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김민석 당권 도전 막전막후

‘명심’ 업고 친정 접수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몰고 온 ‘책임론 후폭풍’과 당권 경쟁이 맞물린 탓이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민석 국무총리가 곧바로 빈틈을 파고들었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정치 행보가 아닌 당의 체질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는 일종의 기획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함에 따라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도 공식화됐다. 이재명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그는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고 이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었던
몸 풀기

김 총리는 한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고 인수인계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실상 당권 도전을 시사한 만큼 당원 주권과 민심을 앞세워 존재감 키우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 지명 직후 김 총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에 돌아가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 저는 대통령님께 총리직 사임과 민주당 복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으로 ‘대한민국의 황금시대’를 제시했다. 김 총리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은 우리 역사의 골든 에이지, 즉 황금시대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뉴딜 시대, 스웨덴의 복지국가 건설 시대처럼 대한민국을 대체 불가의 선도 국가로 우뚝 세우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그 첫 문을 열고 있다. K-민주주의 부활, 코스피 1만 임박, 글로벌 AI 허브 추진, 한류 열풍. 이 모두가 K-황금시대의 징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능한 여당, 유능한 민주당’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총리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을 확고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자 민주당 백만 당원의 사명”이라며 “국정 성공·총선 승리·연속 집권의 3대 과제를 달성하려면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거머쥔 강력한 실용 연합 민주당이 돼야 한다. 그것이 국민주권과 당원 주권 강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가진 집권 민주당의 각성과 긴장,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김대중에서 노무현, 문재인을 거쳐 이재명에 이르는 민주당 역사의 교훈은, 당정 일체와 민생 실용 확장 노선만이 성공과 연속의 길이란 것”이라고 부연했다.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거대 여당의 고삐는 물론 2028년 총선 공천권까지 쥐게 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오는 8월17일 치러질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김 총리를 민주당에 투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청래 지도부의 지방선거 결과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는 만큼 차기 총선 또한 정 대표 체제로 치른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다음 목표 유능한 민주당 만들기”
이미 계산 끝난 권력 투쟁 플랜

이 대통령이 직접 김 총리를 언급해 ‘김민석 투입설’을 뒷받침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 대통령이 김 총리에 대해 “이제는 또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언급한 것.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김 총리의 정말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해도 적정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이정부의 첫 번째 총리로 내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회복을 진두지휘한 김 총리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지난 1년 이정부의 성과는 사실상 김 총리의 성과라 불러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8월 전당대회는 사실상 ‘정청래 심판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심판론과 청와대에 맞서는 정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정 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모양새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격전지를 탈환하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선거 운동 초반만 하더라도 ‘15대 1 압승’ 등 민주당이 낙관에 젖은 것이 패착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당 역시 책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 내분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우리 당은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한 나머지 지역별 민심에 부합하는 전략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청 갈등, 조국혁신당 합당 무산 등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 대표와 각을 세우며 친명(친 이재명) 입장을 대변해 왔던 인물이다.

지방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정 대표를 향해 사퇴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호남 지역의) 일반적인 여론을 들어보면 ‘정청래 시대는 끝났다’고 한다”며 “당 대표 연임 반대 운동을 하겠다. 이 시각부터 당 대표에서 끌어내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날을 세웠다.

사면초가
정청래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직접 묻는 듯한 발언도 지도부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승패는 판단 주체마다 기준이 다를 것”이라면서도 “이겨야 하는 곳에서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 국민들의 경고”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 대표가 지방선거를 “전국적인 승리”라고 자평한 것과 달리 냉혹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이 여당을 향해 회초리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제사가 끝난 뒤 먹고 즐기고 놀 생각만 하면 되겠느냐”며 “마음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죽을 힘을 다하는 것과 딴마음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끝나고 2~3일은 저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집권당일 때와 야당일 때는 대응 양상이 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잘한 것은 잘했다, 못한 것은 못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 성찰할 것은 성찰하겠다고 공과를 냉철히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대해선 “대체 불가 대한민국, 대체 불가 대통령의 비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며 “당정청 간 원 팀, 원 보이스를 더욱 강화해서 일 잘하는 지방정부와 함께 일 잘하는 이정부의 성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 대표가 최고위원 회의를 마친 뒤의 한 발언이었다. 그는 “야당이 야당다울 때 지지하고 여당이 여당다울 때 국민은 항상 선택적으로 지지해 왔다”며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이 곧 하늘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해 친명계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밝히며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며 정 대표를 겨누는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문진석 의원은 “집권여당 대표 언어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우리 당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직격했으며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김유정 전 의원은 “이런 이야기는 사실은 야당이 하는 얘기다. ‘해보자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기다렸다”
광폭 행보

민주당이 내전을 벌이는 동안 김 총리는 전방위로 보폭을 넓혔다.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흘간의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했는데, 통상 환송 행사에 매번 참석하던 정 대표 대신 김 총리가 나타나면서 이목을 끌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정부 출범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매번 자리하던 민주당 지도부가 빠지고 김 총리가 등장하면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해당 사안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선거관리위원회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둬서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 국무총리의 참석은 장기간 순방 일정 수행에 따른 내각 차원의 업무지시 및 당부사항 등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호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권리당원 3분의 1이 분포한 호남은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앞선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 대표가 가장 많이 찾은 곳 역시 전북이다.

김 총리는 지난 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포럼을 찾아 “지금은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하는 시기”라며 “호남이 지방 주도 성장과 케이(K) 황금시대를 만드는 데 있어 중심이자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다시 해석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치 백수 18년 동안 전국을 유람해 보니 전북 익산이 그렇게 좋더라. 장모님이 편찮으셔서 얼마 전 익산에 조그마한 집을 하나 구했다”고 말해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겠다는 뜻을 은연중에 밝히기도 했다.

거세지는 ‘심판론’ 휘청이는 지도부
“권리당원 잡아라” 앞다퉈 호남으로

김 총리는 ‘유능한 민주당’을 앞세워 여의도 내 스킨십도 늘려가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을 만나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기대만큼 입법의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여당의 입법 추진에 대한 아쉬움 표현했다.

앞서 이 대통령 역시 입법 속도를 지적한 만큼 이정부 하반기에는 당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조 국회의장은 김 총리에 대해 “이정부의 집권 플랜을 설계하고 1기 내각을 이끌면서 안정감 있는 리더십으로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풍부한 국정 경험을 갖춘 중진 의원으로서, 향후 국회 복귀 시 우리 국회와 정치가 한발 더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친명계의 환영 속 복귀 준비를 마친 김 총리가 ‘이재명 후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정부 출범 이후 김 총리는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에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으나 “현재 김 총리의 체급은 이 대통령이 키워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024년 김 총리가 최고위원 도전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당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그를 많이 도와줬다. 라이브 방송에서 ‘김민석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냐’는 말 한마디에 1위를 굳히던 정봉주 전 의원을 꺾지 않았나”라며 “이제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궈낸 결과물로 당원을 설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당권 신경전이 날카로운 만큼 정 대표와 김 총리의 표심 끌어안기 행보 역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대표를 향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면서 당은 일촉즉발의 상태에 접어들었다.

김 전 부원장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쨌든 간에 지방선거를 패배했다. 사실상 패배하고 나서 거기에 대한 정리를 하는 게 우리 집권여당에서 국정을 운영하는 집행부(행정부)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거기에 대한 괴리감이 있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서는 1년간 열심히 청와대에서 일한 집행부에게 다소의 불만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 지도부를 저격했다.

친명계
총공격

‘이 대통령이 김 총리의 리더십을 칭찬한 것이 차기 당권에 대한 명심이라는 해석’이라는 질문에는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덕담과 맞물렸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 김 총리가 확정적으로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결정은 안 하셨지만, 세간에서 그렇게 다 해석하는 모습에서 조금 힘을 실어주기 위한 덕담이 아닌가, 저는 이렇게 저는 볼 수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다른 잠룡, 송영길 행보는?

보궐선거를 통해 인천 연수갑에 당선된 송영길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국회 입성에 성공한 그는 호남을 돌며 김 총리와 마찬가지로 핵심 인사와의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그런 송 의원은 자신의 역할과 관련한 모든 질문에 “정청래 대표의 거취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해석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지난 9일 민주당 전현희 의원 주최로 열린 ‘이재명정부 2년 차, 더 과감한 개혁이다’ 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청 관계는 같이 공동 운명체로 책임지는 것”이라며 “정당은 국민 눈높이나 민심을 잘 반영할 존재로서 민심이 관료 사회에 갇혀있지 않게 대통령을 설득하고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서로 분열과 갈등이 증폭되는 전당대회가 안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저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포용과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과 불필요한 갈등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긴밀한 신뢰로 협력해 개혁을 추동해 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 있다”며 “모든 개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집권여당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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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파전’ 민주당 전대 최대 승부처

‘2파전’ 민주당 전대 최대 승부처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후보와 그를 꺾으려는 김민석 후보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연일 두 사람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당원이 밀집한 호남과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승패를 가를 이곳에서 당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이목이 쏠린다. 오는 15일과 16일 각각 호남과 경기·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 순회 경선이 연달아 열린다. 유권자의 80%가 밀집된 지역으로 사실상 두 지역 경선 결과가 최종 승패를 좌우하는 셈이다. 전당대회 마지막 주말이 ‘슈퍼위크’로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호남 결집 기선 제압 당권주자들은 호남에서의 승리를 지렛대 삼아 수도권 표심까지 영향을 받는 연쇄 작용을 노리고 있다. 지난 전국 순회 경선에서 정청래·김민석 후보 간에 초박빙 접전 양상이 펼쳐진 만큼 두 후보는 최대 표심이 모인 호남을 앞다퉈 방문했다. 정 후보는 지난 4일 광주 말바우 시장을 방문해 “있지도 않고 실재하지 않는 ‘명청대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당원들을 갈라치기 하고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비겁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대에 이재명 대통령은 출마하지 않았다. 각자 후보는 본인의 이름을 걸고 본인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명청대전이 어떻고 반명(반 이재명)이 어떻고 하는 것은 앞으로 중지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도 했다. 이어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같은 동지를 반명으로 몰아서 엄포를 놓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은 민주당 전당대회 역사상 없던 일”이라며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서 당원을 갈라치기 한다고 거기에 속거나 우르르 따라갈 당원은 없다”고 자신했다. 정 후보는 김민석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며 SNS를 통해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날 김 후보는 전북 남원과 정읍을 방문하고 김제에서 당원 강연회를 진행하는 등, 마찬가지로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 측은 전남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전북 전주대에서 연 집회에 각각 7000명, 3000명이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동원으로 가능한 숫자를 넘은 것”이라며 “현장에 계신 분들이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표현을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메가프로젝트’를 띄우면서 이재명정부의 국정 파트너를 자처했다.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당원 집중 토크콘서트에서 “메가프로젝트는 시장과 도지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메가프로젝트에서 전북이 반도체(사업)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메가프로젝트도 전북이 2·3차 사업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전북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15·16일 연속 당락 가를 슈퍼위크 간절한 한 표…당원 표심 향배는? 김 후보는 “정 후보가 대표가 되면 ‘호남 메가프로젝트’가 흔들릴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치가 흔들리거나, 정당이 흔들리거나, 정권이 흔들리면 (그동안의 계획이) 다 뒤집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부의 메가프로젝트가 대표가 누구냐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약속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건) 객관적 사실”이라며 “정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고 지적했다. 호남·수도권 경선에 대해서는 “최소한 과반 전후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큰 흐름은 호남에서 승기를 잡고, 수도권에서 (승기가) 굳혀진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호남에서는 분명히 이길 것이고 수도권에서는 그 여세로 쭉 이어갈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득표율) 50%를 넘길 것으로 보기 때문에 호남에서도 그에 육박하거나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 후보는 전날 같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를 반박했다. 그는 “실제로 유권자가 제일 많은 건 수도권이다. 수도권에서는 제가 앞서고 있다”며 “이번 주 제주·인천과 강원·대구·경북 결과를 보고 비등비등하게 나오면 호남에서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49대 51 싸움이 이어지는 만큼 각 캠프에서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 충청권과 부울경 순회 경선 권리당원 투표 합산 결과 누적 투표수 12만1981표 중 정 후보는 5만5518표(45.51%)를, 김 후보는 5만4307표(44.52%)를 얻어 정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김 후보 측 채현일 의원은 “김 후보에게 첫 주말 경선(충청)은 가장 험난한 구간이었다. 상대 후보의 연고지인 충청과 조직 기반인 부산이 포함돼있어, 첫 주에 최대 7%까지 뒤처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면서 “기대 이상의 좋은 출발”이라며 평가했다. 난무하는 아전인수 반면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는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들은 김민석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당원들은 계파 정치를 싫어한다. 일반 권리당원은 그 문제의식이 강해서 팽팽할 거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 순회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되고 대의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는 별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특정 후보의 승리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권리당원을 제외한 대의원과 국민투표 결과는 지역별 순회 경선을 마치는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세가 여론조사마다 차이를 보이면서 더욱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두 후보가 접점을 벌이는 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특정 후보가 과반을 넘는 등 당심의 흐름을 읽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6일 공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선 ▲김민석 45.0% ▲정청래 43.2% ▲송영길 7.8%로 김 후보가 정 후보를 1.8%p 차로 앞섰다. 반면 KSOI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5일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51.1%로 과반을 기록한 반면 정 후보는 31.4%에 그쳤다.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응답률은 1.8%다. KSOI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5.7%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이번 전당대회가 초박빙 양상으로 흐르는 배경에는 어느 때보다도 두 후보의 성향이 뚜렷하단 점이 있다. 이에 따라 지지층의 비토 성향도 강해졌고, 이를 양분으로 삼은 후보 간의 거친 설전이 반복되면서 후보를 선택하는 데 있어 명분과 반감이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 누구엔 독 누구엔 약 김 후보는 자신이 이 대통령의 구상과 국정 운영을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는 ‘실무형 대표’를 자임해 왔다. 정 후보가 대표이던 당시 여러차례 당정 간 충돌이 일었던 만큼 자신은 이 대통령의 의중을 거스르지 않고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가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픽)’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후보는 거듭해서 자신이 명청대전을 끝내고 당을 안정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당·청 간 당연히 이뤄져야 할 수준의 긴밀(한 협의)이 실제로 잘되지 않은 건 불편한 진실”이라며 “제가 명청대전 이런 갈등 없으면 뭐 하러 총리를 그만두고 나왔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광 효과’가 오히려 김 후보의 약점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가 이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음에도 1주 차 경선에서 압도적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이번 경선에서 부족한 역량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리더십 부재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게다가 전통 지지층 사이에서는 정몽준 후보로 단일화를 주장하며 당시 노무현 후보의 사퇴를 주장한 이른바 ‘후단협 사태’에 대한 불신이 예상보다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김 후보가 “정리된 사안”이라며 불은 껐지만 민주당의 뿌리인 전통 지지층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만큼 대세론을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로 전통 지지층의 표심을 등에 업은 정 후보가 ‘반 김민석’ 표를 흡수하지 못한 데에는 마찬가지로 외연확장의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특유의 투사 이미지는 핵심 강성 지지층을 집결시키는 데 효과적이지만 중도 당원을 비롯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박빙 경선 속 복잡한 셈법 계파간 깊어지는 갈등의 골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 후보를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라고 표현했다. 외부 거대 조직이나 특정 계파의 지원 없이 선명성 하나만으로 당원들을 결집시켰다는 점에서다. 그는 “정 후보는 팬 만큼이나 안티도 많다. 팬도 안티도 아닌 중간 지점의 당원을 끌어들어야 할 것”이라며 “문제는 워낙 개혁가 이미지가 강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봤다. 그런 정 후보는 전통적 지지층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전당대회 출마 선언 직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한뿌리 공동체인데 어느 순간부터 뿌리를 자르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전통적 핵심 지지층을 한군데로 묶어 세우려면 한뿌리 정신으로 누군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라디오를 통해서는 “핵심 코어 지지층, 소위 전통적 지지층에서 이반 현상과 상실감이 있다. 그분들의 열정과 헌신이 내게 투사되고 있다”며 “그래서 일종의 사명감이 생겼다.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드는 정청래가 나서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해 외연확장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되돌아보면 어떻게 해서라도 합당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합당을 위해 전 당원 투표를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나 민주당을 지지 안 했던 사람들을 끌어들여 외연 확장을 하자면서 정작 그럴 가능성이 더 있는 혁신당과의 합당을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고 지금도 미스테리”라며 합당 논의에 반대했던 계파를 저격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인 중도 보수·실용주의와 정 후보의 강경한 태도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수권 정당으로서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정부에 있어 정 후보와 친청계 인사의 전통적 노선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송영길 후보는 이 대통령을 겨냥해 ‘ABC론’ ‘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소환해 정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충남 순회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정부에 저주를 퍼붓는 유시민에게 침묵하는 이런 당 대표가 필요한가. 단호하게 이정부를 지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 역시 유 작가를 대한 정 후보의 모습을 꼬집으며 “이것이 반명이고 분열주의”라고 비판했다. 출렁이는 정치 생명 결국 이번 전당대회는 리더십 부재의 우려를 안은 김 후보와 외연 확장 한계를 지닌 정 후보라는 두 딜레마가 부딪힌 결과물이다. 두 사람의 운명이 오는 15일 호남과 16일 수도권 당심에서 갈리는 만큼 프레임과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막판 변수도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한 친명계 최고위원 캠프 관계자는 “선호투표, 1인 1표제 등 변수가 너무 많다”며 당락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3위의 표심에 따라 2위가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당원들은 마음을 다 정했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결과를 알 수가 없으니 호남과 서울에서 한 명의 당원이라도 더 끌어들이는 쪽의 승리”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응답하라! 호남인” 송영길 분노한 이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향해 “호남을 계몽 대상으로 여기는 오만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정 후보가 SNS에 남긴 글을 보고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느꼈다”며 “민주당의 역사를 함께해 온 한 사람으로서 분노와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적었다. 앞서 정 후보는 자신의 SNS에 ‘응답하라 호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과 함께 포스터를 올렸다. 해당 포스터에는 “조직은 바람을 이길 수 없다”는 글과 함께 “노무현의 바람이 이인재의 조직을 이겼듯이 영남의 깨시민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하러 간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에 송 후보는 “‘깨어 있는 영남 시민들이 호남으로 간다’는 말의 뜻이 무엇이냐. 호남 시민들은 아직도 누군가의 가르침과 계몽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인가”라며 “호남 당원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며, 지역 조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이자 꼭두각시라는 말인가. 호남 당원과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