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 이끄는 청약 블랙홀

서울 주요 뉴타운이 분양 시장을 이끄는 거대한 청약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 한두 동을 새로 짓는 개별 정비사업과 달리, 뉴타운 사업은 낡은 도심 인프라를 전면 개조해 도로와 학교, 상업시설까지 체계적으로 정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서울 뉴타운 선호 현상은 최근 분양 성적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월14일 분양한 노량진뉴타운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은 일반공급 180가구 모집에 4843명이 청약해 1순위 평균 26.9대 1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3월 공급된 방화뉴타운 ‘래미안 엘라비네’ 역시 일반공급 137가구 모집에 3426건이 접수되며 평균 25 대 1로 마감돼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동네 전체
체급 상향

청약 열기의 기저에는 동네 전체의 체급이 상향되는 뉴타운의 뚜렷한 학습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노후 주거지에서 신흥 부촌으로 탈바꿈한 마포구 아현뉴타운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아현뉴타운 랜드마크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26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용 3.3㎡당 약 7310만원 수준으로, 마포구 평균 시세(약 5424만원)를 크게 웃도는 가격으로 형성되며 마포구 시세를 견인하는 대표 단지로 평가된다.

길음뉴타운의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가재울뉴타운의 ‘DMC파크뷰자이’ 역시 각각 전용 84㎡가 17억5000만원, 16억7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정주 여건 개선이 즉각적인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신축 공급 물량도 뉴타운의 가치를 더욱 밀어 올리는 촉매제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0만6305가구로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약 30% 급감하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뛰자, 주거 유지에 한계를 느낀 수요자들이 확실한 미래가치를 담보하는 뉴타운 신축 단지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기존 주요 뉴타운 단지들의 뚜렷한 가격 상승세 및 하방 경직성도 가치를 더하는 요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흑석뉴타운 소재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59㎡는 올해 1월 26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1년 새 약 8억원(약 43%) 뛰었다.

낡은 인프라 전면 개조 ‘뉴타운’
도로·학교·상업시설 체계적 정비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센트라스’ 전용 84㎡는 올해 1월 24억8000만원에 거래돼 이 타입 신고가를 새로 썼고, 종로구 돈의문뉴타운 ‘경희궁자이’ 2단지 역시 전용 84㎡가 같은 달 타입 신고가인 27억7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주요 뉴타운 전반에서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얼죽신’ 열풍과 똘똘한 한 채 선호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입주 물량과 전세 물량 급감이 맞물리면서 완성형 정주 여건을 갖춘 뉴타운 분양단지가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최근 뉴타운 분양단지 대부분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거나 대형 건설사가 공급하는 점도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서울 뉴타운 아파트.

▲써밋 클라비온= 오는 7월 신길10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써밋 클라비온’이 본격 분양될 예정이다.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현장으로, 지하 4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 44~84㎡ 아파트 총 812세대 중 전용면적 44~59㎡, 176세대가 일반분양으로 배정됐다.

​단지는 지하철 7호선 신풍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에 들어서며, 향후 신안산선 개통 시 교통 여건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우수하고, 남부순환로·서부간선도로 등 주요 도로망과도 인접해 있다.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

신길뉴타운은 총 14개 구역 1만6000여세대로 계획된 한강 이남 최대 규모 뉴타운으로, 차별화된 입지와 미래가치를 갖추고 있다. 현재 7호선이 지나는 신풍역은 향후 신안산선 개통이 예정돼 더블 역세권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7호선을 통해 가산디지털단지, 고속버스터미널, 논현, 학동, 강남구청역 등 강남권 핵심 업무지구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신안산선(예정) 개통 시 여의도역까지 단 3정거장 만에 도달 가능하며 공덕역, 서울역 등 도심 핵심 지역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인근 대림역(2호선), 보라매역(신림선)과의 환승 체계도 잘 갖춰져 서울 전역 이동이 수월하다. 남부순환로, 서부간선도로, 경인로, 올림픽대로 등 광역 교통망도 인접해 차량 이동 여건도 우수하다.

입주민들은 신길근린공원, 라온소공원, 보라매공원 등에서 여유로운 산책과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영등포 타임스퀘어, 더 현대 서울, 여의도IFC몰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가 가까워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아크로 리버스카이= DL이앤씨는 노량진8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아크로 리버스카이’를 본격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9층, 10개동, 전용 36~140㎡ 총 987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28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DL이앤씨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아크로’로 조성돼 우수한 상품을 누릴 수 있다. 우선 단지 주요 도로변의 저층 입면 및 외곽부 측벽 구간에 입체감 있는 특화 고급 마감재를 적용, 완성도 높은 경관을 계획했다.

하이엔드
커뮤니티

단지 내 커뮤니티의 경우 대규모 면적으로 조성될 예정으로, 수준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해 주는 하이엔드 커뮤니티 ‘클럽 아크로’가 들어선다. 높은 곳에서 특별한 휴식을 제공하는 스카이 라운지를 조성해 입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여줄 계획이다. 조경의 경우 하이엔드 조경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크로만의 시그너처 디자인이 어우러진 ‘아크로 가든 컬렉션’이 적용된다.

향후 노량진로와 여의동로가 직통 연결되는 도로망이 확충되면 노량진에서 여의도까지의 이동 거리가 기존 3㎞에서 약 800m로 단축돼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단지 중앙에서 직선거리 600m 내에 지하철 1·9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이 위치해 서울 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노선을 이용하면 여의도역까지 두 정거장, 시청역까지 네 정거장, 고속터미널역까지 두 정거장 등 서울 3대 업무지구를 10분대에 이동할 수 있어 직주근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밖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수변광장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영화초교와 연접한 ‘초품아’ 단지로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단지 인근에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이마트 여의도점, 이마트 영등포점, 더현대 서울, IFC몰, 타임스퀘어 등이 있어 여의도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한강 생활권 아파트로 주요 지역 접근성이 우수하고, 한강의 다양한 문화·여가시설도 가깝게 누릴 수 있어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노량진뉴타운의 경우 서울에서도 희소성 높은 한강 이남 뉴타운으로 향후 높은 미래가치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써밋 더힐= 대우건설은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을 재개발한 ‘써밋 더힐’의 공급을 앞두고 있다. 지하 6층~지상 16층 30개동, 전용 39∼150㎡ 총 151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 39~84㎡ 432가구가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전용 면적별 일반분양 물량은 ▲39㎡A 6세대 ▲39㎡C 2세대 ▲49㎡A 3세대 ▲49㎡B 4세대 ▲59㎡A 194세대 ▲59㎡B 8세대 ▲59㎡C 49세대 ▲59㎡D 102세대 ▲59㎡E 16세대 ▲59㎡F 17세대 ▲84㎡A 21세대 ▲84㎡C 10세대 등으로 구성된다.

완성형 정주 여건
블루칩으로 부상

입주자 모집공고에 따르면 해당 단지는 민영주택으로, 서울특별시 2년 이상 계속 거주자에게 해당 지역 우선 공급 기준이 적용된다. 서울특별시 2년 미만 거주자와 경기도·인천광역시 거주자는 기타 지역에 해당한다. 재당첨 제한은 10년, 전매 제한은 3년이며, 거주 의무기간은 없다. 분양가상한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우건설의 주거 브랜드 ‘써밋(SUMMIT)’이 적용되는 이번 단지는 커튼월룩 외관과 입면 색채 디자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분양 자료에는 일부 세대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대당 주차 대수는 약 1.68대 수준으로 계획됐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입주민 전용 실내수영장과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GX클럽, 인도어 골프클럽, 탁구장, 당구장, 클라이밍장, 실내체육관 등이 계획돼있다. 최상층에는 스카이라운지와 스카이 게스트하우스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통합 학습 공간 ‘흑석서재’, 라이브러리카페, 프라이빗 시네마, 공유오피스, 어린이집 등 교육·문화 관련 시설도 계획됐다. 공식 홈페이지는 커뮤니티 시설이 입주 후 관련 법령과 관리 규약에 따라 운영되며, 계획 내용은 인허가 과정이나 실제 시공 과정에서 일부 변경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단지는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인근에 위치하며, 동작역에서는 지하철 4호선과 9호선 환승이 가능하다. 분양 자료에서는 여의도권역(YBD), 강남권역(GBD), 도심권역(CBD)으로의 이동 여건과 올림픽대로, 동작대교, 강변북로 등 주요 도로 이용 여건을 입지 특징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적용

단지 인근에는 흑석동 생활권을 비롯해 중앙대학교병원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이마트 용산점, 롯데마트 서초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양 자료는 설명했다.

교육시설로는 중앙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초등학교와 부속중학교, 서울은로초등학교, 흑석초등학교, 흑석고등학교,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숭실대학교 등이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소개됐다. 또한 서초구 반포동·방배동 학원가 이용 여건도 입지 특징으로 제시됐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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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