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사법 신뢰 제고와 상고법원 설치 반대

대법관 증원 및 상고법원 설치는 불가

헌법 제101조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하고,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조직한다고 정한다. 헌법 제102조는 대법원에 대법관을 둔다. 다만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대법관이 아닌 법관을 둘 수 있다.

미국 및 유럽의 대법관 정수

대법원과 각급 법원의 조직은 대법관 및 각급 법원 법관의 정수는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헌법 제111조 2항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정수인 9인을 헌법에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미국 헌법은 하나의 최고재판소를 둔다고 정하고 200여년 전부터 헌법이 위임한 재판소 법에 따라 9명의 연방대법관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대법원의 대법관은 14명이고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은 9명이다. 그러나 대법원서 재판을 담당하지 않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면 12명의 대법관이 모든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헌법사건은 헌법재판소가 처리한다. 현재 미국 연방최고재판소는 9명의 연방대법관으로 구성돼있고 일본은 15인의 최고재판소 재판관이 일반사건과 헌법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식 대법원 제도를 채택하면서 헌법재판소를 따로 두고 있다.

유럽의 경우, 독일은 현재 128명의 대법관, 프랑스는 129명, 이탈리아는 250명, 오스트리아 50명, 스페인 70여명, 스위스 및 네덜란드는 30여명의 대법관을 두고 있다고 한다. 법관의 정수에 관해선 여러 의견이 있다. 특히 상고 사건이 폭주하므로 대법관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수를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양론이 갈리고 있다.


대법관, 증원해야 하나?

우리나라는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으로 이어지는 3심제를 채택하고 있다. 물론 지방법원 단독사건의 제2심은 지방법원 합의부가 항소심을 맡고 있지만 최종심인 상고심은 반드시 대법원이 돼야 한다.

대법원 상고사건은 연간 4만여건이며 대법관 1인당 처리 건수는 3000건 이상으로 봐야 한다. 이 사건을 모두 대법관들이 실질적으로 연구 및 변론을 거쳐 처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상당수 사건이 심리도 하지 않고 판결 이유도 쓰지 않은 채 심리불속행으로 종결되고 있다.

하지만, 대법관 정수를 수십에서 수백명으로 과증원하는 것은 권력기관 상호 간의 균형상 어려운 데다 고위공무원 양산에 대한 국민적 저항도 있으리라고 본다.

사법부의 법관 현황

2014년에 개정된 판사정원법에 따르면 현재 판사 정원은 3214명이다. 2022년 판사 정원 370명을 늘리는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통과되지 않고 있으며, 검사 정원도 2292명에 묶여 있다.

연간 4만건 이상에 이르는 대법원 상고사건을 줄이기 위해 제1심과 2심의 재판심리가 더욱 정확하고 신중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대법관이 아닌 하급심 판사의 증원과 재판 실력 향상이 필요하다.


대법원이 발간한 <사법연감> 통계에 따르면 판사 1명이 판결하는 민사 단독사건 1심을 마무리하는 데 2018년에는 4∼6개월이 걸렸으나 2023년에는 14개월로 늘어날 정도로 사건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또 정확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는 법관의 수적 증가와 동시에 법관의 질적 향상이나 교육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통 법관의 경우 사법시험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 중 우수 성적자를 임명한다. 임용 후에는 젊은 시절에 국가고시 합격의 자랑스러운 소년등과의 추억 속에 안주하게 되고, 더 이상 공부할 기회도 없어져 날이 갈수록 법률 지식이 쇠퇴해가고 자신의 실력과 판결 경험을 과신하며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법관은 지방법원 배석판사, 단독판사, 부장판사, 고등법원 배석판사, 부장판사, 법원장 등의 직급을 순차적으로 승진·승급해 간다. 그러나 이 과정서 제대로 된 법관 보충 교육 과정이 전혀 없으므로 나이가 들수록 법률과 양심에 따른 재판이 아닌 ‘원님 재판’으로 퇴색해 간다.

능률이 떨어지고 노쇠해 재판 내용이 부실하거나 지연되는 일이 다반사다. 사법부가 독립한다고 해서 실력배양의 의무마저 독립할 수는 없다. 국가공무원은 임용 이후에도 누구나 부단한 교육과 모습을 통해 국민에게 봉사하고 사명을 다해야 한다. 공무원의 교육은 국가가 담당하며 독학에만 맡길 수 없다.

공무원 교육의 모범이 되는 국군 장교 교육의 실태를 살펴보자. 사관학교 등을 졸업하고 소대장급 소위에 임관되면 소위-중위 과정서 초등군사반(OBC) 교육을 3개월간 받는다. 대위가 되면 중대장이 되므로 고등군사반(OAC) 교육을 6개월간 받는다.

소령, 중령이 되면 대대장 또는 연대 참모 역할을 하기 위해 육군대학 1년 과정의 교육을 이수한다. 대령이 되면 국방대학원서 1년 과정의 교육을 받음으로써 연대장, 사단 참모, 사단장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보습교육을 받는다.

삼권분립 이론과 사법부 위상

근대 민주국가가 대두하면서 국가 구성의 원리로서 국가권력(통치권)을 입법·행정·사법 삼권으로 나누고 각 권력을 독립된 기관 즉 국회·정부·법원이 분장하도록 했다.

이때 헌법학자들은 지혜를 발휘해 입법부는 민주국가 원리에 따라 국민을 대표한 대의원들로 구성하고, 행정부는 군주국가의 원리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1인의 대통령이 국가 행정조직 전반을 지휘하도록 했다.

사법부는 귀족국가의 원리에 따라 국회 동의를 받은 소수의 법률전문가를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임명하도록 한 것이 미국 헌법의 균형적 조직원리라고 한다.

그렇다면 사법부 역시 국가 통치기관의 하나이므로 행정부 장관이나 입법부의 지도자들과 같은 권위와 지위가 부여돼야 한다. 그래서 대법관은 장관급의 예우를 받으면서 사법부를 이끄는 것이다.

1·2심 법관, 재판연구관 증원으로 타개해야


우리나라 법관도 단독판사, 지법 부장판사, 고법 부장판사로 진출할 때 단계별로 소송지휘와 법률지식 보강을 위해 국가가 보충 교육을 해 실력을 갖춘 법관에 의한 격조 높고 신속한 재판이 1·2심서 이뤄지도록 해 상고법원의 재판 부담이 경감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의 상고사건 폭주로 인해 처리할 상고법원을 설치하고 상고법원 판사를 대법원장이 임명하자는 주장도 있다.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대법원에 따르면 ‘공적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 또는 그에 준해’ 대법원이 심판하는 것이 상당한 사건은 대법원서 심판하고 나머지는 상고법원 사건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만약 상고법원이 만들어질 경우, 대법원서 재판받지 못하고 상고법원서 재판받는 사람은 대법원서 재판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또 국민 대표가 아닌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의 판사를 임명하는 것은 민주국가의 국민주권 원칙에도 위반된다.

또 고등법원과 대법원 사이에 상고법원이 설치되면 3심제가 아닌 4심제가 되어 헌법에도 위반된다. 왜냐면 상고법원 설치안에 의하면, 상고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과 법률 위반 또는 대법원 판례 위반 사유가 있을 때는 대법원 특별상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4심제가 되면 재판을 받는 국민은 크나큰 재정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

게다가 상고법원을 설치하려면 최소 50명서 100명의 상고심 법관이 필요한데 여기에 재판 연구 인력까지 포함하면 막대한 추가예산이 소요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실정상 상고법원 설치는 그 이익보다는 폐해가 더 크고 그 필요성도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 헌법 질서하에서의 대법관의 방만한 증원도 삼가야 한다. 현재 사건의 폭주로 어려움을 겪는 대법원은 1·2심 재판의 내실화와 재판연구관의 대폭 증원, 심리불속행 제도의 합리적 운용으로 이를 타개해 나가야 한다.

심리불속행의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선 하급 법원의 법관을 증원하고 실력 있는 법관을 채용해 1·2심서 최대한 오판이 없도록 해야 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통합 필요

나아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통합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가 1987년 창설된 이래 중요한 인권 문제, 조세 문제, 노동문제, 선거구 조정, 전직 대통령의 형사 공소시효 연장, 대통령의 탄핵 기각 및 인용 등 정치 문제서도 큰 발자취를 남겨 왔으나 사건의 분량이 9인 재판관에게 크게 과중하다고는 볼 수 없다.

앞으로는 헌법재판과 일반재판을 전부 관할하는 국가 최고재판소를 설치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통합하고 14인의 대법관, 9인의 헌법재판관을 하나로 흡수하면 대국적 견지서 판례와 법률해석의 통일을 기할 수 있고 국가 운영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헌법이 개정된다면 탄핵심판권은 국회 상원으로 이관하고 헌법 소송사건과 모든 일반사건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통합한 최고재판소서 관장하게 돼야 한다. 이때 대법관의 총수를 23인으로 할 것인지 17인 정도로 할 것인지는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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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다. 그에 맞는 성과를 낸다면 우주라도 갈 수 있다지만, 여태까지 성적표는 처참해,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1호 영업사원’의 의미가 대통령 부부와는 달랐던 걸까? 오히려 나갔다 하면 터지는 사고로 불안할 지경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시작은 화려하게 서울 공항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에코백을 들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에 올라 각각 손 인사와 목례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의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한민국 간 관계의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본 구상을 구현하는 데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양국 간 공동성명에는 가스 및 화학, 조선, 섬유, 운송, 정보통신, 환경보호 등 분야서 협력 강화도 담겨있다. 해외순방이 잘 끝나면 좋지만, 이번 해외순방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여태까지의 실적보다는 리스크가 더 컸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한 윤 대통령의 위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데 대해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라고 규정했다. 한 번 나갔다 하면 터지는 논란 총선 이후 숨었다가 해외서 등장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4·10 총선 ‘도둑 투표’서 보듯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의 증거와 증언을 이미 확보했다. 따라서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공범들은 이미 처벌받았다. 재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수익이 23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언제까지 김 여사 소환조사를 미룰 건가? 청탁성 선물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을 듣고만 있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 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언론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해도 믿는 국민은 없다. 아무리 달달한 말을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무사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귀국 즉시, 요새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심이 많은 기내 식비와 음료, 술값 내역을 꼭 공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려고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태까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서 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던 것에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논란은 독일·덴마크 해외순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18일 윤 대통령은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과거에도 순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순방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간인은 왜 태워? 독일 주요 종합지와 방송사는 윤 대통령의 방문 연기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온라인 언론이 <로이터 통신>의 단신을 번역해 소개했다. 덴마크서 발행되는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실과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별다른 언급이나 공식적인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과 덴마크 국민은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순방 연기 소식을 전했던 <로이터 통신>은 “한국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4‧10 총선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 내외가 성과도 없이 너무 잦은 해외순방을 하고 있다고 야당이 비판하고 있고, 특히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과정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디올백 사건이 연기 결정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반면 현지 한인 교민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는 일에 황당해했다. 현지 한국 공관들은 해외순방이 있기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동포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했고,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비공식 공지까지 한 상황이었다. 독일 일정의 경우 수도인 베를린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아닌 독일 중북부에 있는 함부르크 총영사관이 행사 요원을 모집한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곳에서 있을 만찬은 독일과 유럽의 귀빈들이 주로 참석하는 사교 파티 형식이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든 게 돌연 취소된 것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 불거졌다.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한 건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한 채 수도 빌뉴스의 명품 편집매장에 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은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라는 매장(명품 브랜드 편집숍)에 방문한 사진이 담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총 16명을 대동한 채 매장에 왔고, 김 여사가 쇼핑하는 동안 6명의 경호원이 매장 앞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브롤리아이 관계자는 김 여사 일행이 매장 방문 이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서 추가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무엇을 샀고 얼마어치를 샀는지는 기밀”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상점을 방문한 건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 폭탄과 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했는데 국내 사정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아랍에미리트 해외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말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UAE 군사훈련 협력단(아크부대)을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적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노룩 악수, 경례… “김 여사 귀국 후 검찰로?” 이란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됐다.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강형 주이란 한국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2022년 11월 순방에서는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 ▲윤석열정부 정상회담 취재 제한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 여사가 팔짱을 낀 사진 논란 ▲해외순방 중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채널A, CBS 기자 2명만 따로 부른 것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비공개로 캄보디아 병원과 가정에 방문하면서 발생한 논란 등이 있었다. 2022년 9월에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해외순방에서는 나라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러 영국으로 출국했지만, 조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통 상황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교통 혼잡이 충분히 예상됐고, 영국 정부는 이미 방문하는 국가 원수들의 전용기 탑승 자제 및 의전차량 제공 불가를 7일 전에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일 약식회담 ▲48초 한미정상회담 ▲욕설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캐나다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열었지만, 내용이 실속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오타와 전쟁 기념비 앞 참배 과정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캐나다 국기에 경례하는 의전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인사하려던 도중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윤 대통령이 건넨 악수만 받은 채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불가리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노룩 악수’ 논란이 일어났다. 국제적 망신도 이 밖에도 연출된 업무 사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에 대통령실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이 엇갈렸으며,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출국 전 윤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