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인공제회 갑질 논란 강남 웨딩홀 스캔들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6.05.14 13:38:08
  • 호수 15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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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 투자했는데 쫓겨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공우이엔씨㈜가 서울 강남구 소재 군인공제회관 웨딩홀 운영 과정에서 수탁업체를 상대로 운영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탁업체 포시즌앤강남 측은 “수십억원대 투자와 운영 리스크는 우리가 부담했지만, 실질적인 권한과 수익은 공우이엔씨 측이 통제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형사 고발, 국세청 제보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3·4층에서 운영된 ‘공우이엔씨 웨딩’ 사업이다. 해당 시설은 군인공제회 소유 복지시설로, 운영은 민간 위탁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군인공제회는 전 웨딩홀 운영업체 리더스나인과 수년간 임대료 체납 문제를 겪었다. 리더스나인은 약 60억원대 임대료를 연체하는 등 운영난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공정 계약
울며 겨자 먹기

이후 수탁업체인 포시즌앤강남 측이 2023년 8월부터 웨딩홀 정상화 작업에 투입됐다. 포시즌앤강남은 짧은 기간 내 3층 예식장을 먼저 오픈한 뒤 4층까지 순차적으로 개장했다. 여기에 총 21억8000만원 규모의 인테리어 공사와 집기류 구매 비용 및 투자금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수탁업체 측은 “공우이엔씨 측이 당시 ‘투자 비용은 당연히 회수하게 해주겠다’ ‘계약 기간도 연장해 주겠다’는 취지로 참여를 요청했다”며 “실제 운영 정상화 이후 매출 증가와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까지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갈등은 정상 영업 개시 이후 본격화됐다는 게 포시즌앤강남 측 설명이다. 공우이엔씨는 2025년 6월16일 내용증명을 통해 같은 해 12월31일부로 위탁관리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포시즌앤강남은 “계약 종료 시점까지 운영해도 투자 비용의 절반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영업 정상화가 끝나자마자 일방적으로 퇴출을 통보받은 셈”이라고 반발했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이번 사안을 단순 계약 만료가 아닌 ‘투자금 회수 기회 박탈’로 보고 있다. 총 11억8000만원의 대규모 자본 투자는 웨딩홀의 가치를 증진시킨 영업적 자산에 해당하는데, 공우이엔씨의 일방적 계약 종료 통보가 해당 투자금 회수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는 주장이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민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기본법 정신은 임차인의 시설 투자와 영업적 자산 회수 기회를 보호하는 데 있다”며 “투자금 회수조차 불가능한 시점에서 계약 종료를 밀어붙이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라고 주장했다.

투자금 회수 틀어막은 공우이엔씨
예약·정산·할인까지…운영권 침해

포시즌앤강남 측은 공우이엔씨가 계약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예약과 정산, 운영 전반에 직접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예약실과 운영실, 정산실 접근 권한은 공우이엔씨 측 직원들이 사실상 통제했다. 포시즌앤강남은 예약 현황과 행사 자료조차 제대로 공유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수요 예측과 행사 준비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5년 1~3월 사이 다수의 예식 계약 공백까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운영실 사용을 둘러싼 갈등도 있었다. 포시즌앤강남은 “대표이사 변경 이후 공우이엔씨 측 지시로 운영실 집기류가 강제 정리됐고, 사무 공간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웨딩홀 운영과 기타 제반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수탁업체가 정작 현장 사무공간조차 보장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산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예식 종료 후 식대 정산은 공우이엔씨 측이 직접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군인공제회 직원이나 관계자 예식의 경우 할인 적용 과정에서 포시즌앤강남과 협의 없이 계약상 보증 인원을 수정하며 할인 금액을 적용했다는 주장이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계약상 보증 인원의 20%를 초과한 인원에 대해서는 할인 미적용 정상가로 정산해야 하는데, 공우이엔씨 측이 당일 계약서 수치를 바꾸면서까지 할인 적용을 해줬다”며 “그 손실은 모두 민간 포시즌앤강남 몫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사업자등록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공우이엔씨 측은 위탁운영 구조상 별도 사업자등록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밀실 사업
“하라면 해”

이에 포시즌앤강남은 “실제 운영과 매출, 위생, 사고 책임은 모두 수탁자가 부담하는 구조였다”며 “사업자등록조차 허용하지 않은 것은 운영권 통제를 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이어 “세무 리스크와 부가세 환급 문제, 행정기관 소명 요구 등이 반복됐다”며 “영업 주체를 사실상 불안정한 상태로 만든 셈”이라고 주장했다.

계약 구조 자체도 불공정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포시즌앤강남이 자체 검토한 계약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공우이엔씨 측에는 광범위한 즉시 해지권이 부여된 반면, 수탁자의 계약 해지 권리는 사실상 제한돼있었다는 주장이다. 또 계약 종료 시 시설 철거와 원상복구 의무를 대부분 수탁자에게 부담시키고, 일부 설치 시설을 무상 귀속시키는 구조 역시 포함돼있었다는 설명이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계약서에는 ‘상호 협의’ 조항이 명시돼있었지만 실제 협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모든 결정은 공우이엔씨 측의 일방 통보 방식이었다”고 강조했다.

4층 운영권 축소를 둘러싼 갈등도 핵심 쟁점이다. 포시즌앤강남은 3·4층 전체 운영을 전제로 4층 인테리어와 설비 비용 약 4억8000만원을 투입했지만, 군인공제회와 공우이엔씨 측의 결정으로 2024년 7월1일부터 3층 웨딩홀만 운영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4층 공간을 철거·축소하는 과정에서 투자비 보전과 계약 기간 연장에 대한 실질적 협의가 없었다”며 “구두로 4억8000만원 상당의 권리금 보전 취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그마저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우이엔씨 측은 “3·4층에서 3층 단독 운영으로 변경된 것은 새 계약 체결 당시 협의를 거친 사안이며, 4층 운영 효율성이 낮아 공간 축소가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었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단순 계약 갈등을 넘어 군인공제회 내부 운영 구조 문제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웨딩홀 내 일부 공간은 사실상 특정 관계자들의 전용 공간처럼 운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이른바 ‘솔라룸’으로 불린 VIP 공간은 공우이엔씨 측이 직접 인테리어와 출입 통제, 운영을 담당했으며 포시즌앤강남 측은 접근조차 제한됐다는 주장이다.

특정 업체
밀착 의혹

제보자들은 “해당 공간은 웨딩 고객이나 군 복지 목적과 무관하게 운영됐다”며 “공우이엔씨 내부 인사 및 공제회 관계자 접견 공간처럼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부분은 조성 비용과 사용 방식이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군인공제회 측이 3층 시설물 일부를 이사장 등 특정 관계자의 개인 공간처럼 사용했고, 필요한 주류와 음식 준비까지 사실상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공우이엔씨 측은 이에 대해 “솔라룸은 연회 및 하객 접견 공간으로 사용된 장소일 뿐이며, 특정인을 위한 밀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 설치 역시 혼잡 사고 방지와 안전관리 목적이었다는 입장이다.

웨딩홀 부대시설 운영을 둘러싼 유착 의혹도 제기된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꽃 장식, 폐백, 드레스, 사진, 화환 수거 업체 선정 과정 등에 공우이엔씨 직원들이 직접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환 수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수 비용과 관련해 특정 업체와 담당자 사이 비정상적 밀착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화환 회수 건당 5000원 상당 비용이 발생했으며 월 200만~300만원 규모 수익이 누적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까지 규모만 40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관련 자료 요청에도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협력업체 선정 과정에서 리베이트 정황까지 의심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포시즌앤강남 관계자는 “계약 연장을 위해 그동안 부당 행위와 갑질을 참고 넘어갔다”며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환 수거비와 협력업체 거래 구조, 사업자등록 및 세무 처리 문제에 대해 추가 자료를 확보해 관계 기관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들만 쓰는’ VIP실 밀실화
화환 수거까지 “사익 편취”

군인공제회 웨딩홀은 과거부터 운영 부실과 임대 갈등 논란이 반복돼 왔다. 앞서 군인공제회는 기존 민간 위탁 웨딩홀 업체인 리더스나인과 임대료 분쟁 끝에 명도 집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예식을 예약한 군인 예비부부들이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강남구 군인공제회관 내 웨딩홀에 대한 명도 집행을 진행했다. 군인공제회 측은 예약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부부들은 갑작스러운 업체 변경과 예식 진행 불확실성에 불안을 호소했다. 이후 새 수탁업체인 포시즌앤강남이 투입돼 웨딩홀을 정상화했지만, 이번에는 계약 종료와 투자금 회수 문제가 불거지면서 구조적 운영 부실 논란이 재점화된 셈이다.

군인공제회는 과거 다른 임대사업 과정에서도 ‘갑질’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전 의원은 과거 군인공제회가 지난 2015년 삼성물산 입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약 체결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중소기업에 일방적 퇴거를 통보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일부 계열사는 보상을 받은 반면, 중소기업 측은 별다른 보상 없이 이전 비용과 인테리어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포시즌앤강남 측은 이번 사안 역시 같은 구조의 반복이라고 보고 있다. 군인공제회와 공우이엔씨가 민간업체의 투자와 운영 정상화 성과를 활용한 뒤, 정작 투자금 회수 단계에서는 계약 종료를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공우이엔씨 측은 포시즌앤강남 측 주장에 대해 “계약 종료 이후 재계약 의사가 없으며, 포시즌앤강남은 기자회견과 국회 제보, 언론 대응 등을 언급하며 압박을 행사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또 예식 고객 상당수가 군인공제회 회원이라는 점을 이용해 계약 연장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냥 나가”
권리금 부정

반면 포시즌앤강남 측은 “계약 연장 요구는 특혜 요구가 아니라 투자금 회수와 공정한 거래 질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며 “위탁자 측의 불공정 행위와 운영권 침해가 계약 조건 변경의 부득이한 사유”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이 단순 계약 분쟁을 넘어 군인복지시설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군인공제회와 공우이엔씨 측의 공식 입장 및 내부 감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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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린다. 6월 지방선거라는 빅 이벤트가 걸쳐져 있지만 당의 시선은 벌써 8월을 향했다.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입성한 사람, 공천에서 밀린 사람,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 등 변수도 수십 가지다. 당권을 쥐기 위한 ‘비공식’ 후보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직후 곧바로 8월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재명정부 1년을 평가할 시험대인 동시에 민주당 권력 재편의 시작점인 셈이다. 그 누구도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하마평이 돌고 있다. 현직인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김용민 의원 ▲우원식 전 국회의장 ▲이광재 전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지방선거를 무대로 물밑에선 각자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점화하는 분위기다. 안갯속 연임 가도 이정부 1대 지도부를 이끈 정청래 대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박찬대 후보와의 2파전 대결 끝에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의원 누적 투표 결과에선 정 후보가 46.91%로, 53.09%를 얻은 박 후보에게 약 7%p 뒤처진 만큼 압도적인 당심으로 선발됐다는 평이 나왔다. 그동안 정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1인1표제 등 당권 강화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정 대표가 자신의 대표 연임을 위해 이를 무리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됐고, 이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연임의 이응(ㅇ)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돕기 위해 전국을 무대로 행보를 가속하는 모습이 마치 전당대회 전초전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정 대표는 부산, 울산, 경남을 비롯해 전체 권리당원의 30%가 분포된 호남 지역을 순회했다.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당원과의 접촉을 늘렸고, 자연스럽게 얼굴 도장을 찍는 효과를 얻었다. 당내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승하면서 정 대표가 정치적 위상을 굳히고 대표 연임 역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특히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청(친 정청래)계가 잇따라 공천을 받은 만큼 세 늘리기에 주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우선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 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박수현 전 의원은 충남도지사 후보로 선거를 치렀다. 평소 정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원택·민형배 의원도 각각 전북도지사 후보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후보로 공천됐다. 지방선거 덕을 톡톡히 봤으나 과거 행적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선거서 ‘클린 공천’을 자신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잡음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원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먼저 서울 강북구청장 후보를 기존 이승훈 변호사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으로 교체한 사건이다. 이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 여론을 의식해 후보를 교체했는데, 자신과 유사한 변호 이력을 지닌 다른 후보가 다른 지역에 공천되자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변호사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친명(친 이재명) 강득구 최고위원은 농성장을 찾아 “정말 4무 공천이 맞나”라며 정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1년 사이 늘어난 적수 정청래 연임 가능성은? 재선에 도전하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으로 제명 처리됐다. 윤리 감찰을 지시한 정 대표에게 분노를 느낀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전북도지사 선거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된 친청과 친명의 대결 구도가 있다”며 “제가 작년 전당대회 때부터 정 대표와 다른 노선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저를 제명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진행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좌초도 악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정 대표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친명계를 적으로 돌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앞장서서 합당에 반대했다. 그는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이번 합당 제한은 최고위를 패싱한 정 대표의 개인적 제안”이라며 “지금도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진보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정 대표를 향한 원성과 혁신당을 배척하려는 의도를 가진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선거판은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청래 연임파와 반청(반 정청래)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서로를 방해하려고 하다 보니 잡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봤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 총리는 “당 대표직에 로망이 있다”고 말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직접적인 물음에는 선을 그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김 총리는 최근 여당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9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과 만나 국정과제 필수 입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주희 원내대변인 및 원내부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총리께선 123개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필수 입법안 신속 처리에 대한 당부와 함께 이재명정부 2년차를 맞아 정부와 여당의 원내대표단이 함께 심기일전해 국정 운영의 강력한 원군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개혁 끝 관리 시작? 김 총리가 정 대표의 맞수로 떠오른 이유는 그가 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섬세한 관리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가 청와대와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탓에 당정 갈등설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당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대표는 정부와 합이 잘 맞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 선거 기여도가 낮은 탓에 등판 시기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국을 누비며 솔선수범한 정 대표와 달리 김 총리는 선거 승리 공을 가져갈 명분을 얻지 못했다. 그런 그가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승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느냐”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반감만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만일 김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정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 의해 과거사가 ‘파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작년 6월 공직자 청문회 당시 김 총리는 재산 형성과 학위 취득, 군 복무 및 금전 거래 의혹 등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시기는 이정부 출범 극초기 단계로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방패막이 되어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원조 터줏대감인 송영길 전 대표도 변수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그는 최근 대표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선거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송 후보는 정 대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대해 “정 대표가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하는 등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받기 전 정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송 후보는 “직접 전혀 전화 받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 대표께서 당원이 주인된 당을 만들겠다고 1인1표제까지 만들지 않았나. (따라서) 정 대표가 (공천을)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출마가 정 대표의 배려 덕분이 아닌 당원들의 호응에 응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국회 복귀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당선되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여러 가지로 무엇이 필요할지 상의하겠다”며 “당의 역할이든 정부에서의 역할이든 (이 대통령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제 개인의 정치 프로그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자세”라고 밝혔다. 사방에서 “혹시 나도?” 송 후보가 민주당의 지방선거와 재보선 후보로 지원하는 것이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해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인지를 묻는 말에는 “그것보다는 정 대표나 저나 마찬가지로 전체 승리가 중요하다”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뛰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의원의 존재감도 급부상했다.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검찰·사법개혁 논의 등을 주도해 온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힌다. 6월 지방선거 종료와 동시에 보완수사권을 띄워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개혁이 다시 화두가 된다면, 강경 성향인 정 대표에 이어 본인도 겨뤄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의원은 ‘당권 도전설’을 부인했으나 검찰개혁 공을 앞세워 ‘개혁 당 대표’ 기류를 이어간다면 전당대회 역시 하나의 선택권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의원을 향한 여권 내 평가 역시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김 의원이 추미애 의원과 함께 중수청법 입법을 앞두고 당·정 협의를 거쳐 내놓은 안을 엎는 등 여권 내 갈등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고집스러운 면모를 보이면서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은 건 당원들에게 무언가를 어필하려는 마음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도 해석했다. 국회의장직에서 퇴임한 우원식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그동안 우 의원은 여권 의원들과 친밀한 행보를 보이며 유독 평판 관리에 힘 써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두고 우 의원의 다음 스텝이 당 대표가 되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우 의원은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하지 못하면 제 인생에 굉장히 큰 후회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서 절차적 걸림돌을 해소했고, 단계적 개헌에 국민적 공감대도 넓어졌다”며 “후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원은 향후 역할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저 “당원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지내겠다”고 언급했다. ‘친명 주도권’ 다시 쥐고 싶어도… 전대 판 가를 최종 종착지 ‘전북’ 하남갑에 출마한 이광재 전 의원도 후보군에 올랐지만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등 다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에 헌신할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재차 이어진 질문에도 “지금은 중앙 정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하남을 확실하게 모델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이 후보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는 당원은 물론 민주당 의원까지 그의 선당후사 정신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각종 선거 때마다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에 몸을 던졌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보수세가 강한 강원도지사에 출마해 김진태 지사에게 패배했고, 2년 뒤 22대 총선에선 20년 넘게 살아 온 종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에게 양보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평택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의 뜻에 따라 하남으로 향했다. 선당후사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적재적소 어디든 잘 어울리는 인재’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를 가를 변수는 전북이다. 전북은 정 대표의 판단하에 후보가 교체된 곳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서울 등 주요 격전지에서 선전하더라도 전북에서 성과를 못 낼 경우 정 대표의 책임론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온다면 그의 대척점에 선 이들이 유리해지는 만큼, 전북이 ‘민주당의 격전지’가 된 셈이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관영 후보는 연일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며 전북 선거를 당권 문제로 확장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청래 지도부는 만약 이번 선거에서 김관영이 이기면 사퇴한다”며 “(내가 당선된 뒤) 사퇴를 안 한다 해도 8월 전당대회에서 다른 분이 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를 사퇴시키고 싶으면, 당 대표로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으면 이번에 김관영을 선택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묘연한 텃밭 민심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작됐다. 비공식 후보와 비공식 일정만 있을 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낙관론으로 보일 수 있어 지방선거 기간에는 전당대회의 ‘전’자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두고 저마다 공을 가져가려고 할 텐데 정 대표는 본인의 것으로, 나머지 주자들은 이 대통령의 것으로 나누려고 할 것”이라며 “국정 안정 기조와 내란 청산 기조 두 개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