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우리나라에서 야생 호랑이를 방생할 뻔한 사건이라는데요.
때는 2008년, 연천군은 한국호랑이보호협회와 손잡고 러시아에서 시베리아 호랑이를 데려와 DMZ(비무장지대) 인근에 방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반도 호랑이가 지닌 역사적·상징적 의미를 되살린다는 취지였죠.
계획된 규모는 약 20만평이었으며, 안전을 위해 이중 펜스를 설치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야심 찬 계획은 환경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결국 무산됐습니다.
연천군이 제시한 관리 계획이 대형 맹수를 다루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산악 지형이라는 광활한 야외 공간에 이중 펜스를 설치하고 상시 감시망을 구축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들뿐더러, 탈출 위험을 막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호랑이의 생태적 특성이었습니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광활한 영역을 필요로 하는 동물입니다.
암컷 한 마리가 새끼를 키우는 데만 서울 면적의 절반 이상.
수컷은 서울 면적의 두 배 이상이 필요하죠.
결과적으로 연천군이 계획한 공간은 호랑이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복원이 아니라, 좁은 울타리에 가두어 두고 전시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당시는 지리산 반달가슴곰마저 잦은 탈출과 위치추적 실패로 골머리를 앓던 시기였습니다.
곰 한마리 관리하는 것도 버거웠던 판에, 곰보다 훨씬 위험한 호랑이를 야산에 풀겠다는 발상은 결국 무모한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기획&구성&편집: 김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