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에 따르면, 경찰이 직무상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대표적인 직업이라고 한다. 경찰관의 스트레스는 경찰관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나 고통을 초래하게 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경찰관의 스트레스가 경찰관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경찰 조직과 공공의 안전이라는 사회적 위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직무 스트레스는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무 환경이나 여건 또는 상황으로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인 부정적 반응이라고 한다.
경찰의 직무 스트레스는 상시적으로 위험에 노출된다. 시신이나 피해자를 직면해야 하는 감정적 어려움 등 경찰관의 직무 특성과 그 직무를 수행하는 특수성으로 다른 직종에 비해 그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이렇게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경찰의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도 부족하다. 심지어는 그 정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당연히 그 해결에도 관심이 부족해 경찰관의 스트레스로 인한 개인적 비극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왜 우리의 경찰관들은 이토록 심각한 직무 스트레스로 고통을 받을까? 살인, 자살, 심각한 상해 등 참혹한 현장을 직면해야 할 뿐 아니라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데서 오는 정신적 충격과 그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PTSD가 경찰관이 상대적으로 더 심한 직무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하나의 사회문제로까지 지적되고 있는 감정 노동과 악성 민원의 문제가 경찰을 비켜가지 않는다. 특히, 경찰관에 대한 주취 폭력이나 소위 진상 민원인들의 갑질까지 경찰이라고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이런 심각한 감정 노동에의 노출이 경찰관의 감정적 소진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교대 근무는 경찰관의 정상적인 사회관계를 어렵게 하고, 이는 수면 장애와 사회 활동 등 경찰관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예전부터 경찰을 말할 때면 의례적으로 나온 말이 격무, 열악한 직무 환경이라고 말할 정도로 늘 과부하 상태에 놓인다는 것도 직무 스트레스의 한 요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 경찰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경찰의 조직문화다. 지나친 승진 경쟁으로 인한 압박과 어쩌면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군대식 계급 구조와 권위주의도 우리 경찰의 직무 스트레스를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우리 경찰의 조직문화가 조직 구성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직무상 초래될 수 있는 사건이나 사고에 대해서 조직이 아닌 경찰관 개인이 민형사상 소송은 물론이고 관련된 거의 모든 문제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도 경찰관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범죄의 흉포화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경찰관의 대응도 강화될 수밖에 없다.
총기 등 경찰 장구의 사용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총기 사용에 따르는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감수해야 하고, 때로는 총기 사용의 정당성이나 합법성까지 개인이 책임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렇듯 경찰관의 스트레스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임이 분명해졌다.
마음 건강을 위해 전국적으로 경찰 마음 동행 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 인력과 예산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한다.
미국에서 경찰관서에 경찰관을 위한 경찰 심리학자라는 전문가들을 두는 데 비하면 우리는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현재 운영 중인 마음 동행 센터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설사 충분하다고 해도, 연약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붙거나 정신질환을 의심하거나, 그로 인한 인사상의 불이익이 따르는 등 동행 센터 이용자들에 대한 옳지 못한 부정적인 인식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센터 이용 자체를 꺼린다면 인력과 예산의 확보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경찰관의 직무 스트레스는 어쩌면 직무상 피하기 어렵다. 이에 따른 치유 과정은 경찰관이 숨길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지며, 조직이 구성원의 든든한 지지자, 보호자가 되는 조직문화의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yhl@dongguk.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