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 과태료 부과됐다더니⋯” 정보공개청구마저 기각된 사연

전기차 충전구역 위반 신고 34차례
남양주시 “이용자 특정 우려 있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수십회 반복되고 있는 전기차 충전구역 주차 위반을 신고한 시민이 과태료 처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보공개청구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관할 지자체는 “신고자와 정보공개 청구인이 동일인지 알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원인 A씨는 과거의 유사 행정심판 및 재결례, 법원 판례 등을 첨부해 이의신청을 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A씨와 관할 지자체인 남양주시청과의 충돌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주 중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구역 대상이 아닌 렌터카가 지속적으로 주차돼있어 신고했던 것. 그에 따르면 총 34차례 신고(지난 16일 기준)했고 남양주시청으로부터 수용, 과태료 10만원 부과 등의 안내문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차주는 과태료 부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주차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A씨는 “말로만 그런 건지 운전자가 과태료를 내고는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정보공개 거부 및 이의신청 기각시키는 남양주시’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차량은 2024년식 이후 5세대 싼타페로 추정된다. 현행법상 전기차 충전구역은 전기차 또는 외부 전원으로 충전 가능한 하이브리드차만 이용할 수 있도록 돼있다. 그러나 국내 공식 판매 자료에서 5세대 싼타페는 가솔린과 일반 하이브리드 사양만 확인된다.

남양주시청이 회신한 이의신청 결정서에는 “과태료 부과 자료를 공개할 경우, 차량 소유자의 사회적 명예 등 부당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비공개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그는 “다른 내용을 추가해 소극행정 신고도 제기해 봤지만 소극행정 민원이 기존 업무 담당자에게 배정된 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관가에서는 관련 민원이 전기차 충전구역 과태료 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로 넘어가는 것 자체는 행정 실무상 이례적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남양주시 정보공개제도 운영 지침은 접수 후 담당 부서 배정과 공개 여부 검토·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본청 기록관리팀뿐 아니라 각 부서 담당자에게도 접수 권한이 부여된다.

소극행정 신고도 반드시 감사 부서에서만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신문고 민원 안내에 따르면 위법·부당 여부를 따져야 하는 사안은 감사부서 등에서 처리될 수 있지만, 민원 내용이나 신청 취지상 실무 부서 답변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담당 부서에 배정될 수 있다.

민원 배정 문제와 별개로 일각에서는 전체 비공개가 된 경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안전신문고 답변에서 ‘과태료 부과’ 취지의 안내를 받은 이상 신고자 입장에서는 실제 처분 여부를 확인하려는 요구가 나올 수 있지만, 관련 자료가 비공개될 경우 이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보공개법 제3조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같은 법 제14조도 공개 가능한 부분과 비공개 대상을 분리할 수 있을 때는 비공개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청 관계자는 지난 17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분공개로 개인정보를 가리더라도 청구인이 보유한 자료와 결합하면 특정 차량의 과태료 부과 여부를 식별할 수 있다”며 “만약 이를 온라인 등에 공개할 경우 사생활 노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구인이 안전신문고 민원번호 등을 기재했고, 심의위원들이 이를 차량 식별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과태료 부과 내역 공개 시 개인의 법률 위반 사실이나 사생활, 사회적 명예에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고 봐 비공개 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정 조치 여부는 담당 부서에 문의해야 할 부분이고, 저희는 해당 정보공개 제도를 운영하는 부서”라며 “특정 구역의 주·정차 단속 부과 금액이나 현황처럼 차량 식별정보를 제외한 통계자료는 공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해당 차량이 렌터카라 소유주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심의에서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고려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장기렌트일 가능성도 있는 데다 반복 주차 정황상 인근 거주자일 가능성을 고려하면 렌터카라도 이용자가 특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설명은 정보공개청구가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행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라 하더라도, 특정 차량에 대한 행정 처분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점검하려는 요구와는 구분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즉 정보공개 절차에서는 해당 정보가 공개 대상인지, 제3자의 개인정보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지가 우선 고려된다는 의미다.

결국 쟁점은 시민 신고자가 안내받은 행정 처리 결과를 어느 범위까지 신뢰할 수 있느냐다.

안전신문고 답변상 과태료 부과 안내를 받았음에도 위반 정황이 반복될 경우, 행정 처분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로서는 특정 차량의 부과·납부 상태를 공개하는 게 개인의 법 위반 사실 등을 외부에 알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입장이다.

과거 관련 행정심판 재결례에서도 사안별로 판단이 갈렸다.

지난 2023년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안전신문고로 신고한 장애인전용구역 주차위반 과태료 대장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와 관련해 위반 사실과 과태료 부과 여부, 처분의 처리 상태는 개인정보와 분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소유주 정보와 차량 정보 등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에 대한 비공개 처분을 취소했다.

반면 지난 2021년 다른 재결례에서는 특정 불법 주·정차 차량의 과태료 부과 여부에 대한 비공개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당시 위원회는 차량번호와 차종 등으로 이미 특정된 경우 식별정보를 삭제하더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해 소유자를 알 수 있고, 과태료 부과 여부가 공개되면 차량 소유자의 사회적 명예 등 사생활 영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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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태리 석유 재벌 행세’ 이상한 경찰 수사 내막

[단독]‘이태리 석유 재벌 행세’ 이상한 경찰 수사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에서 일어난 ‘장윤기 사건 증거인멸’ 논란으로 경찰 조직이 시험대에 올랐다. 피의자 가족이 나서서 증거를 없애고 이 과정에 주변 경찰이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이 사건으로 검찰청 해체 이후 수사 권력을 한 손에 쥘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한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던 남자에게 살해됐다. 여학생을 구하려던 남학생은 크게 다쳤다. 경찰이 범인을 검거했고 사건의 심각성에 따라 얼굴을 공개했다. 생떼 같은 10대 여고생의 황망한 죽음에 국민은 경악했다. 하지만 국민이 더 분노한 지점은 따로 있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비위 의혹은 경찰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조직 명운 달렸다 장윤기 사건에서 수사 기밀 유출, 증거인멸, 초동수사 부실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장윤기의 혐의를 경찰이 나서서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장윤기에게 강간·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형량이 더 높은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할 케이블 타이 등의 증거를 경찰이 없앴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났다. 현재 정치권은 해체될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남겨둘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심지어 여권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로 경찰의 부실 수사 문제가 확인되면서 권력을 한쪽에만 과도하게 몰아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부상하고 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 유착 의혹을 두고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말한 것은 조직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최대한 불식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게 중론이다. 안 그래도 검찰청 해체로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 이번 일로 그동안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 수사를 의심하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023년 8월 공동대표였던 하모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한 R스타트업의 이모 대표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 대표는 하씨가 회사를 그만둔 이후 단독대표가 돼 R스타트업을 떠안았다(<일요시사> 1493호 ‘<단독>스타트업 대표 1000억대 역외탈세 의혹’). 앞서 두 사람이 공동대표일 무렵 R스타트업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마스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있던 때였다. 하씨는 마스크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했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필리핀의 법인을 이용해 수급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한 회사와 판매 계약까지 체결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사업은 ‘마스크를 수급할 수 없게 됐다’는 하씨의 말에 흐지부지됐다. 이후 마스크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고 하씨는 R스타트업을 떠났다. 2022년 3월경에는 서로 연락도 끊겼다. 하씨의 회사 이메일 계정도 이 시기에 정지 조처됐다. 회사와도, 사적으로도 이 대표와 하씨의 관계가 끝난 것이다. 상황은 2023년 6월 이 대표가 하씨의 이메일에서 석연찮은 점을 발견하며 반전됐다. 장윤기 사건으로 신뢰 바닥 새로운 자료 찾아도 시큰둥 이 대표는 하씨의 이메일을 통해 흐지부지된 줄 알았던 마스크 사업이 몰래 진행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하씨가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마스크를 수급하고 수출해 상당한 돈을 벌었다는 사실도 이 시기에 알게 됐다. 극심한 배신감을 느낀 이 대표는 하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인천 연수경찰서에 고소하기에 이른다. 연수경찰서는 하씨의 마스크 거래 규모를 1000억원대로 판단했고 수사를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로 넘겼다. 이 대표에 따르면 당시 연수경찰서에서 추정한 하씨의 마스크 거래 규모는 1400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하씨는 회사(R스타트업) 메일 계정을 이용해 마스크 거래를 진행했다. 그사이 회사에는 일언반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를 더욱 화나게 한 건 경찰의 태도였다. 처음 사건을 맡은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는 미진한 수사 태도로 이 대표의 불만을 샀다. 이 대표는 “하씨가 한국에 있지도 않은데 출국금지를 걸지를 않나, 경제범죄를 수사하면서 CFO가 뭐냐고 묻질 않나, 이렇게 많은 양의 자료를 제출했는데 고소인 조사를 20분밖에 하질 않나, 수사 자체가 엉망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는 2024년 2월 말 하씨를 불송치 처분했다. 하지만 인천지방검찰청(이하 인천지검)의 판단은 달랐다. 인천지검은 필리핀과의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하씨와 가족의 해외 계좌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찰의 불송치에 대해 보완수사를 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때가 2024년 3월이다. 경찰 수사에 답답함을 느낀 이 대표는 하씨와 관련된 자료를 이 잡듯이 뒤졌다고 한다. 특히 하씨의 회사 계정으로 오간 이메일을 꼼꼼히 살폈다. 그 결과 하씨가 카카오뱅크를 통해 6개월 동안 거래한 내역을 찾아냈다. 이 대표는 거래 내역에서 가족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돈이 여러 차례 오간 것을 발견했다. 이 대표는 “2024년 5월에 거래 내역을 발견해 바로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이 나를 조사에 부른 건 (그해) 8월경이었는데 그때까지 거래 내역에 대한 어떤 수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보다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수사 권한도 없는 일반인이 이 정도로 자료를 찾아 건넸으면 좀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일반 국민은 경찰보다 계좌 접근 권한이 제한돼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고소 이후 3년 지나 하씨와 그 가족의 필리핀 계좌를 보기 위한 국제 공조에도 시간이 지체됐다고 토로했다. 검찰에서 보완수사를 요구한 때가 2024년 3월29일이었는데 그해 7월에서야 공조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처음 고소인 조사를 받을 때부터 필리핀 법인 이야기를 숱하게 했다. 필리핀 법인에 보낸 은행 송금증, 해당 필리핀 법인이 운영하는 SNS 내용, 현지 언론 기사까지 제출했을 때는 나 몰라라 하다가 보완수사가 떨어지고 나서야 공조를 진행하면 기다리는 고소인은 답답해서 죽는다”고 말했다. 하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써준 사실확인서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해당 인물이 사실확인서를 써준 이후에 하씨와 함께 사업한 의혹이 있다. 이런 사람이 써준 사실확인서를 믿을 수 있나. 경찰 조사에서 이 부분을 상세하게 진술했는데 ‘고소인은 ○○○의 사실확인서를 믿을 수 없음’ 이렇게 한 줄만 적었더라. 근거를 가지고 말했는데 경찰은 나를 ‘우기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대표가 경찰에 제출한 자료로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에서 하씨를 불송치 처분할 때 근거가 됐던 내용을 다시 들여다볼 여지가 생겼다는 점이다. 당시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는 불송치 이유로 ▲(하씨가) 거래대금을 몰래 착복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고 ▲실제 거래가 성사된 사실이 없다면서 배임 혐의를 부인한 점 등을 들었다. 이때 ▲미국 A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필리핀 법인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점 ▲미국 A사 측의 거래 취소 요청 이메일 ▲계약 관련자의 사실확인서 등을 ‘혐의없음’의 근거로 제시했다. 즉, 경찰은 하씨가 마스크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마스크 사업으로 수익을 본 것도 없고 그러니 배임 혐의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 거래 내역은 마스크 사업 과정에서 돈이 오간 흔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고, 사실확인서 역시 동업 관계에서 나왔기에 그 배경을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 자료만 제대로 봤어도 수사가 달라졌을 것이라 확신한다. 경찰의 결론 자체를 뒤집는 자료 아닌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이 대표는 하씨의 카카오뱅크 거래 내역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의 정체를 밝혀내기에 이른다. 하씨가 마스크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수급을 담당한 업체가 있는데, 그곳의 대표와 이름이 같았던 것이다. “확인해 달라” 호소에도… 또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하씨가 2억4000만원에 이르는 신용 미수 거래를 한 내역도 찾아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했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신용 미수 거래금이 2억원이 넘는다는 건 담보 제공 현금이 1억5000만원 이상 있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사장 이름을 알아낸 것도 그렇다. 대단한 기술을 쓴 것도 아니고 거래 내역에 있는 사람 이름과 다른 단어를 인터넷에서 조합해 검색했더니 내용이 나왔다. 이건 내가 다 수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경찰은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에서 2계로 수사팀을 한 차례 바꾼 것 빼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4월30일 ‘수사 중지’를 결정했다. 국제 공조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게 근거였다. 이 대표는 하씨의 거주지 주소가 바뀐 것을 지적하면서 ‘이송’을 요청했지만 ‘보완수사 중에는 관할지 이송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후 수사는 1년 넘게 멈춘 상태다. 이 대표는 국세청에도 관련 내용을 제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국세청에 같은 자료를 냈는데 국세청은 조사를 진행한 뒤 하씨가 ‘탈세를 한 게 맞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경찰에 그 사실을 알리자 ‘국세청 관계자와 통화했는데 사건과 관련 없다고 말했다’고 하더라. 국세청에 확인했더니 ‘기밀이라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는 말이 돌아왔다. 왜 거짓말까지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그사이 하씨가 다른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9~10월경 가상자산 전문 매체 기사에서 하씨의 영어 이름을 발견했다. 하씨가 ‘키키캣 코인’이라는 걸 만들었는데 이게 사기라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하씨가 코인사업을 하면서 ‘이태리 석유 재벌의 아들’인 척했다는 글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불송치했다 보완수사 결정 “그건 1계에서 처분한 것” 이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하씨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는 도중에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뜻이 된다. 이 대표는 “(키키캣 코인의) 시가총액이 1억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 100만달러까지 떨어진 걸로 안다. 키키캣 코인을 구매한 사람들이 모인 단체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는데, 지금은 피해자 방이나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중지된 수사를 재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하씨의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사실도 발견했다. 그는 “하씨와 거래한 마스크 제조업체는 여러 곳인데 수출을 진행한 곳은 하씨 동생 명의의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된다”며 “이 내용을 근거로 수사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경찰은) ‘규정 위반’이라고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 규칙 제102조(수사 중지 사건 수사 재개)는 ‘경찰은 수사 중지된 사건의 피의자를 발견하는 등 수사 중지 사유가 해소된 때에는 …(중략)… 즉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경찰과 이 대표의 주장이 엇갈린다. 경찰은 수사 재개에 필요한 요건을 국제 공조 수사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는데 왜 수사를 재개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필리핀과의 국제 공조 결과가 아직 회신되지 않았다는 건 하씨의 해외 (계좌) 자료가 필요한 일부 수사에 제약이 있다는 뜻일 뿐이다. 하씨의 마스크 사업 규모를 확인하는 정도에 필요한 자료”라며 “하씨의 여동생이 페이퍼컴퍼니를 갖고 있다는 의혹은 수사가 시작된 이후 3년여 동안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다. 수사를 재개하고 관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계 담당자는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올 때까지 수사를 재개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하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언제쯤 올 것으로 예상되냐는 질문에도 “알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또 앞서 하씨를 불송치한 내용에 대해 거론했을 때는 “그 부분은 1계에서 처분한 것”이라며 “우리(2계)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 이후 수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소인이 제출한 자료는 경찰 수사 규칙에 따라 사건 기록에 편철해 놨다”며 “국제 공조 수사 결과가 없어도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지 국수본(국가수사본부)에 질의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수사가 길어지는 사이 하씨가 또 다른 일을 벌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 아닌가. 피고소인이 현재 받는 업무상 배임 혐의 외의 별건 수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가 담당 수사관에게 언급한 하씨의 코인 사업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