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10년간 친딸을 성폭행한 부친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조영진)는 1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80시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각각 명령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2년 만 9세에 불과한 친딸을 성추행하기 시작해 2021년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학원 강사로 일하는 동안 학생을 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를 오랜 기간 본인의 왜곡된 성적 욕망을 해소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끔찍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호받아야 할 가정에서 반복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본 피해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친족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가 가족관계 안에서 가해자와 거리를 두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조기 발견과 지원 체계 보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성폭력 상담 인원은 582명 중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488명(83.8%)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관계별로는 직장 내 피해가 115명(19.8%)으로 가장 많았고, 친족 및 인척에 의한 피해가 85명(14.6%)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친족 및 인척에 의한 피해 가운데 8~13세 어린이 피해자는 41명이었다.
피해 사실이 상담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양상도 확인됐다. 같은 통계에서 최초 성폭력 피해부터 상담까지 걸린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는 245명(42.1%)에 그쳤고 1년 이상 10년 미만은 136명(23.4%), 10년 이상도 82명(14.1%)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 같은 문제 의식과 맞물려 관련 제도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12월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은 공소시효 배제 대상을 13세 이상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한 친족 성범죄까지 확대했다. 기존에는 13세 미만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대상 친족 성폭력 범죄에 한해 적용되던 특례다.
개정 배경과 관련해 성평등가족부는 친족 관계의 특수성으로 범죄가 은폐돼 피해자가 상당 기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공소시효 때문에 그동안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번 법률안 통과는 그동안 현장에서 제기됐던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한층 발전시키고 피해자의 안전과 청소년 보호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개정 법률의 내용을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와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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