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뜨자마자 위기 맞은 양상국

  • 조유담 기자 ydcho@ilyosisa.co.kr
  • 등록 2026.05.18 11:02:38
  • 호수 15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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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나가는 ‘김해 왕세자’

[일요시사 취재1팀] 조유담 기자 = 매력적인 사투리 캐릭터로 과거 KBS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개그맨 양상국이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2026년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김해 왕세자’ 신드롬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반복된 무례 논란에 휩싸이며 대중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불러왔던 그의 캐릭터가 이제는 시대가 요구하는 예능의 선을 넘었다는 비판 속에 시험대에 올랐다.

경남 김해 출신의 투박한 사투리 캐릭터로 과거 KBS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양상국이 특유의 거침없는 날것 그대로의 입담을 앞세워 2026년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러나 박수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그는 ‘무례 논란’이라는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공백기 버틴
10년 절실함

특유의 거침없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날것의 매력’으로 소비됐지만, 반복될수록 “선을 넘는다”라는 비판으로 이어지며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양상국이 다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단순히 ‘웃겨서’가 아닌 최근 한국 예능 트렌드와 그의 캐릭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동안 공개 코미디 시장이 사라지면서 양상국도 사실상 대중의 시야에서 멀어져 있었다.

KBS 공개 코미디 전성기 시절에는 높은 인지도를 보였지만, 이후 예능 시장이 관찰·토크 중심으로 바뀌면서 존재감이 약해졌고, 특별한 대표 캐릭터도 희미해졌다.

10년의 공백을 깨뜨린 결정적 계기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쩐의 전쟁’ 특집이었다. 오랜 공백이 무색할 만큼 경상도 특유의 생활형 말투와 즉흥 반응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양상국이 <놀면 뭐하니?>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은 현재 조회 수 190만회를 돌파했다. 이어 출연한 ‘김해’편 영상은 공개 이틀 만에 조회 수 150만회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며 현재 300만회를 앞두고 있다.

특히 분장한 그의 모습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왕세자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김해 왕세자’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 명실상부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이 별명은 단순한 애칭을 넘어 하나의 캐릭터 브랜드처럼 자리 잡는 듯했다.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진짜 개그맨이 나왔다” “억지 웃음이 아니라 그냥 존재 자체가 웃기다” “고정 멤버로 써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열광했다. 위축되지 않는 당당함과 거침없는 입담은 예능계의 새로운 활력소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김해’편에서 그는 첫 출연 이후 “인생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출연 영상이 100만뷰를 돌파한 것과 관련해 “급을 나누긴 그렇지만 이제 유재석과 같이 보더라”라는 농담까지 던지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이후 SBS <미운 우리 새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전지적 참견 시점>, SBS <동상이몽 - 너는 내 운명> 등 주요 예능까지 섭렵하며 그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2일 공개된 유튜브 웹 예능 ‘핑계고’에서 무례한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이며 새로운 전성기에 제동이 걸렸다. 개그맨 남창희가 결혼 후 달라진 점에 대해 매일 아침 출근하는 아내를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준다고 하자 “진짜 위험하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거침없는 날것 그대로의 입담 폭발
투박한 사투리 캐릭터로 늦은 전성기

여기까지는 개인의 연애관 차이 혹은 예능적 과장으로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양상국의 발언을 포장할 기회를 주는 유재석을 대하는 태도였다. 유재석이 “도저히 집에 데려다주는 게 안 되느냐”라고 묻자, 양상국은 “유재석 씨”라고 부르며 “한 번만 더 이야기하면 혼냅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

현장 분위기 자체는 웃음 속에서 지나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짧은 클립 중심으로 소비되는 콘텐츠 환경에서 이 같은 장면은 훨씬 공격적으로 퍼져나갔다. 방송 직후 그의 SNS에는 무례함을 지적하는 댓글이 달렸고, 양상국은 결국 “불편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 앞으로 조심하겠다”며 직접 사과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논란은 사과 이후에도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다른 프로그램들을 통해 번져나갔다.

지난 4일 방송 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조선의 사랑꾼>에 이어 지난 9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서 타 출연자에 대한 무례한 태도가 계속돼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다. <조선의 사랑꾼>에 출연한 양상국은 결혼정보회사를 찾아가 신붓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결혼정보회사 대표가 그에게 고집이 좀 있다고 말하자 양상국은 수긍 대신 “고집 좀 심하게 있을 수 있다”고 받아치며 대표의 아내에게 “어머니, 어르신은 고집 없으시냐”라고 물었다. 있다는 답변에 “어르신도 고집 있으신데 저한테 고집 풀라고 하면 어떡하느냐”며 여과없이 불만을 드러냈다.

전문가의 조언조차 공격적으로 받아치는 모습에서 대중은 그가 가진 당당한 기세의 캐릭터가 사실은 불통형 고집이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

지난 4월 방송된 SBS 예능 <동상이몽2>에서 공개된 개그우먼 허안나의 집 영상을 보고 비혼을 선언했던 발언도 함께 거론됐다. 당시 그는 허안나의 다소 어질러진 집안 풍경을 보고 “시골 돼지우리가 더 깨끗하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이 정도면 교도소에 한 3개월은 다녀와서 청소부터 배워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도 거침없었다. 예능적 재미를 위한 설정일 수 있으나, 캐릭터와 실제 인격이 혼재되어 전달되는 방송의 특성상 이날 언행은 대중에게 신선한 웃음 대신 ‘비호감’이라는 부정적인 인상만 남기고 말았다.

가장 최근의 비판은 tvN <놀라운 토요일>에서 절정에 달했다. 양상국은 개그맨 김해준, 나보람의 유튜브 채널 속 ‘낭만 부부’ 세계관에서 만들어진 자신의 부캐(부 캐릭터)인 ‘상필’ 캐릭터로 출연했으나 본캐(원래 캐릭터)와 상필 캐릭터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본캐를 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함께 출연한 김해준의 세계관과 상황극에 전부 모르쇠 반응을 보여 결국 김해준도 “녹화 들어오기 전까지 같이 열심히 하자고 했잖아요”라며 곤경스러움을 드러냈고 “정말 좋았던 동생 하나를 완벽히 잃었다는 생각이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또 정작 본인의 고집으로 선택한 힌트가 실패로 돌아가 팀 전체가 곤경에 처하자, 엉뚱한 의견을 낸 김동현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며 “야 인마, 바보야. 저거는 어떻게 방송을 하고 있냐”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놀뭐> 이후
인생 달라져

김동현이 민망한 웃음으로 상황을 넘기려 했음에도 양상국은 “바보인데 자존심 센 애들이 제일 무섭다”며 재차 쏘아붙였다. 엉뚱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묘미인 프로그램에서, 타 출연진의 실수에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전혀 유쾌하게 다가가지 못했다.

‘내로남불’식 태도와 동료에 대한 존중 부재가 다시금 부각된 순간이었다.

해당 방송에 대해 예능적인 콘셉트로 이해하기엔 그 수위가 대중의 정서적 저지선을 넘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호통치며 분위기를 주도하려던 과정이 발길질 등 폭력적 태도로 이어져 “즐겁기 위해 보는 토요일 예능인데 불쾌함이 앞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양상국은 2007년 KBS 공채 22기로 데뷔했다. 허경환, 장도연, 김준현, 박성광 등 이름만 대면 아는 스타들이 즐비한 ‘황금 기수’였다. 쟁쟁한 동기들 사이에서 그는 자신만의 ‘촌놈’ 캐릭터로 승부수를 던졌다. <개그콘서트>에서 그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대표 코너는 ‘닥터피쉬’였다. 후반부에 등장해 짧지만 강렬한 사투리 연기를 펼치는 방식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는 이후 ‘서울메이트’ ‘교무회의’ ‘선생 김봉투’ ‘네가지’ 등 여러 인기 코너를 거치며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네가지’의 “촌에서 왔다고 오해하지 마라, 마음만은 턱별시다”, ‘서울메이트’의 “확 마 궁디를 주 차삐까?” 같은 유행어는 전국적으로 퍼졌고, 양상국은 ‘사투리 개그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2010년대 초반 양상국은 공개 코미디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특히 KBS <인간의 조건>에서 살림과 집안일을 꼼꼼하게 하는 모습으로 ‘양엄마’라는 별명을 얻으며 반전 이미지를 구축했다. 거친 사투리 캐릭터와 달리 생활력 강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샀다.

그 덕분에 ‘추석 특집 결혼하고 싶은 남자 1위’에 등극하며 10명의 여성 출연자와 함께 진행되는 매칭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개 코미디 시장의 침체는 그의 커리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개그콘서트>의 종영으로 양상국 역시 활동 공백기를 겪게 됐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 문제로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양상국은 2021년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해 과거 소속사 대표의 횡령 사건을 직접 언급했다. “대표가 새벽에 회삿돈을 들고 도망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류·보일러·통신사 광고 등 각종 CF를 섭렵해 한창 광고 수익이 많던 시절이었기에 정산받지 못한 금액도 상당했다고 밝혔다.

개그? 다큐?
무례 논란

그는 당시 공동대표였던 개그맨 김준호가 “자기가 벌어서라도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선배에게 피해주기 싫어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다른 소속사로 옮겼지만 그곳에서도 정산 문제가 반복됐다. 양상국은 “돈이 계속 밀리다 보니 세금을 못 냈는데, 오히려 소속사에서 그 문제를 들먹이며 압박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여러 차례 소속사 문제를 겪으며 결국 개인 활동 위주로 방향을 바꾸게 됐다.

이 시기 양상국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레이싱이었다. 단순한 취미 수준이 아니라 실제 레이싱 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해 현대자동차 아마추어 레이싱팀 ‘TEAM HMC(Hyundai Motor Club)’ 소속 드라이버로 활약했다.

그는 2025년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나는 개이서(개그맨 겸 레이서)로 활동하고 있다”며 “늦게 시작했는데 성적을 잘 내면서 대기업 후원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N2 클래스 대회에서 우승 경험도 있으며, 강사 활동까지 병행하고 있다.

양상국은 라디오 DJ로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양상국은 현재 김효진과 함께 TBN 한국교통방송 <12시에 만나요>의 DJ로 4년째 활약 중이다. 그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처음 DJ 섭외를 받았을 때 30년간 택시 운전을 하셨던 아버지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말했다.

“아버지께서 항상 교통방송을 들으시는 걸 아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 다음 해 1월1일에 라디오 DJ가 됐다. 다른 라디오 DJ였다면 아버지 생각이 안 났을 것 같은데, 교통방송이다 보니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라디오를 매일 들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 지난 10년의 공백기를 회상하며 공중파의 큰 부름이 줄어들면서 ‘뭐든 들어오는 건 다 하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출연료나 프로그램의 규모에 상관없이 작은 유튜브 채널이라도 기회가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최선을 다했던 절실함을 털어놨다.

그의 노련함과 사투리 캐릭터의 파급력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받는 계기가 되어 유튜브 생태계에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폭발적인 반응은 다시 지상파와 케이블 예능의 러브콜로 연결됐다. 하지만 다시 잡은 기회가 너무나 소중했던 탓일까. ‘독이 든 성배’처럼 찾아온 과도한 캐릭터 몰입은 생각지도 못한 논란의 불씨가 됐다.

논란이 커지자 양상국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실제로는 2년 내내 여자친구를 매일 데려다줄 만큼 자상한 성격이지만, ‘경상도 남자’라는 캐릭터적 기대에 부응하려다 선을 넘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카메라 앞에서 실제 모습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이 무리수로 이어졌다는 해명이다.

시대착오적 예능 문법 결과
폭력적 언행에 시청자 눈살

문제는 강한 캐릭터를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상대가 민망함을 느끼는 순간까지 밀어붙였다는 점이다. 예능에서 독설과 호통은 오래된 웃음 장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와의 호흡이다. 실제 많은 베테랑 예능인들은 센 말을 하더라도 분위기를 보며 발언의 수위를 조절한다.

그러나 양상국의 최근 모습은 “끝까지 몰아붙인다”는 인상을 남긴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놀라운 토요일>에서 김동현에게 “바보야” “바보인데 자존심 센 애들이 제일 무섭다”고 반복해서 말한 장면은 단순한 캐릭터 플레이를 넘어 상대를 깎아내리는 공격처럼 받아들여졌다.

발길질이나 손찌검에 가까운 액션 역시 과거 예능에서는 몸개그나 과한 리액션이 흔했지만, 지금의 시청자들은 물리적인 위협처럼 보이는 행동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국 양상국은 ‘날것의 캐릭터’를 살리려다 시대가 허용하는 웃음의 선을 제대로 읽지 못한 셈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양상국 개인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화평론가 위근우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건 양상국 개인이 잠깐 떴다가 폭주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류 방송들이 양상국을 통해 경상도 방언과 남성성을 빤하게 수행하고, 이를 대세처럼 소비하며 지금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가진 비판적 맥락은 지워진 채 ‘부산 마초 판타지 밈’으로 소비돼 온 현상까지 언급하며, 최근 예능이 특정 남성성과 거친 지역 캐릭터를 무비판적으로 소비해 온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실제로 양상국의 부활은 단순히 개인 역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놀면 뭐하니?>를 비롯한 방송들이 ‘날것의 경상도 남자’ ‘촌스럽지만 직설적인 캐릭터’를 하나의 트렌드처럼 소비했고, 대중 역시 초기에는 그에 열광했다. 꾸며지지 않은 투박함, 서울식 화법과 다른 직진형 리액션은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방송이 반복해서 같은 이미지를 소비할수록 캐릭터는 점점 더 자극적인 방향으로 강화됐고, 결국 무례함과 공격성의 경계까지 넘어가게 됐다는 분석이다.

차갑게 식는
촌놈 신드롬

그럼에도 방송가는 여전히 양상국을 찾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놀면 뭐하니?> 출연에 이어 최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녹화도 마쳤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해당 촬영분은 다음달 21일 방송 예정이며, 직접 ‘무례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는 보도가 공개됐다.

관건은 변화다. 양상국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그 경계를 얼마나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느냐가 향후 생존 여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한때 ‘촌스럽지만 솔직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인물이 ‘선을 넘는 캐릭터’로 고착될지, 아니면 논란을 딛고 보다 입체적인 예능인으로 자리 잡을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 있다.

<yd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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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린다. 6월 지방선거라는 빅 이벤트가 걸쳐져 있지만 당의 시선은 벌써 8월을 향했다.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입성한 사람, 공천에서 밀린 사람,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 등 변수도 수십 가지다. 당권을 쥐기 위한 ‘비공식’ 후보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직후 곧바로 8월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재명정부 1년을 평가할 시험대인 동시에 민주당 권력 재편의 시작점인 셈이다. 그 누구도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하마평이 돌고 있다. 현직인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김용민 의원 ▲우원식 전 국회의장 ▲이광재 전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지방선거를 무대로 물밑에선 각자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점화하는 분위기다. 안갯속 연임 가도 이정부 1대 지도부를 이끈 정청래 대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박찬대 후보와의 2파전 대결 끝에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의원 누적 투표 결과에선 정 후보가 46.91%로, 53.09%를 얻은 박 후보에게 약 7%p 뒤처진 만큼 압도적인 당심으로 선발됐다는 평이 나왔다. 그동안 정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1인1표제 등 당권 강화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정 대표가 자신의 대표 연임을 위해 이를 무리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됐고, 이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연임의 이응(ㅇ)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돕기 위해 전국을 무대로 행보를 가속하는 모습이 마치 전당대회 전초전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정 대표는 부산, 울산, 경남을 비롯해 전체 권리당원의 30%가 분포된 호남 지역을 순회했다.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당원과의 접촉을 늘렸고, 자연스럽게 얼굴 도장을 찍는 효과를 얻었다. 당내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승하면서 정 대표가 정치적 위상을 굳히고 대표 연임 역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특히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청(친 정청래)계가 잇따라 공천을 받은 만큼 세 늘리기에 주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우선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 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박수현 전 의원은 충남도지사 후보로 선거를 치렀다. 평소 정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원택·민형배 의원도 각각 전북도지사 후보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후보로 공천됐다. 지방선거 덕을 톡톡히 봤으나 과거 행적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선거서 ‘클린 공천’을 자신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잡음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원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먼저 서울 강북구청장 후보를 기존 이승훈 변호사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으로 교체한 사건이다. 이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 여론을 의식해 후보를 교체했는데, 자신과 유사한 변호 이력을 지닌 다른 후보가 다른 지역에 공천되자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변호사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친명(친 이재명) 강득구 최고위원은 농성장을 찾아 “정말 4무 공천이 맞나”라며 정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1년 사이 늘어난 적수 정청래 연임 가능성은? 재선에 도전하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으로 제명 처리됐다. 윤리 감찰을 지시한 정 대표에게 분노를 느낀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전북도지사 선거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된 친청과 친명의 대결 구도가 있다”며 “제가 작년 전당대회 때부터 정 대표와 다른 노선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저를 제명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진행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좌초도 악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정 대표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친명계를 적으로 돌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앞장서서 합당에 반대했다. 그는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이번 합당 제한은 최고위를 패싱한 정 대표의 개인적 제안”이라며 “지금도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진보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정 대표를 향한 원성과 혁신당을 배척하려는 의도를 가진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선거판은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청래 연임파와 반청(반 정청래)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서로를 방해하려고 하다 보니 잡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봤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 총리는 “당 대표직에 로망이 있다”고 말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직접적인 물음에는 선을 그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김 총리는 최근 여당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9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과 만나 국정과제 필수 입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주희 원내대변인 및 원내부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총리께선 123개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필수 입법안 신속 처리에 대한 당부와 함께 이재명정부 2년차를 맞아 정부와 여당의 원내대표단이 함께 심기일전해 국정 운영의 강력한 원군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개혁 끝 관리 시작? 김 총리가 정 대표의 맞수로 떠오른 이유는 그가 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섬세한 관리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가 청와대와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탓에 당정 갈등설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당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대표는 정부와 합이 잘 맞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 선거 기여도가 낮은 탓에 등판 시기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국을 누비며 솔선수범한 정 대표와 달리 김 총리는 선거 승리 공을 가져갈 명분을 얻지 못했다. 그런 그가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승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느냐”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반감만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만일 김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정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 의해 과거사가 ‘파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작년 6월 공직자 청문회 당시 김 총리는 재산 형성과 학위 취득, 군 복무 및 금전 거래 의혹 등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시기는 이정부 출범 극초기 단계로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방패막이 되어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원조 터줏대감인 송영길 전 대표도 변수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그는 최근 대표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선거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송 후보는 정 대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대해 “정 대표가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하는 등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받기 전 정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송 후보는 “직접 전혀 전화 받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 대표께서 당원이 주인된 당을 만들겠다고 1인1표제까지 만들지 않았나. (따라서) 정 대표가 (공천을)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출마가 정 대표의 배려 덕분이 아닌 당원들의 호응에 응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국회 복귀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당선되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여러 가지로 무엇이 필요할지 상의하겠다”며 “당의 역할이든 정부에서의 역할이든 (이 대통령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제 개인의 정치 프로그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자세”라고 밝혔다. 사방에서 “혹시 나도?” 송 후보가 민주당의 지방선거와 재보선 후보로 지원하는 것이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해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인지를 묻는 말에는 “그것보다는 정 대표나 저나 마찬가지로 전체 승리가 중요하다”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뛰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의원의 존재감도 급부상했다.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검찰·사법개혁 논의 등을 주도해 온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힌다. 6월 지방선거 종료와 동시에 보완수사권을 띄워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개혁이 다시 화두가 된다면, 강경 성향인 정 대표에 이어 본인도 겨뤄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의원은 ‘당권 도전설’을 부인했으나 검찰개혁 공을 앞세워 ‘개혁 당 대표’ 기류를 이어간다면 전당대회 역시 하나의 선택권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의원을 향한 여권 내 평가 역시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김 의원이 추미애 의원과 함께 중수청법 입법을 앞두고 당·정 협의를 거쳐 내놓은 안을 엎는 등 여권 내 갈등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고집스러운 면모를 보이면서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은 건 당원들에게 무언가를 어필하려는 마음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도 해석했다. 국회의장직에서 퇴임한 우원식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그동안 우 의원은 여권 의원들과 친밀한 행보를 보이며 유독 평판 관리에 힘 써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두고 우 의원의 다음 스텝이 당 대표가 되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우 의원은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하지 못하면 제 인생에 굉장히 큰 후회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서 절차적 걸림돌을 해소했고, 단계적 개헌에 국민적 공감대도 넓어졌다”며 “후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원은 향후 역할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저 “당원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지내겠다”고 언급했다. ‘친명 주도권’ 다시 쥐고 싶어도… 전대 판 가를 최종 종착지 ‘전북’ 하남갑에 출마한 이광재 전 의원도 후보군에 올랐지만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등 다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에 헌신할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재차 이어진 질문에도 “지금은 중앙 정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하남을 확실하게 모델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이 후보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는 당원은 물론 민주당 의원까지 그의 선당후사 정신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각종 선거 때마다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에 몸을 던졌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보수세가 강한 강원도지사에 출마해 김진태 지사에게 패배했고, 2년 뒤 22대 총선에선 20년 넘게 살아 온 종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에게 양보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평택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의 뜻에 따라 하남으로 향했다. 선당후사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적재적소 어디든 잘 어울리는 인재’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를 가를 변수는 전북이다. 전북은 정 대표의 판단하에 후보가 교체된 곳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서울 등 주요 격전지에서 선전하더라도 전북에서 성과를 못 낼 경우 정 대표의 책임론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온다면 그의 대척점에 선 이들이 유리해지는 만큼, 전북이 ‘민주당의 격전지’가 된 셈이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관영 후보는 연일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며 전북 선거를 당권 문제로 확장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청래 지도부는 만약 이번 선거에서 김관영이 이기면 사퇴한다”며 “(내가 당선된 뒤) 사퇴를 안 한다 해도 8월 전당대회에서 다른 분이 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를 사퇴시키고 싶으면, 당 대표로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으면 이번에 김관영을 선택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묘연한 텃밭 민심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작됐다. 비공식 후보와 비공식 일정만 있을 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낙관론으로 보일 수 있어 지방선거 기간에는 전당대회의 ‘전’자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두고 저마다 공을 가져가려고 할 텐데 정 대표는 본인의 것으로, 나머지 주자들은 이 대통령의 것으로 나누려고 할 것”이라며 “국정 안정 기조와 내란 청산 기조 두 개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