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모이는 곳에 돈 보인다

젊은 층 사이에 오피스텔이 새로운 주거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치솟는 아파트 가격과 전세난으로 인해 아파트 대체 주거지가 필요해졌고 직주근접, 편리한 인프라, 세련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어 청년 및 신혼부부의 주거 수요를 완벽히 충족하기 때문이다.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시장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주로 역세권이나 업무지구 인근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적합하다.

역세권과
업무지구

먼저 강남역 일대에서는 젊은 고소득 1~2인 가구를 겨냥해 고급 호텔식 컨시어지와 하이엔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소형·중대형 하이엔드 오피스텔 공급이 활발하다. 이런 오피스텔은 주로 트렌디한 인테리어와 조식, 세탁, 청소 등 맞춤형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남역 일대 오피스텔은 일반적인 원룸이나 투룸에 비해 임대료 및 매매가가 높지만, 가성비보다 ‘삶의 질’과 ‘시간 효율성’을 중시하는 젊은 자산가, IT 및 금융업 종사자, 전문직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신림역 주변은 지하철 2호선과 신림선 더블 역세권 입지로 여의도, 강남, 구로디지털단지 접근성이 뛰어나 2030 젊은 직장인과 1인 가구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2호선으로 강남·구로, 신림선으로 여의도까지 10~20분대 이동이 가능해 출퇴근 스트레스가 적다.

단순히 잠만 자는 원룸을 넘어, 침실과 거실이 분리된 1.5룸이나 투룸 구조의 주거형 오피스텔 수요가 크게 늘었다.

마지막으로 화곡역 일대 오피스텔은 뛰어난 교통망과 합리적인 임대료로 2030 젊은 직장인과 1~2인 가구의 수요가 높다. 5호선 화곡역을 이용해 여의도, 광화문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용이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주거 대안으로 주목
“주거 만족도 최고” 도심 직주근접 최적화

과거 아파트의 대체 주거 상품으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 시장이 한동안 침체를 겪었지만, 최근 서울에서 다시 변곡점을 맞았다.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거주 만족도를 앞세워, 오피스텔로 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2024년 발표한 ‘오피스텔 거주 및 소유 특성’에 따르면, 오피스텔 거주자의 전반적인 주거 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 3.15점으로 조사됐다. 이는 아파트(3.07점), 연립주택(2.93점), 다세대주택(2.87점), 단독주택(2.83점)을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오피스텔은 ▲상업시설 접근 용이성 ▲주차시설 이용 편의성 ▲대중교통 접근성 등 생활 편의와 직결된 영역에서 아파트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피스텔이 상업·교통 요지 중심으로 공급되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도심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20~30대 청년층에게 최적화된 주거 형태임을 보여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거주 가구의 69.1%가 20~30대 청년층이며, 82.9%가 전월세 형태로 거주하고 있었다. 소유주 연령대는 50대 이상이 60%를 차지했으며, 평균 보유 기간은 8.8년, 자가 점유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합리적
임대료

이 통계는 대부분의 오피스텔이 안정적 월세 수익을 목적으로 한 임대 투자용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서울 오피스텔은 직주근접성이 높아 공실 위험이 적고 장기적인 수익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전세 사기 등 불안 요인이 지속되면서 월세 선호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학생과 직장인,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역세권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젊은 세대가 최근에는 오피스텔을 단순한 투자용이 아닌 ‘미니 아파트’나 ‘실제 주거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남역, 신림역, 화곡역 등에 공급 중인 오피스텔.

▲강남역 루카831= 현대엔지니어링의 첫 번째 강남역 명품 오피스텔 ‘강남역 루카831(LUCA 831)’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지하 7층~지상 29층으로 건축됐다. 총 세대수는 337세대로 전용면적 50m²~71m² 규모로 설계됐다. 평당 1억원을 초과하는 프리미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취득세 중과에서 제외되며, 풀가전 무상 제공(냉장고, 스타일러 등)된다. 하이엔드 오피스텔로 입주민의 편의를 위해 수준 높은 풀퍼니시드 시스템과 가전 옵션을 기본 제공한다. 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정수기 등이 빌트인으로 설치돼 주방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삼성 또는 LG 제품의 워시타워(세탁기+건조기), 스타일러, 시스템 에어컨(거실 및 안방)이 기본 옵션으로 포함된다.

​강남 도심 속에서 희소성이 높은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원하는 수요층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준이다. 특히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와 발레파킹을 제공해 입주민들에게 최상의 편의를 제공한다. 독창적인 아치형 터널 입구 등 세련된 건축 디자인이 적용되어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29층 인피니티 풀과 호텔급 컨시어지를 갖췄으며 2.9m 층고 및 7.3m 와이드 시티 뷰 조망을 확보했다.

생활 편의
직결 영역

강남 최중심에 위치한 만큼 우수한 주변 환경까지 갖췄다. 먼저 강남역(2호선, 신분당선) 도보 2분 거리로 우수한 교통 환경을 갖췄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롯데백화점, 메가박스, CGV, 교보문고, 예술의전당 등의 문화시설까지 가깝다.

이 밖에도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의 의료시설과 역삼초, 은성중, 서운중, 은광여고 등의 교육 환경, 도곡근린공원, 말죽거리공원, 서리풀공원 등이 가까워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또 롯데칠성음료 부지,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 서초 정보사 부지, 양재 R&D,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및 공원 조성 등 수 많은 개발 호재로 미래가치가 더 기대되는 주거 상품이다.

분양 관계자는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고급 주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루카831’은 입주민들의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될 전망”이라며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수요층을 위한 맞춤형 설계와 고급 주거 서비스가 조화를 이루며, 강남 프리미엄 주거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신림역 케이뷰타워 1차=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초역세권 3억원대 후분양 오피스텔 ‘신림역 케이뷰타워 1차’가 분양을 시작한다. 지하 1층~지상 13층 규모로, 오피스텔 99호(1.5룸/분양 35~37㎡대)와 55호(1룸/분양 27㎡대)로 총 154실로 구성된다. 주차는 총 87대(자주 8대/기계식 79대)가 가능하다.

주거 목적에 맞게 총 4개 평형(전용 17~24㎡대) 타입으로 구성돼있으며, 특히 주력 평형인 1.5룸 구조는 침실과 거실이 가변이 아닌 벽체로 분리되어 넓은 거실과 통창 설계로 채광과 개방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냉장고, 시스템 에어컨, 세탁기, 인덕션,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을 갖춘 풀옵션 빌트인을 적용했다. 자영업자, 직장인, 대학생 등 다양한 임대 배후 수요 확보가 가능한 입지에 위치했다는 것이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림동과 관악구에 다양한 인프라와 예정 사업들이 있다는 점도 ‘신림역 케이뷰타워 1차’ 오피스텔이 주목받는 이유다. 교통 인프라가 우수한 신림동 일대는 지하철을 통해 강남(GBD)~여의도(YBD) 등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직주 근접 환경이다.

강남역·신림역·화곡역
교통 편리 선호지 주목

신림선(경전철) 도시철도 개통으로 교통 환경 향상, 양지병원 특별계획 구역 지정, 신림 뉴타운 개발 등이 이뤄지고 있다. 1호선, 2호선, 7호선, 9호선 환승이 가능한 신림선이 2022년 개통해 신림동 일대부터 여의도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40여분에서 약 10분대로 단축했다.

이로 인해 GBD, YBD 출퇴근하는 젊은 층들의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2025년 기준 하루 평균 11만1280명이 이용해 2호선 전체 5위, 수도권 전철역 전체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성심병원 등 대형 병원에 인접해 있고, 서울대·중앙대·숭실대 등 인근에 대학가 인프라가 형성돼있다. 또 르네상스, 타임스트림 복합쇼핑몰 등 대형쇼핑몰에 인접해 있으며 하나로마트, 롯데백화점 등도 도보 이용이 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잔디광장, 휴양시설, 체육시설이 구비된 보라매공원(약 40만㎡ 규모)과 장군봉근린공원, 상도근린공원 등 녹지 공간은 물론 도림천 및 한강까지 연결된 자전거 도로로의 접근성이 좋다.

▲화곡역 한양 더챔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한양건설이 시공을 맡은 오피스텔인 ‘화곡역 한양 더챔버’가 회사 보유분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특별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45~75㎡, 1.5룸~3룸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준비돼있다. 1~2인 가구는 물론 3~4인 실거주 수요자까지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남향 배치와 아파트 구조인 4베이 특화 설계가 도입됐는데 내부 설계를 살펴보면, 2~3룸에 각 실마다 화장실 2개소로 구성돼있다. 3베이, 4베이 설계가 적용되고 넓은 펜트리, 드레스룸, 현관 앞 세대별 스토리지 공간 등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되는 만큼 아파트 못지않은 공간 활용이 가능해 주거 만족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풀 퍼니시드 시스템으로 스타일러, 듀얼정수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제공한다.

지하철 5호선 화곡역과 직통 연결되며 분양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초역세권 단지로 2024년 11월 준공됐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더챔버 상가는 화곡역 직통 연결이라는 입지의 우수성 때문에 이미 100% 분양 완료됐으며, 주거 상품의 경우 회사 보유 물량 일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화곡역은 향후 대장홍대선과 지하철 2호선 연장선이 준공되면 트리플 역세권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여의도와 광화문, 마곡지구 등 업무지구와 연계성이 뛰어나며, ‘직주근접’을 추구하는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어 분양 당시 높은 청약 경쟁률로 분양을 마감한 바 있다.

80% 이상
전월세로

​5호선(화곡역)과 9호선(가양역), 2호선 등을 연결하는 대장홍대선은 2030년 말 개통을 위해 2025년 12월 착공에 돌입했다. 부천 대장지구에서 홍대입구까지 약 27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중심부에 위치한 화곡역은 주요 업무지구 및 대형 상권 등이 있는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홍대입구역까지 약 10여분대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서 미라클 메디특구의 최중심 입지에 위치하며, 서울 최대MICE, R&D센터 마곡지구 등 배후 입지를 갖췄다. 특히 최근 서울시가 지하철 5호선 화곡역 일대에 추진 중인 의료관광특구·환승역세권 기능 강화를 위해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확대하기로 해 화곡역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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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가 없다니…’ 초유의 사태 후폭풍

‘투표용지가 없다니…’ 초유의 사태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선거가 끝난 뒤에는 자연스럽게 후폭풍이 따라온다. 이긴 쪽은 동력을 얻고 진 쪽은 수습에 나선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결과만큼이나 선거관리위원회의 행보가 회자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불러온 후폭풍이 지방선거를 뒤흔드는 모양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출범 1년(4일)을 앞두고 치러졌다. 선거 자체가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취지로 치러지는 만큼 여야는 결과에 사활을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등에서 싹쓸이로 의회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국민의힘은 ‘견제’를 외치며 맞섰다. 누구 손도 안 들어줘 민심은 절묘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총 16개 시‧도 중 12곳에서 이겼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압승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채 1% 차이도 나지 않게 석패했다. 관심을 모았던 대구에서도 졌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관심이 집중된 부산 북구갑에서 의석을 내줬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 초반 전패를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을 받는다. 서울을 수성했고 텃밭인 대구에서도 예상보다 수월하게 이겼다. 경기 평택을 선거에서도 ‘어부지리’지만 의석 하나를 건졌다. 민주당으로선 이겨도 찜찜한, 국민의힘은 졌지만 미묘하게 웃을 수 있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제 여야는 물론 이재명 정부는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을 마주해야 한다. 여야 모두 ‘완벽하게 이겼다, 혹은 졌다’는 결과를 받아든 게 아니기에 후폭풍은 작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당권 싸움을 시작할 것이고, 보수 궤멸 직전에 간신히 살아남은 국민의힘에서도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여기에 또 다른 후폭풍이 더해졌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후폭풍의 크기는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과는 차원이 다르다. 선거의 신뢰성 문제까지 뒤흔들 수 있는 수준의 초대형 태풍급이다. 선거에서 심판 역할을 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 지난 3일 지방선거 본투표 중에 서울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라는 선거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취지가 훼손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일이 투표소 한 군데가 아니라 십수 군데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를 비롯한 12개 투표소와 강남구 1개 투표소, 광진구 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선관위는 사태를 인지한 후 투표용지를 이송하고 현장 대기 인원에 한해 투표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소쿠리 이어 투표지가 없다? 부정선거 논란에 불 질렀다 하지만 잠실7동 제2투표소는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오후 10시까지 투표 시간을 연장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동시에 소식을 접한 시민과 유튜버 등이 투표소에 몰리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함 반출을 둘러싸고 선관위 관계자와 시민 사이에 대치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강한 타격을 입혔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데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출구조사보다 실제 결과가 훨씬 박빙으로 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개표가 진행되는 와중에 투표도 동시에 이뤄지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여야는 물론 지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역이 공교롭게도 서울 지역 내에서 비교적 보수세가 강한 ‘강남권’으로 확인되자 당력을 집중한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개표를 중단하고 결과에 따라 서울시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표를 멈추고 상황에 따라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선관위에 책임을 묻겠다면서도 국민의힘의 개표 중단, 재선거 요구는 일축했다. 민주당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은 국민의힘의 요구에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 관리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선거를 다시 치를 필요까지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선관위 역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앞서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은 “국민 여러분께 큰 혼란과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아주신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빙에서 불 질렀다 그러면서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원인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미흡한 준비와 대처로 실망을 드리게 돼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이상능 선관위 선거1국장은 “이런 사례가 과거 선거에서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파구의 경우 전체 유권자 수의 50% (규모의 투표용지)를 인쇄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몇 표 차이로 선거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윤재수 선거관리정책실장은 “저희가 직접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할 것 같다”며 “소송 절차 등을 통해 법원의 결정에 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선관위는 지난 4일 0시께 긴급 위원회를 열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또 “현재 진행되는 개표를 중단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번 사태로 선관위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일뿐만 아니라 선거 때마다 일어났던 ‘선관위발’ 논란이 ‘파묘’되는 분위기다.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소쿠리 투표’다. 2022년 대선 당시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의 사전투표 용지를 간이 용기나 쇼핑백 등에 담으면서 촉발된 논란이다. 지난 조기 대선 때도 서울 신촌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관외 선거를 위해 대기하던 일부 유권자가 대기 줄이 길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받은 채 식사하고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선관위의 행태는 일부 극우층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 논란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본투표에 앞서 이틀간 진행되는 사전투표가 조작됐다는 등 부정선거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는데, 선관위 관련 논란도 그 근거로 언급하고 있다. 재선거까지 나왔지만… 부정선거 논란을 차단해야 할 기관에서 오히려 의심만 제공하는 꼴이다. 일각에서는 선관위 내부 사정이 반복되는 부실 선거의 배경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언론이 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선관위 휴직자 수는 17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새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육아휴직이 1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 질병 휴직 30명, 가족 돌봄 휴직 11명, 해외 동반 휴직 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선거,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이른바 3대 전국 선거 때마다 휴직자가 늘어나는 선관위의 고질적인 병폐가 또다시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2022년 5월 기준 선관위 휴직자 수는 218명으로 최근 10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당시 3월에는 대선, 6월에는 지방선거가 각각 치러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갑작스럽게 치러진 지난해에도 선거를 한 달 앞둔 5월 기준 휴직자는 145명에 달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자 선관위도 선거 기간에는 휴직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지를 내리는 등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등은 강제로 제한할 수 없으니 인력을 채용하는 방향으로 인력 공백을 막겠다는 대응책도 내놨다. 하지만 앞서 선관위 내부에서 채용 관련 비리 의혹이 크게 불거지면서 이마저도 미덥지 못한 방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선거 때마다 논란이 불거지고 내부의 고질적인 병폐 등으로 지적을 받는 와중에도 선관위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방패를 내세워 ‘지금만 넘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선관위를 좀먹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정을 할 수 없으면 외력이라도 가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막혀 있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구설 불거지는데… 자정은커녕 외부 감사도 안 돼 2023년 5월 당시 선관위 사무총장, 사무차장 등 고위 간부의 자녀가 선관위 경력직 채용에 특혜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아빠 찬스’ 논란의 시발점이다. 이후 선관위 자체 특별감사 결과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이 선관위의 인력 관리 실태에 관한 직무감찰에 착수했다. 그러자 선관위는 ‘독립기관’임을 내세우면서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는 물론 여론의 반발이 거셌다. 선관위는 감사원 직무감찰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2023년 7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2월 헌재는 “이 사건 직무감찰은 헌법 및 법률상 권한 없이 이뤄진 것으로 선관위의 독립적 업무 수행 권한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헌법에 기재된 감사원의 감사 범위가 “행정부 내부의 통제장치로서의 성격”인 만큼 정부와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국회, 법원, 헌재와 같이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 배경으로 선관위의 선거 관리 업무를 들었다.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이 독립된 헌법 기구인 선관위를 직무감찰할 수 있게 되면 선거 관리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직무감찰 배제가 곧바로 부패 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감사원 직무감찰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이를 대신할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자체 감찰기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선관위는 자체 감찰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함으로써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내부 자정 기능에 기대를 건 것이다. 이번에는 고쳐질까 하지만 채용 의혹은 차치하고라도 그 이후에도 가장 본연의 업무인 선거 관리에서 계속해서 잡음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선관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주공화국에서 무엇보다 철저해야 할 선거 관리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 참정권이 한치라도 훼손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신뢰할 만한 적절한 대책을 조속하게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제 지방선거는 끝났다. 선관위는 이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