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보증수표 GTX A·B·C 어디까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실제 집값 상승을 끌어낸 사례들이 속속 확인되면서 향후 개통 예정 노선 인근 지역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집값 상승 보증수표로 불리는 GTX가 2026년 5월 현재 노선별로 어디까지 진행이 되어왔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2026년 5월 현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의 전 구간 연결 개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서울역~수서역 구간 개통이 올해 하반기 중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파주~동탄을 잇는 ‘완전 연결’이 현실화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B·C 노선 역시 착공과 정상화가 이어지며 GTX 전반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파주∼동탄
50분대로

국토교통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A 노선의 서울역~수서역 구간은 하반기 개통이 유력하다. 삼성역을 무정차로 통과하는 방식이지만, 노선의 시점과 종점을 처음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역~수서역 구간 선로 연결은 완료된 상태로, 안전 점검과 각종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시험 운행 등을 거쳐 이상이 없을 경우 하반기 내 삼성역 무정차 통과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 연결이 이뤄지면 파주에서 동탄까지 이동 시간이 50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현재는 2024년 3월 개통한 수서~동탄 구간과, 같은 해 12월 개통한 운정중앙~서울역 구간만 운행 중이다.

노선이 전면 연결되면 수도권 남부와 서울 도심, 서북부 간 이동 시간이 기존 대중교통 대비 크게 단축된다. 예를 들어 킨텍스역에서 동탄까지 버스를 이용할 경우 1시간30분~2시간 걸리던 시간이 약 40분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삼성역은 복합환승센터 및 개발사업 영향으로 공정이 지연돼, 역 개통은 2028년 전후로 예상된다.

GTX-B 노선도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GTX-B는 인천 송도(인천대입구)에서 신도림, 여의도, 서울역, 용산, 청량리, 상봉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총 82.8㎞ 구간이다. 이중 인천대입구~용산, 상봉~마석 구간은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재정 구간 노반 공정률은 5.7%, 민자 구간은 2.4% 수준이다.

B 노선이 개통되면 인천과 경기 동북부를 연결하는 교통망이 구축되면서 수도권 외곽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여의도·서울역 중심 업무 축이 강화되며 주거·산업 기능의 분산 효과도 기대된다.

수도권 외곽
접근성 개선

GTX-C 노선은 경기 양주 덕정에서 수원까지 86.46㎞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4조6084억원 규모다. 공용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은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 C 노선은 공사비 갈등을 해소하고 지난달 사업 정상화에 들어갔다. 총사업비 일부 증액을 포함한 중재 결과가 나오면서 장기간 지연됐던 사업이 재개 수순을 밟고 있다.

사업 주간사인 현대건설은 지장물 이설과 펜스 설치 등 현장 작업에 착수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총 16개 건설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6개 공구 중 1·3·4공구를 맡고 있다. 개통되면 덕정~삼성역, 수원~삼성역 구간을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주요 거점 간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A 노선 전 구간 연결 개통 가시권
서울역~수서역 하반기 가능 전망

GTX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혜 지역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주의점도 있다. 먼저 GTX 개통이 곧바로 모든 역세권의 집값 상승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통 개선에도 생활 인프라나 학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수요가 따라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교통만으로 지역의 주거 가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새로운 역세권이 진짜 생활권으로 자리 잡으려면 상권, 학교, 공원, 의료시설 같은 인프라가 함께 뒤따라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개통한 GTX-A 사례를 통해 프리미엄이 이미 실거래가로 입증된 만큼, 향후 개통 예정 노선들은 수도권 주거지의 가치 체계를 재편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GTX 역세권 단지는 접근성 개선에 따른 실질 거주 편익과 함께 인근 상권 활성화, 개발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며 입지 프리미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음은 GTX A·B·C 노선 지역에 분양(예정) 중인 아파트.

▲용인 플랫폼시티 라온프라이빗 아르디에= 라온건설㈜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에 공급하는 ‘용인 플랫폼시티 라온프라이빗 아르디에’의 잔여 가구에 대해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선착순 계약은 만 19세 이상이면 거주 지역이나 주택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으며,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재당첨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다.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도 계약이 가능하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약 2250만원 수준으로, 전용 84㎡ 기준 7억원대 중반으로 책정됐다. 1차 계약금은 1000만원이며, 비규제지역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분양권 전매는 오는 10월1일부터 가능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도 해당 단지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7층, 7개동, 총 238가구 규모, 전용면적 84~119㎡로 구성된다. 입주는 2028년 3월 예정.

거주 편익
개발 기대

내부는 가변형 벽체를 적용한 평면 설계가 일부 도입됐으며, 일부 가구에는 테라스와 추가 공간(알파룸)이 포함된다. 최상층 세대에는 일반층 대비 높은 층고가 적용된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 시설, 실내 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등 커뮤니티 시설이 계획돼있다. 주차 대수는 가구당 약 1.5대 수준이며, 엘리베이터는 약 15가구당 1대 비율로 배치된다.

차량 기준으로 구성역과 용인 플랫폼시티 예정지까지 약 5분 거리다. 용인 플랫폼시티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개발이 추진 중이며, 인근에는 에버라인 영덕역 신설이 검토되고 있다. 중부대로와 동부대로 등을 통해 수원 영통, 광교신도시 등 인접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흥덕IC와 수원신갈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진입이 가능하다.

주변에는 광교신도시와 수원 영통 일대의 상업·생활시설이 위치해 있다. 이마트 흥덕점, 롯데마트 신갈점, 코스트코 공세점 등 대형 유통시설도 인근에 있다. 단지 주변에는 영덕지구 문화공원 조성이 예정돼있고, 신갈공원과 신대호수 등이 위치해 있다.

▲더샵 송도그란테르=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IBD) 일대에 ‘더샵 송도그란테르’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46층, 총 15개동 규모로, 아파트 1544가구와 전용 84㎡ 주거형 오피스텔 96실로 구성된다. 면적별로 전용 84~198㎡ 중대형 중심 가구가 주를 이룬다.

외관은 글로벌 건축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Studio)와 협업해 워터프론트와 도시 스카이라인을 반영한 입체적 디자인과 커튼월룩 설계를 적용했다. 내부는 3면 개방형 중심 설계와 높은 천장고를 적용해 개방감을 높였다. 일부 가구에는 오픈 발코니를 도입해 수변 경관을 보다 넓게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과 고층부 스카이라운지, 사우나가 조성된다. 단지 내에는 299호실 규모의 판매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속도 붙으면서 수혜 지역 호재로 작용
상권·학교·공원·의료 인프라 살펴야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GTX-B 노선 추진으로 서울 접근성 개선도 기대된다. 송도 워터프론트와 약 19만㎡ 규모의 대형 공원, 센트럴파크도 단지와 인접해 있다.

분양 관계자는 “송도 IBD 마지막 주거단지로서 희소성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프로젝트”라며 “송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운밸리 리젠시빌 란트= 리젠시빌주택과 리젠시빌건설은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 A1BL 부지에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 ‘백운밸리 리젠시빌 란트’를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16층, 6개동, 총 41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59㎡와 74㎡ 중심의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된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방식으로 공급되는 만큼 최대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내로 제한되며, 일반 전·월세 대비 거주 안정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임차 형태로 공급돼 취득세와 보유세 부담이 없는 점 역시 수요자 관심 요소로 거론된다.

청계IC와 가까워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이용이 편리하며 강남권 접근성이 양호한 편이다. 다양한 버스 노선도 갖춰져 있어 대중교통 이용 여건 역시 무난하다는 평가다. 단지 인근에는 백운호수공원과 백운산·바라산·모락산 등이 자리하고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보장된
생활권

차량 약 5분 거리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상업시설이 위치해 있다. 백운호수초·중학교도 도보권에 자리한다. 인근 의료시설 개발 계획도 추진 중이다.

분양 관계자는 “의왕시는 신규 공급이 많지 않은 데다 실거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 특성이 맞물리면서 새 주거상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며 “백운호수 생활권과 서울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입지라는 점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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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오세훈 차기 대선 로드맵

‘태풍의 눈’ 오세훈 차기 대선 로드맵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참패했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참패 기류 속에서 홀로 승리한 오 시장은 국민의힘에 불어올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과연 오 시장은 성공적인 시정과 국민의힘 체질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지난 4일 오전 개표 결과, 국민의힘은 광역자치단체장 기준 서울·대구·경북·경남 등 4곳 수성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지지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최소한의 수성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졌잘싸’ 최소 수성 이로써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상 첫 5선에 성공했다. 오 시장은 48.94%를 득표해 48.34%를 득표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가까스로 물리쳤다. 방송사들의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 시장을 약 5%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개표 후 13시간이 지난 시각부터 정 후보를 역전해 신승을 거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이후 역동적으로 중앙정치에 개입했다. 공천 과정에서는 후보 등록을 거부하면서 ‘윤 어게인’에 기반한 강경 보수 노선을 유지하려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이어 당에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선언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개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에 반대한다”는 등 절윤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후에도 오 시장은 당과 거리두기를 멈추지 않았다. 오 시장이 후보 등록을 거부하면서 요구했던 것 중 하나는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설치였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자 오 시장은 한동안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 차림으로 현장을 누볐다. 그는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절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당 필승결의대회와 지난달 12일 진행된 서울시당 선대위 발대식 모두에 장 대표를 초청하지 않았다. 오 시장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절한 취지는 “마음은 고맙지만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오 시장은 지난 3월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모시고 싶다. 변신한 모습으로 지원 와 주시길 촉구한다”며 “국민의힘 자체가 중도 확장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오 시장은 서울시당을 배경으로 서울 내 자치구를 둔 의원들과 함께 선대위를 구성해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렀다. 그리고 5선에 성공했다. 오 시장의 승리는 정치학적으로 정치의 개인화 현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정치의 개인화는 정당 등 집단적 배경이 아닌 정치인 개인의 리더십 등 이미지가 정치 과정의 핵심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통적인 지지 세력 외엔 국민의힘이라는 브랜드가 호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는 국민의힘과 오 시장을 분리해서 평가한 후 오 시장을 지지했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 브랜드가 오 시장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오 시장은 당과 거리를 두면서 개인 지지 기반이 잠식되는 것을 최대한 막은 셈이다.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경기 평택을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승리했다. 유 후보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지지 선언 외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언론이 주목한 핵심은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갈등·상호 폭로였다. 유 후보의 승리는 범여권의 내분 속에서 어부지리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뒤베르제 법칙에 따르면, 단순다수대표제와 소선거구제는 양당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와 조 대표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유 후보를 상대로 여유 있게 승리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참패 속 홀로 선 오…당과 거리 두고 5선 신승 유 어부지리·한 자력 생존…장동혁 책임론 불씨 하지만 두 후보가 화합하지 못하면서 평택을 선거구도는 다당제로 전개됐다. 김 후보와 조 대표가 각각 일정한 경쟁력을 가진 채 분열했기 때문에 범여권 지지자의 표심은 사실상 양분됐다. 반면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와 조 후보만 한 경쟁력을 갖지 못해 유 후보의 표를 결정적으로 잠식하지는 못했다. 김 후보·조 후보·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등 진보 성향 범여권 후보들은 각각 28.77%·27.44%·2.95%를 득표했다. 반면 유 후보는 34.83%를, 황 후보는 6.19%를 득표했다. 이 때문에 유 후보는 다수 대결 구도 속 승자가 될 수 있었다. 평택을 결과는 뒤베르제 법칙의 기계적 효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줬다. 단순다수대표제에서는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의석을 차지한다. 유 후보는 34.83%를 득표하는 데 그쳤지만, 범여권 후보들이 분열하면서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범여권 후보의 분열은 뒤베르제 법칙이 기대하는 심리적 효과인 사표 방지를 위한 유력 후보 결집 효과 실현을 방해했다. 따라서 유 후보의 승리는 국민의힘의 조직적 승리라기보다, 범여권 분열과 단순다수대표제의 기계적 효과가 맞물린 결과에 가까웠다.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물리치고 신승했다. 이로써 한 전 대표는 오 시장과 함께 자력으로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월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던 장 대표 등 당권파는 매우 치명적인 내상을 입은 것이다. 통상적인 정치적 관례대로라면 선거에서 대패한 당 대표 등 지도부는 일괄 사퇴의 길을 걷는다. 이후엔 비상대책위원회가 설치돼 당의 혼란을 수습한 후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선거 이전부터 “장 대표는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일 SBS 선거 방송에 출연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나는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패배를 예고하는 출구조사 발표를 듣는 즉시 사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면서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장 대표가 억울해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로는 “상당수 후보들이 장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으므로 장 대표로서는 할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지난 4일에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장 대표를 강제로 사퇴시킬 수단은 사실상 없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청년 최고위원을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거나 궐위되면 지도부가 무너진 것으로 간주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치열한 혈투 치명적 내상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은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우재준 최고위원이다. 이들 중 신동욱·김민수·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반적으로 장 대표와 뜻을 함께하고 있다. 물론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장 대표의 거취를 어떻게 결정할지에 따라서 신 최고위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은 유동적인 결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 친윤계로서는 장 대표를 섣불리 사퇴시켰다가 오 시장이 당권 장악까지 시도하는 더 큰 강풍을 맞이할 수도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동안 “구 친윤계가 장 대표를 사퇴시킨 후 신 최고위원을 얼굴로 내세울 수도 있다”는 설이 돌아다녔지만, 말 그대로 설로 끝났다. 장 대표와 구 친윤계가 충돌했던 지난 1~2월에도 충돌했던 핵심 요소는 절윤 등 노선 변경 여부였을 뿐, 장 대표의 거취는 아니었다. 인위적인 지도부 붕괴는 사실상 어렵다. 최고위 자체가 장 대표에겐 벙커로 작용하기 때문에 장 대표가 버티면 끌어낼 수 있는 정상적인 방법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대구·경북·경남을 수성했기 때문에, 대체로 이 지역을 기반으로 삼는 구 친윤계는 참패 속에서도 당내 발언권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반대로 대구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45.05%를 득표하는 등 핵심 지역 기반 대구에서도 예전과 다른 정치적 정서가 확인됐다. 따라서 구 친윤계로서는 “지역 기반 수성을 위해 당에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과 “장 대표가 관례대로 사퇴해야 한다”는 판단이 교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하마평에 올랐던 신 최고위원 등 대안 인물을 찾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옹립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 정서를 등에 업은 강경 보수 세력과 영남권에 기반을 둔 구 친윤계가 양대 축을 형성한 과두적 구조에 가깝다. 이탈리아의 사회학자 로베르트 미헬스는 ‘과두제의 철칙’이라는 개념을 주장했다. 과두제의 철칙은 “조직이 커질수록 민주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미헬스가 지적했던 근거는 ▲관료화와 분업 ▲대중의 무관심과 무능력 ▲지도부의 권력 독점 등이었다. 이 중 국민의힘에 작용하는 것은 관료화와 권력 독점이라고 할 수 있다. 관료화로 인해 지도부에 권력이 집중되고, 지도부는 권위 유지를 위해 정보·자원을 통제한다. 구 친윤계 대안 옹립? 그간 구 친윤계는 “당의 이익보다 자신의 권력 자산을 보존하려고 한다”는 비판적 평가를 받아왔다. 장 대표가 구 친윤계의 사퇴 공세에 맞설 수단은 당헌·당규가 벙커로 만든 지도부의 견고함밖에 없다. 영남을 수성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역설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반이 영남에 과도하게 집중돼있기 때문에 연이은 선거 패배라는 외부적 충격이 발생할수록 당내 권력구조 강화로 회귀하려는 관성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구 친윤계에 대해서는 “당을 파벌·지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한 오 시장은 지금까지 구 친윤계와 장 대표 모두를 상대해 왔던 한 전 대표와는 다르다. 한 전 대표는 구 친윤계와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그가 국민의힘 복당 이후 당권 장악을 거쳐 대권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복당은 역설적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복당하더라도 국민의힘 내 소수 계파인 친한(친 한동훈)계 수장에 불과하다. 목표로 삼을 당권·대권 도전을 위해선 당내 구 친윤계의 거부감을 누그러트릴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따라서 한 전 대표는 당선돼 자력 생존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태풍 속의 찻잔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사상 최초로 서울시장 5선에 사실상 자력으로 성공한 오 시장이야말로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 대표는 당 대표직 유지와 생존이 급박하기 때문에 수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당 대표이기 때문에 자신의 노선을 변혁하려는 모순을 저지를 수도 없다. 따라서 국민의힘의 차기 권력구도는 오 시장과 구 친윤계가 여러 쟁점을 놓고 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몇 달 안으로 결정해야 할 논점만 해도 ▲장 대표 등 지도부의 거취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여부 및 위원장 임명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 등이며, 이것들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최고위는 장 벙커…영남 기반 구 친윤도 셈법 복잡 복당 벽 마주할 한…‘오세훈계’ 편성 당 흔드나 국민의힘 내 수도권 거점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무너졌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따라서 오 시장이 잔존한 수도권 내 비친한계 성향 중도보수계열 인사들을 규합해 오세훈계를 구성할 수도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광역자치단체장이 직접 정당 대표를 맡기는 어렵다. 오 시장으로서는 오세훈계를 구성해 참신한 개혁 이미지를 표방할 수 있는 대리인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그 대리인으로, 친한계로 알려졌지만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당권파와 겨뤄가면서 오 시장과 호흡을 맞춘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과 서울 내 험지인 도봉갑에서 당선돼 서울시장 선거전에서도 민주당 정 후보 저격 활동에 집중했던 김재섭 의원 등을 거론한다. 이에 맞서 구 친윤계는 전통적인 논리를 동원해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이후 영남권 중심 구 친윤계의 논리는 “수도권이야말로 늘 국민의힘 선거 패배의 원흉”이라는 것이었다. 만약 오세훈계가 새롭게 편성된다면, 사안에 따라 오세훈계와 친한계가 구 친윤계의 공세에 공동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장 대표의 정치적 수명이 이 사태에 아예 참전할 수 없을 정도로 끝난 것은 아니다. 그의 정치적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변수는 이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관리 논란에서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선 재투표까지 주장하고 있다. 당장 직면한 참패의 여파를 수습하고 당을 뭉치게 하는 데 있어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위기를 통제 가능한 외부의 독립된 실체로 분리해 내부적 결집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강경 보수 집단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민의힘에선 오히려 내부를 겨냥한 칼이 될 수도 있다. 섬세하게 다루지 못하면 부정선거론의 영향력이 당 안에서 강해질 수 있고, 역설적으로 장 대표의 영향력이 강해지도록 돕는 생명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선은 대권에? 부정선거론과 장 대표의 영향력 유지가 겹쳐지면, 오 시장과 구 친윤계가 일시적으로 연합해 대응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에선 네 갈래 권력 투쟁인 ‘사국지’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크게는 영남·강경 노선과 수도권·확장 노선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를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대구·경북 중심 구 친윤계 ▲지도부란 벙커에 있는 친 장동혁계(당권파) ▲친 한동훈계 ▲무계파·수도권 중심 친 오세훈계 등으로 편성될 수도 있다. 계파의 세분화 가능성 중심에는 오 시장이 있다. 태풍의 눈이 된 오 시장은 과연 성공적인 서울시정 수행과 국민의힘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 시장이 대권에 시선을 두고 있다면, 두 마리의 토끼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