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역 인근 작은 골목 안 카페제이 M.U.C에는 조금 독특한 분위기가 흐른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이라기보다 하나의 감각 실험실에 가까운 공간이다. 영화·드라마 현장에서 수십 년간 활동했던 분장총괄감독 장진 대표 특유의 섬세함은 메뉴 하나하나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장 대표가 개발한 특허 커피 ‘크레마리카노(CREMARICANO)’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메뉴가 아니다. 그는 약 10여년 전부터 해당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후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를 반복해 왔다고 설명한다.
장 대표는 “처음에는 단순히 아메리카노를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하지만 연구를 계속하다 보니 단순한 메뉴 개발이 아니라 새로운 커피 경험을 만드는 작업이 됐다”고 말했다.
질감 설계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니아층도 형성됐다. 일부 고객들은 일부러 논현역까지 찾아와 크레마리카노만 마시고 돌아갈 정도라고 한다. 실제 매장에서는 “다른 아메리카노는 거칠게 느껴진다” “라떼처럼 부드러운데 블랙커피 특유의 깔끔함은 살아 있다” “한번 마시면 계속 생각난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장 대표는 크레마리카노의 핵심을 “거품이 아니라 질감 설계”라고 표현한다.

“분장이라는 것도 결국 원래 얼굴의 장점은 살리고 거친 부분만 다듬는 작업입니다. 크레마리카노 역시 비슷합니다. 커피 본연의 향과 보디감은 유지하면서 목넘김만 더 부드럽게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카페제이가 단순히 특허 커피 하나만으로 운영되는 공간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매장 메뉴판을 보면 장 대표 특유의 감각이 다양한 메뉴로 확장돼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 메뉴인 크레마리카노 외에도 ‘강남라떼(Cafe J 라떼)’는 시그너처 메뉴로 자리 잡았고, 자몽코코, 망고크림라떼, J아인슈페너, 몬스터크림라떼 같은 메뉴들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결합한 메뉴, 컵빙수, 비타민 음료, 수제 아이스티 계열까지 메뉴 구성을 넓히며 단순 커피숍을 넘어 감각형 디저트 카페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장 대표는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운영 원칙으로 꼽는다.
그는 “작은 개인 카페는 결국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가격은 합리적으로 유지하되 재료만큼은 타협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 커피 ‘크레마리카노’
자연스럽게 마니아층 형성
실제로 카페제이 M.U.C는 논현역 상권 내에서도 ‘가성비 좋은 감각형 카페’라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특허 메뉴와 차별화된 메뉴 구성이 있음에도 가격대를 지나치게 높이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직장인 고객들과 젊은 소비층의 재방문율도 높다는 설명이다.
최근 커피 시장에서도 단순 저가 경쟁을 넘어 새로운 음용 경험을 제시하는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니트로커피, 에어로카노, 크림커피 계열 메뉴들이 화제를 모으는 것도 결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감각과 새로운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장 대표 역시 크레마리카노를 중심으로 다양한 응용 메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개인 카페 메뉴를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커피 카테고리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그는 “결국 브랜드는 자기만의 세계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크레마리카노를 중심으로 기존 카페들과는 조금 다른 결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크레마리카노 자체가 하나의 상징적인 이름이 됐으면 좋겠다”며 “프라푸치노처럼 특정 메뉴 이름 자체가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브랜드 규모보다 ‘왜 이 메뉴가 만들어졌는지’ ‘누가 만들었는지’에 더 반응한다”며 “개인 브랜드라도 확실한 스토리와 차별화된 경험이 있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생기는 시대”라고 말했다.
상징적인 이름
실제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감성과 철학을 가진 ‘스토리형 개인 브랜드’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음료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세계관과 창업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논현역 작은 골목 안 9평 남짓한 카페. 그러나 그 안에서는 지금도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조용히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0년 넘게 한 잔의 감각을 집요하게 다듬어온 한 사람의 시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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