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정당, 강성 당원의 휘둘림서 벗어나야

정당 민주화 위한 대안

이번 4·10 총선 공천에 대한 주요 언론들의 평가는 혹독했다.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가 유명무실해진 느낌이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는 그간 당내 공천 잡음과 관련해 ‘시스템 공천’이 이뤄졌다고 했으나 ‘부실 시스템’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심지어 민주당이 강북을 선거구 공천 과정서 전국 권리당원 70%와 강북을 권리당원 30%를 합산한 배경에 대해 ‘전국적 관심사가 된 선거라서 전국 권리당원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위 10% 통보를 받은 현역 의원들이 이유를 밝혀 달라고 했지만, 민주당 공관위는 답변을 피했다. 국민의힘 공천은 ‘돌려막기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역 일꾼으로 뽑아놓은 인물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타 지역으로 옮겨 놓는다면 표를 행사했던 유권자들과 지역을 위해 몸 바치겠다던 후보 모두 당혹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국회의원과 유권자의 관계를 두고 기속위임 또는 자유위임 논란은 있지만, 유권자에게 있어 의원의 당적 변경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일은 없다. 국민의힘이 돌려막기에 나선 배경은 무소속 출마 혹은 제3지대 신당 합류를 최대한 막아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비단,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 문제는 공천제도 및 공천 과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극단적 팬덤에 의한 당내 의사결정 구조가 와해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늘날 정치 과정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당내 정치 팬덤으로 불리는 적극적 활동가들로 인해 당내 공론 채널이 막혔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의 정당정치는 강력한 ‘팬덤 정치’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미국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에즈라 클라인은 그의 저서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서 공화당 엘리트들이 트럼프의 극단적 선동을 막을 수 없는 현실을 두고 “당파성은 강해졌지만, 정당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답을 제시한다.


‘약한 정당과 강성 당원’으로 인해 선동가가 정치판을 장악하고 휘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약한 정당과 강성 당원’ 현상은 한국서도 미국을 능가할 정도로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이다(강준만 2024).

과거에도 팬덤과 같은 지지 세력은 있었으나, 정치인들이 지지층에 반해 본인 소신대로 의사결정을 하기도 했으나 오늘날엔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당이 끌려가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개딸(개혁의 딸들)’이나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태극기 부대’ 등 강성 지지층이 정당 활동의 공론장을 막고, 정치인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그렇다 보니 중도층의 외연 확장이 어려워지고, 무당층 유권자의 정치적 무관심은 더 커지며, 정당 정책도 외연 확장보다는 지지층 결집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왜 강성 당원이 지배하는 정당 됐나!

지난 대선은 정당 공천이 극단적 성향의 지지자들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가 하면, 중도층을 포함한 외연 확장에도 이바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내 경선 과정서 당원들의 후보자 선출권은 여론조사에 응답할 권리로 대체되는 등 실질적인 참여가 보장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당은 자질을 갖춘 후보들을 내세우는 데 있어 문지기의 역할(gate-keeping)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실제로 당원들이 제도적으로 참여할 공간은 거의 없다. 당직, 공직 후보 선출 과정에 상향식으로 참여할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가운데 당원은 지역이나 직능 단위서 활동할 공간이 없다.


정치 참여가 매우 활발해진 오늘날 당원들이나 활동적인 당원들의 참여 채널은 온라인 당원투표 외엔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덤들의 견고한 지지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고, 지도부도 지지층의 결집만을 원하기 때문에 중도나 무당파를 염두에 둘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정당들이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면 외부의 극단적 목소리에 포지션이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적극적 팬덤을 갖고 있는 정치인의 목소리가 정당을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팬덤은 말 잘 듣지 않는 정치인에 융단폭격을 가하는 식으로 의정활동을 제한하고 결국 당내 민주주의는 사라지면서 사당화의 길을 걷게 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활성화와 함께 미디어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소위 ‘렉카’로 불리는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팬덤 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본인의 소신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강성 팬덤이나 유튜버들에게 이끌려 가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당직 및 공직 후보 선출 과정의 제도화

극단적인 팬덤 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 정당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첫걸음은 정당의 당직 및 공직 후보 선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방향의 핵심은 정당의 각 주체가 공천 과정에 고르게 역할을 하면서 균형잡을 수 있도록 해나가는 것이다.

정당 조직의 3주체인 중앙당, 시·도당, 당협(지역위원회)서 공천 권한이 균형이 있게 배분되며, 당내 구성원인 당 엘리트, 대의원, 당원들도 공천 과정에 고르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국민 참여 경선 중심의 후보 선출 과정에서는 당 내부 프로세스가 생략되거나 대폭 축소됨으로써 정당 내부의 숙의 과정이 제도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는 국민선거인단이 구성되거나 여론조사 경선이 시행되더라도 당내 절차를 거친 후에 복합적인 합산 방식을 통해 최종 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당내서 이뤄지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상설기구인 중앙당 후보 자격심사위원회가 다방면에 걸친 평가를 통해 국회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도덕성과 자질을 심사하고, 해당 시도의 지역구 사정에 밝은 대의원들이 다음 단계서 실제 경선 대상자를 압축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식이다.

최종 후보자 선정은 선거구별로 당원들이 모임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후보자들의 정견발표, 토론 등을 들은 후 충분한 숙의를 거쳐 민주적 투표 행위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물론, 정당의 판단에 따라 추가로 일반 국민의 의사를 최종 후보자 선정에 반영하고자 한다면 국민선거인단을 구성하거나 여론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당원들의 투표와 합산해 경선을 결정짓는 복합적인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핵심은 중앙당의 소수 세력에 의해서가 아닌, 정당의 당원을 비롯한 각 층위의 구성원들에게 예측할 수 있고 균형잡힌 권한을 다양하게 부여하도록 하는 데 있다.


대의원 선출의 민주화

다음으로 당원들의 손으로 대의원을 직접 선출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당 조직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집단은 대의원이지만, 한국 정당의 경우 그동안 대의원이 말 그대로 당원들의 뜻을 대신하는 사람들로 선출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대부분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으로부터 지명받은 사람들이 당협(지역위) 운영위원회 회의서 만장일치의 박수로 추인되는 형태를 취해왔다. 이처럼 당원들이 대의원을 직접 선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당의 대의기구서 당원들의 뜻이 모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의 활동가인 대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조직으로서의 정당’은 약해지고, 그런 빈 곳을 당내의 특정 계파가 장악하거나 외부의 극단 세력들이 당을 흔들고 형해화시키는 결과를 유발한다.

따라서 정당정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당협(지역위) 단위서 대의원을 당원들이 직접 선출할 수 있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소위 극단적 성향의 강성 당원 문제는 그들이 전국 단위의 의사결정 과정을 좌지우지하기 위해 단단하게 뭉쳐 있는 것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므로, 지역구 단위의 대의원 선출을 통해 하부 조직으로 힘을 분산시키면 극단적인 영향력 과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정책 결정 과정의 당원 참여 활성화

오늘날 정당에서는 당원으로 가입해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정당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다. 따라서 당원들이 특정 정치 지도자가 주도하는 이슈 중심의 논의가 아닌, 당원들이 공감하는 실생활 중심의 정책적 관심이 자연스럽게 정당 활동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당은 당원들의 자발적인 정책 모임에 대해 지원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 등 기초지자체 수준서 일상의 생활공간을 함께하는 당원들이 중심이 되도록 하고 온·오프라인 병행의 소모임 형태로 이뤄지게 한다면 보다 좋은 효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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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다. 그에 맞는 성과를 낸다면 우주라도 갈 수 있다지만, 여태까지 성적표는 처참해,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1호 영업사원’의 의미가 대통령 부부와는 달랐던 걸까? 오히려 나갔다 하면 터지는 사고로 불안할 지경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시작은 화려하게 서울 공항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에코백을 들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에 올라 각각 손 인사와 목례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의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한민국 간 관계의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본 구상을 구현하는 데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양국 간 공동성명에는 가스 및 화학, 조선, 섬유, 운송, 정보통신, 환경보호 등 분야서 협력 강화도 담겨있다. 해외순방이 잘 끝나면 좋지만, 이번 해외순방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여태까지의 실적보다는 리스크가 더 컸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한 윤 대통령의 위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데 대해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라고 규정했다. 한 번 나갔다 하면 터지는 논란 총선 이후 숨었다가 해외서 등장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4·10 총선 ‘도둑 투표’서 보듯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의 증거와 증언을 이미 확보했다. 따라서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공범들은 이미 처벌받았다. 재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수익이 23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언제까지 김 여사 소환조사를 미룰 건가? 청탁성 선물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을 듣고만 있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 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언론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해도 믿는 국민은 없다. 아무리 달달한 말을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무사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귀국 즉시, 요새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심이 많은 기내 식비와 음료, 술값 내역을 꼭 공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려고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태까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서 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던 것에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논란은 독일·덴마크 해외순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18일 윤 대통령은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과거에도 순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순방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간인은 왜 태워? 독일 주요 종합지와 방송사는 윤 대통령의 방문 연기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온라인 언론이 <로이터 통신>의 단신을 번역해 소개했다. 덴마크서 발행되는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실과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별다른 언급이나 공식적인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과 덴마크 국민은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순방 연기 소식을 전했던 <로이터 통신>은 “한국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4‧10 총선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 내외가 성과도 없이 너무 잦은 해외순방을 하고 있다고 야당이 비판하고 있고, 특히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과정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디올백 사건이 연기 결정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반면 현지 한인 교민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는 일에 황당해했다. 현지 한국 공관들은 해외순방이 있기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동포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했고,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비공식 공지까지 한 상황이었다. 독일 일정의 경우 수도인 베를린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아닌 독일 중북부에 있는 함부르크 총영사관이 행사 요원을 모집한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곳에서 있을 만찬은 독일과 유럽의 귀빈들이 주로 참석하는 사교 파티 형식이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든 게 돌연 취소된 것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 불거졌다.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한 건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한 채 수도 빌뉴스의 명품 편집매장에 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은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라는 매장(명품 브랜드 편집숍)에 방문한 사진이 담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총 16명을 대동한 채 매장에 왔고, 김 여사가 쇼핑하는 동안 6명의 경호원이 매장 앞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브롤리아이 관계자는 김 여사 일행이 매장 방문 이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서 추가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무엇을 샀고 얼마어치를 샀는지는 기밀”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상점을 방문한 건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 폭탄과 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했는데 국내 사정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아랍에미리트 해외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말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UAE 군사훈련 협력단(아크부대)을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적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노룩 악수, 경례… “김 여사 귀국 후 검찰로?” 이란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됐다.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강형 주이란 한국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2022년 11월 순방에서는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 ▲윤석열정부 정상회담 취재 제한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 여사가 팔짱을 낀 사진 논란 ▲해외순방 중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채널A, CBS 기자 2명만 따로 부른 것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비공개로 캄보디아 병원과 가정에 방문하면서 발생한 논란 등이 있었다. 2022년 9월에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해외순방에서는 나라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러 영국으로 출국했지만, 조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통 상황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교통 혼잡이 충분히 예상됐고, 영국 정부는 이미 방문하는 국가 원수들의 전용기 탑승 자제 및 의전차량 제공 불가를 7일 전에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일 약식회담 ▲48초 한미정상회담 ▲욕설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캐나다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열었지만, 내용이 실속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오타와 전쟁 기념비 앞 참배 과정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캐나다 국기에 경례하는 의전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인사하려던 도중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윤 대통령이 건넨 악수만 받은 채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불가리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노룩 악수’ 논란이 일어났다. 국제적 망신도 이 밖에도 연출된 업무 사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에 대통령실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이 엇갈렸으며,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출국 전 윤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