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을 선언하면서 106일간 이어진 전쟁이 종전 수순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다만 핵 프로그램과 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이 후속 협상으로 넘겨지면서, 일각에선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후 5시29분(현지시각)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이제 완료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과 미국의 해상 봉쇄를 즉각 해제하는 것도 승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게시글을 올려 “많은 미국 대통령들이 이란과 평화를 이루려 했지만 나 이전에는 모두 실패했다”며 “이 위대한 합의는 지역 전체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요일 합의 서명으로 해협이 기뢰 제거를 위해 개방되면, 이 지역과 전 세계를 위해 석유가 다시 양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재국인 파키스탄도 협상 타결 사실을 공개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엑스(X)에 “집중적인 대화 끝에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정이 타결됐음을 기쁘게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도 합의 사실을 공식화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국영방송을 통해 “미국과 이란 양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며 “약 15시간 동안 이어진 협상 끝에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성립됐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 이행은 서명 이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과 파키스탄 발표에 따르면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합의를 온전한 종전 협정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군사 충돌을 멈추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틀은 마련됐지만, 미국이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란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은 추가 협상으로 넘겨졌기 때문이다.
미국 측도 이번 합의를 조건부인 것으로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2일 백브리핑에서 “MOU 서명 이후 60일간 기술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란은 협상 자체로는 얻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핵물질 반출이나 핵 프로그램·시설 해체 등 의무 이행이 있어야 경제적 보상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번 합의는 사실상 휴전을 60일 더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가장 중요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 즉 이란의 핵 프로그램 향방과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다음 협상 단계로 미뤄졌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레바논 전선이 향후 합의 이행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합의 발표를 앞두고 이스라엘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자국 북부를 향해 발사체 3발을 쐈다고 주장하며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를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협상은 막판 불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후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왜 그런 공격을 해야 했는지 정말 화가 났다”며 “그는 판단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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