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대체로 잔인하고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누구인지를 국민에게 공개하면서 그에 대한 감시망을 사회 전체로 확대하자는 게 전제다. 시민들의 경계와 주의를 촉구해 재범을 어렵게 만들어 예방 및 그로 인한 공공의 안전을 도모하자는 것이 적어도 이 제도가 추구하는 명목상의 목표, 목적일 것이다.
범죄학에서도 동기를 가진 잠재적 범죄자에게 감시를 강화함으로써 범행의 기회를 차단하거나 제한함으로써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신상 정보 공개는 해당 범죄자에 대한 억제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장래 범행 가능성에도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범죄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누구나 유사한 범행을 하면 자신의 신상 정보도 공개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줌으로써 범죄 동기를 일반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미국에서 말하는 ‘공개 망신 주기’다. 미국의 공개 망신 주기가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언론의 역할이다. 범죄자 신상 정보가 공개되면서 공개적으로 망신, 수치심을 가하는 주체가 경찰, 검찰, 법원 등 국가가 아니라 신문과 방송 등 전통 언론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처럼 언론에 의한 범죄자 신상 정보 공개가 최선인가는 논쟁과 논의의 대상이기도 한다. 적어도 언론, 특히 기성 언론을 우리는 행정, 입법, 사법에 이은 ‘국가의 제4부’라고 일컫는 만큼 사회의 공기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런 점에서 언론을 통한 신상 정보 공개는 일면 합리적이고 타당해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범죄에 대한 형벌의 억제 효과는 신속성과 확실성 그리고 엄중성이 전제인 만큼 언론의 신상 정보 공개를 통한 ‘공개 망신 주기나 공개 수치심 가하기’는 우리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실행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처럼 언론의 적극적인, 어쩌면 공격적인 범죄자 신상 정보 공개는 현행 우리의 신상 정보 공개 제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하나는 신상 정보 공개에 대한 정보 공개 대상자, 즉 피의자의 동의다. 현재는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일정 기간 공개가 유예되도록 하고 있어서 신상 정보 공개의 원래 목적이나 목표에도 부합되지 않다.
특히 형벌의 신속성이라는 억제 효과의 전제 중 하나를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당사자의 동의를 전제했던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때문이라고 하는데, 피의자의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하려면 오히려 공개 결정 후가 아니라 결정 전의 심의 단계에서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할 수 있는 변론권을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또 동의를 필요로 하게 만든 자체가 아직도 우리의 사법제도와 과정이 온전히 ‘범죄자 중심의 범죄자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범죄자는 자신의 범행이 이성적, 합리적 결정과 선택의 결과임을 감안한다면 그 책임 또한 당연한 것이며, 반대로 피해자는 그 시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피해자가 됐고 이는 자신의 선택과 결정의 결과가 아닌 완전히 무고한 피해자라면 그런 피해자 중심의, 피해자 지향의 사법제도와 절차가 된다면 이런 논란 자체가 의미를 잃을 수도 있다.
어쩌면 언론을 통한 신상 정보의 공개는 현행 제도의 또 다른 문제도 해결해 줄 수도 있다. 현재는 각 경찰 기관별로 각자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고, 기관별 또는 사안별로 일관성이 부족해진다는 지적으로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성에 흠결이 되기도 한다.
반면 언론 공개는 매체마다 조금은 다를 수도 있지만, 자체적으로 명확하고 일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공개 범위가 확대되고, 기간도 어쩌면 무한이라는 점에서 억제 효과도 확대되리라 기대할 수 있으며, 국민의 알권리까지 확실하고 광범위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
게다가 현행 제도가 빚은 가장 심각한 부정적 부산물의 하나인 ‘사적 제재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사적 제재가 횡행하는 이유가 공적 제재에 대한 불신인데, 이는 공개 제도가 충분히 신속하고 엄중하지 못한 데 그 이유가 있다는 점에서 언론을 통한 공개가 무분별하고 불법적이며 그 폐해가 심각한 사적 제재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yhl@dongguk.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