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주장하며 당내 분란을 야기하는 친한(친 한동훈)계 인사들을 민주당의 ‘86 운동권’에 빗대 ‘복당 운동권’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차기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배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본격적인 당협 정비 작업에 착수한 시점에 맞춰 사실상의 ‘인적 청산’을 촉구한 것이어서 당내 파장이 예상된다.
안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86 운동권’에 버금가는 ‘복당 운동권’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며 “당 밖의 특정인에게 봉사하고, 이를 위해 ‘레커’(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자극적으로 재가공해 퍼뜨리는 행위)질을 하며 당을 분열시키는 사람들은 국민의힘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이들을 향해 “차기 총선의 지원 자격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안 의원이 지칭한 당 밖의 특정인은 한 의원을, ‘복당 운동권’은 한 의원의 복당을 지속적으로 거론해 온 친한계 의원들과 쇄신파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이들이 “선거에 임한 우리 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무리 지어 총출동하며, 법정에서 사실을 증언한 사람에게 ‘선동한다, 왜곡한다’며 난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자신이 최근 법정 증언을 통해 한 의원의 비상계엄 당시 당사 소집 공지 의혹을 제기한 이후 친한계가 맹비난을 퍼부은 점을 의식한 듯, “왜곡했다면 위증죄로 고발하면 될 텐데, 그러면 무고죄에 걸릴 테니 그러지도 못한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안 의원은 당내 각종 논란에 휩싸인 인사들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국민의힘에 윤리적 오점을 남긴 분들은 걸러내야 한다”며 “국민의 상식선에 어긋나면 과감히 도려내고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돌려차기 실언’ 논란의 서범수 의원, 정점식 원내대표 멱살잡이 파문의 권영진 의원 등 윤리위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재의 상황을 “이재명정부, 그리고 복당 운동권이라는 두 개의 전선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꼴”이라고 진단하며,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썩은 상처는 도려내야 한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메스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것은 당 조강특위 가동 시점과 맞닿아 있다. 조강특위는 사고 당협 정비 등 대대적인 물갈이 가능성을 예고한 상태다.
안 의원은 “지금이 조강특위를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가동하는 적기”라며 사실상 지도부의 당 정비 작업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차기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 맞춰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2030 청년은 물론, 당에 헌신했던 분들을 빠짐없이 챙겨야 한다. 당협위원장을 교체한 자리에는 신속하게 그런 분들을 기용하거나 영입해 지금부터 다음 총선을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견 직후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복당 운동권’이 누구를 가리키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호명하지 않아도 누구인지 잘 알 것”이라고 답했다.
당내 인사 배제 요구가 안 의원이 주창해 온 통합 정치와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내 분란을 심각하게 만드는 부분까지 포용하면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커진다”며 “통합의 대상과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의 이 같은 행보가 수도권 조직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한 의원과의 ‘계엄령 증언’ 갈등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제가 드린 당을 위한 충언을 부디 당 지도부와 조강특위에서 쇄신안의 안건으로 논의해 주시길 바란다”며 자신의 요구사항을 조강특위 쇄신안에 포함시킬 것을 거듭 당부했다.
안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이날 당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당 운동권’을 근절하고 ‘바퀴벌레들’을 퇴치해야 한다”며 안 의원의 발언에 크게 공감했다고 썼다. 이어 “우리 당이 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지적해 줬다. 나라를 걱정하고 있는 분들이 한번 읽어 봤으면 해서 전문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도 “해당행위를 넘어 범죄행위로 제명된 자를 복당시켜보겠다고 입만 열면 당 대표 퇴진을 외치는 멱살과 돌려차기 ‘복당 운동권’”이라며 “안 의원의 용기 있는 주장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친한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성난 당원들의 편에 서서 한동훈 대표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 탄핵에 찬성한 걸 후회하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한지아 의원 역시 “재판에 나가 ‘정치’를 했을 때도 그것이 본뜻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했다”며 “‘내 정치’가 아니라 다시 ‘새정치’를 말해 달라. ‘배제’가 아닌 ‘통합’을 지향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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