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민주당 전당대회, 금·송·청 전쟁 시작됐다

명나라 이재명 시대, 누가 집권여당 새 사령탑 될까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왕조의 흥망은 단순히 군사력의 크기로 결정되지 않았다. 어떤 나라는 뛰어난 경제력으로 번영했고, 어떤 나라는 강한 기병과 전투력으로 천하를 호령했으며, 어떤 나라는 통합의 힘으로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다.

승자는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가장 적절하게 갖춘 나라였다. 시대정신을 읽고 변화에 적응한 나라가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지금의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당의 당 대표 역시 각기 다른 강점과 약점을 가진 지도자들 가운데 누가 시대정신과 당원들의 요구를 가장 잘 담아내느냐에 따라 선택받는다. 그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는 중국 역사 속 왕조들의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

필자는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 송영길, 정청래의 리더십을 중국 역사 속 금(金)·송(宋)·청(淸) 세 왕조에 대입하고, 국정 운영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명(明)나라에 비유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 전당대회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런 비유가 단순한 상상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金民錫)의 이름에는 금나라의 ‘금(金)’이, 송영길(宋永吉)의 이름에는 송나라의 ‘송(宋)’이, 정청래(鄭淸來)의 이름에는 청나라의 ‘청(淸)’이 들어 있다.

여기에 이재명(李在明) 대통령의 이름에는 명나라의 ‘명(明)’이 들어 있다. 놀라운 것은 중국 왕조의 이름과 한자까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묘한 상징성이 느껴진다. 정치적 위치와 역할, 그리고 이름에 담긴 한자까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를 해석하는 하나의 의미 있는 관점이 될 수 있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민주당의 관심은 이미 8월 전당대회로 향해 있다. 지방선거 결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2년간 당을 이끌고 2028 총선까지 관리해야 하는 지도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정부 2기 체제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차기 당 대표는 단순한 당 운영 책임자가 아니라 국정 성공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전당대회는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송영길, 정청래가 각기 다른 정치적 색깔을 가진 당대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민주당의 대표급 정치인이지만 강점은 서로 다르다. 김민석은 전략과 정무 감각이, 송영길은 경험과 안정성이, 정청래는 강한 당원 지지 기반이 무기다.

민주당 당원들은 단순히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를 선택하게 된다.

필자는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를 중국 역사라는 거울로 바라보면 흥미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김민석(金民錫)은 금(金)나라에 비유할 수 있다. 금나라는 여진족이 세운 국가로 당시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요나라를 무너뜨리고 북송까지 압박하며 중국 북부를 장악했다. 금나라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른 기동력과 결단력이다.

상대가 미처 대응하기 전에 움직였고 기회를 포착하면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당시 중원의 질서를 흔들 만큼 강한 추진력을 보여줬다. 김민석에게서도 비슷한 정치적 이미지가 보인다.

김민석은 민주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전략가로 평가받는다. 정치 흐름을 읽는 감각이 뛰어나고 정무적 판단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선거 국면에서는 특히 강점을 발휘하는 정치인이다.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결단을 내릴 줄 안다.

정치권에서 김민석을 전략형 정치인으로 분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금나라의 기동력과 상당히 닮아 있다.

그러나 금나라에도 분명한 약점은 있었다. 강한 군사력으로 영토를 넓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통합과 정통성 확보에는 한계를 보였다. 전쟁에는 능했지만 문명과 문화의 중심이 되지는 못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내부 결속력이 약해졌고 외부의 더 강한 세력 앞에서 무너졌다.

강함만으로는 오래가는 나라를 만들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김민석이 당 대표에 도전한다면 단순한 전략가 이미지를 넘어 통합형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전당대회는 선거가 아니다. 선거에서는 상대를 이기면 되지만 당 대표는 내부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 다양한 계파와 세력, 지역과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김민석이 이 같은 부분을 보여준다면 금나라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송영길(宋永吉)은 송(宋)나라와 닮아 있다. 송나라는 중국 역사상 가장 부유했던 왕조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군사력에서는 약점을 보였지만 경제와 문화,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지폐가 등장했고 상업이 발전했으며 도시 문화도 꽃을 피웠다.

단순히 힘으로만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 지혜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나라였다. 송영길의 정치 스타일에서도 이런 모습이 보인다.

송영길은 오랜 정치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국회의원과 당 대표, 지방행정 경험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외교와 국제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치는 단순히 싸움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관리하며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송영길은 안정성과 경험이라는 강점을 가진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송나라의 가장 큰 무기는 경제력과 문화력이었다.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기보다 시스템과 경쟁력으로 발전을 추구했다. 송영길 역시 강성 이미지보다는 합리성과 조정 능력을 앞세우는 정치인에 가깝다. 당 대표가 된다면 당내 갈등을 줄이고 당정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집권여당 입장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송나라가 남긴 교훈도 있다. 경제력과 문화력만으로는 국가를 지킬 수 없었다는 점이다. 지나친 안정 지향은 위기 상황에서 결단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송영길 역시 경험과 경륜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집권여당 대표는 갈등을 조정해야 하지만 때로는 전면에 나서 싸워야 한다. 경험과 결단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다.

정청래(鄭淸來)는 청(淸)나라와 가장 닮아 있다. 청나라는 중국 역사상 최대 영토를 구축한 왕조였다. 만주족이 세운 국가였지만 몽골과 한족을 포용하며 거대한 제국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강력한 결집력과 조직력이 강점이었다. 상승세의 기운도 대단했다.

당시 청은 단순한 국가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상징이었다. 정청래 역시 청나라와 비슷한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정청래의 가장 큰 강점은 강한 당원 지지층이다. 메시지가 분명하고 정치적 색채가 뚜렷하다.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능력은 민주당 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원 투표 비중이 높은 전당대회에서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된다. 특히 개혁 성향 당원들에게는 상징성이 큰 정치인이다. 이는 청나라의 강한 조직력과 닮아 있다.

청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강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다양한 세력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주족만으로는 중국을 통치할 수 없었다. 한족과 몽골 세력까지 끌어안으며 제국을 건설했다. 정청래 역시 당 대표를 꿈꾼다면 핵심 지지층을 넘어 더 넓은 지지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그것이 청나라형 리더십의 완성이다.

정청래의 약점도 여기서 나온다. 강한 지지층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한계가 될 수도 있다. 정치는 지지자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자와 중도층도 설득해야 한다. 특히 집권여당 대표는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만약 정청래가 이 같은 확장성을 보여준다면 전당대회에서 매우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청나라가 제국으로 성장한 이유도 결국 포용이었다.

금나라와 송나라, 청나라가 경쟁했던 중국사의 무대에도 결국 중심에는 새로운 질서를 만든 왕조가 존재했다. 명나라다. 명나라는 원나라를 몰아내고 한족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세운 왕조다. 특히 홍무제 주원장은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구축하며 새로운 국가 운영의 틀을 만들었다. 단순히 왕조를 세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기준을 만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재명(李在明) 대통령은 현재 중국 왕조 가운데 명(明)나라의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명나라는 새로운 시대 질서를 구축한 왕조였듯이, 이 대통령 역시 정권교체를 넘어 새로운 국정 운영 체계와 국가 비전을 만들어야 하는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다. 단순히 권력을 획득한 지도자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기준과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정부의 성공 여부는 대통령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어떤 지도부와 함께 국정을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민주당 전당대회는 집권 2년차에 접어드는 이재명정부 2기의 성격을 결정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어느 때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대통령 지지층과 당원들의 기대 수준도 높다. 결국 누가 더 유명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당원들의 기대와 국정 운영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르게 된다.

결국 김민석, 송영길, 정청래 모두 자신만의 강점을 갖고 있지만 이번 선거의 공통분모는 친명(친 이재명) 경쟁이라는 점이다. 즉 과거 민주당 전당대회처럼 계파 간 정면 충돌 구도가 아니라 누가 더 이정부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가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에 가깝다.

따라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면서도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금나라와 송나라, 청나라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중심 권력과의 관계 설정에 따라 운명이 달라졌다. 아무리 강한 금나라라도 통합에 실패하면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아무리 부유한 송나라라도 결단력이 부족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청나라 역시 다양한 세력을 포용했을 때 비로소 천하를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지도자의 역량은 힘 그 자체가 아니라 균형과 포용에서 나온다.

명나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명나라를 이야기할 때 홍무제 주원장이나 영락제를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 국가를 움직인 것은 수많은 재상과 관료들이었다. 특히 명나라 중흥기의 기반을 만든 장거정은 황제를 보좌하며 개혁과 안정을 동시에 추진했다. 강한 황제와 유능한 재상이 함께할 때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역시 누가 당권을 잡느냐보다 누가 이정부의 장거정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금나라와 송나라, 청나라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명나라 시대의 재상 선발전이라 할 수 있다. 김민석은 추진력과 전략을, 송영길은 경험과 안정을, 정청래는 결집력과 개혁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최종 승부는 누가 이정부 2기의 성공을 가장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결국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의 승자는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닐 수 있다. 가장 강한 사람도 아닐 수 있다.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왕조가 단순히 강한 나라가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한 나라였듯이 민주당 역시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금나라의 추진력과 송나라의 지혜, 청나라의 결집력 가운데 무엇이 필요한지는 당원들이 결정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앞으로 2년의 국정 운영은 물론 2028 총선과 2030 대선까지 이어질 민주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권 경쟁이 아니다. 그것은 명나라에 비유되는 이정부를 떠받칠 새로운 재상을 선택하는 과정이며, 동시에 집권여당의 미래 권력 지도를 그리는 출발점이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이제 민주당 당원들은 금나라를 선택할 것인가, 송나라를 선택할 것인가, 청나라를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이정부 2기의 성패를 결정할 첫 번째 정치적 분수령이 될 것이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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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