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YS 차남’ 김현철이 진단한 국민의힘은 지금…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6.22 14:27:40
  • 호수 1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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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오세훈 중심 보수 구축해야”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오만하다” “후안무치하다” 등 표현을 써 가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무소속 한동훈 의원에 대해서는 “정통성·명분·미래 재건 등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엄청난 자산”이라고 극찬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하 YS)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지지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구 친윤(친 윤석열)계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김 이사장을 만나 6·3 지방선거 결과와 현 정국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공개 지지한 이유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 재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에 대해 반기를 들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헌법을 뒤흔드는 일이니 불법 비상계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한 게 아니겠는가? 그래서 한 의원이 부산 북구갑에서 반드시 당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의원에게 기대하는 구체적 역할은?

▲국민의힘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결국 윤 어게인이다. 그래서 정통 보수의 시각으로 보자면, 한 의원은 엄청난 자산이다. 앞으로 보수는 정통성·명분·미래 재건 등 엄청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의원이라고 생각한다.

-한 의원은 정치적 생존에는 성공했지만, 국민의힘 복당은 더 어려워진 것 같은데?

▲국민의힘이 과연 보수의 중심 세력으로서 오는 2028년 총선·2030년 대선을 앞두고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가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중환자다. 그 병을 고치고 새롭게 건강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현재의 지도부를 봐도 그렇고, 국민의힘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를 봐도 그렇다. 이들은 다 윤 어게인 세력이나 마찬가지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당내 다수 세력은 윤 전 대통령과 불가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 의원이 복당하더라도 한 의원과 친한(친 한동훈)계가 소수 계파인데,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궁극적으로 국민의힘은 해체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새로운 야당 조직을 만들기 전에는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부 영남권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앙 정치는 별로 신경 안 쓰고, 오로지 지역구 유지들과 밀착해 정치한다”는 지적을 듣고 있는데?

▲1990년 3당 통합 이후 많은 게 달라졌다. 권위주의 세력과 민주 세력이 융합된 것이다. 이어 YS가 1992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정통성·명분이 강력해진 것이다. 이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정권의 파워 베이스가 부산·경남 및 수도권까지 확장된 것이다.

따라서 1997년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했다면 역사가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 실패한 후 3당 합당 이전 상황으로 퇴행됐다. 1997년 이후로는 퇴행된 형태로 서서히 침몰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방선거에 동원한 것에 대한 평가는?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 행위를 할 수는 있다. 그런데 두 분은 각각 파면되거나 강력한 형사 처벌을 받아 수감 생활을 하신 분들이다. 그런 분들을 소환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부탁한 국민의힘이나 부탁을 받아 선거운동에 나선 두 분 모두 너무 안타깝다. 보수에 얼마나 자원이 부족하면, 상처 입은 전직 대통령까지 소환해 선거하나? 참 잘못된 일이다. 중도·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국민은 두 분의 선거운동을 대단히 부정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부산 유권자는 부산 북구갑에서 한 의원을 당선시켰다. 그런데 부산시장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전재수 당선인을 선택했다. 부산 시민이 전략적 투표를 한 건가?

▲전략적 투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이 전략을 아주 잘못 짰다. 원래 박 시장은 선거 전까지만 해도 중도 성향이라서 합리적 보수 성향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후보였다. 그런데 선거에 들어가면서 국민의힘 지도부 등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선거를 치렀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다른 방법이었고, 이게 결정적으로 낙선한 계기가 됐을 것이다. 전재수 당선인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서울 시민이 오 시장의 5선을 지지한 배경엔 부동산 세제 등 이슈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갈 뜻을 밝혔는데?

▲한마디로 오만한 거다. 집권 후 1년밖에 안 지나서 그런지 아직 힘을 못 빼고 있는 거다. 지금까지 여러 선거마다 대승한 영향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전체 광역자치단체장 기준 12대 4로 이겼으니 엄청난 승리를 한 것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싶을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데?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곰곰이 해석하면 여러 문제가 확인된다. 그중 공소 취소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특검을 통해 대통령 자신의 범죄 혐의·재판 문제를 아예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아예 확인 사살까지 했다.

“국힘은 그때나 지금이나 윤 어게인”
“TK 자민련으로 총선·대선 치르겠나”

이 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상당히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경청할 생각도 전혀 하지 않는다. 오히려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오만한 발상이 나온 것 같다.

-YS 재임 중 진행된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 원인은?

▲지방선거 전면 실시 자체가 문민정부의 가장 큰 업적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자유당은 전면 실시를 굉장히 반대했다. 그 이유는 정당이 실생활과 바로 연관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선거에 정당 공천을 하면 그 뜻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굳이 공천을 한다면 광역자치단체 관련 선거에만 정당 공천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일본 등 일부 지방자치 선진국처럼 기초단체 선거에는 정당 공천을 하지 않는 방식이 더 맞다고 봤다.

하지만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DJ)이 정계 은퇴를 번복한 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 김종필 전 총리도 민주자유당을 탈당해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DJ가 기초자치단체까지 정당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래서 여당이 선거를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 됐던 것 같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사퇴하지 않고 있다. 구 친윤계도 일각에서 요구하는 즉각적인 비대위 전환에는 소극적인 것 같은데?

▲한마디로 후안무치하다. 사람이라면 좀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정치인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그리고 남을 탓하려면, 스스로 겸손하게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장 대표는 명백하게 선거 패배에 절대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 아주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

당내 반대파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한 의원을 제명했다. 그런데 그 한 의원이 살아 돌아왔다. 그 한가지만으로도 장 대표는 그만둬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공천을 안 주려고 했던 오 시장도 살아 돌아왔다. 오 시장은 장 대표 등 지도부의 지원 유세를 차단한 후 완전히 무소속 정치인처럼 캠프를 차려 선거에 임한 후 승리했다.

장 대표는 국힘이 이긴 지역에선 전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자신의 고향이 있는 충청도 초토화됐다. 내세울 게 없다. 그러니 누구보다 먼저 사퇴했어야 한다. 그게 국민·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할 수 있는데도 좀 추하다 싶을 정도로 버티고 있다.

-역설적으로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질수록 구 친윤계의 영향력이 세지는 게 아닌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국민의힘은 중병에 걸린 환자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 중심 정당이 돼버렸다. 일명 TK 자민련이라고 한다. 그 TK 자민련으로 앞으로 어떻게 전국 정당화를 해 총선·대선을 치를 수 있겠는가? 국민의힘은 어차피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수구 집단이 돼버렸다.

그래서 오 시장·한 의원 등 개혁적인 인사들과 앞으로 큰 정치를 할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보수 세력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너무 병들어서 더 이상 이 당으로는 고쳐 나갈 수가 없다.

-개혁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화성시의원 1명만 배출했다. 이준석 대표 개인에 대한 지지가 당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지 않는 것 같은데?

▲그건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 정치는 소선거구제하에 양당제 구조가 고착화돼있다. 그래서 제3당이 자리 잡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대선에서는 이 대표 1명이 출마해서 분위기를 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전국 단위 선거다. 소규모 제3당이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세우기도 어렵고, 부각시킬 수 있는 요소도 적다.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생환만으로도 장 사퇴해야”
이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이유?

대통령 중심제 권력 구조와 소선거구제 등 우리나라 선거는 구조적으로 잘못됐다. 이를 바꿔야 한다. 소선거구제는 망국적인 지역감정과 양당제라는 폐해를 가지고 왔다. 구조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강한 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YS는 3당 합당 이후 소수 계파 수장이었다. 그런데도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당선됐고, 하나회 청산 등 굵직한 개혁을 단행했다. 그 비결은?

▲YS가 민주화 투쟁 시절부터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덕분이다. 그래서 소수 계파 수장이었다고 하더라도, 국민적 정통성·정당성·명분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고, 당시 민주자유당 내 민정계·공화계 등 권위주의 세력과 차별화될 수 있었다. 국민적 뒷받침 속에서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는 게 시대정신이었다. 이것이 YS의 의지와 딱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과 달리 이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이유는?

▲YS·DJ 간 단일화가 실패해서 1987년 대선에서 패배했다. 두 분이 1992년에 다시 대결하면서부터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게 됐다. 민주화를 열망했던 많은 국민으로서는 민주화 세력이 힘을 합쳐 정권을 창출한 후 그 흐름을 이어가리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한 후 제게 당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한번 힘을 합해 보자고 제안했다. 지난 2017년에는 제게 직접적인 참여도 부탁했다. 저로서는 YS의 위치를 확실하게 민주 세력에 소개해 상당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꼭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는 않았다. 민주당 중심 정치만 했을 뿐, YS 관련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바로 민주당을 탈당했던 것이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이 아니었다면, 지금 청와대에 있는 게 아니라 옥고를 치르고 있지 않겠나. 그래서 말도 안 되는 공소 취소 특검을 통해 그걸 지우려고 하고 있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을 거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전쟁 중에는 재판을 안 받는다. 그런데 전쟁이 끝났으니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 대통령도 당연히 그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제가 이 대통령을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군부독재 당시 YS의 단식은 정치인 단식 상징이 됐다. 어느 순간부터는 정치인이 여론의 주목을 받으려고 단식을 한다.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당연히 엄청난 차이가 있다. 당시 아버님은 진짜 목숨을 걸고 단식하셨다. 무엇보다 언론이 강력하게 통제돼있었다. 그래서 한 줄도 보도할 수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목숨을 건 단식을 시작하셨고, 외신을 통해서만 보도됐다. 그때는 아버님께서 죽음을 각오하시고 23일이나 물과 소금만 드시면서 단식하신 것이다.

가족 입장에서 볼 때는 정말 심각했다. 하지만 정권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그것밖에 없었다. 그에 비하면, 요즘 정치인의 단식은 웰빙·건강 단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단식이라고 표현하기도 민망하다. 그러니 국민이 그걸 어떻게 바라보시겠는가? 하나의 세리머니에 불과하니, 파급력이 전혀 없는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 맡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저는 2012년에 현장 정치를 마무리했으니, 정계 은퇴를 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 이후 아버님은 2015년에 돌아가셨고, 재단이 만들어지면서 제가 기념 사업을 맡았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서 맡은 것이다. 앞으로도 해야 하는 일이다.

몇 년 후면 70세가 된다. 15~20년 정도 일 할 수 있다면, 몇 가지가 있을 것이다. 아버님께서 해오셨던 민주화·문민정부에서의 훌륭한 개혁 등을 많이 알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너무 많이 망가진 지금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치 학교를 만드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 김용태·김재섭 의원과 그외 상당히 능력이 있는데도 수도권에서 전사한 청년 정치인들을 약 30명 정도 모아서 1주에 한번씩 등산도 가면서 교류한다.

이들이 제도권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후견인 역할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일을 하고 있다.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이 우리나라에서도 세워질 수 있도록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다. 제대로 정치를 배워 정치권에 진출하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재단에서 그런 곳을 한번 만들어봤으면 좋겠단 포부가 있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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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이 올랐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총리에게 쥐어진 이재명이라는 칼날은 분명한 자산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독으로 작용할지, 득으로 작용할지 조금씩 해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긴다. 정치인은 외부를 향한 투쟁만큼 내부를 향한 투쟁에도 철저해야 한다”며 “이재명정부 국정 성공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위해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더 끈끈한 당청 관계 이어 “이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절대 과제인 이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먼저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1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검찰개혁 엇박자, 6·3 지방선거 전략 등 정청래 전 대표의 과오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는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어내겠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지도부의 노력을 동지적 관점에서 치하한다”면서도 “결과 책임은 정치와 정당의 기본 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박하고 엄격하지 않으면 우리는 총선 패배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절박한 긴장감과 매서운 엄격함으로 당 대표 교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올바른 노선하에 당과 당원과 지지층을 통합하고 총선 승리로 달려가겠다”며 “1인1표 당원주권 행사에 모든 당원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압도적 결의로 당의 리더십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정부 초대 총리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국정 운영과 실무를 뒷받침해 온 경력을 필살기로 ‘검증된 파트너십’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역할’ 재정의 검증된 파트너십 호소 그는 최근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제1국가 과제”라며 적극 힘을 실었다. 국회 복귀 첫 지역 일정으로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주요 지역인 충북 청주를 선택하며 이 대통령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출마 선언 이후 김 전 총리는 연달아 정책 토론회를 열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의제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검찰개혁이나 당원 주권 강화에 쏠려 있던 민주당의 흐름을 여당다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 ‘균형발전을 넘어 지방주도성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어 언론, 지역주도 성장, 금융 분야를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4가지의 개혁 과제로 꼽으며 연속 토론 기획에 나섰다. 국민 삶과 직결되는 주제를 전당대회에서 다루기 위한 ‘어젠다 세팅’이라는 게 김 전 총리의 설명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강성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여권 강성 지지층의 최우선 의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김 전 총리의 선명성이 상대적으로 흐려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는 점 역시 ‘이정부의 대리인’ ‘하수인’ 등 수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당대회의 필살기로 점찍은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논의를 “제헌절 전에 끝내자”며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강성 개혁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검찰개혁의 동지 김용민 의원과 함께 뜁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김용민이 정청래고, 정청래가 김용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 전 대표는 “김 의원께서 검찰개혁이 더 절실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고 대신 제게 본인이 구상한 개혁 지도를 완수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의 혁혁한 공로자인 김 의원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선명성? 그러면서 “김 의원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비롯한 사회대개혁 지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용민과 정청래가 손잡고 함께 달리겠다. 김용민과 정청래의 의기투합! 응원해 주고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대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나”라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선 더 이상 당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이견이 노출되면 민주당이 정한 수사 기소 분리의 대원칙 등에 대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누가 당원주권정당 1인1표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 누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이 대표 시절 주도했던 1인1표제와 검찰개혁을 필두로 선명성을 부각했다. 김 전 총리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잡되 혼란과 공백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입장이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와 토론에 중점을 맞춰 여러 이야기를 두루 듣겠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의 일 처리 스타일과 선을 그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역임 시절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라며 “폐지안을 기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 입장을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지침으로 여러 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 뜻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짜 ‘여당’ 정 심판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지키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외부적 통제와 엄밀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분노한다”며 “개혁은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이 국민 앞에 더 투명하게 서게 하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와 투명한 검증의 원칙은 검과 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살인범 편들기라는 <조선일보>식 프레임은 조잡하다”며 “자극적 언어에도 금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친정부 이미지가 오히려 김 전 총리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핵심은 안정성이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정부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관리형 여당 대표’ 이미지가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할 때도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만들어낸 여러 성과가 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어 “제일 높이 평가하고 싶은 건 자살자 감소”라며 “올 초 통계부터 보면 월간 수백명 단위로 자살자가 줄었다.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여당 다운 여당”과 “현재 당내에서 제가 총선, 대선, 지방선거를 다 직접 총괄 지휘해 보고 승리까지 이끌어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갖고 있는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한다. 2년 후 총선이라는 빅 이벤트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김 전 총리의 안정형 기조가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대로라면 총선 필패’ ‘여당으로서의 책임’ 등을 외치고 있다. 지난 1년 민주당의 키를 쥔 선장에 대한 일종의 심판론”이라며 “2028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승리가 최우선이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 전 대표의 ‘자기 정치’라는 꼬리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8년 총선 이대로 괜찮을까? 김 “폭탄 선언식으로 안 돼” 모든 선거의 승패는 결국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민주당의 강경한 기조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과제로 ‘실용 통합’과 ‘외연 확장’을 제시했다. 김 전 총리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중도로의 외연 확장 기조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일시적인 갈라짐이 있을 경우 통합했고, 지금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연대하지 않나. 그리고 국민회의로 집권한 뒤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어 중도·보수 인사를 대폭 영입했는데 이게 확장”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이 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혁신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거대 책임 정당인 민주당으로 성격이 같은 세력들이 결합할 때는 다 흡수 합당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시도한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폭탄 선언식으로 해서 일을 그르쳤다”며 “과욕이었다.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안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지 벌써 1년이다. 아직도 야당인 줄 알면 되겠나”라며 “이번 전대(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신임 지도부는 국민에게도, 대통령과 정부에도, 국회 야당에도, 정말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총선을 해볼 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도 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 “국민께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내셨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지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이정부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전당대회는) 누가 이정부와 협력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대표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선명성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혁을 꿈꿔온 당원들의 숙원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체제를 더 굳건히 하는 중단 없는 개혁이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담 못해” 안갯속 당심 결국 ‘국정 안정 파트너’와 ‘당원 주권·개혁 선명성’ 중 어느 프레임이 당원 표심을 더 움직이는지가 이번 전당대회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뿌리 깊게 박힌 ‘정통성’과 ‘개혁 선명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김 전 총리의 남은 과제로 여겨지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겸공’ 찾은 김민석, 김어준도 우군으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유튜버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정청래 전 당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그의 라이벌인 김 전 총리에게 해명의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당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일 김 전 총리는 방송을 통해 자신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1초 늦었다”고 말했다. 김씨도 “감기약 먹고 일부러 안 온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면서도 “소모적으로 계속할 일은 아니기에 이것부터 털고 가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이 있다”며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 전 총리를 향해 ‘감기약 성분 의혹’을 제기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같은 김씨의 태도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그가 정 전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거나, 한쪽으로 쏠린 기조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