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밀착하는 북·중·러…한국 외교가 갈 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45년간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대 사회주의 계획경제 간 체제경쟁은 독일 통일과 소련의 해체로 자유세계와 민주주의의 승리로 끝나면서 탈냉전시대를 열었다.

탈냉전 속 국제질서 변화

전후 세계질서는 브레턴우즈 체제 아래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및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행정/세계무역기구(GATT/ WTO)로 대변되는 자유주의 제도에 기초해 미국이 경제력과 달러의 힘으로 유지비용을 감당함으로써 가능했다.

최대 수혜국도 미국이었으므로 유지될 수 있었다.

탈냉전의 단극체제인 국제질서는 이 같은 자유주의의 국제 경제체제와 안보 질서가 진영을 넘어 글로벌 차원으로 확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력과 경제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국경을 초월해 가장 효율적인 재화와 노동력을 결합하고, 전 세계를 생산 기지화하는 세계화 전략을 추진해 자국을 중심으로 독일, 일본 및 신흥국인 중국 사이에 국제적 분업구조를 구축했다.


이 시기에 미국과 서방은 IMF와 세계은행을 동원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지원을 시작하면서 러시아를 미국 주도의 단일 국제체제로 편입시키면 세계질서가 안정화될 것으로 봤다.

외부 용역 확산으로 노동자가 실업에 직면하게 되는 미국 경제구조의 양극화를 초래했으며, 탈냉전 후기에 이르러서는 쇠락한 산업단지 지역(제조업 사양화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미국 백인 중산층의 상실감으로 이어져 트럼프의 보호주의 등장의 배경이 됐다.

이 시기를 거쳐 국제사회 현상은 국가자본주의나 권위주의적 독재가 결합된 중국과 같은 독특한 모델과 중동지역과 같은 ‘비 자유민주주의’가 나타났다. 러시아에선 급속한 민주화의 여파와 시장경제 도입의 실패로 경제침체와 정치적 불안, 부정부패 권위주의 독재가 대두됐다.

1999년 푸틴 등장 이후에는 원자재 가격상승과 애국주의를 배경으로 국제사회서의 대국주의 영향력 회복을 꾀하고 있다. 이질적 파트너인 중국의 등장은 미국 주도의 ‘규범 기반 국제질서’ 약화와 중상주의 등장을 가속시켰다.

2010년경부터는 중국과 분업구조가 중국에 유리하게 작동하는 시점이 도래하면서 중국은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중국은 미국이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이끌기에는 너무 큰 경제로 성장했다.

2022년 2월24일,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에 결정적인 지정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변곡점이 됐다. 국제법을 위반해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과 영토 획득을 기도했다는 점에서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며, 이는 제국주의로의 회귀와 같다. 또 이미 악화해져 온 유엔 시스템의 무력화가 가속됐다.

국제평화와 안전을 책임진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기능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마비됐으며, 상임이사국이 당사국이 된 분쟁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임을 보여줬다.


국제질서 변곡점, 러의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동유럽과 서유럽으로부터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물리적 영향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일대 전환점이 됐다. 푸틴의 의도와는 달리 핀란드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고 스웨덴의 가입도 결정됐다.

아시아에서는 가치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대만 남중국해, 한반도 등 아시아서의 무력 사용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됐다.

이란은 중동서 미국의 영향력 감소와 새로운 중동 질서 형성에 중국과 러시아의 필수적 파트너가 됐으며,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은 이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

북·중·러도 동북아서 전략적 연대를 강화해 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무기 소모 전황은 같은 해 9월,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시 북한 무기와 러시아 군사기술 거래 가능성 등 새로운 형태의 안보 지형 변화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세계는 공급망 조정을 통해 경제와 기술이 안보와 불가분 관계에 있음을 인식하게 되면서 국제관계의 패러다임이 전통 안보로부터 경제안보로 확실히 전환됐다.

동북아는 중국이 일본의 경제 규모를 추월한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세력 전이를 보인다. 대만해협서의 긴장 고조와 북한의 핵 무력과 미사일 능력 증대로 가장 불안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일본은 아베정권 출범 이후 재구축된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기초로 중국과의 새로운 균형에 대처하고 보통 국가화를 통한 안보 역량 강화를 외교·안보 정책 도전으로 설정하면서 현실감을 되찾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 지역서 일본의 군사 안보 역할 증대가 자연스럽게 수용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한일 관계는 탈냉전 시기 분출한 한미·미일 체제 내에서의 민족주의 표출과 역사 갈등 표면화로 갈등을 겪었다.

새로운 안보 환경 속에서 윤석열정부와 기시다정부가 공동의 가치와 규범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회복하고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복원함으로써 동북아지역서의 안보 패러다임 전환을 이뤘다.

북·중·러는 근본적으로 동북아의 현상 변화를 추구하는 수정주의 세력으로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자유주의 동맹국이 부과하는 체제와 처벌에 대한 공포를 공유하며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과 체제 확보라는 기존 전략을 수정하고 미·중 사이의 완충지대서 벗어나 중·러와의 결속을 통해 생존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국제질서가 새로이 형성되는 과정서 관점과 좌표를 정립하고 유연하고 능숙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오늘날의 국제질서 불안정은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구도로 설명할 수 없다. 통상 ‘안보’ ‘경제’ 기술을 포괄하는 다층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며, 국제 거버넌스의 악화와 주도국의 자기중심주의, 이에 대한 중소국의 불만·불안의 축적으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해법도 다층적이며 복합적으로 모색돼야 한다.


급격한 세력 전이의 현장 동북아

새로운 국제질서는 규범에 기반한 질서로서 국제사회 구성원에 최적의 경제 및 안보 공공재를 제공하는 공정한 국제협약으로 복귀돼야 하며, 모든 이해상관자를 포용할 수 있도록 보편적이어야 한다.

또 국제질서를 안정적으로 회복하기 위한 강대국 협조의 실현과 상징으로서 미국과 중국은 우선 유럽과 중동이 당면한 2개의 전쟁이 국제법과 규범에 의한 평화적 해결 원칙과 주권 영토적 일체성 침해에 대한 엄중한 처벌 원칙에 따라 종결되도록 협력해야 한다.

경제 관계의 상호의존성 무기화는 공멸을 가져올 뿐이므로 첨단기술과 상품, 핵심 광물과 공급망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중 간 위험 경감 정책은 균형점을 찾아 안정화돼야 한다.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서 미국 지배력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구현돼야 하며, 중국의 강압 조치와 전랑 외교는 억제돼야 한다.

다자주의 복원도 시급한 과제로서 기후변화, 국제보건 비상 상태 등에 대한 지구적 대응을 위한 원칙의 합의가 긴요하다. 중국은 다자체제 형성 과정서 의제와 규범 설정에 불가결한 이해상관자며, 새로운 제도에 적극 편입돼야 한다.

끝으로 대만해협, 북한 및 남중국해를 포함하는 인도·태평양지역서의 미·중 간 경제와 행동 양식 형성이 향후 새로운 국제질서의 양태와 성격을 결정할 것이므로 이 지역서의 미·중 간 관리된 전략경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중 간 보호 난간과 신뢰 구축 메커니즘 설치, 직접적인 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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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다. 그에 맞는 성과를 낸다면 우주라도 갈 수 있다지만, 여태까지 성적표는 처참해,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1호 영업사원’의 의미가 대통령 부부와는 달랐던 걸까? 오히려 나갔다 하면 터지는 사고로 불안할 지경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시작은 화려하게 서울 공항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에코백을 들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에 올라 각각 손 인사와 목례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의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한민국 간 관계의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본 구상을 구현하는 데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양국 간 공동성명에는 가스 및 화학, 조선, 섬유, 운송, 정보통신, 환경보호 등 분야서 협력 강화도 담겨있다. 해외순방이 잘 끝나면 좋지만, 이번 해외순방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여태까지의 실적보다는 리스크가 더 컸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한 윤 대통령의 위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데 대해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라고 규정했다. 한 번 나갔다 하면 터지는 논란 총선 이후 숨었다가 해외서 등장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4·10 총선 ‘도둑 투표’서 보듯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의 증거와 증언을 이미 확보했다. 따라서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공범들은 이미 처벌받았다. 재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수익이 23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언제까지 김 여사 소환조사를 미룰 건가? 청탁성 선물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을 듣고만 있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 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언론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해도 믿는 국민은 없다. 아무리 달달한 말을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무사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귀국 즉시, 요새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심이 많은 기내 식비와 음료, 술값 내역을 꼭 공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려고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태까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서 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던 것에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논란은 독일·덴마크 해외순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18일 윤 대통령은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과거에도 순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순방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간인은 왜 태워? 독일 주요 종합지와 방송사는 윤 대통령의 방문 연기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온라인 언론이 <로이터 통신>의 단신을 번역해 소개했다. 덴마크서 발행되는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실과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별다른 언급이나 공식적인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과 덴마크 국민은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순방 연기 소식을 전했던 <로이터 통신>은 “한국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4‧10 총선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 내외가 성과도 없이 너무 잦은 해외순방을 하고 있다고 야당이 비판하고 있고, 특히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과정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디올백 사건이 연기 결정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반면 현지 한인 교민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는 일에 황당해했다. 현지 한국 공관들은 해외순방이 있기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동포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했고,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비공식 공지까지 한 상황이었다. 독일 일정의 경우 수도인 베를린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아닌 독일 중북부에 있는 함부르크 총영사관이 행사 요원을 모집한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곳에서 있을 만찬은 독일과 유럽의 귀빈들이 주로 참석하는 사교 파티 형식이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든 게 돌연 취소된 것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 불거졌다.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한 건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한 채 수도 빌뉴스의 명품 편집매장에 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은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라는 매장(명품 브랜드 편집숍)에 방문한 사진이 담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총 16명을 대동한 채 매장에 왔고, 김 여사가 쇼핑하는 동안 6명의 경호원이 매장 앞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브롤리아이 관계자는 김 여사 일행이 매장 방문 이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서 추가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무엇을 샀고 얼마어치를 샀는지는 기밀”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상점을 방문한 건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 폭탄과 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했는데 국내 사정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아랍에미리트 해외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말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UAE 군사훈련 협력단(아크부대)을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적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노룩 악수, 경례… “김 여사 귀국 후 검찰로?” 이란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됐다.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강형 주이란 한국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2022년 11월 순방에서는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 ▲윤석열정부 정상회담 취재 제한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 여사가 팔짱을 낀 사진 논란 ▲해외순방 중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채널A, CBS 기자 2명만 따로 부른 것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비공개로 캄보디아 병원과 가정에 방문하면서 발생한 논란 등이 있었다. 2022년 9월에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해외순방에서는 나라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러 영국으로 출국했지만, 조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통 상황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교통 혼잡이 충분히 예상됐고, 영국 정부는 이미 방문하는 국가 원수들의 전용기 탑승 자제 및 의전차량 제공 불가를 7일 전에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일 약식회담 ▲48초 한미정상회담 ▲욕설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캐나다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열었지만, 내용이 실속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오타와 전쟁 기념비 앞 참배 과정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캐나다 국기에 경례하는 의전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인사하려던 도중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윤 대통령이 건넨 악수만 받은 채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불가리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노룩 악수’ 논란이 일어났다. 국제적 망신도 이 밖에도 연출된 업무 사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에 대통령실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이 엇갈렸으며,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출국 전 윤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