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순히 여당과 야당의 대결만 있는 선거가 아니다. 오히려 더 위험한 변수는 여야 내부에서 터져 나온 무소속 돌풍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관영 무소속 후보가 있고, 국민의힘에서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있다.
공통점은 둘 다 원래 자기 당의 핵심급 인물이었지만 결국 당과 충돌한 뒤 무소속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금 더 충격적인 것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인 지난 27일 발표된 조사에서 김 후보는 오차범위 밖 1위, 한 후보는 오차범위 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에서 무소속 승리는 단순한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특히 거대 양당 체제에서는 더 그렇다. 무소속 후보가 거대 정당 후보를 이기고 살아남는다는 것은 단순히 인지도가 높다는 의미가 아니라, 당 조직보다 개인 정치력이 더 강하다는 뜻에 가깝다. 다시 말해 당의 공천 시스템과 지도부 리더십 자체가 흔들렸다는 의미다.
그래서 여야 지도부가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상대 당 승리가 아니라 자기 당에서 떨어져 나온 무소속 후보의 승리다.
민주당은 전북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김 후보 돌풍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전북은 민주당 핵심 기반이고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조직력이 강한 지역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아닌 김 후보 당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것은 민주당 내부 균열이 예상보다 크다는 의미다.
김 후보는 민주당과 깊은 인연이 있는 정치인이다. 전북 지역 기반도 강하고 중앙 정치 경험도 많다. 그러나 공천 과정과 당내 갈등 속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라는 선택을 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예상했던 것보다 지역 민심이 훨씬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당보다 인물을 보겠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만약 민주당 핵심 지역인 전북에서 무소속 후보가 승리하면 민주당 지도부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 전북은 민주당 정체성과 연결된 정치적 기반이다. 그런 곳에서 공식 후보가 아니라 무소속 후보가 승리한다면 공천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 위험한 것은 호남 내부에서 “민주당 간판만으로는 안 된다”는 흐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민주당은 예전 같은 안정적 결집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전북도지사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라 민주당 내부 체질을 시험하는 무대가 됐다.
국민의힘 역시 부산 북갑 보궐선거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은 원래 국민의힘 핵심 기반이고 부산·경남(PK)는 보수 정치의 심장이다. 그런데 그 핵심 지역에서 무소속 한 후보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막판에 계속 1위를 달리고 있다.
만약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패배하고 한 후보가 승리하면 그 순간 친윤(친 윤석열) 세력과 지도부 책임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한 후보는 원래 국민의힘 대표까지 지냈던 인물이고 윤석열정부 핵심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당내 권력 충돌 끝에 결국 제명이라는 강한 방식으로 정리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제명 이후 그의 정치적 존재감은 더 커졌다. 특히 보수 강경 지지층보다 중도·청년층 일부에서 “당보다 개인 경쟁력이 강하다”는 평가가 형성되고 있는 점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매우 위험한 신호다.
부산 북갑 선거 결과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의석 하나 때문이 아니다. 만약 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보수 진영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결국 당이 한동훈을 내쫓았다”는 반발이 커질 게 뻔하다.
반대로 한 후보 측은 “당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2030 대선을 향한 보수 재편 논의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
부산 북갑 역시 단순한 지역구가 아니라 차기 보수 권력지도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여야는 서로 싸우는 동시에 내부 전쟁까지 함께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북갑에서 ‘한동훈 변수’와 싸워야 하고 민주당은 전북에서 ‘김관영 변수’와 싸워야 한다. 겉으로는 상대 당 공격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기 당에서 떨어져 나온 무소속 후보들이 더 두려운 상황이다.
상대 당에게 지는 것은 외부 패배지만 무소속에게 지는 것은 내부 붕괴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위험한 패배는 리더십 손실일 가능성이 크다.
정치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내부에서 터지는 균열이다. 특히 거대 정당은 상대 당 공격에는 익숙하지만 자기 당 출신 핵심 인물이 무소속으로 나와 민심을 가져가는 상황에는 훨씬 약하다. 그것은 단순한 선거 패배가 아니라 “당이 사람을 품지 못했다”는 상징으로 남기 때문이다. 결국 김관영과 한동훈 변수는 여야 리더십 자체를 시험하는 정치적 폭탄이 된 셈이다.
거대 양당은 지금 상대 당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당이 버린’ 사람들과 싸우고 있다. 어쩌면 이번 지방선거 이후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는 것은 지방권력이 아니라 중앙정치 지도부일지 모른다.
결국 이번 6·3 지방선거 최대 변수는 당 밖으로 밀려난 전북의 김관영과 부산 북갑의 한동훈이다. 이 둘은 단순한 무소속 후보가 아니다. 둘 다 이미 ‘당보다 개인 경쟁력이 강한 정치인’이라는 상징성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두 사람이 실제 승리까지 가져간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 승패보다 “정당 시스템 균열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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