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삼청동 도로시 살롱에서 작가 윤종석의 개인전 ‘모든 흔적에는 이유가 있다’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마음과 눈길을 끈 풍경을 그림으로 작업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풍경을 그대로 그린 게 아니라 작가가 작품에 붙인 ‘차경’이라는 제목처럼 풍경을 ‘빌려와’ 소재로 삼아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윤종석의 풍경을 한마디로 소개하긴 어렵다. 단순한 듯하면서도 복잡하고 절제된 듯하면서도 자유분방하며, 차가운 것 같으면서 뜨겁다. 또 차분한 듯 격렬하고 격정적인 듯 담담하다. 분명히 풍경을 그렸는데, 다시 보면 다양한 도형으로 만든 구성 같은 느낌이 든다. 자연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조형 같기도 하다. 풍경인데 추상 같고 추상 같은데 풍경이다.
자연에
처음부터 윤종석에게 풍경이 매력적인 소재였던 건 아니다. 어느 날, 오랜 여행길에서 끊임없이 마주치고 스치는 풍경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아무런 준비도 없는 내 가슴속으로 훅훅 들어와 가슴의 온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생각의 작동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과 인간, 농부가 의도치 않게 만들어 놓은 선과 색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산, 하늘, 바다, 들판이 만들어내는 형태와 색, 그리고 거기에 농부의 경작이라는 인간의 손길이 더해져 변형되고 변주됐다.
그렇게 변한 자연 풍경은 작가의 눈과 마음을 건드렸고 다양한 감정을 일으켰다. 풍경이 작가의 눈과 마음을 스치자 그 흔적으로 감정이 남은 것이다. 그 순간 작가에게는 ‘풍경을 보고 마음이 느낀 감정’을 그려야 한다는 숙제가 생겼다.
그대로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사회 문제보다 내면에 충실
윤종석의 색면 풍경은 주사기를 이용하던 기존의 치밀하고 촘촘했던 점 작업과 선 작업에 비하면 표면적으로 매우 단순하고 간결해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만큼은 점 작업과 선 작업 못지 않게 치밀하고 촘촘하다. 자연의 풍경이 자연과 시간, 자연과 인간의 시간 그리고 역사의 협업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윤종석의 풍경은 또 다른 방식으로 자연과 인간인 작가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면의 형태를 만드는 선은 작가가 공들여 그어 만들지만, 면을 채우는 색은 자연의 중력과 인간의 장력이 만들어내는 우연의 결과다. 7~8개의 물감으로 선을 긋고 일정한 힘으로 밀어 색면을 만드는 일은 우연으로 원하는 결과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반복할 수밖에 없다. 실제의 풍경, 작가가 이동하던 중 속도감과 함께 스쳐 간 풍경, 그렇게 스친 풍경의 인상과 잔상, 스쳐 지나간 감정과 흔적은 간결해 보이는 색면의 풍경에 담담하고도 강렬하게 응축된다.
윤종석은 자기 자신과 사회,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직간접적으로 작업에 담아 표현해 왔다. 하지만 최근의 풍경 작업에서는 사회 문제에 대한 의식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좀 더 내면으로 파고들어 스스로에게 충실해지려 했다.
도로시 살롱 관계자는 “이제 윤종석의 작업에서 주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대신 그의 눈길을 잡아끈 풍경을, 풍경의 흔적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재로서의 풍경을 윤종석의 방식으로 어떻게 화면에 시각적으로 옮길 것인지, 어떻게 새로운 시각 언어로 표현할지는 작가의 고민이자 과제”라고 덧붙였다.
인간이
그러면서 “작가는 그 답을 색과 면에서 찾았고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묘한 매력으로 색면 풍경을 완성해 가고 있다. ‘감정의 온도’로 시작해 ‘차경’ 그리고 ‘피안’으로 차근차근 넘어가고 있는 작가의 색면 풍경은 구상에서 점차 비구상, 추상으로 넘어가면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윤종석만의 새로운 언어의 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렇게 모든 흔적에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자료·사진= 도로시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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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석은?]
▲학력
한남대 미술교육과 졸업(1997)
한남대 대학원 미술학과 석사 졸업(2000)
▲개인전
‘시선이 만든 세계’ 아트이슈프로젝트(2025)
‘나의 계절’ 히든엠갤러리(2025)
‘시간의 그림자’ 갤러리레오(2025)
‘윤종석의 윤종석전’ CL 아트(2024)
‘창백한 푸른점’ 호리아트스페이스(2023)
‘감정선 Emotional Lines’ 도로시살롱(2023) 외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