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택 ‘알박기’ 뿌리 뽑는다

정부가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정상 사업장은 속도를 높이고 부실 조합은 정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한다. 사업계획 승인에 필요한 토지 확보 기준을 95%에서 80%로 낮춰 ‘알박기’와 사업 지연을 줄이고, 공사비 검증과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해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4월2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조합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낮은 성공률과 반복되는 피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 전반을 손질한다. 우선 사업계획승인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95%에서 80%로 낮추고, 업무 대행사·시공사 등이 미리 사둔 토지는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매도 청구 대상에 포함해 토지를 선점해 도급계약 조건을 압박하는 ‘알박기’ 관행을 차단한다.

깜깜이 운영
원천적 차단

사업지 내 자가주택 거주 원주민에게는 85㎡ 이하 1주택 요건을 적용하지 않고 조합원 가입을 열어 재정착을 돕고, 조합원 충원 시 자격 판단 기준일을 조합 설립인가 신청일이 아니라 조합 가입 신청일로 바꿔 장기 사업의 인력 공백을 줄인다. 조합 운영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금과 상시 전문 인력을 갖춘 업체만 참여하도록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하고, 미등록 업체와 계약하면 모집 신고를 거부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공사비 증액 요구 시에는 조합원 20% 이상 요청과 최초 공사비 대비 5% 이상 증액 등 요건을 충족하면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 검증을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수천만원대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는 공사비 분쟁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표준도급계약서에는 공사비 산출 근거와 증액 사유를 세부적으로 담고, 시공사 선정은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한다. 또 공동 시행뿐 아니라 조합 단독 시행도 가능하도록 해 조합의 사업 권한을 확대한다.

조합 자금 인출·사용 내용과 증빙 자료는 조합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를 의무화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자금 인출 자체를 막는 장치를 둔다. 주민번호·주소를 뺀 조합원 명부, 월별 자금 입출금 세부 내역, 용역계약서 등은 의무 공개 대상에 포함해 개인정보를 이유로 이름과 연락처를 가린 ‘깜깜이 명부’로 조합원 간 소통을 막는 행태를 예방한다.

온라인 총회와 전자 의결을 도입하고, 대리인 범위는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으로 좁혀 위임장을 미리 받아 특정 세력이 표를 몰아가는 관행을 막는다. 자금 차입, 조합원별 분담 명세, 사업시행계획 결정·변경 등 조합원 재산권에 직결되는 안건은 3분의 2 이상 출석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한다. 가입 철회 기간은 30일에서 60일로 늘려 조합원이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부실 조합과 장기 표류 사업에 대해서는 조합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으면 해산·종결 재의결 총회를 열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토지권원을 상실했거나 조합 임원과 연락이 끊긴 조합은 지자체가 인가를 취소할 수 있게 했다. 사용검사가 끝난 조합은 1년 이내 해산 총회를 열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미해산 시 지자체가 직권 해산할 수 있다. 매년 전수 실태조사와 평가 결과를 공개해 사업은 멈췄는데 급여와 운영비만 나가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원수에 권한다는 지역주택조합
문턱은 낮추고 관리는 어렵게

국토부는 지자체 실태조사·자료 요구 근거를 명문화하고, 모집 신고 단계까지 관리 감독 대상을 넓히는 한편, 전담 지원 기구와 전문조합 관리인 제도를 도입해 법률 자문과 출구전략 컨설팅 등으로 조합원 보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정부는 조합원들의 내 집 마련의 꿈과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데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토지 확보에 실패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해 위험 부담이 높아 ‘철천지원수에게 권한다’는 말이 있는 지주택이 서울 구도심 주택 공급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택 방식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전용 85㎡ 이하) 소유주들이 모여 조합을 설립한 뒤 사업 시행 주체가 돼 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주택은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반드시 토지 소유주 95%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5%의 토지주가 높은 보상가를 받기 위해 동의하지 않고 알박기에 나서며 사업은 지연·무산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금융비용이 크게 늘고, 이로 인해 조합원 분담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낭패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사업이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 현장은 모두 114곳이다. 이 중 83곳은 조합원 모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업계획을 승인받고 착공이 진행 중인 사업지는 11곳에 불과하다. 대부분 토지 확보 단계에서 사업이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정비업계에선 이번 개정안으로 토지 확보 부담이 줄어들면 그만큼 사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토지 확보만 성공하면 사업 속도가 다른 정비사업보다 빨라 주택 공급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작구는 착공에 들어간 단지가 4곳이다. 대부분 초기 조합원의 분담금으로 사업을 추진해 분양가가 다른 정비사업 단지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분양시장에서도 관심이 높다. 실제 성동구 지역주택조합 단지인 ‘서울숲 리버포레’ 1차 단지는 전용면적 84㎡ 매매가가 4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장기 표류
재의결 기회

​그래도 지역주택조합 참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토지 확보율이 낮거나 업무 대행사와 조합원 간 갈등으로 장기 표류하는 사업지는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사업이 더딜 수 있어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명 이번 대책으로 지주택이 정상적인 주택 공급 수단으로 인정받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당장은 토지 사용 동의율 80%를 넘겼거나 80%에 근접한 곳 위주로 살펴보는 것이 좋으며 토지 확보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곳을 확인하는 등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지역주택조합 현황.

▲하남 스타포레= 서울 강남에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인 경기 하남시 덕풍동 원도심에서 추진 중인 ‘하남 스타포레’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사업계획승인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하남시 지역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 사업 가운데 가장 빠른 진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덕풍동 안터골 일대를 중심으로 1~3차에 걸쳐 추진되는 대규모 지역주택조합 사업이다. 하남시청에서 수백 미터 거리에 있는 원도심 핵심 지역으로, 수도권 전철 5호선 하남시청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이라는 점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다. 서울 강남과 인접한 하남은 최근 신축 주거단지 공급과 교통망 확충 기대가 맞물리며 새로운 주거 대안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특히 원도심 재편을 축으로 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하남 부동산 시장의 열기도 한층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현재 하남 스타포레 1차와 2차 사업은 조합설립 인가를 완료한 뒤 주택 건설사업 계획 승인 신청을 한창 준비 중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 특성상 토지 확보, 민원 조정, 행정 절차 지연 등으로 사업 속도가 더딘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남 스타포레는 단계별 인허가 절차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밟아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남시 내에서 추진 중인 다수의 지역주택조합 가운데 사업계획승인 단계에 가장 근접한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옥석 가리기
주의점 보니…

​하남 스타포레 1차는 덕풍동 369의1 일대 약 5만7594㎡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동, 총 981가구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전용면적은 52㎡, 59㎡, 74㎡, 84㎡ 등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위주로 구성됐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준공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덕풍동 376의9 일대 안터골 2지구에서 추진 중인 하남 스타포레 2차는 애초 897가구에서 991가구로 규모가 확대됐다. 기존 재건축 사업장이었던 조합과 장기 미준공 아파트가 사업에 동참하면서 공급 가구 수가 늘었고, 이에 따라 1·2차를 합한 공급 물량은 1972가구에 이른다.

하남 스타포레 3차 사업 역시 속도가 빠르다. 덕풍동 348의 95 일대에서 추진 중인 3차는 약 1년6개월 만에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 고시를 완료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행정 절차를 비교적 단기간에 마무리하며 향후 인허가 과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GTX운정역 서희스타힐스= 파주 운정신도시 남측에 공급되는 대단지아파트 ‘GTX운정역 서희스타힐스’가 수도권 주택시장 규제 환경 속에서 실거주 수요자의 니즈를 반영한 조건을 갖추며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파주시 운정신도시 남측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5층, 총 1499세대의 매머드급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59~84㎡의 중소형 위주로 구성돼 실거주층의 선호도가 높으며, 무엇보다 사업 안정성이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상 확장 조건을 적용해 계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 부담을 일부 완화한 구조로 공급된다.

이미 조합설립인가와 지구단위계획 결정 고시를 완료하고 사업계획승인 접수까지 마쳐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우려되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용 측면에서의 강점도 뚜렷하다. 최근 고물가와 금리 영향으로 입주 전후 발생하는 추가 비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해당 단지는 발코니 확장 비용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초기 자금 부담을 낮췄다.

또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특성상 공용 관리비 분산 효과를 통해 입주 후 유지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으며,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 어린이집, 작은 도서관 등 체계적인 커뮤니티 시설까지 갖추는 등 주거 편의성을 높였다.

토지 확보 기준 95%→80%
조합 자금·명부 전면 공개

미래 가치를 뒷받침할 추가 교통 호재도 풍부하다. 현재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된 지하철 3호선(일산선) 파주 연장 사업과 서해선(대곡~소사) 파주 연장 등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운정역 일대는 수도권 서북부의 철도 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김포~파주 구간이 개통되면 자유로 및 통일로의 교통량 분산은 물론 인천공항 접근성도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운정신도시는 GTX-A 노선 개통 이후 교통 접근성 개선이 체감되는 지역으로,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 운행이 시작되면서 기존 광역버스나 일반 철도 대비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향후 삼성역 구간 완전 개통과 운정~동탄 전 구간 연결이 추진되면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경기 북부 광역교통망 확충 논의와 GTX 중심 교통체계 정비 검토도 이어지며 중장기적 교통 개선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단지 주변으로는 이마트 운정점,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등 대형 상업시설이 인접해 있으며, 운정호수공원과 인근 녹지 공간을 통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쇼핑과 문화가 결합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 지역 생활 인프라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의정부 현진 에버빌 하이브= 경기도 의정부 가능동 590-4 일원에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의정부 현진 에버빌 하이브’가 공급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5층, 7개동으로, 공동주택 총 546세대다. 선호도 높은 중소형 평형 전용 59㎡ 254세대, 84㎡ 292세대로 공급된다. 주차 대수는 712대로 세대당 약 1.3대다. 주요 계약자 혜택으로 선착순 한정 세대 발코니 확장비 무료, 시스템 에어컨 2대 무상, 중도금 무이자 등이 있다.

요즘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59㎡, 84㎡ 타입은 신혼부부부터 자녀 둘 있는 4인 가족까지 가장 수요가 두꺼운 구간이다. 공급이 너무 큰 평형에 치우치지 않아서, 실거주 수요를 안정적으로 받쳐줄 수 있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의정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새 주상복합 공급은 많지 않기 때문에, 현진 에버빌이 갖는 도심 신축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속도 내는
지주택은?

1호선 의정부역과 경전철 이용이 편한 자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GTX-C가 의정부역에 개통되면 삼성역까지 20분대 진입이 가능해질 거라는 기대가 크다. 주변에는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대형마트, 로데오거리 상권, 병원 등이 이미 자리 잡고 있다. 별도 개발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이미 갖춰진 동네’라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을지대학교병원 같은 대형 의료시설 접근성이 좋아 자녀를 키우는 가정이나 부모님을 모시는 세대에게도 안정감을 주는 입지라는 평가다.

교육 측면에서도 초·중·고가 가까운 학세권이라, 아이 통학 동선이 짧고 위험 요소가 적은 편에 속한다. 이런 실거주 매력 덕분에, 의정부 현진 에버빌 하이뷰 분양 소식이 본격화되면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입주 문의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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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양정원 남편 연루 주가조작 ‘리니언시 1호’ 사건 전말

[단독] 양정원 남편 연루 주가조작 ‘리니언시 1호’ 사건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가조작 사건이 현직 경찰 유착 의혹으로 번졌다. 시세조종 사건으로 시작됐던 수사가 “주가조작 세력의 뒤를 경찰이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확대된 것이다. 경찰은 관련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 직접 보도자료까지 배포할 정도로 이례적인 규모의 사건이다. 검찰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리니언시(자진 신고 감면)’ 제도를 활용해 수사에 착수했다. 약 3개월 만에 시세조종 조직의 구조와 자금 흐름, 경찰 상대 청탁 정황까지 포착할 수 있었다. 주가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30억원의 주인이자, 투자자로 알려진 차모씨가 자진 신고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시세조종 리니언시 1호’ 사건으로 지칭했다. 자진 신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자칭 영화 <작전> 실제 모델이라고 주장해 온 시세조종 전문가 김모씨(이하, 작전주 김씨)가 기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대신증권 부장 출신 전모씨, 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의 남편으로 알려진 이모씨, 전직 축구선수 김모씨까지 가세한 조직형 범행이었다. 김씨는 과거 승부조작을 주도해 선수직을 박탈당했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 특정 종목을 타깃으로 삼아 차명계좌와 대포폰, 현금 30억원 등을 동원해 본격적인 시세조종에 나섰다. 검찰은 실제로 현금 30억원이 담긴 캐리어가 대신증권 사무실로 전달되는 장면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식 거래를 둘러싸고 30억원대 현금 이동과 차명계좌 운용, 반대매매, 투자금 반환 분쟁 등이 얽힌 정황이 담긴 내부 조사 자료가 확인됐다. 지난 3월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여행용 캐리어에 담긴 현금 전달부터 다수 명의 계좌 개설, 투자자문사와의 주식 양수도 계약, 수십억원대 자금 이동, 이후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날짜별로 상세히 기재돼있다. 본지가 확보한 ‘조사 기초자료’에 따르면 사건의 출발점은 지난해 12월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노원역 인근 한 카페에서 차모씨는 “코스닥 상장사 씨유박스 만기 전환사채(CB) 70억원을 인수할 수 있으며, 20억원 상당의 권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구조가 변경되며 70억원 전체 인수가 아닌 일부만 인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차씨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논의는 듀오백 주식 거래로 이어졌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일 서울 강동구 한 카페에서 차씨는 “듀오백 2대 주주가 보유한 200만주를 주당 2700원, 총 54억원에 인수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어 “54억원 규모 인수 자금과 별도로 30억원의 주식 매수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기록됐다. 차씨의 지인 문모씨는 2024년 8월경부터 김씨의 사무실을 오가며 관련 정보를 듣고 있었다. 앨터스투자자문이 보유한 듀오백 보통주 200만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실제 현금 이동은 같은 달 27일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자료에는 지난해 12월27일 오후 4시경 대신증권 일산WM지점에서 전직 야구선수 김모씨와 문씨가 대신증권 전 부장 전모씨 및 작전주 김씨에게 30억원을 전달했다고 기재돼있다. 형태는 ‘여행용 슈트케이스 및 쇼핑백’으로 적시됐다. 자금을 4인 명의 계좌로 나눠 입금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텔레그램을 통해 계약자 4인의 명의로 전씨에게 일체 권한을 위임한다는 위임장 파일이 전달됐으며, 작전주 김씨의 부인 송씨·양정원의 사촌동생 김모씨와 소모씨, 그리고 이모씨 등 명의로 증권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휴대전화 4대도 이들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적혀 있다. 30억 중 7억만 돌려받은 현금 주인 폭로 반대매매 발생 후 투자금 손배소로 번져 자료에는 “대신증권에서는 현금 보관이 불가능하다고 해 작전주 김씨가 직접 수령해 이동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이후 자금은 금융기관을 통해 입고됐다. 지난 2025년 1월3일 새마을금고 영등포본동지점에서 차명주 A씨의 명의로 현금 30억원이 입금됐고, 현금 확인에만 4시간이 소요됐다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또 문씨에게 은행 입고 사실을 전달했다는 기록도 포함됐다. 본격적인 계약은 지난 1월14일 진행됐다. 자료에 따르면 이날 방배동 스타벅스에서 앨터스투자자문과 계약을 위한 사전 미팅이 진행됐다. 당시 최초 54억원 지급 계획과 관련해 양정원 남편 이씨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고, 30억원 중 일부 자금으로 앨터스투자자문이 보유한 듀오백 주식 150만주를 우선 계약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앨터스투자자문 사무실에서는 150만주에 대한 계약이 체결됐다. 자료에는 4명의 차명주 명의로 각각 37만5000주씩 계약이 진행됐다. 이씨는 양정원 사촌동생 소씨의 대리인 자격으로, 야구선수 김씨는 차씨의 부인 송씨 대리인 자격으로 참여했다고 적혀 있다. 계약 상대방은 앨터스투자자문 회장 유영근이다. 이 과정에서 보유 주식 수량이 부족해 추가 매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계약 체결일은 2025년 1월15일 자로 작성됐다. 또 앨터스투자자문 고객 4인이 보유한 총 49만5000주에 대해 차명주 A씨와 별도의 양수도 계약도 체결된 것으로 정리돼있다. 실제로 자금 이체도 이뤄졌다. 같은 해 1월15일 A씨는 150만주 계약금 명목으로 각 5062만5000원씩 총 2억250만원을 앨터스투자자문에 송금했다. 같은 날 49만5000주 계약금 10%에 해당하는 총 1억3365만원도 지급됐다. 세부 내역에는 B씨 3만5000주 945만원, C씨 8만주 2160만원, D씨 15만주 4050만원, E씨 23만주 6210만원 등이 기재됐다. 이들의 수법은 전형적인 주가조작 패턴을 따른다. 복수 계좌를 활용한 이른바 ‘배수 계좌’ 구조를 통해 물량을 분할하고 반복 매매를 진행했다. 배수 계좌주는 전 축구선수 김씨로 알려졌다.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고가 매수 주문 등을 반복하며 듀오백 주가는 단기간 급등했다. 1900원대였던 주식은 장중 4000원 이상까지 치솟았고, 거래량도 최대 400배 가까이 폭증했다. 검찰은 이들이 최소 200억원 이상 규모의 시세조종 거래를 벌여 14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월17일에는 대신증권 차명주 김씨의 계좌에서 양정원에게 2억원이 송금됐고, 같은 날 소씨 계좌에서는 문씨에게 1억원이 송금됐다. 이후에도 특정 인물의 지시에 따라 수억원 단위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동했고, 일부 자금은 개인 계좌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후 주가 흐름과 반대매매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는 2025년 3월경 반대매매가 발생했다고 기재돼있다. 이후 차씨가 30억원 반환을 요구했고, 이씨 측은 듀오백 인수 구조와 120억원 규모 코인 자금, 향후 주가 목표 등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특히 자료에는 “목표가 8000원”, “최종적으로 1만7000원”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자료에는 차씨가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후 관계자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뚜렷한 줄기 나왔는데 놓아준 경찰? 유착 정황 포착···인적 쇄신으로 끝? 실제로 2025년 3월14일 반대매매로 주가가 무너지면서 작전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30억원의 실소유를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됐다. 차씨는 “30억원은 자신의 자금”이라며 반환을 요구했다. 자금이 자신의 동의 없이 이동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제보에 따르면, “이씨 측에서 차씨에게 반환한 현금은 7억원가량”이라며 “23억을 못 돌려받으면서 차씨가 반환을 요구하면서 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대신증권 내부 감사도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2025년 5월 대신증권 감사실에 관련 진정서가 접수됐으며, 전씨에 대해 정직 6개월 조치가 내려졌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자료 마지막 부분에는 차씨가 대신증권 외 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 적시돼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핵심 인물이자 양정원의 남편 이씨가 서울 강남권 경찰 관계자들에게 각종 형사사건 무마 청탁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씨가 과거 양정원이 연루된 사기 사건 해결을 부탁하며 현직 경찰관들에게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소 사실에는 경찰관들에게 유흥주점 접대를 제공하고 금품까지 건넨 내용이 포함됐다. 수사선상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강남경찰서 압수수색까지 진행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은 강남서의 수사·형사과 인력을 전원 교체하기에 이르렀다. 수사라인 교체는 강남서 소속 송 모 경감이 이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뤄졌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2일 오후 상반기 경정급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강남서 신임 수사 1과장 자리에는 경북경찰청에서 전입해 온 손재만 경정이, 수사 2·3과장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전입해 온 유민재·채명철 경정이 맡는다. 형사 라인의 경우 1과장에는 김원삼 서울 강서경찰서 형사1과장이, 2과장에는 염태진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이 각각 자리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11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착 의혹과 관련 강남권 수사 부사에서 경정·경감급에 대한 근무 기강을 포함한 내부 평가를 고려해 순환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서 수사 라인 물갈이는 2019년 ‘버닝썬’ 사태 후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강남서는 최근 강남권 외 경찰서 수사 경력자 등을 지원 조건으로 하는 ‘수사·형사과 보직 공모’를 경찰 내부적으로 공고했다. 경감을 대상으로 한 두 자릿수 모집이다. 버닝썬 후 최대 물갈이 공고에 따르면 팀원·팀장을 구분해서 모집하지만 강남권 경찰서 5곳(강남·서초·송파·방배·수서) 이외 26개 관서에서 근무 중인 경감이어야 한다는 게 필수 조건으로 내걸렸다. 이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수사 과정에서 그가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A 경정을 통해 당시 강남서 수사1과 팀장이던 송 경감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하고, 룸살롱 접대 등 향응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