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상선에 대한 이란 측 공격에 대응해 공습과 제재에 나섰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7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란 내 표적을 대상으로 강력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던 상선 3척을 겨냥한 이란 측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란의 공격적인 행동은 부당하고 위험하며, 명백한 휴전 협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란 내 구체적인 공격 목표나 피해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습 발표 직후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게슘섬과 시리크,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등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감지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공습 개시 약 2시간 전 이란산 원유 관련 제재 예외 조치도 철회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산 원유의 생산·인도·판매를 허용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발급했던 60일짜리 임시 일반면허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국제유가도 미국의 제재 예외 철회와 공습 이후 상승폭을 키웠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2.17달러(3.01%) 오른 배럴당 74.16달러에 마감했다. 이후 해외 선물시장 시간외 거래에서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76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미국의 대응에 이란은 강력히 반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이날 미군의 공습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은 미국의 합의 조항 위반에 따른 결과를 엄중히 경고한다”며 “국익과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란산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철회한 데 대해서는 “종전을 위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를 위반한 조치”라며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비판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태로 미·이란 양해각서의 이행 동력이 더 약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원유 제재 면제가 이란에 제공됐던 경제적 완충 장치였던 만큼, 미국이 이를 거둬들인 것도 향후 협상 구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국 간 합의 이행 국면은 이전부터 위태로운 흐름을 보여왔다. 앞서 지난달 27~28일에도 이란의 상선 공격을 계기로 미국의 이란 군사시설 공습과 이란의 미군기지 반격이 잇따르며 양측 충돌이 이어진 바 있다.
또 약 4개월 만에 열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장에서는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나오는 등 이란 내부의 반미 결집 흐름도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중동발 긴장 고조가 국내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공개한 현안분석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서 “우리 경제는 원유 수입의 70% 정도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중동 전쟁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다”며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석유류 가격과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두바이유 가격 상승률이 10%p 높아질 경우, 운송 불확실성 요인에 따른 상승이면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2.69%p,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0%p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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