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베네수엘라 북부 해안 지역에서 규모 7.5에 달하는 초대형 연쇄 강진이 발생해 수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이 인명피해에 대해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USGS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오후 6시4분께 베네수엘라 모론 인근에서 규모 7.1의 전진이 발생했다. 공포가 가시기도 전인 불과 39초 뒤, 약 45㎞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5의 강력한 본진이 다시 한번 강타했다.
본진의 진원 깊이는 약 10km로 매우 얕아 지표면에 막대한 충격이 전달됐다. 진동은 1100km 떨어진 콜롬비아 보고타까지 감지될 정도로 강력했다.
피해 규모는 ‘역대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USGS는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가 1만명에서 10만명 사이에 달할 확률을 44%, 1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30%로 각각 전망했다. 경제적 손실 또한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비관적 진단까지 나왔다.
2000년 이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긴 지진은 인도양 대지진(2004년)과 아이티 대지진(2010년) 정도에 불과해 국제사회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베네수엘라의 공휴일인 ‘카라보보 전투 기념일’로, 많은 시민이 가옥 내에 머물고 있었던 만큼 인명피해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현재까지 3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공립 병원 및 민간 의료센터 응급실에 입원한 피해자는 70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수도 카라카스 인근 라과이라주 사망자 및 부상자는 포함되지 않아 인명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 장관은 “모든 민방위와 소방 인력을 가동해 상황을 수습 중”이라며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시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취소했으며, 미 쓰나미 경보 시스템은 푸에르토리코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고 카리브해 인근 섬들의 해수면 상승을 경고했다.
비극적인 참사 소식에 국제사회의 지원 약속도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미국은 기꺼이 지원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며 “훌륭한 친구들을 돕기 위해 정부 모든 기관에 신속 대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수색·구조팀과 인도주의 구호물자를 현지에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현재 미국 뉴욕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도 텔레그램을 통해 “베네수엘라는 수많은 시련을 극복해 왔다. 연대로 이겨내자”는 옥중 메시지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 체포된 그는 현재 마약 밀매 및 테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도 구조 인력 지원 방침을 밝혔다.
한편, 베네수엘라 현지에 거주 중인 약 125명의 한인 교민 중 현재까지 접수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 당국은 교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200명 이상이 숨진 1967년 카라카스 대지진 이후 최악의 재난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공식 사상자 집계가 늦어지는 가운데, 구조 당국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중심으로 생존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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