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주 교수의 우리 병원은 지금…> 1339의 비극과 119의 모순

대한민국 응급의료 체계가 붕괴 임계점에 다다랐다.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수용 거부와 이송 지연이 반복될 때마다 정부와 소방당국은 개편을 약속했다. 그러나 소방의 홍보 행태와 구조적 퇴행 과정을 보면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쪽에서는 119로 언제든 의료 상담을 받으라고 홍보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비응급 신고를 자제해 달라고 읍소하는 모순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소방청은 ‘올바른 119구급차 이용 문화 확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단순 감기나 치통, 경미한 찰과상 등 비응급 상황에서의 119 신고와 구급차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 같은 출동이 심정지나 중증 외상 환자의 골든타임을 빼앗고 소방력을 낭비한다는 논리다.

이는 타당하고 필요한 요구다.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것은 정상적인 행정이다.

문제는 소방당국이 다른 편에서 상반된 메시지를 보낸다는 점이다. 소방은 “24시간 병·의원 안내, 질병 상담, 응급처치 지도를 편하게 받으라”며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홍보한다. “응급의료 상담서비스도 119”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단순 안내와 약국 정보까지 제공하겠다고 자처한다.

이것이 치명적인 정책적 모순이다. 국민에게 “아프면 무조건 119”라는 인식을 심어놓고는, 막상 가벼운 증상으로 전화를 걸면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꼴이다. 하나의 번호에 ‘초긴급 출동 요청’과 ‘단순 의료 상담’이라는 이질적인 기능을 동시에 넣은 결함이 낳은 결과다.

응급과 비응급 전화가 119로 통합되면 시스템 내부에 부작용이 발생한다. 119 신고 접수자는 음성 통화에만 의존하므로 환자 상태가 구급차 출동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구별하기 어렵다. 이때 구급차 불출동에 따른 환자 상태 악화나 법적·행정적 책임을 피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다.

결국 접수자는 판단이 모호할 때 우선 구급차를 출동시키는 안전한 방법을 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불요불급한 출동이 증가한다. 정작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이 목격하는 것은 경증 환자다. 현장 대원들이 허탈감을 느끼고, 소방당국이 뒤늦게 출동 자제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화번호 분리는 신고자가 번호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고 출동 필요성을 분류하게 만드는 자정 단계다. 그러나 번호 통합은 이 분류 단계를 없앴고, 그 대가로 출동 폭증과 응급의료 체계 마비라는 청구서를 받았다.

이는 선진국 추세와 반대로 역행한 처사다. 과거에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던 전문 응급의료정보센터 ‘1339’가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24시간 의료 상담과 실시간 병상 안내를 전담하던 방어선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2012년 번호 혼란을 줄인다는 행정 편의주의적 명분으로 1339를 119구급상황관리센터로 흡수 통합했다. 행정 편의에 취해 전문 상담 기능의 독자성과 전문성을 말살하고 시스템을 퇴행시켰다.

선진국들은 긴급신고 체계와 일반 의료 상담 기능을 분리해 응급의료 자원의 과도한 소모를 방지한다. 영국의 ‘NHS 111’이 대표적이다. NHS 111에 걸려오는 일반 비응급 상담 전화의 약 5%는 실제 구급차 출동으로 이어진다.

환자는 경증이라 생각했으나, 전문 상담요원이 의학적 프로토콜에 따라 응급 상황을 포착해 구급차를 주선한 사례다. 번호 분리를 통해 불필요한 출동은 줄이면서도, 꼭 필요한 이들에게 구급차를 보내는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

캐나다는 대부분 주에서 ‘811’ 간호사 상담체계를 운영하며, 호주 역시 ‘Healthdirect’ 센터를 통해 비응급 의료 상담을 처리한다. 일본도 다수 지역에서 ‘#7119’ 구급상담 서비스를 운영해 구급차 호출 필요성을 사전에 판단하도록 돕는다. 미국 역시 911 긴급신고와는 별개로 지역 보건기관, 보험사 간호사 상담 핫라인 등을 통해 일반 의료 상담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운영한다.

대한민국 소방은 119라는 브랜드 인지도와 통합 편의성에 취해 의학적 방어선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의료 전달 체계를 지원해야 할 공공기관이 도리어 경증 수요까지 119라는 블랙홀로 빨아들이고 있다. 구급대원들은 폭증하는 단순 상담과 경증 이송 요청에 지치고, 중증 응급 환자들은 갈 곳을 잃어 길 위에서 헤매는 비극의 배경에는 소방의 잘못된 신호 전달이 있다.

소방당국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중 홍보를 중단해야 한다. 긴급출동과 단순 상담을 하나의 번호로 잡겠다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의 선의에만 기대는 캠페인이 아니다. 과거 1339가 수행했던 전문 상담 정신을 되살려 비응급 의료 상담 체계를 분리·독립시켜야 한다. 그것만이 불요불급한 출동을 걸러내고 응급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길이다.  

<csjmediga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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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파전’ 민주당 전대 최대 승부처

‘2파전’ 민주당 전대 최대 승부처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후보와 그를 꺾으려는 김민석 후보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연일 두 사람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당원이 밀집한 호남과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승패를 가를 이곳에서 당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이목이 쏠린다. 오는 15일과 16일 각각 호남과 경기·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 순회 경선이 연달아 열린다. 유권자의 80%가 밀집된 지역으로 사실상 두 지역 경선 결과가 최종 승패를 좌우하는 셈이다. 전당대회 마지막 주말이 ‘슈퍼위크’로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호남 결집 기선 제압 당권주자들은 호남에서의 승리를 지렛대 삼아 수도권 표심까지 영향을 받는 연쇄 작용을 노리고 있다. 지난 전국 순회 경선에서 정청래·김민석 후보 간에 초박빙 접전 양상이 펼쳐진 만큼 두 후보는 최대 표심이 모인 호남을 앞다퉈 방문했다. 정 후보는 지난 4일 광주 말바우 시장을 방문해 “있지도 않고 실재하지 않는 ‘명청대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당원들을 갈라치기 하고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비겁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대에 이재명 대통령은 출마하지 않았다. 각자 후보는 본인의 이름을 걸고 본인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명청대전이 어떻고 반명(반 이재명)이 어떻고 하는 것은 앞으로 중지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도 했다. 이어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같은 동지를 반명으로 몰아서 엄포를 놓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은 민주당 전당대회 역사상 없던 일”이라며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서 당원을 갈라치기 한다고 거기에 속거나 우르르 따라갈 당원은 없다”고 자신했다. 정 후보는 김민석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며 SNS를 통해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날 김 후보는 전북 남원과 정읍을 방문하고 김제에서 당원 강연회를 진행하는 등, 마찬가지로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 측은 전남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전북 전주대에서 연 집회에 각각 7000명, 3000명이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동원으로 가능한 숫자를 넘은 것”이라며 “현장에 계신 분들이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표현을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메가프로젝트’를 띄우면서 이재명정부의 국정 파트너를 자처했다.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당원 집중 토크콘서트에서 “메가프로젝트는 시장과 도지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메가프로젝트에서 전북이 반도체(사업)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메가프로젝트도 전북이 2·3차 사업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전북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15·16일 연속 당락 가를 슈퍼위크 간절한 한 표…당원 표심 향배는? 김 후보는 “정 후보가 대표가 되면 ‘호남 메가프로젝트’가 흔들릴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치가 흔들리거나, 정당이 흔들리거나, 정권이 흔들리면 (그동안의 계획이) 다 뒤집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부의 메가프로젝트가 대표가 누구냐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약속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건) 객관적 사실”이라며 “정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고 지적했다. 호남·수도권 경선에 대해서는 “최소한 과반 전후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큰 흐름은 호남에서 승기를 잡고, 수도권에서 (승기가) 굳혀진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호남에서는 분명히 이길 것이고 수도권에서는 그 여세로 쭉 이어갈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득표율) 50%를 넘길 것으로 보기 때문에 호남에서도 그에 육박하거나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 후보는 전날 같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를 반박했다. 그는 “실제로 유권자가 제일 많은 건 수도권이다. 수도권에서는 제가 앞서고 있다”며 “이번 주 제주·인천과 강원·대구·경북 결과를 보고 비등비등하게 나오면 호남에서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49대 51 싸움이 이어지는 만큼 각 캠프에서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 충청권과 부울경 순회 경선 권리당원 투표 합산 결과 누적 투표수 12만1981표 중 정 후보는 5만5518표(45.51%)를, 김 후보는 5만4307표(44.52%)를 얻어 정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김 후보 측 채현일 의원은 “김 후보에게 첫 주말 경선(충청)은 가장 험난한 구간이었다. 상대 후보의 연고지인 충청과 조직 기반인 부산이 포함돼있어, 첫 주에 최대 7%까지 뒤처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면서 “기대 이상의 좋은 출발”이라며 평가했다. 난무하는 아전인수 반면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는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들은 김민석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당원들은 계파 정치를 싫어한다. 일반 권리당원은 그 문제의식이 강해서 팽팽할 거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 순회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되고 대의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는 별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특정 후보의 승리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권리당원을 제외한 대의원과 국민투표 결과는 지역별 순회 경선을 마치는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세가 여론조사마다 차이를 보이면서 더욱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두 후보가 접점을 벌이는 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특정 후보가 과반을 넘는 등 당심의 흐름을 읽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6일 공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선 ▲김민석 45.0% ▲정청래 43.2% ▲송영길 7.8%로 김 후보가 정 후보를 1.8%p 차로 앞섰다. 반면 KSOI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5일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51.1%로 과반을 기록한 반면 정 후보는 31.4%에 그쳤다.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응답률은 1.8%다. KSOI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5.7%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이번 전당대회가 초박빙 양상으로 흐르는 배경에는 어느 때보다도 두 후보의 성향이 뚜렷하단 점이 있다. 이에 따라 지지층의 비토 성향도 강해졌고, 이를 양분으로 삼은 후보 간의 거친 설전이 반복되면서 후보를 선택하는 데 있어 명분과 반감이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 누구엔 독 누구엔 약 김 후보는 자신이 이 대통령의 구상과 국정 운영을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는 ‘실무형 대표’를 자임해 왔다. 정 후보가 대표이던 당시 여러차례 당정 간 충돌이 일었던 만큼 자신은 이 대통령의 의중을 거스르지 않고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가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픽)’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후보는 거듭해서 자신이 명청대전을 끝내고 당을 안정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당·청 간 당연히 이뤄져야 할 수준의 긴밀(한 협의)이 실제로 잘되지 않은 건 불편한 진실”이라며 “제가 명청대전 이런 갈등 없으면 뭐 하러 총리를 그만두고 나왔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광 효과’가 오히려 김 후보의 약점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가 이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음에도 1주 차 경선에서 압도적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이번 경선에서 부족한 역량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리더십 부재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게다가 전통 지지층 사이에서는 정몽준 후보로 단일화를 주장하며 당시 노무현 후보의 사퇴를 주장한 이른바 ‘후단협 사태’에 대한 불신이 예상보다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김 후보가 “정리된 사안”이라며 불은 껐지만 민주당의 뿌리인 전통 지지층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만큼 대세론을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로 전통 지지층의 표심을 등에 업은 정 후보가 ‘반 김민석’ 표를 흡수하지 못한 데에는 마찬가지로 외연확장의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특유의 투사 이미지는 핵심 강성 지지층을 집결시키는 데 효과적이지만 중도 당원을 비롯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박빙 경선 속 복잡한 셈법 계파간 깊어지는 갈등의 골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 후보를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라고 표현했다. 외부 거대 조직이나 특정 계파의 지원 없이 선명성 하나만으로 당원들을 결집시켰다는 점에서다. 그는 “정 후보는 팬 만큼이나 안티도 많다. 팬도 안티도 아닌 중간 지점의 당원을 끌어들어야 할 것”이라며 “문제는 워낙 개혁가 이미지가 강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봤다. 그런 정 후보는 전통적 지지층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전당대회 출마 선언 직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한뿌리 공동체인데 어느 순간부터 뿌리를 자르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전통적 핵심 지지층을 한군데로 묶어 세우려면 한뿌리 정신으로 누군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라디오를 통해서는 “핵심 코어 지지층, 소위 전통적 지지층에서 이반 현상과 상실감이 있다. 그분들의 열정과 헌신이 내게 투사되고 있다”며 “그래서 일종의 사명감이 생겼다.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드는 정청래가 나서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해 외연확장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되돌아보면 어떻게 해서라도 합당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합당을 위해 전 당원 투표를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나 민주당을 지지 안 했던 사람들을 끌어들여 외연 확장을 하자면서 정작 그럴 가능성이 더 있는 혁신당과의 합당을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고 지금도 미스테리”라며 합당 논의에 반대했던 계파를 저격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인 중도 보수·실용주의와 정 후보의 강경한 태도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수권 정당으로서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정부에 있어 정 후보와 친청계 인사의 전통적 노선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송영길 후보는 이 대통령을 겨냥해 ‘ABC론’ ‘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소환해 정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충남 순회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정부에 저주를 퍼붓는 유시민에게 침묵하는 이런 당 대표가 필요한가. 단호하게 이정부를 지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역시 유 작가를 대한 정 후보의 모습을 꼬집으며 “이것이 반명이고 분열주의”라고 비판했다. 출렁이는 정치 생명 결국 이번 전당대회는 리더십 부재의 우려를 안은 김 후보와 외연 확장 한계를 지닌 정 후보라는 두 딜레마가 부딪힌 결과물이다. 두 사람의 운명이 오는 15일 호남과 16일 수도권 당심에서 갈리는 만큼 프레임과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막판 변수도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한 친명계 최고위원 캠프 관계자는 “선호투표, 1인 1표제 등 변수가 너무 많다”며 당락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3위의 표심에 따라 2위가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당원들은 마음을 다 정했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결과를 알 수가 없으니 호남과 서울에서 한 명의 당원이라도 더 끌어들이는 쪽의 승리”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응답하라! 호남인” 송영길 분노한 이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향해 “호남을 계몽 대상으로 여기는 오만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정 후보가 SNS에 남긴 글을 보고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느꼈다”며 “민주당의 역사를 함께해 온 한 사람으로서 분노와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적었다. 앞서 정 후보는 자신의 SNS에 ‘응답하라 호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과 함께 포스터를 올렸다. 해당 포스터에는 “조직은 바람을 이길 수 없다”는 글과 함께 “노무현의 바람이 이인재의 조직을 이겼듯이 영남의 깨시민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하러 간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에 송 후보는 “‘깨어 있는 영남 시민들이 호남으로 간다’는 말의 뜻이 무엇이냐. 호남 시민들은 아직도 누군가의 가르침과 계몽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인가”라며 “호남 당원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며, 지역 조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이자 꼭두각시라는 말인가. 호남 당원과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