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널널한 도시형 생활주택

최근 편리한 주차 시설을 갖춘 도시형 생활주택이 주택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차를 보유한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편리한 주차 시설이 도시형 생활주택 경쟁력 확보의 필수조건이 됐다. 이런 주택에 실거주하는 사람이나 임차인의 대다수가 바로 20~30대 젊은 층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좁은 건축 면적 대비 많은 주차 대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기계식 주차장을 설치하는 현장이 많았다. 기계식 주차장은 주차를 기계가 대신해주는 편리함이 있고 주차 공간 절약에는 도움이 되지만, 차를 입출고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불편함이 크다. 또 SUV나 승합차와 같이 큰 차량의 주차는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공간 절약
불편함도

기계식 주차장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기계식 주차장 사고 사례집을 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기계식 주차장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는 57건으로, 사망자는 16명에 달한다. 이 같은 불편함과 안전 문제로 인해 최근에는 운전자가 직접 차를 운전해 주차하는 ‘자주식 주차장’을 100% 갖춘 도시형 생활주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주식 주차장은 필요할 때 빠르게 차를 입출고할 수 있어 바쁜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SUV나 승합차와 같은 큰 차량의 주차도 가능하다. 특히 자주식 주차장은 기계식 주차장보다 유지비도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기계식 주차장은 고장이 잦고 기계 보수 관리와 관리 요원 고용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넉넉한 주차 공간과 자주식 주차장을 두루 갖춘 단지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분양한 ‘펜트힐 논현’은 자주식 주차 공간을 확보한 점이 입소문을 타며 분양 개시 후 단기간 내 완판에 성공했다.

​2022년 서초구 반포동에 공급된 ‘인시그니아 반포’ 역시 모든 물량 소진을 앞두고 있다. 이 단지 또한 100% 자주식 주차장으로 조성됐다. ‘루카 831’ ‘레이어 청담’ 등도 편리한 주차 여건이 부각되며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100% 자주식 주차 공간을 마련해 주차 편의성을 높인 고급 주거시설 ‘원에디션 강남’의 경우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편리한 주차 시설 갖춘 단지 각광
경쟁력 확보 필수조건으로 떠올라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계식 주차장은 안전성 문제는 물론 자주식 주차장에 비해 단점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며 “자주식 주차 공간 확보로 수요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수요자들의 편의를 위해 여유로운 주차 용량을 확보한 100% 자주식 주차 시스템을 적용한 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용 상품들이 향후에도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사업자의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제도 손질과 자금 지원 확대에 나선다. 우선 역세권 도시형 생활주택은 최대 699가구까지 지을 수 있게 되고, 연립·다세대 주택 층수 제한도 최대 6층으로 높아진다.

국토교통부는 비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기금 대출 확대도 병행해 사업자들이 전체 건축비의 약 60% 수준을 연 3%대 중반의 정책금융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5월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및 착공 지연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공실 비주거시설 전환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수도권에 4만1000가구, 2030년까지 총 11만가구 규모의 비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국토부의 이번 방침은 지난 5월22일 2년간 수도권 규제 지역에 매입임대 주택 6만6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힌 지 나흘 만이다. 공공이 직접 주택을 매입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밝힌 데 더해, 이날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민간 공급 정상화를 위한 후속 대책까지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규제 지역에서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물량은 32만3000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평균보다 1년 이상 착공이 늦어진 물량만 10만가구(서울 6만7000가구·경기 규제 지역 3만3000가구) 규모다. 2년 이상 착공이 늦어진 경우는 서울 지역 4만3000가구, 경기 규제 지역 2만3000가구에 달한다.

여유롭게
100% 적용

이번 대책은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 확대와 기관별 법령 해석 차이, PF 자금 조달 애로 해소에 방점이 찍혔다. 수도권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은 2012년 7만4000가구 수준이었지만 PF 위기와 공사비 상승, 사업성 악화 등으로 최근 연 5000~7000가구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에 300가구 미만만 공급할 수 있는 현행 제도를 손질해 앞으로는 역세권의 경우 700가구 미만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준주거·상업·공업 지역에서는 최대 500가구 미만까지 공급이 가능하다.

나아가 층수 제한도 완화했다. 지금까지 도시형 생활주택 형태의 연립·다세대 주택은 최대 5층까지 건축할 수 있었지만 6층까지로 허용된다. 일조권 규제도 일부 완화돼, 건축물 높이 10~17m 구간에서 정북 방향 이격거리를 5m로 통일해 계단식 설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데 가장 걸림돌로 꼽혔던 주차 문제도 손본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 조례대로 법정 주차 대수 기준의 20~50% 수준만 완화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최대 70%까지 완화할 수 있다.

지자체별·지역별 여건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 판단은 지자체에 맡기되,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의 부담을 줄여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150가구 이상 공급 시 경로당·어린이집·주민체육시설 등을 설치하도록 했던 의무도 손질해 반경 300m 이내에 유사 시설이 있는 경우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국토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사업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을 대폭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자 대출 한도는 전용 60㎡ 이하 기준 기존 7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확대되고, 금리는 연 3.4% 수준으로 낮아진다. 전용 60~85㎡ 구간 역시 최대 1억2000만원까지, 금리 3.6% 수준으로 지원한다.

비아파트
정책금융

비아파트 전용 PF 보증과 분양 보증도 신설된다. PF 보증은 자기자본 요건을 완화하고 보증료를 최대 45%까지 할인해 준다. 오피스텔 특성을 반영한 별도 분양 보증 심사 기준도 마련한다.

국토부는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자 대출 재원을 기존 주택도시기금 기금운용계획 내에서 조달하고, 필요 시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프로그램 예산을 최대 20% 범위 내 증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F 보증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존 보증 재원을 활용해 공급할 계획이다.

나아가 국토부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한국디벨로퍼협회와 ‘현장 애로 해소 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전담 창구를 통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상시 접수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맞춤형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HUG와 주택도시기금 간 규정 해석 차이처럼 즉시 해결 가능한 사안은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해 바로 유권해석을 내린다. 법령 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별도 제도 개선 과제로 관리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부동산제도기획과에서 간사를 맡아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와 연계해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은 서울에서 일대일 주차장 실현과 자주식 주차장을 확보하고 분양 중인 도시형 생활주택 현황.

▲신대방역 더하이브 퍼스트=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신대방역 더하이브 퍼스트’가 선착순 계약에 나섰다. 해당 단지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전 입주자 모집 공고를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지하 4층~지상 15층, 총 145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141세대가 일반 공급된다. 전용면적 19~59㎡ 총 13개 타입으로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고, 이 중 전용면적 59㎡가 93세대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선착순 계약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라면 거주 지역,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가능하다. 원하는 층과 호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단지는 지하철 2호선 역세권에 있는 신축 단지임에도 전용면적 59㎡ 타입 분양가가 7억원대부터 시작해 서울 역세권에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수요층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차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59타입 1000만원)와 6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적용해 초기 자금 부담을 완화했다. 중도금은 최대 60%까지 대출 가능하다.

10·15 대책 발표로 서울 주택담보대출이 40%로 제한됐으나, 대책 발표 이전 공고된 해당 단지는 중도금 대출 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잔금 시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잔금 마련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2년 실거주 의무도 적용받지 않으며, 분양권전매도 가능하다(1회).

불편한 기계식 주차장
대신 ‘자주식’ 선호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로, 강남 및 도심권(CBD) 접근성이 우수하며, 신림선과의 연계로 여의도 접근성도 탁월하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남부순환로, 서부간선도로 등도 가까워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하다. 경전철 난곡선(계획)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신림–봉천터널(공사 중)까지 더해져 교통 여건은 더 좋아질 예정이다.

생활 인프라도 풍부하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보라매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이 인접해 의료 접근성이 우수하다. 롯데백화점, 현대아울렛, 이마트 등 대형 쇼핑 시설과 전통시장, 초·중·고교까지 도보권에 갖춰져 있다. 또 신림근린공원, 보라매공원, 난우공원, 와우산, 도림천 등 녹지와 산책로가 가까워 도심 속에서도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상품성도 뛰어나다. 공간 활용도를 높인 효율적인 평면 설계와 다용도실(일부 세대), 드레스룸(일부 세대) 등 넉넉한 수납공간을 통해 1~2인 가구 및 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 59㎡ 전 세대는 수요자들의 선호도 높은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된다.

입주민의 생활 편의를 높여줄 다양한 특화 설계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조명·난방 제어, 방문객 확인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일반 주차공간 대비 와이드하게 설계(일부)돼 여유로운 주차 공간과 안전하고 편리한 무인 택배 시스템도 도입된다.

단지 내 피트니스클럽, 스크린골프장, 공유오피스, 다목적실, 라운지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가 마련되며, 엘리베이터로 연결된 옥상 정원에서는 프라이빗하고 쾌적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총 주차 대수는 185대로 공동주택 기준 1세대당 1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100% 자주식 주차 시스템을 도입했다.

▲두산위브 파빌리온 역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두산위브 파빌리온 역삼’이 주차 문제를 해결한 혁신적인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46세대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전용면적 47㎡, 48㎡, 56㎡ 등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되어 1~2인 가구에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한다.

​강남권 소형 주거에서 흔히 겪는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 자주식 주차 방식을 도입했다. 기계식 주차장과 달리 차량 입출차가 자유롭고 대기 시간이 없어 바쁜 직장인들의 일상에 큰 편의를 제공한다. 특히 세대당 약 1.35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해 차량 보유 비중이 높은 강남 지역 수요를 충족시켰다. 이는 소형 주거 단지에서는 드문 수준으로, 주차 스트레스 없는 주거 환경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전 세대에 확장형 발코니를 적용해 실사용 면적을 넓혔으며, 5층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 다락 공간을 마련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최상층인 6층 세대에는 약 3.7평에서 최대 14.2평 규모의 테라스를 제공해 외부 공간 활용도 가능하다.

또 A타입 기준 거실 층고 약 3.38m, 침실 층고 약 2.9m로 실내 개방감을 높여 답답함을 줄였다.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등 다양한 가전제품이 기본 제공된다. 세대별 개별 창고를 마련해 수납공간도 충분히 확보했다.

선도적인
공급 역할

​강남 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역삼초, 도곡중,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 등 교육 시설과 도곡근린공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마트, 롯데백화점 등 생활 인프라가 가까워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선시공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돼 완성된 실물을 확인한 뒤 계약할 수 있으며 계약 후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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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이 올랐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총리에게 쥐어진 이재명이라는 칼날은 분명한 자산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독으로 작용할지, 득으로 작용할지 조금씩 해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긴다. 정치인은 외부를 향한 투쟁만큼 내부를 향한 투쟁에도 철저해야 한다”며 “이재명정부 국정 성공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위해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더 끈끈한 당청 관계 이어 “이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절대 과제인 이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먼저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1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검찰개혁 엇박자, 6·3 지방선거 전략 등 정청래 전 대표의 과오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는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어내겠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지도부의 노력을 동지적 관점에서 치하한다”면서도 “결과 책임은 정치와 정당의 기본 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박하고 엄격하지 않으면 우리는 총선 패배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절박한 긴장감과 매서운 엄격함으로 당 대표 교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올바른 노선하에 당과 당원과 지지층을 통합하고 총선 승리로 달려가겠다”며 “1인1표 당원주권 행사에 모든 당원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압도적 결의로 당의 리더십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정부 초대 총리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국정 운영과 실무를 뒷받침해 온 경력을 필살기로 ‘검증된 파트너십’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역할’ 재정의 검증된 파트너십 호소 그는 최근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제1국가 과제”라며 적극 힘을 실었다. 국회 복귀 첫 지역 일정으로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주요 지역인 충북 청주를 선택하며 이 대통령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출마 선언 이후 김 전 총리는 연달아 정책 토론회를 열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의제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검찰개혁이나 당원 주권 강화에 쏠려 있던 민주당의 흐름을 여당다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 ‘균형발전을 넘어 지방주도성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어 언론, 지역주도 성장, 금융 분야를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4가지의 개혁 과제로 꼽으며 연속 토론 기획에 나섰다. 국민 삶과 직결되는 주제를 전당대회에서 다루기 위한 ‘어젠다 세팅’이라는 게 김 전 총리의 설명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강성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여권 강성 지지층의 최우선 의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김 전 총리의 선명성이 상대적으로 흐려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는 점 역시 ‘이정부의 대리인’ ‘하수인’ 등 수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당대회의 필살기로 점찍은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논의를 “제헌절 전에 끝내자”며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강성 개혁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검찰개혁의 동지 김용민 의원과 함께 뜁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김용민이 정청래고, 정청래가 김용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 전 대표는 “김 의원께서 검찰개혁이 더 절실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고 대신 제게 본인이 구상한 개혁 지도를 완수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의 혁혁한 공로자인 김 의원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선명성? 그러면서 “김 의원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비롯한 사회대개혁 지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용민과 정청래가 손잡고 함께 달리겠다. 김용민과 정청래의 의기투합! 응원해 주고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대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나”라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선 더 이상 당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이견이 노출되면 민주당이 정한 수사 기소 분리의 대원칙 등에 대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누가 당원주권정당 1인1표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 누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이 대표 시절 주도했던 1인1표제와 검찰개혁을 필두로 선명성을 부각했다. 김 전 총리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잡되 혼란과 공백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입장이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와 토론에 중점을 맞춰 여러 이야기를 두루 듣겠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의 일 처리 스타일과 선을 그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역임 시절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라며 “폐지안을 기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 입장을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지침으로 여러 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 뜻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짜 ‘여당’ 정 심판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지키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외부적 통제와 엄밀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분노한다”며 “개혁은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이 국민 앞에 더 투명하게 서게 하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와 투명한 검증의 원칙은 검과 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살인범 편들기라는 <조선일보>식 프레임은 조잡하다”며 “자극적 언어에도 금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친정부 이미지가 오히려 김 전 총리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핵심은 안정성이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정부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관리형 여당 대표’ 이미지가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할 때도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만들어낸 여러 성과가 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어 “제일 높이 평가하고 싶은 건 자살자 감소”라며 “올 초 통계부터 보면 월간 수백명 단위로 자살자가 줄었다.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여당 다운 여당”과 “현재 당내에서 제가 총선, 대선, 지방선거를 다 직접 총괄 지휘해 보고 승리까지 이끌어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갖고 있는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한다. 2년 후 총선이라는 빅 이벤트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김 전 총리의 안정형 기조가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대로라면 총선 필패’ ‘여당으로서의 책임’ 등을 외치고 있다. 지난 1년 민주당의 키를 쥔 선장에 대한 일종의 심판론”이라며 “2028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승리가 최우선이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 전 대표의 ‘자기 정치’라는 꼬리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8년 총선 이대로 괜찮을까? 김 “폭탄 선언식으로 안 돼” 모든 선거의 승패는 결국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민주당의 강경한 기조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과제로 ‘실용 통합’과 ‘외연 확장’을 제시했다. 김 전 총리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중도로의 외연 확장 기조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일시적인 갈라짐이 있을 경우 통합했고, 지금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연대하지 않나. 그리고 국민회의로 집권한 뒤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어 중도·보수 인사를 대폭 영입했는데 이게 확장”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이 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혁신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거대 책임 정당인 민주당으로 성격이 같은 세력들이 결합할 때는 다 흡수 합당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시도한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폭탄 선언식으로 해서 일을 그르쳤다”며 “과욕이었다.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안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지 벌써 1년이다. 아직도 야당인 줄 알면 되겠나”라며 “이번 전대(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신임 지도부는 국민에게도, 대통령과 정부에도, 국회 야당에도, 정말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총선을 해볼 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도 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 “국민께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내셨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지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이정부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전당대회는) 누가 이정부와 협력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대표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선명성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혁을 꿈꿔온 당원들의 숙원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체제를 더 굳건히 하는 중단 없는 개혁이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담 못해” 안갯속 당심 결국 ‘국정 안정 파트너’와 ‘당원 주권·개혁 선명성’ 중 어느 프레임이 당원 표심을 더 움직이는지가 이번 전당대회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뿌리 깊게 박힌 ‘정통성’과 ‘개혁 선명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김 전 총리의 남은 과제로 여겨지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겸공’ 찾은 김민석, 김어준도 우군으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유튜버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정청래 전 당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그의 라이벌인 김 전 총리에게 해명의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당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일 김 전 총리는 방송을 통해 자신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1초 늦었다”고 말했다. 김씨도 “감기약 먹고 일부러 안 온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면서도 “소모적으로 계속할 일은 아니기에 이것부터 털고 가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이 있다”며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 전 총리를 향해 ‘감기약 성분 의혹’을 제기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같은 김씨의 태도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그가 정 전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거나, 한쪽으로 쏠린 기조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