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김민석 당권 도전 막전막후

‘명심’ 업고 친정 접수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몰고 온 ‘책임론 후폭풍’과 당권 경쟁이 맞물린 탓이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민석 국무총리가 곧바로 빈틈을 파고들었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정치 행보가 아닌 당의 체질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는 일종의 기획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함에 따라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도 공식화됐다. 이재명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그는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고 이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었던
몸 풀기

김 총리는 한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고 인수인계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실상 당권 도전을 시사한 만큼 당원 주권과 민심을 앞세워 존재감 키우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 지명 직후 김 총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에 돌아가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 저는 대통령님께 총리직 사임과 민주당 복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으로 ‘대한민국의 황금시대’를 제시했다. 김 총리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은 우리 역사의 골든 에이지, 즉 황금시대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뉴딜 시대, 스웨덴의 복지국가 건설 시대처럼 대한민국을 대체 불가의 선도 국가로 우뚝 세우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그 첫 문을 열고 있다. K-민주주의 부활, 코스피 1만 임박, 글로벌 AI 허브 추진, 한류 열풍. 이 모두가 K-황금시대의 징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능한 여당, 유능한 민주당’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총리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을 확고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자 민주당 백만 당원의 사명”이라며 “국정 성공·총선 승리·연속 집권의 3대 과제를 달성하려면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거머쥔 강력한 실용 연합 민주당이 돼야 한다. 그것이 국민주권과 당원 주권 강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가진 집권 민주당의 각성과 긴장,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김대중에서 노무현, 문재인을 거쳐 이재명에 이르는 민주당 역사의 교훈은, 당정 일체와 민생 실용 확장 노선만이 성공과 연속의 길이란 것”이라고 부연했다.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거대 여당의 고삐는 물론 2028년 총선 공천권까지 쥐게 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오는 8월17일 치러질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김 총리를 민주당에 투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청래 지도부의 지방선거 결과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는 만큼 차기 총선 또한 정 대표 체제로 치른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다음 목표 유능한 민주당 만들기”
이미 계산 끝난 권력 투쟁 플랜

이 대통령이 직접 김 총리를 언급해 ‘김민석 투입설’을 뒷받침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 대통령이 김 총리에 대해 “이제는 또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언급한 것.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김 총리의 정말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해도 적정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이정부의 첫 번째 총리로 내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회복을 진두지휘한 김 총리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지난 1년 이정부의 성과는 사실상 김 총리의 성과라 불러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8월 전당대회는 사실상 ‘정청래 심판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심판론과 청와대에 맞서는 정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정 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모양새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격전지를 탈환하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선거 운동 초반만 하더라도 ‘15대 1 압승’ 등 민주당이 낙관에 젖은 것이 패착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당 역시 책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 내분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우리 당은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한 나머지 지역별 민심에 부합하는 전략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청 갈등, 조국혁신당 합당 무산 등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 대표와 각을 세우며 친명(친 이재명) 입장을 대변해 왔던 인물이다.

지방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정 대표를 향해 사퇴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호남 지역의) 일반적인 여론을 들어보면 ‘정청래 시대는 끝났다’고 한다”며 “당 대표 연임 반대 운동을 하겠다. 이 시각부터 당 대표에서 끌어내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날을 세웠다.

사면초가
정청래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직접 묻는 듯한 발언도 지도부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승패는 판단 주체마다 기준이 다를 것”이라면서도 “이겨야 하는 곳에서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 국민들의 경고”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 대표가 지방선거를 “전국적인 승리”라고 자평한 것과 달리 냉혹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이 여당을 향해 회초리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제사가 끝난 뒤 먹고 즐기고 놀 생각만 하면 되겠느냐”며 “마음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죽을 힘을 다하는 것과 딴마음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끝나고 2~3일은 저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집권당일 때와 야당일 때는 대응 양상이 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잘한 것은 잘했다, 못한 것은 못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 성찰할 것은 성찰하겠다고 공과를 냉철히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대해선 “대체 불가 대한민국, 대체 불가 대통령의 비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며 “당정청 간 원 팀, 원 보이스를 더욱 강화해서 일 잘하는 지방정부와 함께 일 잘하는 이정부의 성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 대표가 최고위원 회의를 마친 뒤의 한 발언이었다. 그는 “야당이 야당다울 때 지지하고 여당이 여당다울 때 국민은 항상 선택적으로 지지해 왔다”며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이 곧 하늘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해 친명계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밝히며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며 정 대표를 겨누는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문진석 의원은 “집권여당 대표 언어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우리 당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직격했으며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김유정 전 의원은 “이런 이야기는 사실은 야당이 하는 얘기다. ‘해보자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기다렸다”
광폭 행보

민주당이 내전을 벌이는 동안 김 총리는 전방위로 보폭을 넓혔다.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흘간의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했는데, 통상 환송 행사에 매번 참석하던 정 대표 대신 김 총리가 나타나면서 이목을 끌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정부 출범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매번 자리하던 민주당 지도부가 빠지고 김 총리가 등장하면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해당 사안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선거관리위원회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둬서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 국무총리의 참석은 장기간 순방 일정 수행에 따른 내각 차원의 업무지시 및 당부사항 등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호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권리당원 3분의 1이 분포한 호남은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앞선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 대표가 가장 많이 찾은 곳 역시 전북이다.

김 총리는 지난 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포럼을 찾아 “지금은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하는 시기”라며 “호남이 지방 주도 성장과 케이(K) 황금시대를 만드는 데 있어 중심이자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다시 해석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치 백수 18년 동안 전국을 유람해 보니 전북 익산이 그렇게 좋더라. 장모님이 편찮으셔서 얼마 전 익산에 조그마한 집을 하나 구했다”고 말해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겠다는 뜻을 은연중에 밝히기도 했다.

거세지는 ‘심판론’ 휘청이는 지도부
“권리당원 잡아라” 앞다퉈 호남으로

김 총리는 ‘유능한 민주당’을 앞세워 여의도 내 스킨십도 늘려가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을 만나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기대만큼 입법의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여당의 입법 추진에 대한 아쉬움 표현했다.

앞서 이 대통령 역시 입법 속도를 지적한 만큼 이정부 하반기에는 당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조 국회의장은 김 총리에 대해 “이정부의 집권 플랜을 설계하고 1기 내각을 이끌면서 안정감 있는 리더십으로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풍부한 국정 경험을 갖춘 중진 의원으로서, 향후 국회 복귀 시 우리 국회와 정치가 한발 더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친명계의 환영 속 복귀 준비를 마친 김 총리가 ‘이재명 후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정부 출범 이후 김 총리는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에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으나 “현재 김 총리의 체급은 이 대통령이 키워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024년 김 총리가 최고위원 도전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당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그를 많이 도와줬다. 라이브 방송에서 ‘김민석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냐’는 말 한마디에 1위를 굳히던 정봉주 전 의원을 꺾지 않았나”라며 “이제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궈낸 결과물로 당원을 설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당권 신경전이 날카로운 만큼 정 대표와 김 총리의 표심 끌어안기 행보 역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대표를 향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면서 당은 일촉즉발의 상태에 접어들었다.

김 전 부원장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쨌든 간에 지방선거를 패배했다. 사실상 패배하고 나서 거기에 대한 정리를 하는 게 우리 집권여당에서 국정을 운영하는 집행부(행정부)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거기에 대한 괴리감이 있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서는 1년간 열심히 청와대에서 일한 집행부에게 다소의 불만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 지도부를 저격했다.

친명계
총공격

‘이 대통령이 김 총리의 리더십을 칭찬한 것이 차기 당권에 대한 명심이라는 해석’이라는 질문에는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덕담과 맞물렸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 김 총리가 확정적으로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결정은 안 하셨지만, 세간에서 그렇게 다 해석하는 모습에서 조금 힘을 실어주기 위한 덕담이 아닌가, 저는 이렇게 저는 볼 수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다른 잠룡, 송영길 행보는?

보궐선거를 통해 인천 연수갑에 당선된 송영길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국회 입성에 성공한 그는 호남을 돌며 김 총리와 마찬가지로 핵심 인사와의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그런 송 의원은 자신의 역할과 관련한 모든 질문에 “정청래 대표의 거취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해석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지난 9일 민주당 전현희 의원 주최로 열린 ‘이재명정부 2년 차, 더 과감한 개혁이다’ 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청 관계는 같이 공동 운명체로 책임지는 것”이라며 “정당은 국민 눈높이나 민심을 잘 반영할 존재로서 민심이 관료 사회에 갇혀있지 않게 대통령을 설득하고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서로 분열과 갈등이 증폭되는 전당대회가 안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저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포용과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과 불필요한 갈등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긴밀한 신뢰로 협력해 개혁을 추동해 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 있다”며 “모든 개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집권여당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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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