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조경태·진종오·권영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독립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2월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의 징계로 제명됐지만, 법원이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당적을 회복했다. <일요시사>는 김 전 최고위원을 만나 다시 추진되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징계 정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윤리위가 조경태·진종오·권영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윤리위 징계보다 정치적 해결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윤리위 징계로 풀어가는 방식이 얼마나 정당한지 잘 모르겠다. 더 큰 문제는 누군가를 심판하고 판단하려면 그 심판하고 판단하는 사람의 정당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 체제가 과연 정당한 윤리위인지 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윤 위원장은 임기가 한 달여 남은 전임자인 여상원 전 위원장을 강제로 물러나게 한 뒤 임명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통상 부장판사급 이상 법조인이나 대학 총장 등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사를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런데 윤 위원장은 심리전·공작전을 전공한 분이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부정선거론에 긍정적이다.
윤 위원장은 윤리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3명을 제명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새벽 1시에 보도자료를 내 제명했고, 저와 배현진 의원도 제명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무소속으로 부산 북구갑에 출마해 생존해 돌아왔다.
저와 배 의원은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징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전임 최고위원과 현직 서울시당위원장에게 징계를 내렸는데,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면 윤리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
-그런데 장 대표는 의원들을 다시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윤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당 대표가 해촉해야 하지만 장 대표는 그러지 않았다. 국민의힘 우종환 윤리위 부위원장이 “윤 위원장 혼자 결정문을 다 쓰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하는 등 윤리위 내부에서도 엄청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윤 위원장이 위원들의 지적을 전혀 듣지 않은 채 원맨쇼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리위원 10명 중 5명이 사퇴한 만큼 이미 윤리위는 정당성을 잃었다. 그런데 윤 위원장에게 다른 의원들의 징계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가 재판에서 무효가 되듯이, 누군가를 징계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윤리위는 이미 정당성 잃어…장 사적 기관?”
“보완수사권 전쟁 제일 못 싸우는 사람은 장”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윤리위가 당 대표의 하명을 따르는 징계 기구 같다고 비판하는데….
▲장 대표는 윤리위가 독립적인 기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특정인을 두고 윤리위를 통해 “가만두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리고 새로 임명된 윤리위원 가운데 한 명은 스스로 장 대표의 뜻에 따라 윤리위에 왔고, 장 대표의 뜻을 반영한다는 얘기를 하고 다닌다. 그렇다면 현재 국민의힘 윤리위는 장 대표의 사적 감정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충족하기 위한 사적 청부 기관·사설기관이 아니냐는 비판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사퇴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협박 정치 같은 것을 하면서 의원들에게 4년 내내 싸워야 하고, 싸우지 않으면 공천을 주지 않으면 된다고 얘기한다. 야당이니 싸워야 하는 것은 맞다. 당 대표는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장 대표가 여당과 싸운 게 뭐가 있나? 예를 들어 대장동 사건 검사들이 항소를 포기했을 당시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글을 올려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면서 분위기를 바꿔놨다.
반면 장 대표는 그날 한일의원연맹 국회 축구 시합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시 대표와 악수하며 파안대소했다. 스스로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했다고 하지만 막은 법안도 없다. 단식투쟁 당시에도 결국 통일교 특검을 받아내지 못했다. 최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하며 열심히 싸운 사람도 한 전 대표다.
한 전 대표가 열심히 싸워 분위기가 전환되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국민의힘은 그때부터 갑자기 숟가락을 얹으면서 소리치고 있다. 장 대표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지지율이 올라가다가 복귀한 후 다시 떨어졌다. 제일 못 싸우는 사람은 장 대표 본인이다.
-한 전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전임 대표다. 당연히 접점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많은 사람과 뜻을 모아야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장 대표는 지금 보수 정당을 거의 괴멸로 몰아가고 있다. 그를 막으려면 많은 의원과 함께해야 한다.
“책임 안 지고 부정만”
“한 복당해 당 바꿔야”
-한 전 대표의 국민의힘 복당 반대 응답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한 전 대표의 복당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데, 한 전 대표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찬반 양론이 비슷한 것 같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는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주장에 영향을 받은 분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돌아오면 당권파와 격렬한 싸움이 벌어져 당 지지율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공포를 느끼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정상적인 결과는 아닌 것 같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한 전 대표에게 신당 창당을 주문하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중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가해자다. 전학을 가야 한다면 가해자가 가야 한다.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당원이라면 한 전 대표가 당연히 복당해 국민의힘을 정상으로 돌리려고 노력하는 것을 자신의 소명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려되는 것은 국민의힘이 극우 잔치판처럼 돼가는 것이다. 그래서 신당 창당은 너무 섣부르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당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망가는 꼴이 된다. 바꾸기 힘들다고 그냥 도망가면 그게 과연 정당한 태도겠나? 신당 창당은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 나올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다시 집권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2030년에 재집권하려면 우선 2028년 총선에서 이겨야 하고, 그러려면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 현재 장 대표의 노선으로는 필패라고 생각한다. 이미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확인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서울시장 선거구는 장 대표더러 오지 말라고 아우성을 쳤던 곳이다. 장 대표가 열심히 내려갔던 부산에서는 패배했다.
그가 간 곳 중 이긴 곳은 경남·대구·경북이었는데 대구·경북은 어차피 국민의힘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막판에 분위기를 바꾼 영향도 컸다. 장 대표가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사람들은 나오지 않았으니 장 대표는 할 말이 없다. 그런데도 올림픽공원에 가서 부정선거론을 외치는 등 당을 극우 정당으로 만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부정선거로 승리했다는 건가? 오 시장은 형사재판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당은 방어하지 않고 있다. 장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는 고소하다거나 잘됐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자기들끼리 단체 대화방 등에서 그런 여론을 확산하고 있다. 이런 게 해당 행위다. 차기 총선에서 승리한 뒤 재집권하려면 장동혁의 노선에서 벗어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정권을 되찾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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