락말락 짧게 대꾸하곤 그림자처럼 문 밖으로 나섰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긁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곤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걸음을 옮겼다.

황량한 겨울 벌판 저 멀리 강둑길 위로 달려가면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는 계속 걸었다. 하지만 환상 속의 풍경은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갈수록 평범한 현실로 바뀌었다.

일탈적 희롱

청운은 홀 입구에 앉아 있는 기도 녀석을 슬쩍 쏘아보곤 안으로 들어갔다. 청소를 시작하려는데 지배인이 불렀다.

“이 새끼, 여기가 너 따위 송사리 놈이 장난치는 어항인 줄 아나, 응? 여긴 엄연한 군부대의 일부라는 사실을 내가 늘 강조했잖아! 내가 야전사령관이라면 넌 이제 겨우 훈련병 딱지를 뗀 쫄병이란 말야! 이곳에선 상명하복의 엄정한 군율이 항시 지켜져야 하며 직속상관에 대한 항명은 총살, 즉 퇴출이란 말이다! 그런데도 넌 무단히 탈영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풍기문란죄를 저질렀다. 그래도 내가 정상참작이나마 하려고 부관을 보내 즉시 귀대 명령을 내렸건만, 일개 양공주의 거처에서 일탈적인 희롱에 빠져 군령을 무시했어. 귀관의 죄악상을 인정하는가?”

“제가 그곳에 간 원인은….”

“닥쳐! 현대전술에서는 원인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 우리와 같은 특수 지역 부대에선 그건 지상명령이야!”

“그래도 그 과정엔….”

“그 따위 개소리 같은 변명은 집어쳐! 만약 개과천선하고 싶다면 당장 꿇어앉아 석고대죄 해. 그리고 앞으론 묘령의 여인을 개가 닭 보듯 할 것이며, 무슨 일이 있든 일체 간섭하지 않겠다고 이 자리에서 맹세해. 그럼 이번 한번만 용서해 주마.”

지배인은 검고 두꺼운 낯가죽을 씰룩거리며 잇새로 음흉스런 미소를 흘렸다. 청운은 선택의 기로에 선 채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개소린 집어치라니까! 흠, 상관의 명령에 불복하겠단 수작이로군. 참고로 한 가지 알아둬. 근래에 우리 권역에 마타하리 같은 미모의 스파이가 숨어들어 암약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어. 특정인을 스파이라고 지목하고 싶진 않지만 조심해야 된다는 얘기야. 무슨 말인지 알겠나?”

“예.”

“흠, 그럼 꿇어앉아. 그리고 ‘김일성 개새끼!’라고 세 번 복창하곤 침을 한번 퉷하고 뱉어.”

“그건 싫습니다.”

“왜?”

“그런 인간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침을 뱉으면 그에게 가나요?”

“이 새끼가 감히 뉘 앞에서 개소릴 쫑알거려, 앙!”

호통과 동시에 구둣발이 날아와 조인트를 깠다.

“너 이 자식 북괴에서 내려보낸 간첩이지?”

그 순간 갑자기 청운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지더니 두 눈에 불길이 있었다. 당황한 지배인을 노려보던 청운은 그의 얼굴에 침을 뱉어 주곤 곧 발길을 돌렸다.

그 후 며칠 동안 동두천 바닥을 외로운 하이에나처럼 떠돌던 청운은 피에로 형의 소개로 갑자기 몽키하우스로 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승합차는 호랑이 목청 같은 엔진 소리를 내고 있었다. 산길로 접어들어 한동안 가자 저 멀리 숲속에 문득 하얀 2층 건물이 나타났다.

소요산 기슭을 황토가 드러나도록 깎아서 지어 놓은 저 건물은 대체 뭘까? 혹시 귀신이 사는 신전이 아닐까?

그건 클럽 여성들의 성병 치료와 교화를 명목으로 내세우고 있는 무시무시한 강제수용소였다. 여자들은 그 건물을 ‘언덕 위의 하얀 집’이란 낭만적인 이름으로 불렀다.

혹시 마음속의 공포감을 중화시키거나, 미군에 예속된 폭압적인 국가 공권력을 조롱키 위한 의도로 그러진 않았을까.

또는 현실의 지옥 같은 구렁창을 넘어 꿈의 나라인 미국으로 날아가고픈 소망이 그런 소녀 취향의 이름을 붙였을까.

숲속 자리 잡은 하얀 2층 건물
클럽 여성들 성병 치료와 교화

보건소의 성병 검사에 떨어진 양공주들을 관리하는 이른바 낙검자 수용소는 동두천뿐만 아니라 미군 기지촌이 자리잡은 곳엔 전국 어디에나 다 있었다.

미군 사령부와 한국 정부가 주둔군 위안부의 필요성에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공문서 상으로 위안부 관리에 관한 합의에 서명한 1970년대 초부터 단속과 관리는 한층 더 삼엄해졌다.

동두천 수용소인 몽키하우스는 그 중 규모가 크고 악명이 높았다.*(*기지촌이 밀집한 경기도 지역과 부산·대구 등지에서는 2000년대 초까지도 강제수용소가 존재했다고 한다-지은이 주)

승합차가 건물 입구로 다가가자 검문소 보초가 운전수를 알아보곤 육중한 철문을 열었다. 차는 부르릉거리며 수용소 앞마당으로 진입하더니 숨을 헐떡이다가 멈췄다.

새소리마저 사라지자 산속엔 일순 기괴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성병 보균자로 낙인찍힌 여자들이 밖으로 나서자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두툼한 군용 외투를 걸쳤지만 어딘지 퇴역한 하급 관리 티가 나는 중늙은이가 나타나 여자들을 넘겨받곤 짐짓 엄격히 인솔해 건물 안으로 갔다.

갑자기 하얀 건물의 작은 창문들이 하나 둘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창백한 여자들의 얼굴이 여기저기 유리창에 나타나 빠짝 달라붙었다.

하지만 창엔 굵고 검은 쇠창살이 박혀 있어 그녀들의 모습은 갇힌 모종의 짐승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몽키하우스란 별칭이 왜 붙었는지 불분명하지만, 쇠창살을 붙잡은 채 바깥을 향해 울부짖는 그녀들의 모습이 일견 원숭이 같다고 어느 미군 헌병이 비아냥거린 말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었다.

녹슨 쇠창살이 여자들의 얼굴을 재단하고 있다. 창살은 모두가 ×자였다. 작은 부분들의 ×자가 모여 큰 전체의 ×자형 창틀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이왕이면 원형으로 디자인할걸. 그걸 통해 세상을 내다보며 작은 희망이나마 갖게끔 말야. 수많은 ×자보다 보름달 닮은 동심원의 ○형을 본다면 조금쯤은 갇힌 공포심이 덜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당시는 장미꽃을 폭행하던 총칼 독재의 시대 바깥에서 안쪽의 여자들을 부정하기 위해, 양갈보 양공주라고 지탄하기 위해, 너희들은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인식시키기 위해, 수용소 전체의 창문을 ×자형으로 디자인해 놓았는지 몰라. 갇힌 양공주 여자들은 하늘마저 갈가리 찢어 놓는 창살 안에서 자살과 같은 자기 부정을 하지 않을까?’

청운은 생각에 잠겼다. 몽키하우스는 미군부대가 직접 관할했다. 미국 본토에서 성병 검사 기구와 의약품 등을 들여왔다.

미군 소속 군의관이 진료와 제반 관리를 하고 한국인 의사나 간호원은 보조역을 맡아 일했다.

애초에 미군 당국은 관리만 자기네들이 하고 실무는 한국인에게 맡겼으나, 의료기구나 약제품 따위가 사라지는 일이 잦다 보니 직접적으로 통제 운영하게 된 것이었다.

여자들이 하얀 건물 속으로 다 들어가 버리자 창살에 달라붙어 있던 이른바 ‘몽키’들의 모습도 하나 둘 사라졌다.

녹슨 쇠창살

청운은 마당 가운데 홀로 우두커니 선 채 으스스한 기운을 느꼈다. 외딴 산속에 들어선 하얀 서양식 건물도 기이했지만, 높다란 담벽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그곳엔 수많은 여자들이 갇혀 인격을 앗긴 짐승처럼 살고 있다는 사실이 더 괴기스러웠다.

그의 머릿속엔 불현듯 저 멀리 선감도의 참혹한 수용소가 떠올랐다. 얼마나 많은 어린 생명들이 굶주림과 폭력에 의해 죽어갔던가.

그리고 북파공작원 훈련을 받던 지옥산 벼랑이나 골짜기에서는 또 얼마나 야수만큼 독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목숨이 꽃잎인 양 떨어져 내려야 했던가.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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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0년 넘게 유지된 우리나라 형사제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때부터 힘을 키워온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동시에 경찰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을 믿을 수 있나?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2년 만에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격변하는 형사제도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해 온 검찰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청와대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여당 주도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은 거부권 대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 법안 공포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찰’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가 깨지면서 경찰에 실리기 시작한 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라는 견제 기능을 남겨둘지를 두고 진통이 상당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만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은 그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실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반대가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2.5%가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3.8%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73.1%로 가장 높았고 서울 64.7%, 호남권에서도 59.9%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남녀노소, 지지 정당,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존치 의견 우세해도… 존치 찬성자들은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의심했다. 검찰보다는 경찰이 국민과의 접점이 더 넓은 상황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감도 없지 않았다. 장윤기 사건은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내용이다. 이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간 남학생도 크게 다쳤다. 장윤기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지면서 ‘묻지마 범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에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개입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없앤 리얼돌은 성범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 10대 여고생이 피살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완수사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 나섰지만… 김씨는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왜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전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찰에 집중되는 거대한 권한을 걱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 의식으로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 비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이나 피해자로서는 내 사건을 저렇게 망가뜨려서 가해자, 피해자를 뒤집어 놓으면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은 감봉 몇 개월하고 또 딴 데 가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엄청난 힘” 우려하면서도 거부권 요구에 “심각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증거를 숨기고 없애 버리고 내 사건을 뒤집어서 반대로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냐. 전 자신이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가 발생하면 최소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등의 엄중한 책임을 언급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맡게 된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전국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지휘부 회상회의를 열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집중 교육하고 보강이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라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촘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유일한 지향점은 국민이며 기준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 속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신 의심 극복되나 이 대통령의 당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부분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