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격전지를 가다> ‘단일화 변수’ 창원시장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5.12 10:10:42
  • 호수 15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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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 구도 속 용호상박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여의도의 시선이 6·3 지방선거에 쏠렸다. 6·3 조기 대선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로 수비에 나선 여권과 역전승을 기대하는 야권, 그리고 틈새를 뚫으려는 군소 정당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비상계엄과 정권 퇴진으로 격랑의 시간을 보낸 유권자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주요 격전지를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창원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국민의힘·조국혁신당·개혁신당이 모두 후보를 선출하며 4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송순호 후보와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가 격전을 치르고 있다. <선데이타임즈>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지난달 25일부터 이틀 동안 창원시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 시스템에 따른 전화 조사를 진행한 바에 따르면, 두 후보는 각각 38.8%의 지지를 얻었다.

4파전 확정

조국혁신당 심규탁 후보는 3.6%의 지지를 얻었고, 개혁신당 강명상 후보는 4.9%의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프레시안>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창원시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 시스템에 따른 전화 조사를 진행한 바에 따르면, 송 후보는 38.1%의 지지를 얻었고, 국민의힘 강 후보는 41.6%의 지지를 얻었다. 심 후보는 2.0%의 지지를 얻었고, 개혁신당 강 후보는 3.1%의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경남 합천 출신인 송 후보는 창원대에 재학하면서 창원에 정착했다. 본격적인 정치 활동은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마산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소속으로 마산·창원시의원으로 3선에 성공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에는 민주당에 입당해 지난 2018년에는 경남도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재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했고, 지난 2024년에는 마산회원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했지만,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게 패해 낙선했다.

송 후보는 기초의원 선거 낙선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20년 넘게 차근차근 체급을 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24년에는 민주당 영남 지역 몫 최고위원으로 약 1년 동안 활동한 이력도 있다.

창원 토박이인 국민의힘 강 후보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6년에 재선됐던 그는 2008년부터는 체급을 올려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지난 2019년 진행된 재보궐선거까지 포함해 총 6회 출마했던 그는 각각 2012년과 2020년에 당선돼 재선 의원을 지냈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는 창원시장을 지냈던 민주당 허성무 의원에게 982표(0.68%) 차이로 패해 낙선했다.

20년 체급 상승 송 VS 재선 토박이 강
홍준표·안상수 갈등 후 뜨거운 감자로

원래 창원시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허 의원이 당선되기 전까지는 보수 정당에서 독점했다. 격전지가 된 이유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시 대표와 안상수 전 창원시장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것으로부터 비롯됐다.

4선 의원으로 당 대표까지 지냈던 안 전 시장은 지난 2014년 기초자치단체장인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해 눈길을 끌었다. 통상 3선 의원 이상은 광역자치단체장에 도전하고, 초·재선 의원이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사례가 많다.

다만 인구가 50만명 이상인 기초자치단체는 대도시 특례를 누릴 수 있다. 인구가 100만이 넘으면 특례시가 돼, 50층 이하 건축물 허가권·지역개발채권 발행권 등 시장의 강한 권한이 보장된다.

안 전 시장이 지난 2018년 재선에 도전하자, 홍 전 대표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경선에서 탈락시켰다. 당시 안 전 시장은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을 추진했다.

홍 전 대표와 안 전 시장은 당 대표 선거에서 맞대결하면서, 안 전 시장이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이웃을 고소한 사건까지 언급한 이후 사이가 나빠졌다. 당시 홍 전 대표가 공천했던 측근 조진래 전 경남 정무부지사는 허 의원에게 패해 낙선했다.

안 전 시장은 퇴임하면서 홍 전 대표를 겨냥해 “옛 정치인이 버티면 자유한국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허 의원 당선 이후 창원시장 선거는 격전지가 됐다. 그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홍남표 전 시장에게 패배했다가 지난 2024년 총선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그런데 홍 전 시장은 당내 경선에서 상대 경선 후보에게 불출마를 조건으로 공직을 제공하기로 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고, 지난해 4월 집행유예가 확정돼 직위를 잃었다. 이후 창원시는 장금용 부시장의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송 후보는 주로 청년·노인을 설득하기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공약은 ▲청년 특화 주택 1000호 공급 ▲거품 제로 아파트 공급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전담 부서 설치 ▲결혼식 비용 100만원·산후조리원 비용 50만원·청년 운전면허 취득비 50만원 지원 등 청년 공약 ▲노인 의료·돌봄 통합 지원 공공임대주택 공급 ▲창원형 은퇴자 마을 조성 등이다.

4인 4색 치열한 공약 대결
민주·조국혁신당 손잡을까

국민의힘 강 후보는 ▲통합 창원시 공간적 통합 완성 ▲시내버스 요금 단계적 무료화 ▲조부모 돌봄 수당 등 주로 교통·돌봄에 집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예산 조달은 ▲단계적 시행을 통한 조절 ▲축제성 경비 및 소모성 행사 예산 전면 구조 조정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심 후보는 ▲시내버스 단계적 무료화 ▲개발제한구역 전면 해제 등 공약과 함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사회권 선진국 비전에 따라 “창원을 사회권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고 있다.

개혁신당 강 후보는 도심 개발 이익을 시민에게 되돌려주는 공공개발 체계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창원 도심 내 핵심 부지 약 20만평 등 개발이 가능한 자산을 공공이 직접 관리한 후 수익을 시민에게 환원하겠다”면서 창원도시개발공사 추진 의사를 밝혔다.

송 후보와 국민의힘 강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 대해서는 “창원 특유의 보수 정당 선호 정서 자체가 무너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난 2024년 비상계엄 선포 이후 몰락과 그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국민의힘의 혼란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치에서는 “오차범위 내 접전 상황이 이어지면 결국 단일화 시도로 눈길을 돌린다”는 법칙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여부가 중요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개혁신당은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국민의힘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팽팽한 대결

하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성사 여부를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따라서 선거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단일화 여부가 쟁점이자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자 대결 구도는 하루하루 꿈틀거리고 있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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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가 없다니…’ 초유의 사태 후폭풍

‘투표용지가 없다니…’ 초유의 사태 후폭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선거가 끝난 뒤에는 자연스럽게 후폭풍이 따라온다. 이긴 쪽은 동력을 얻고 진 쪽은 수습에 나선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결과만큼이나 선거관리위원회의 행보가 회자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불러온 후폭풍이 지방선거를 뒤흔드는 모양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출범 1년(4일)을 앞두고 치러졌다. 선거 자체가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취지로 치러지는 만큼 여야는 결과에 사활을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등에서 싹쓸이로 의회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국민의힘은 ‘견제’를 외치며 맞섰다. 누구 손도 안 들어줘 민심은 절묘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총 16개 시‧도 중 12곳에서 이겼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압승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채 1% 차이도 나지 않게 석패했다. 관심을 모았던 대구에서도 졌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관심이 집중된 부산 북구갑에서 의석을 내줬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 초반 전패를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을 받는다. 서울을 수성했고 텃밭인 대구에서도 예상보다 수월하게 이겼다. 경기 평택을 선거에서도 ‘어부지리’지만 의석 하나를 건졌다. 민주당으로선 이겨도 찜찜한, 국민의힘은 졌지만 미묘하게 웃을 수 있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제 여야는 물론 이재명 정부는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을 마주해야 한다. 여야 모두 ‘완벽하게 이겼다, 혹은 졌다’는 결과를 받아든 게 아니기에 후폭풍은 작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당권 싸움을 시작할 것이고, 보수 궤멸 직전에 간신히 살아남은 국민의힘에서도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여기에 또 다른 후폭풍이 더해졌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후폭풍의 크기는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과는 차원이 다르다. 선거의 신뢰성 문제까지 뒤흔들 수 있는 수준의 초대형 태풍급이다. 선거에서 심판 역할을 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 지난 3일 지방선거 본투표 중에 서울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라는 선거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취지가 훼손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일이 투표소 한 군데가 아니라 십수 군데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를 비롯한 12개 투표소와 강남구 1개 투표소, 광진구 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선관위는 사태를 인지한 후 투표용지를 이송하고 현장 대기 인원에 한해 투표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소쿠리 이어 투표지가 없다? 부정선거 논란에 불 질렀다 하지만 잠실7동 제2투표소는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오후 10시까지 투표 시간을 연장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동시에 소식을 접한 시민과 유튜버 등이 투표소에 몰리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함 반출을 둘러싸고 선관위 관계자와 시민 사이에 대치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강한 타격을 입혔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데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출구조사보다 실제 결과가 훨씬 박빙으로 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개표가 진행되는 와중에 투표도 동시에 이뤄지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여야는 물론 지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역이 공교롭게도 서울 지역 내에서 비교적 보수세가 강한 ‘강남권’으로 확인되자 당력을 집중한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개표를 중단하고 결과에 따라 서울시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표를 멈추고 상황에 따라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선관위에 책임을 묻겠다면서도 국민의힘의 개표 중단, 재선거 요구는 일축했다. 민주당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은 국민의힘의 요구에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 관리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선거를 다시 치를 필요까지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선관위 역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앞서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은 “국민 여러분께 큰 혼란과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아주신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빙에서 불 질렀다 그러면서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원인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미흡한 준비와 대처로 실망을 드리게 돼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이상능 선관위 선거1국장은 “이런 사례가 과거 선거에서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파구의 경우 전체 유권자 수의 50% (규모의 투표용지)를 인쇄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몇 표 차이로 선거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윤재수 선거관리정책실장은 “저희가 직접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할 것 같다”며 “소송 절차 등을 통해 법원의 결정에 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선관위는 지난 4일 0시께 긴급 위원회를 열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또 “현재 진행되는 개표를 중단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번 사태로 선관위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일뿐만 아니라 선거 때마다 일어났던 ‘선관위발’ 논란이 ‘파묘’되는 분위기다.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소쿠리 투표’다. 2022년 대선 당시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의 사전투표 용지를 간이 용기나 쇼핑백 등에 담으면서 촉발된 논란이다. 지난 조기 대선 때도 서울 신촌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관외 선거를 위해 대기하던 일부 유권자가 대기 줄이 길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받은 채 식사하고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선관위의 행태는 일부 극우층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 논란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본투표에 앞서 이틀간 진행되는 사전투표가 조작됐다는 등 부정선거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는데, 선관위 관련 논란도 그 근거로 언급하고 있다. 재선거까지 나왔지만… 부정선거 논란을 차단해야 할 기관에서 오히려 의심만 제공하는 꼴이다. 일각에서는 선관위 내부 사정이 반복되는 부실 선거의 배경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언론이 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선관위 휴직자 수는 17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새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육아휴직이 1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 질병 휴직 30명, 가족 돌봄 휴직 11명, 해외 동반 휴직 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선거,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이른바 3대 전국 선거 때마다 휴직자가 늘어나는 선관위의 고질적인 병폐가 또다시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2022년 5월 기준 선관위 휴직자 수는 218명으로 최근 10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당시 3월에는 대선, 6월에는 지방선거가 각각 치러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갑작스럽게 치러진 지난해에도 선거를 한 달 앞둔 5월 기준 휴직자는 145명에 달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자 선관위도 선거 기간에는 휴직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지를 내리는 등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등은 강제로 제한할 수 없으니 인력을 채용하는 방향으로 인력 공백을 막겠다는 대응책도 내놨다. 하지만 앞서 선관위 내부에서 채용 관련 비리 의혹이 크게 불거지면서 이마저도 미덥지 못한 방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선거 때마다 논란이 불거지고 내부의 고질적인 병폐 등으로 지적을 받는 와중에도 선관위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방패를 내세워 ‘지금만 넘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선관위를 좀먹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정을 할 수 없으면 외력이라도 가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막혀 있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구설 불거지는데… 자정은커녕 외부 감사도 안 돼 2023년 5월 당시 선관위 사무총장, 사무차장 등 고위 간부의 자녀가 선관위 경력직 채용에 특혜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아빠 찬스’ 논란의 시발점이다. 이후 선관위 자체 특별감사 결과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이 선관위의 인력 관리 실태에 관한 직무감찰에 착수했다. 그러자 선관위는 ‘독립기관’임을 내세우면서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는 물론 여론의 반발이 거셌다. 선관위는 감사원 직무감찰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2023년 7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2월 헌재는 “이 사건 직무감찰은 헌법 및 법률상 권한 없이 이뤄진 것으로 선관위의 독립적 업무 수행 권한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헌법에 기재된 감사원의 감사 범위가 “행정부 내부의 통제장치로서의 성격”인 만큼 정부와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국회, 법원, 헌재와 같이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 배경으로 선관위의 선거 관리 업무를 들었다.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이 독립된 헌법 기구인 선관위를 직무감찰할 수 있게 되면 선거 관리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직무감찰 배제가 곧바로 부패 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감사원 직무감찰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이를 대신할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자체 감찰기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선관위는 자체 감찰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함으로써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내부 자정 기능에 기대를 건 것이다. 이번에는 고쳐질까 하지만 채용 의혹은 차치하고라도 그 이후에도 가장 본연의 업무인 선거 관리에서 계속해서 잡음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선관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주공화국에서 무엇보다 철저해야 할 선거 관리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 참정권이 한치라도 훼손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신뢰할 만한 적절한 대책을 조속하게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제 지방선거는 끝났다. 선관위는 이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