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정치인들이 국민의 준법의식 망쳐놔

신뢰도는 꼴찌지만 연봉은 1위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고 모든 국민이 법을 잘 준수하는 사회풍토가 조성돼야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선진사회가 되고 실질적 법치국가가 이뤄진다.

법 현실과 우리의 좌표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보자.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 나만 재수 없이 걸렸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솔선수범해야 할 사회 지도층부터 법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법을 제정하고 국정을 이끌어가는 가장 모범적이어야 할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현실이 준법 풍토 조성에 장애가 되고 있고 현실, 정치행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법질서 확립을 저해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뢰도는 꼴찌인데 연봉은 1위

변두리 후진국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 국회의원 얘기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공공기관별 국민 신뢰수준(2019년)에 따르면, 국민 신뢰도가 높은 기관은 의료기관, 교육기관, 금융기관 등이고 국회의원은 꼴찌다.


그런데 같은 해 한국 고용연구원이 발표한 평균소득이 높은 직업을 보면, 국회의원이 1억4000만원(연봉)으로 1위고, 그 다음이 성형외과 의사(1억3600만원), 기업 고위 임원(1억3000만원), 도선사, 대학 총장 등이다.

법을 잘 지키는 준법 풍토가 조성되지 않고 특권층이 법을 잘 지키지 않아 국민 신뢰도가 떨어지면 그 사회는 부패하기 마련이다.

맥아더 장군은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필자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부패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잊힐 뿐이다.”

정치인들의 부패가 사라지지 않고 그냥 잊혀 버리니, 부패 정치인들이 계속 활개를 치고 국민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최근 행태를 보자. 하라는 국정 논의는 내팽개치고 막말 경쟁이 불붙어서 상대방을 폄하하고 국민 편 가르기에 혈안이 돼있다. 이렇게 편 가르기에 이용당한 순진한 국민은 더 이상 그 정치인의 과거 부패 행각은 문제로 삼지 않거나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사면, 복권도 해준다. 바로 부패 정치인들이 바라던 바다. 어쩌다 과거 부패 혐의가 드러나고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그 혐의를 극구 부인하며 오히려 정치적 탄압을 받은 것이라고 펄펄 뛴다.

법을 만들고 솔선수범해 법을 지켜야 할 국회의원들이 이러니, 준법 풍토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겠는가? 


이런 유머가 있다. “정치인과 수녀가 강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할까요?” 그 답은 정치인이다. 부패했으므로 강이 오염되기 때문이란다. 유머는 그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보호 절실한 서민, 법의 지배만 받는다는 인식

한국법제연구원이 1991년 법의식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근 2021년에 조사한 국민 법의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법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43%로 나왔고 법률용어와 법률 문장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도에 비해서는 소폭 낮아진 것이라고 한다.

한편, 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준법의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회의원(78%), 고위 관료(75%), 세무공무원(60%), 경찰(54%) 순으로 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95%는 돈이 있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법을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92.5%는 법보다 권력이나 돈이 위력이 더 크며, 91.1%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이 더 심한 처벌을 받는다고 응답하고 있다. 일반 국민은 스스로는 법을 잘 지키려고 하는데 사회지도층이 거꾸로 법 준수의식을 흩트려놓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법치국가에 있어 법 없이는 살 수가 없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어려운 일,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법이 보호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준법의식을 흐리게 하는 행태 ‘떼법’

일상생활서 법 준수의식을 흩트리게 하는 행태 중 우리 주위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것이 불법 주차, 신호 무시, 무단횡단 등 교통법규 위반 행위다. 자동차가 사회생활을 하는 필수적 도구가 된 현대 사회서 교통법규 준수는 민주시민의 기본 의식이고 선진사회의 척도가 된다.

많은 외국인은 난폭하고 무질서한 우리의 교통 문화 때문에 운전하기가 겁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후진국을 여행해도 그곳의 난폭하고 무질서한 교통실태를 보며 실감하는 것이다.

그래도 그들보다는 훨씬 낫다고 자위라도 할까? 다른 하나는 이익집단 간의 충돌을 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집단시위, 농성 등 불법 행동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행위다. 이 모두 이른바 법 위에 ‘떼법’이 있다는 것으로 지양돼야 할 악습이다.

형식적 법치주의와 실질적 법치주의


민주국가에 있어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권력의 행사는 반드시 법에 근거해야 한다는 법치주의는 초기 근대국가에서는 적법절차에 의해 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형식 및 절차만을 강조하고 법률의 목적이나 내용을 소홀히 한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형식적 법치주의로 흐르게 되어 급기야는 독일서 나치의 수권법과 같은 합법적 독재를 초래하게 됐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현대 민주국가에서는 법은 절차의 합법성뿐만 아니라 그 목적과 내용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보장, 인간의 존엄과 평등, 정의 실현 등에 합당해야 한다는 실질적 법치주의가 실현되고 있다.

국가권력의 남용을 통제하기 위한 위헌법률심사제도, 사법권 독립, 탄핵 심판, 언론출판 및 집회결사의 자유 등이 그것이다. 전화금융사기 등 사회변화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일반법이나 기존법령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분야에 특정한 사람이나 지역에만 법의 효력이 미치는 특별법이 활용되고 있다.

특별법 전성시대-법 만능주의 경계해야

입법이 용이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 필요한 때가 있다. 그런데 최근에 특별법을 남용하는 사례가 늘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형사 특별법이다. 일반 형법을 적용할 수 있는 범죄행위에 대해 형량만 가중하는 특별법이다.


주로 대형 경제사범, 대형 인명피해 사고, 흉악범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국민감정을 고려하고 사법부의 자의적 양형을 방지하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 형법 체계서도 그에 상응한 중형을 가하면 해결될 수 있어 사법 불신을 초래하고 통일적이고 체계적인 법의 기본 틀을 벗어나는 것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최근 국회의원의 의원입법 활동 평가가 강화되면서 법률안 제안 실적을 높이려고 엿새 만에 210건을 발의하는 등 경쟁적으로 마구잡이로 법안을 제출하는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법안 발의 건수가 16대 국회에서는 1651건에 불과했는데 20대 국회에서는 2만1594건, 21대 국회에서는 2만3475건에 달했다.

질적인 면보다 물량 공세의 입법 폭주로 의정활동의 치적 쌓기와 법 만능주의가 우려되고 있다. 법은 일반성과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 법은 특정 사건과 특정 사람을 위해 만들 수 없고 모든 경우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한편으로는 법만으로 모든 사회현상을 해결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윤리, 도덕 차원서 해결하거나 사회관습에 맡겨야 하는 등 분명히 법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

법질서 잘 지켜야 국가경쟁력 높아져

우리는 지금 세계적으로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고 있다. 급변하는 지식 정보화 시대의 치열한 무한경쟁 속에서 세계 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법과 질서가 지켜져야 사회가 안정되고 선진 민주국가로 올라서서 세계와의 경쟁서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모든 국민이 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적용되고 있고 사회지도층부터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신뢰할 수가 있어야 하겠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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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미영 팀장’ 동반 탈옥 비쿠탄 마약왕 풀스토리

[단독] ‘김미영 팀장’ 동반 탈옥 비쿠탄 마약왕 풀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서 탈옥한 조직원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처음 만난 이들은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8일 본지가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를 최초 보도한 이후, 외교부 측은 루카스 베르사민 필리핀 대통령비서실장에게 “탈옥한 이들에 대한 조속한 검거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공적 서한을 전달했다. 현재 박씨에 대한 검거 작전은 필리핀 이민청 도피사범추적팀과 필리핀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 경찰 부서)가 협력하고 있다. 새벽 탈출 어디로 갔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약 2년 전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나가시(市) 카마린스 수르 주 구치소로 이감됐다. 3명 모두 불법 고용과 인신매매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일에서 2일 새벽 사이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와 차량을 이용해 탈옥했다. 필리핀 교정 당국은 지난 2일, 인원 점검 때 박씨 일당이 탈옥한 것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마린스 수르 구치소에 대해 현지 제보자는 “담장이 낮고, 보초도 허술해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기에 탈옥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라며 “그들은 비쿠탄 교도소보다 허술하다는 점을 노리고 변호사를 통해 가짜 범죄를 만들어 이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탈옥한 일당이 도피하는 동안에도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2012년부터 필리핀 현지에 콜센터를 차린 보이스피싱 1세대다. ‘김미영 팀장’이라고 소개하며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금융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빼냈다. 박씨가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금액만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서 근무하다가 수뢰 혐의로 해임된 경찰 출신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충격을 안겼다. 경찰 근무 당시 접했던 범죄 수법을 토대로 ‘김미영 팀장’ 사기 수법을 고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10년간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해 온 박씨는 2021년 10월6일 마닐라 인근서 붙잡혔다. 당시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이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붙잡힌 박씨는 “필리핀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국내 송환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되기 위한 노림수였다. 비쿠탄 교도소 출신 제보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박씨는)비쿠탄 내에서 식사를 판매하는 아저씨로 통했다”며 “박씨가 송씨, 신씨와 어울리면서부터 교도소 내에 마트를 인수해 장사할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증언했다. 보이스피싱과 결합한 마약 유통 대포폰으로 텔레그램 마약방 개설 비쿠탄 교도소는 식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죄수들이 직접 돈을 벌거나 영치금을 통해 생계를 이어간다. 죄수들은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조직을 꾸려 보이스피싱, 대포폰, 마약 유통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신씨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동업을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와 신씨에 대한 새로운 증언들도 쏟아졌다. 제보자에 따르면, 신씨는 타인 명의로 개통한 유심칩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신씨는 불법 유심칩 1개당 한국 돈 약 25만원을 받고 팔았다. 신씨에게 산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철저히 숨길 수 있게 된 송씨는 텔레그램으로 마약 전달책을 모집하고 유통하는 이른바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신씨가 재테크 사기,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천명의 회원들은 송씨가 운영하는 마약방으로 초대됐다고 한다. 송씨는 채팅방서 ‘두목’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또 박씨는 신씨의 도움을 받아 수억원가량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쿠탄 교도소 출신 제보자는 “마약과 거리가 멀었던 박씨가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을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씨가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라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라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 “한국 싫어” 가짜 범죄 다수의 전달책이 송씨의 필로폰 배달을 시도한 정황은 곳곳서 드러났다. 송씨가 고용한 운반책은 2022년 1월25일, 수원의 한 모텔서 필로폰을 소지하다가 붙잡힌 김모씨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당시 수원중부경찰서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7분께 장안구 영화동의 한 모텔서 필로폰을 소지했다. 앞서 ‘한 남성이 모텔서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모텔 안에서 필로폰이 포장된 비닐백 30개를 발견하고 이를 압수 조치했다. 또 김씨를 상대로 진행한 마약 간이 검사서 양성반응을 확인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텔레그램으로 필로폰 거래를 지시한 ‘orjinal8282’가 상선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으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orjinal8282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자가 김씨에게 “수원으로 가서 모텔을 잡고 기다려라”며 “사탕(엑스터시) 50, 어름(필로폰) 50 좀 있다가 드랍해서 갖고 있어”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송씨와 비쿠탄 교도소서 함께 지냈던 제보자는 “orjinal8282는 송씨의 아이디”라며 “김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던 마약방 회원들은 송씨가 김씨의 고용주(상선)이었다고 적었다”며 텔레그램 채팅방 사진을 전했다. 송씨가 넘긴 마약을 유통하려고 한 사람은 또 있었다. 지난해 1월23일, 충남 서산서 아내를 살해하고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강주천이다. 그는 한국 경찰의 공조 요청으로 필리핀서 검거됐으나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강주천은 지난해 6월 비쿠탄 수용소서 탈옥했다가 8일 만에 체포됐다. 탈옥 후 체포 당시 1kg의 필로폰을 소지하고 있었다. 강주천은 도피 자금을 벌기 위해 송씨의 지시를 받아 필로폰 배달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밥 먹듯… 탈옥 시도 비쿠탄 관계자들은 이른바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이 큰돈을 벌자, 박씨와 송씨 일당도 마약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봤다. 지난해 중순 박왕열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서 “이젠 나보다 송씨가 마약왕에 가깝다”며 “한국으로 보내는 양이 내가 보낸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앞서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의 범인이다. 이 사건은 드라마 <카지노>를 통해 유명해졌다. 그는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에 구금됐다가 2017년 3월 탈옥해 두 달 만에 잡혔다. 2019년 10월에는 재판을 받고 구치소로 돌아가던 중 재차 도주해 2020년 10월 다시 검거됐다. 박왕열은 이 기간에 마약왕 전세계로 거듭났다. 국내 마약 유통·판매 총책이었던 ‘바티칸 킹덤’ 이모씨에게 수억 원대의 마약을 공급했다. 이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등에게 팔렸다. 박왕열의 옥중 마약 유통 의혹은 이미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4월12일,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A씨 등 3명을 국내 중간 판매책에게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유통책 중 한 명은 2022년 12월 NBP서 박왕열을 만나 국내로 밀반입해 보관 중인 마약류를 판매키로 공모하고, 지난해 1월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특정한 장소에 마약을 놓고 사라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엑스터시 100정, 필로폰 10g을 국내 중간 판매책들에게 600만원(도매가)을 받고 공급했다. 그동안 경찰은 박씨 일당 등 한국인 범죄자의 강제송환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박씨 일당은 필리핀서 죄를 짓고 형을 받으면 국내 송환이 지연된다는 점을 노렸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재 박씨에게 적용된 혐의 중 인신매매는 허위로 만들어낸 범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원 모텔서 잡힌 전달책 상선” 박왕열 “이젠 송씨가 마약왕” 박씨가 쓴 꼼수는 이미 필리핀 도피 사범들 사이에 만연하다. 현재 필리핀 도피 사범은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범죄자들은 필리핀 현지 변호사를 통해 ‘가짜 범죄’를 만든다. 비용은 한국 돈으로 많게는 3000만원서 적게는 100만원 정도가 든다. 제보자에 따르면 “가짜 케이스를 만드는 건 흔한 일”이라며 “강간, 사기, 폭행 정도의 가짜 범죄를 만들어 재판에 출석하면서 국내 송환을 계속 미루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씨가 국내로 송환될 경우, 최소 징역 15년서 25년 이상 집행될 수 있다. 지난해 6월 재판부는 2012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중국과 필리핀서 보이스피싱 총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435명에게 26억여원을 가로챈 B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송씨의 경우, 마약을 수출입·제조·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 또는 그럴 목적으로 소지·소유한 것에 대한 처벌이 가해진다. 해당 혐의가 인정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며, 영리 목적 또는 상습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될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내려질 수 있다. 필리핀 당국과 한국 정부도 탈옥범들을 추적 중인 가운데, 현지 법 적용을 고려하면 다시 붙잡히더라도 국내 송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서 저지른 다른 범죄의 조사와 재판이 끝나지 않아 한국으로 송환되려면 최소 6년이 걸린다. 특히, 탈옥 행위로 현지 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만큼 현지서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크다. 송씨와 박씨에 관한 국내 송환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필리핀서 장기간 수용 생활을 하는 한국인을 국내로 이송하면 좋으나, 현재 수용자 이송 조약은 체결돼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송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의 이송 요청을 지속하고 있다”며 “필리핀 이민국과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의 이 같은 입장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시간이 가는 동안 이송 조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점은 한국 정부의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가 보이스피싱 혐의가 아닌 마약 유통 혐의로 송환을 적극적으로 요청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필리핀 정부가 ‘재량’을 근거로 거절할 가능성도 있으나 법무부는 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머나먼 국내 송환 이상화 주필리핀대사는 지난 14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필리핀 외교부 차관과 법무부 차관을 만나 박씨에 대한 조속한 검거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한편, 박씨 일당 외에 인질강도 혐의로 수배돼있던 한 남성도 최근 현지 교도소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필리핀 현지 경찰이 쫓고 있는 한국 국적의 수배범만 박씨 일당을 포함해 6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배범들은 대부분 사기 혐의로 수배가 걸려 있었다. 이 중에는 10건 이상 수배가 걸린 수배범들도 있었다. 그만큼 교정시설 보안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