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림읍에서 실종된 한 여성이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됐음에도 담당 경찰관은 신고 접수 2시간 반 만에 실종자를 찾았다고 허위로 종결 처리했다. 또 다른 60대 남성도 사망한 채로 발견됐지만, 같은 담당 경찰관이 생존해 있다고 허위로 종결해 민심을 발칵 뒤집어놨다.
기소와 수사의 완전 분리로 경찰의 권한이 더욱 막강해지게 된 시점이 다가올수록 국민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뿐 아니라 광주에서의 유착 비리로 인한 사건의 암장이나 그와 유사한 문제를 걸러낼 수 있었던 검찰의 수사, 재수사 기능이 없어짐으로 앞으로 그와 유사한 사건들이 완전히 묻혀버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이번 제주 사건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의 보호라는 사명을 방기했고, 그것도 일선 경찰관 한 사람의 일탈이 빚은 사건이라는 데서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번 사건은 경찰관의 개인적 일탈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바로 경찰 시스템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먼저, 법률적 문제나 한계다. 아동과는 달리 성인 실종 사건의 경우에는 경찰이 즉각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법률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성인은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이성적인 판단, 결정, 선택을 한다는 전제에서 즉각적인 개입을 강제하기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성인 실종 사건의 99% 이상이 단순 가출로 종결되었다는 통계적 현실로도 입증되기는 한다.
그러나 모든 성인 실종 사건의 실종자가 자유의지에 따른 합리적, 이성적 선택을 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런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의 실종일 개연성도 전혀 없지 않다. 더구나 1%가 채 되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들 또한 보호받고 보호돼야 할 국민이기에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마땅한 사명이라는 측면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아동만을 위한 실종 관련 법이 아니라 성인 실종을 포함하는 모든 실종 사건을 다 아우르는 법안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성인 실종 사건에 대한 경찰의 즉각적인 개입이 열려있게 되어도,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금번 제주 사건과 같은 문제를 다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먼저, 일선 현장 경찰관 한 사람에게 주어진 재량의 범위가 지나치다. 혼자서 누구의 감시나 견제나 관리나 감독도 전혀 받지 않고서도 사건을 혼자서 종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교통사고 사망’을 이유로 사건을 종결 처리하면서도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어떤 증거도 없이?
교통사고 사망이라면 당연히 사망 진단서라도 최소한 첨부돼야 한다. 이렇게 보완되더라도, 혼자서 종결 처리할 수 있게 하기보다는 이런 사건 전반적인 기록을 입증 자료와 함께 상급자에게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지휘 상신해 결정하도록 보완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제주 사건 이후에 나온 경찰청의 대책으로서 결재선만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은 오히려 행정 지연과 지체만 초래할 수도 있다.
어쩌면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이 모두가 제도나 법률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로 귀결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가 마련돼있어도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흉기로 돌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는 문명의 이기가 다른 누구에게는 살인 도구요 흉기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제주 사건도 14만 경찰 절대다수는 자기 사명에 충실한 우리의 경찰관들이다. 시스템의 문제 이전에 사람의 문제고, 경찰관 개인의 일탈이 일차적인 원인으로 지적돼야 한다. 경찰에게는 인신의 자유까지 제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이 같은 극강의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감시와 통제도 절대적이지만, 어쩌면 어떤 감시나 통제도 사실은 사후 대응적인 수단일 수밖에 없다.
결국 해답은 경찰관의 선발과 채용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경찰의 사명을 열정적으로 다할 수 있는 자원만이 경찰로 입직하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인성의 소유자나 부적격자가 선발, 채용되지 않도록 걸러낼 수 있는 소위 Screen-out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