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2기 내각 총리는 누구?

성과 정부 이끌 국가 경영자 발탁해야

6·3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이재명정부 2기 내각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차기 총리 인선을 둘러싼 하마평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정성호 법무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통합 차원의 외부 인사 기용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늦어도 오는 7월까지는 2기 내각 체제를 완성할 것으로 본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정 관계를 정비하고 국정 2년 차 운영 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리 인선은 앞으로 4년간 국정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를 선택하느냐보다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느냐다.

누구를?
어떻게!

2기 내각은 성과 정부의 출발점이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부터는 선거보다 국정 성과가 중요해지는 시기다. 국민은 이제 공약보다 결과를 요구한다. 정부 역시 정치적 승부보다 정책적 성과를 통해 평가받게 된다. 특히 집권 2년 차는 어느 정부든 국정 운영의 성패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다.

그래서 2기 내각은 단순한 개각이 아니라 성과 중심 정부의 출발점이자 이정부의 중간 성적표를 만들어갈 핵심 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역대 정부들도 집권 2년 차에 들어서면서 대부분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정치적 부담을 털어내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정부 역시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 차기 총리를 포함한 개각설과 대통령실 개편설이 본격적으로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이번 총리 인선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정부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통합을 우선할 것인지, 안정성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성과를 우선할 것인지가 이 인선에 담기게 된다. 더 나아가 이번 총리 인선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재관과 국정 철학, 그리고 향후 4년의 국정 운영 방향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메시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총리 인선의 세 가지 경로= 현재 거론되는 총리 인선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대통령실 내부 인사 발탁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이나 김용범 정책실장처럼 이미 국정 운영 전반을 경험한 인물들이다. 대통령과의 호흡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국정 현안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어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곧바로 2기 내각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평가받는다.

두 번째는 현직 장관 가운데 발탁하는 방식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미 장관으로서 행정 경험과 정책 추진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1기 내각의 성과와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세 번째는 외부 인사 영입이다. 정치 통합과 국민 통합이라는 상징성을 노릴 수 있다. 일부에서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같은 인물도 언급된다. 위험 부담도 크지만 성공할 경우 정치적 파급력도 상당하다. 여권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과 보수층까지 아우르는 확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파격적인 카드이기도 하다.

결국 답은 능력이다= 그러나 어떤 경로를 선택하든 가장 중요한 기준은 능력이어야 한다. 총리는 대통령을 대신해 행정부 전체를 조정하는 자리다. 인기나 상징성만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역할이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 운영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실력이 더욱 중요하다.

총리는 수십 개 정부 부처를 조정해야 하고 국회와도 협력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국가 운영의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한다. 따라서 정치적 의미보다 행정적 역량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경제 위기나 외교 현안,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김 총리 8월 전대 전 사의 가능성 제기
강훈식·김용범·정성호 윤호중 등 거론

특히 이정부는 집권 2년 차부터 성과 경쟁에 들어간다. 이 시점에서 총리는 보여주기식 인사가 아니라 실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결국 총리 인선의 핵심은 능력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도 화려한 상징이나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국정 성과와 안정적인 국가 운영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인사= 필자가 잘 아는 한 대기업 물류회사에 뛰어난 팀장이 있다. 그는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실적도 탁월하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야전 사령관이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다. 회사 안팎에서도 차기 본부장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인재다.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투입되고 가장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 핵심 인력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여러 차례 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했다. 함께 경쟁하던 다른 사람들은 본부장이 됐지만 그는 계속 팀장 자리에 머물렀다. 직원들 역시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조직에 대한 기여도와 성과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승진해야 할 인물이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우연히 필자는 해당 그룹 지주사 임원에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답은 의외였다. 너무 일을 잘하기 때문에 승진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가 빠지면 현재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즉 능력이 부족해서 승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현재 맡고 있는 역할이 너무 중요해서 승진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핵심 인재 역설이라는 함정= 조직심리학에서는 이를 핵심 인재 역설(Key Talent Paradox)이라고 설명한다.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오히려 승진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상이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재 자리에서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조직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대표적인 인사 오류 가운데 하나다.

행정 역량
더욱 중요

조직은 늘 현재의 공백을 걱정한다. 그러나 미래의 가능성은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 좋은 팀장이 좋은 본부장이 될 가능성보다 현재 팀 운영 공백만 먼저 보게 된다. 그래서 승진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 당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다 보니 인재가 더 큰 역할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미래 가치는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결정은 조직 전체에 손실이 된다. 더 큰 역할을 맡길 수 있는 인재를 현재 자리만 지키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조직은 성장 기회를 놓치게 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핵심 인재를 과감하게 중용하지 못해 경쟁사에 뒤처지거나 조직 혁신의 시기를 놓치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경험해 왔다.

인사는 현재보다 미래를 봐야 한다= 인사의 본질은 현재 평가가 아닌 미래 투자다. 지금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더 큰 역할을 맡겼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보는 것이 인사의 핵심이다. 그래서 뛰어난 조직일수록 과거의 성과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까지 함께 본다. 인사는 보상 차원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적 결정이기 때문이다.

기업이든 정부든 성장하는 조직은 미래를 본다. 현재 공백을 두려워하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선택한다. 반대로 쇠퇴하는 조직은 늘 현재 안정성만 강조한다. 당장의 업무 공백을 걱정해 인재를 묶어두지만 결국 더 큰 성과를 창출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조직들은 대부분 중요한 시기에 과감한 인사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냈다.

결국 인사의 수준은 미래를 보는 눈에서 결정된다. 지금 가장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진짜 인사다. 특히 최고위급 인사는 현재 업무 능력만이 아니라 국가나 조직 전체를 이끌 리더십과 비전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훌륭한 지도자는 현재의 빈자리를 걱정하기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먼저 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강훈식을 주목하는 이유= 필자는 이번 총리 인선 과정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을 주목한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대통령실 운영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대통령과 내각, 여당을 연결하는 조정자 역할도 맡아왔다. 특히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집권여당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현안을 조율하며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뒷받침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강 실장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서실장은 단순한 참모를 넘어 정부 전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가장 잘 아는 자리기도 하다. 각 부처의 현안과 정책 추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특히 강 실장은 지난 1년 동안 대통령을 보좌하며 해외 방산 수출 확대와 에너지 확보를 위한 정상외교 과정에서 사실상 대한민국 영업 사원 1호이자 구매 사원 1호 역할도 수행해 왔다.

그런 점에서 비서실장 경험은 총리직 수행에 필요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강 실장은 총리 하마평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정치력과 행정력, 그리고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까지 갖춘 몇 안 되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 여당과의 소통 능력, 국회 경험, 충청권이라는 지역적 상징성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만약 능력과 국정 이해도를 최우선 기준으로 본다면 충분히 최우선 검토 대상에 포함될 만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충남도지사보다 국정을 선택했다= 강 실장은 충청권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충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지역 기반과 인지도 모두 갖춘 인물이다. 충남은 물론 충청권 전체를 대표할 차세대 정치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꾸준히 받아왔다.

실제로 여권 내부에서도 선거 경쟁력을 갖춘 인물로 자주 언급돼왔다.

통합 차원
외부 인사?

그러나 그는 출마 대신 비서실장 역할에 집중했다. 개인 정치 일정보다 국정 운영을 선택한 것이다. 대통령실 안정과 정부 성공을 우선한 결정이었다. 지방선거 승부에 뛰어드는 대신 대통령 곁에서 국정 전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선택한 셈이다. 이는 정치인 개인으로서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런 선택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라고 본다. 조직의 성공을 위해 개인의 정치적 기회를 뒤로 미룬 사람이라면 더 큰 책임을 맡길 이유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고위 공직자는 능력뿐 아니라 책임감과 헌신성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그런 점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의 선택은 단순한 불출마가 아니라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 의식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핵심 인재 역설에 빠져선 안 된다= 만약 대통령실이 강 실장이 너무 중요하다는 이유로 총리 후보군에서 제외한다면 이는 핵심 인재 역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공백을 걱정하다 미래 가능성을 놓치는 셈이다. 비서실장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총리 발탁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장 뛰어난 인재를 현재 자리에만 묶어두는 것은 조직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

좋은 비서실장은 좋은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정부 운영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무대에서 더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 특히 대통령실과 내각, 여당과 국회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라면 총리에게 요구되는 조정 능력과 통합 능력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오히려 비서실장 경험은 총리직 수행에 필요한 중요한 준비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총리 인선에서는 현재 자리의 중요성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를 보는 인사다. 지금 맡은 업무를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보다 국가 전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더 크게 수행할 수 있느냐를 판단해야 한다. 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인사에서 현재의 안정성보다 미래의 성과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를 기대한다.

장관 발탁도 마찬가지다= 현직 장관 가운데 총리를 발탁하는 경우도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일을 잘하는 장관이기 때문에 현재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논리는 위험하다. 해당 부처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승진의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더 큰 역할을 맡길 수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국가 운영의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
성과 정부 이끌 국가 경영자 발탁해야

오히려 가장 성과가 좋은 장관이라면 더 큰 역할을 맡길 이유가 된다. 장관 한 명의 성과를 넘어 국가 전체를 조정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대 정부에서도 특정 부처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장관들이 총리나 부총리 등 더 큰 역할을 맡으며 국정 전반을 이끈 사례가 적지 않았다.

조직의 성공은 결국 검증된 인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성호 장관이든 윤호중 장관이든 김정관 장관이든 평가 기준은 같아야 한다. 현재 자리의 필요성이 아니라 미래 역할의 가능성을 봐야 한다. 어느 부처를 맡고 있느냐보다 국가 전체를 조정할 역량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총리 인선은 현재의 공백을 메우는 인사가 아니라 미래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인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총리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 경영자다= 총리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다. 국가 경영자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실제 행정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최고 관리자다. 대통령이 국가의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라면 총리는 그 방향을 현실 정책으로 완성하는 실행 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총리의 역할은 정치보다 행정에 더 가깝고, 구호보다 결과에 더 큰 책임을 진다.

그래서 총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기보다 실력이고 구호보다 실행력이다. 정치적 상징성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국가를 운영할 수 없다. 결국 결과를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 부처 간 갈등을 조정하고 국회와 협력하며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정치적 수사보다 문제 해결 능력이다.

국민이 총리를 평가하는 기준 역시 결국은 국정 성과와 국가 운영 능력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집권 2년 차부터는 성과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총리 인선 역시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누가 정치적으로 가장 무난한 인물인가보다 누가 가장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인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결국 이정부 2기 내각의 성공 여부도 총리라는 국가 경영자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일 잘하는 사람을 총리로 써라= 필자는 이번 총리 인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일 잘하는 사람을 선택하길 바란다. 현재 자리에 꼭 필요하다는 이유로 능력자를 묶어두는 것은 조직이 흔히 범하는 실수다. 당장의 공백을 걱정하다가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낼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국가 운영 역시 이런 인사의 함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기업이 뛰어난 팀장을 승진시키지 못해 더 큰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정부도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 좋은 비서실장은 더 좋은 총리가 될 수 있고 좋은 장관은 더 뛰어난 국가 경영자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직책이 아니라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이다. 조직의 미래는 결국 그런 인재를 얼마나 과감하게 발탁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일 잘하는
사람으로

결국 인사의 원칙은 단순하다.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그것이 기업이든 정부든 성공하는 조직이 지켜온 가장 오래된 원칙이다. 그리고 이정부 2기 내각 역시 그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번 총리 인선이 정치적 계산보다 능력과 성과를 우선하는 인사의 모범 사례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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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