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너도나도 대법원? 상고법원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헌법에 명문 규정은 없지만 법치국가다. 법치국가란, 국가 작용이 법에 근거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법으로 보호되는 국가를 말한다.

소송과 사법

법치국가서 입법은 헌법에 구속되고 행정과 사법은 헌법과 법률에 구속된다. 국민은 헌법에 근거해 입법부가 만든 법률에 따라 법치행정으로 보호받으며 법적 분쟁서 사법으로부터 구제받는다. 이처럼 국가권력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규정해 보호하고 있다. 국민이 자유와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법적 분쟁으로 다투게 되면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한다. 이런 분쟁해결절차 중에서 사법절차를 소송이라고 한다.

국민이 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기 위해 헌법은 재판청구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재판청구권을 구체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사법기능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 제5장에는 법원, 제6장에는 헌법재판소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원은 일반소송을 담당하고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송을 담당하고 있어서, 국민의 법률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반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이 주로 기능하게 된다.


헌법은 권력분립 원칙에 따라 사법권을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위임하고 있으며,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조직된다.

우리나라는 정부 형태를 대통령제로 채택하고 있다. 대통령제에서는 입법부인 국회의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행정부의 수반이면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도 국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한다.

이렇게 입법부의 구성원과 행정부의 수반에 대해서는 선거를 통해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만, 사법부의 구성원으로서 법관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는다. 그래서 헌법은 법관의 자격을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법권의 구성원들은 누구도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되지 않는다. 국가권력의 정당성은 국민주권에 기초하는 민주적 법치국가서 국민에 있다.

그래서 국민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가권력에 민주적 정당성이 부여된다. 이런 점에서 사법부는 헌법과 법률에 구속되고 헌법은 법관 자격의 법정주의를 채택하면서,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사법부의 최고법원인 대법원은 대법원장과 대법관으로 구성된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외의 법관은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얻어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헌법은 법관의 임명과 관련해 다른 국가조직과 달리 직접 명문으로 규정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사법권의 독립을 명시해 내·외부로부터 간섭이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헌법이 입법, 행정과 달리 사법의 독립을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국민은 재판청구권을 행사(소송)해 권리를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법치국가의 핵심은 국민의 권리보호에 있다는 점에서 사법의 독립은 국민의 소송 청구를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법원의 법적 분쟁서 중립을 유지해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독립이 보장돼야 한다.

심급제도와 공정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따른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해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법원이 공정하게 재판해야 국민의 재판청구권이 보장된다.

그런데 재판청구권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뿐만 아니라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포함한다. 또 헌법은 형사재판의 경우, 타당한 이유가 없는 한 바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법원이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조직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조직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법원조직법이 제정·시행되고 있다. 법원조직법은 법원을 대법원과 고등법원, 지방법원 등으로 조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판도 기본적으로 1심은 지방법원, 2심은 고등법원, 3심은 대법원으로 규정해 심급제도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심급제도는 헌법엔 명문 규정이 없지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소송서 기본적으로 삼심제를 채택하다 보니 절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더구나 복잡 다양화되는 사회, 입법 및 법적 분쟁의 증가로 인해 법원 업무는 날로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서 법원과 법관 수를 늘리는 데엔 한계가 있다.

법원행정처가 발행한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대법원에 접수된 본안 사건은 4만6231건이다. 법원 구조를 보면 하급심서 상급심으로 올라갈수록 법원 수가 줄어들고 상고를 담당하는 최고법원은 대법원이다.

상고가 많아질수록 대법원의 업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사법의 주 기능이 재판인데 과도한 업무는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결국 소송 건수가 증가할수록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보장받기 어려워진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 민사소송법 제199조는 법원에 민사사건이 접수되면 5개월 이내에 종국판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송촉진법도 형사사건이 기소되면 6개월 이내에 종국판결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해당 규정들은 소송의 폭증과 법원의 구조적 한계 등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민사소송법 제199조에 대해 훈시규정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재판의 신속성 지수서 상위에 속한다.


그런데도 소송적체 현상이 벌어지고 법원의 업무가 가중되는 것은 사법의 규모에 비해 소송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다양한 방법도 소송의 홍수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더구나 상당수 소송이 삼심까지 간다는 점에서 현 상황서 대법원의 업무 가중은 해결하기 쉽지 않다.

상고법원의 필요성

헌법재판소는 재판청구권과 대법원서 재판받을 권리가 포함되지 않으며, 한 번 이상의 재판을 받으면 재판청구권이 보장된다고 봤다. 헌법이 최고법원을 대법원으로 하면서 각급 법원을 법률로 규정하라고 한 것은 삼심제를 기본으로 하는 심급제도를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지, 모든 법적 분쟁서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복잡다단해지고 있는 이해관계서 법적 분쟁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회의 입법까지 급증하면서 법안의 홍수로 이어지는 소송의 홍수는 국가공동체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증가하는 소송과 대법원서 최종심을 받으려는 소송의 증가는 불가피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건의 내용과 규모에 따라 심급을 조정하고 소송을 촉진하거나 특별법원을 신설하는 등의 방법은 한계가 있다. 재판청구권을 행사해 권리를 최대한 구제받겠다는 국민의 요구는 현 법원구조만으로는 해결이 요원하다.


그동안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고심서 심리불속행제도의 도입 ▲미국처럼 상고허가제 도입 의견도 제기됐다. 이외에 대법관 수를 대폭 증원하고 상고심을 빠르게 처리하자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고, 하급심을 강화하기 위해 법관의 수를 대폭 증원하자는 안도 있었다.

대법원의 재판적체와 업무 과중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나왔고 이 중에 일부가 도입됐지만, 문제 해결은 되지 않은 채 갈수록 사건은 증가하고 있다. 대법원은 대법관의 증원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증원한다고 해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상고심을 관장할 법원(상고법원)을 설치하는 것이다. 상고법원이 설치된다고 해도 대법원의 헌법상 지위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상고심을 관장하면서 사전심사를 통해 대법원으로 이송하는 사건의 범위를 정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삼심제가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재판청구권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처럼 한번 이상 법원으로부터 판단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보장된다. 그렇지만 공정재판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재판청구권의 최대한 보장이란 점에서 고려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에 사건이 폭주하고 있는 현 상황은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의 관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상고법원이 도입된다고 해도 대법원이 정책법원의 역할만 한다는 것도 아니며, 모든 상고심을 대법원이 관할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헌법 제110조 제2항을 보면 군사법원의 상고심은 대법원서 관할한다고 해 평등원칙의 위배를 지적할 수는 있다.

군사법원의 상고법원을 대법원으로 한 것은 군사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한 헌법의 결정이지, 이를 일반법원과 형평성을 논하기는 어렵다. 법원의 구성과 조직은 국가의 상황에 대응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오랜 민주화 과정서 권리의식이 강하게 형성됐다. 사회발전에 따른 법적 분쟁도 많아지고 삼심제를 원하는 국민이 많은 이상 상고법원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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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다. 그에 맞는 성과를 낸다면 우주라도 갈 수 있다지만, 여태까지 성적표는 처참해,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1호 영업사원’의 의미가 대통령 부부와는 달랐던 걸까? 오히려 나갔다 하면 터지는 사고로 불안할 지경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시작은 화려하게 서울 공항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에코백을 들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에 올라 각각 손 인사와 목례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의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한민국 간 관계의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본 구상을 구현하는 데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양국 간 공동성명에는 가스 및 화학, 조선, 섬유, 운송, 정보통신, 환경보호 등 분야서 협력 강화도 담겨있다. 해외순방이 잘 끝나면 좋지만, 이번 해외순방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여태까지의 실적보다는 리스크가 더 컸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한 윤 대통령의 위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데 대해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라고 규정했다. 한 번 나갔다 하면 터지는 논란 총선 이후 숨었다가 해외서 등장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4·10 총선 ‘도둑 투표’서 보듯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의 증거와 증언을 이미 확보했다. 따라서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공범들은 이미 처벌받았다. 재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수익이 23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언제까지 김 여사 소환조사를 미룰 건가? 청탁성 선물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을 듣고만 있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 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언론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해도 믿는 국민은 없다. 아무리 달달한 말을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무사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귀국 즉시, 요새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심이 많은 기내 식비와 음료, 술값 내역을 꼭 공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려고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태까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서 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던 것에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논란은 독일·덴마크 해외순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18일 윤 대통령은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과거에도 순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순방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간인은 왜 태워? 독일 주요 종합지와 방송사는 윤 대통령의 방문 연기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온라인 언론이 <로이터 통신>의 단신을 번역해 소개했다. 덴마크서 발행되는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실과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별다른 언급이나 공식적인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과 덴마크 국민은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순방 연기 소식을 전했던 <로이터 통신>은 “한국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4‧10 총선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 내외가 성과도 없이 너무 잦은 해외순방을 하고 있다고 야당이 비판하고 있고, 특히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과정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디올백 사건이 연기 결정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반면 현지 한인 교민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는 일에 황당해했다. 현지 한국 공관들은 해외순방이 있기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동포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했고,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비공식 공지까지 한 상황이었다. 독일 일정의 경우 수도인 베를린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아닌 독일 중북부에 있는 함부르크 총영사관이 행사 요원을 모집한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곳에서 있을 만찬은 독일과 유럽의 귀빈들이 주로 참석하는 사교 파티 형식이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든 게 돌연 취소된 것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 불거졌다.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한 건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한 채 수도 빌뉴스의 명품 편집매장에 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은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라는 매장(명품 브랜드 편집숍)에 방문한 사진이 담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총 16명을 대동한 채 매장에 왔고, 김 여사가 쇼핑하는 동안 6명의 경호원이 매장 앞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브롤리아이 관계자는 김 여사 일행이 매장 방문 이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서 추가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무엇을 샀고 얼마어치를 샀는지는 기밀”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상점을 방문한 건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 폭탄과 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했는데 국내 사정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아랍에미리트 해외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말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UAE 군사훈련 협력단(아크부대)을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적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노룩 악수, 경례… “김 여사 귀국 후 검찰로?” 이란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됐다.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강형 주이란 한국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2022년 11월 순방에서는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 ▲윤석열정부 정상회담 취재 제한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 여사가 팔짱을 낀 사진 논란 ▲해외순방 중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채널A, CBS 기자 2명만 따로 부른 것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비공개로 캄보디아 병원과 가정에 방문하면서 발생한 논란 등이 있었다. 2022년 9월에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해외순방에서는 나라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러 영국으로 출국했지만, 조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통 상황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교통 혼잡이 충분히 예상됐고, 영국 정부는 이미 방문하는 국가 원수들의 전용기 탑승 자제 및 의전차량 제공 불가를 7일 전에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일 약식회담 ▲48초 한미정상회담 ▲욕설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캐나다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열었지만, 내용이 실속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오타와 전쟁 기념비 앞 참배 과정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캐나다 국기에 경례하는 의전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인사하려던 도중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윤 대통령이 건넨 악수만 받은 채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불가리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노룩 악수’ 논란이 일어났다. 국제적 망신도 이 밖에도 연출된 업무 사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에 대통령실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이 엇갈렸으며,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출국 전 윤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