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간인 수용 사전 조치’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내란 동조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이 12·3 내란 당시 사실상 동조했음에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국가 세력 체포’를 위한 수감 시설 비우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게 핵심이다. 일부 정황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공소장에서 확인된다. 실제 법무관리관실 간부들은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체포해야 할 인사들의 명단을 불러줬다. 수감 시설로 거론된 곳은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였다. B1 벙커는 수십명 또는 사람을 가두기엔 적절치 않은 공간이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결수용자들을 이감하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해제됐는데…

비상계엄이 국회에서 해제된 건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3분경이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선포되자마자 여 전 사령관에게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조국, 김민석, 박찬대, 김민웅, 김명수, 김어준 등 10여명을 체포하라. 경찰에 연락해 대상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일단 국회로 출동하라”고 지시했다. 여 전 사령관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경찰에서 위치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해 12월3일 오후 11시, 여 전 사령관은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100명, 국방부조사본부에서 100명이 오기로 했으니 합동수사본부를 빨리 구성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받은 명단인데,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조해주, 조국, 양경수, 양정철, 이학영, 김민석, 김민웅, 김명수, 김어준, 박찬대, 정청래 등 14명을 신속하게 체포해 수방사 B1 벙커로 이송하라”라고 지시했다.

방첩사 수사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듣고 갸우뚱했다. 수방사 B1 벙커는 수십명을 구금할 장소로 적합하지 않은 게 이유다. 통상 구금 시설은 문을 밖에서 잠글 수 있는 구조임과 동시에 내부에 화장실이 설치돼있어야 한다. 수방사 B1 벙커는 이 같은 구조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단장은 구민회 전 방첩사 수사조정과장에게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하달하면서 체포 명단 14명을 체포한 뒤 ‘수방사 B1 벙커’가 아닌 ‘구금 시설’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구 전 과장은 이때부터 수도권에 있는 구금 시설을 찾기 시작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05분 구 전 과장은 김성곤 전 국방부조사본부 기획처장에게 전화해 “수도권에 군이 사용할 수 있는 구금 시설이 어디 있냐”고 물었으나 국방부조사본부는 비상소집도 끝내지 않은 상태였다. 방첩사에서 요청한 수사관 100명 선별 작업도 마치지 못했을 정도다.

김용현으로 시작된 지시 조사본부장이 보고 받고 최종 승인
수방사 B1 벙커 아닌 타 수감 시설 알아보러 이곳저곳 연락

구 전 과장은 오후 11시42분 김 전 처장에게 재차 전화해 수도권 내 구금 시설 현황을 빨리 알려달라며 재촉했다. 이에 김 전 처장은 수도권 내 구금 시설인 수방사 군사경찰단과 수도군단 군사경찰단 미결수용실에 각각 3명의 미결수용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때부터 미결수용자 6명 중 수도병원에 입실한 1명을 제외한 5명을 국군교도소로 이감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됐다.

김 전 처장은 백철기 전 수도군단 군사경찰단장과 통화했다. 백 전 단장이 “이감하려면 군검사의 ‘이감 지휘서’가 필요하다”고 하자 그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에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김 전 처장은 오후 11시51분에 정모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군사법정잭담당관(대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결수용자들을 이감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 시간이기도 했다. 정 대령과 통화한 직후 김 전 처장은 김창학 전 수방사 군사경찰단장에게 전화해 법무관리관실과 협조가 이뤄진 것처럼 언급했다.

다음날인 12월4일 오전 12시2분경 국방부조사본부에서 수방사 및 수도군단 군사경찰단에 ‘00시부로 이감 준비 지시’를 하달했다. 앞선 내용은 모두 박헌수 전 국방부조사본부장에게 보고됐고 박 전 본부장은 이를 승인했다. 이는 박 전 본부장의 공소 사실에도 포함돼있다.

군사법원법 제126조(피고인의 이감)는 ‘군검사는 군사법원(항소심의 경우에는 고등법원을 말한다)의 허가를 받아 구속된 피고인을 다른 교도소에 이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46조 따라 이 조항은 피의자의 구속에 준용된다. 구속된 피의자를 다른 구금 시설로 이감하기 위해서는 군사법원의 허가에 따른 군검사의 이감 지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법무관리관실은 군검찰 및 군사법원 업무를 지휘·감독한다. 국방부 법무관리관 산하 군사법정책담당관(대령), 규제개혁법제담당관(4급), 송무소청팀(4급)이 있는데, 이 중 군사법정책담당관실이 해당 업무를 담당한다. 정 대령이 김 전 처장과 2회 통화하는 과정에서 미결수용자 이감 지휘에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은 수사 기록과 윤석열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증인신문조서에도 적시돼있다.

법무관리관실 동조···미결수 5명 국군교도소 이감 절차 진행
관련자들 솜방망이 징계받거나 내란 직후 전역해 처벌 회피

실제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의결되기 직전인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경, 방첩사는 수방사 미결수용실을 방문했고 그 무렵 정 대령은 수방사 군사경찰단 담당자에게 미결수용실 수용자 이감 지시 예정임을 통보하기까지 했다. 정 대령의 상급자는 홍창식 전 법무관리관이었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인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18분경, 미결수용자 이감 준비 중단 지시가 전파되면서 실제 이감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중단지시가 전파되기까지 수방사 군사경찰단은 자고 있던 미결수용자 2명을 깨워 전투복으로 갈아입게 한 뒤 짐을 챙기게 했다.

특히 미결수용실 근무자들이 3교대로 근무할 수 있게 준비하는 등 이감에 필요한 사전 조치를 실행했다. 향후 민간인이 미결수용실에 구금될 상황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같은 조치가 법무관리관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군 안팎의 지적이다.

정 대령은 채 해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의 오른팔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비상계엄 뒤인 지난해 3월 전역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2023년 8월 채 해병 사건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수상한 통화기록이 확인돼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현재는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을 변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12·3 내란 당일 국무회의가 끝나고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에게 “비상계엄 상황에서 수용 공간 확보가 필요하므로 교정본부 산하 구치소 등 교정시설의 수용 현황 및 여력을 파악하라”고 했다.

법무부 교정당국은 서울구치소 등에 수용공간 마련에 나섰고 과밀수용 상태인 구치소·교도소에 총 3600명의 추가 수용이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박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

수사 안 됐다

합동참모본부의 ‘계엄실무편람’에 따르면 계엄군사법원 관할 민간인 미결수·기결수는 일반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용한다고 돼있다. 법무부 ‘충무계획’에도 비상시 단계별 충무 사태 선포에 따라 교정시설 방호력 확보를 위해 미결수·기결수를 잠시 석방하는 ‘비상시 석방 제도’는 있어도 민간인 구금을 위한 수용 공간을 확보는 찾아볼 수 없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장관의 지시가 부당한 지시였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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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의문 가득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0년 넘게 유지된 우리나라 형사제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때부터 힘을 키워온 경찰은 이번 개정안으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 동시에 경찰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을 믿을 수 있나?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제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만 갖는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래 72년 만에 가장 큰 사법체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격변하는 형사제도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했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오는 10월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해 온 검찰개혁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는 공소 제기와 재판 유지만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청와대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막는 한편, 피해자와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여당 주도 본회의 통과 이 대통령은 거부권 대신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라고도 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등 법안 공포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찰’이 놓였다.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가 깨지면서 경찰에 실리기 시작한 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라는 견제 기능을 남겨둘지를 두고 진통이 상당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만큼 경찰에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은 그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실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반대가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2.5%가 ‘검찰에 보완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3.8%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73.1%로 가장 높았고 서울 64.7%, 호남권에서도 59.9%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남녀노소, 지지 정당,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쪽에 손을 든 것이다. 존치 의견 우세해도… 존치 찬성자들은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의심했다. 검찰보다는 경찰이 국민과의 접점이 더 넓은 상황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감도 없지 않았다. 장윤기 사건은 지난 5월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장윤기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내용이다. 이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간 남학생도 크게 다쳤다. 장윤기와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지면서 ‘묻지마 범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에 경찰인 그의 아버지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사건에 개입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없앤 리얼돌은 성범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졌다. 10대 여고생이 피살된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완수사권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모씨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피해자들 나섰지만… 김씨는 “세금을 내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왜 그들(범죄자)을 보호하고 감싸려고 하는지, 죄를 짓지 않은 피해자는 잘 모르겠다”며 “변호사와 검사도 반대하고 경찰도 난리 나고 피해자도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받는 피해자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전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경찰에 집중되는 거대한 권한을 걱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 의식으로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 비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이나 피해자로서는 내 사건을 저렇게 망가뜨려서 가해자, 피해자를 뒤집어 놓으면 자살하고 싶을 정도가 됐는데, 담당 경찰은 감봉 몇 개월하고 또 딴 데 가서 수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엄청난 힘” 우려하면서도 거부권 요구에 “심각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증거를 숨기고 없애 버리고 내 사건을 뒤집어서 반대로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냐. 전 자신이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가 발생하면 최소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등의 엄중한 책임을 언급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맡게 된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전국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참석한 지휘부 회상회의를 열었다. 형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개정 내용을 집중 교육하고 보강이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경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라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와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권고 사항 등을 포함한 촘촘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의 유일한 지향점은 국민이며 기준은 오직 법과 원칙”이라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 속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신 의심 극복되나 이 대통령의 당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일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부분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수사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