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패러다임 바뀐다…금융위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2026.08.04 14:58:20 호수 1595호

정부가 소상공인의 금융 문턱을 낮추기 위해 기존의 신용등급 중심 평가 체계를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전환한다. 담보나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도 매출과 상권, 업력 등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으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신용인프라 분과회의와 제7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의 도입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는 AI 기반 분석을 활용해 기존 금융 정보뿐 아니라 매출 흐름, 상권 특성, 사업 지속성, 고객 수요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로운 SCB는 기존 개인 신용등급(CB)에 성장성을 나타내는 S등급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은 기존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인정받아 대출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리와 한도에서도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금융거래 이력보다 사업의 잠재력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정부의 금융 혁신 정책으로 평가된다.

AI가 소상공인 미래가치 평가
SCB 활용 범위도 단계적 확대

시범 운영 규모도 대폭 확대된다. 당초 7개 은행, 1조8000억원 규모였던 사업은 기업·국민·신한·우리·농협·하나·제주은행에 이어 카카오·토스·케이뱅크·수협·iM뱅크·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 총 16개 은행이 참여하면서 2조2000억원 규모로 커진다. 은행별 준비 상황에 따라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SCB 활용 범위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에는 성장 등급을 반영해 중신용 소상공인에게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어 2027년부터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심사에도 SCB를 적용해 기존 재무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상권 정보와 성장 가능성까지 반영하는 보증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감독 규정과 은행권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도 이달 중 개정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편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창업 초기 소상공인과 혁신형 자영업자의 자금 조달 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신용평가는 과거 연체 이력과 금융거래 실적에 크게 의존해 성장성이 높은 사업자도 낮은 신용등급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반면 해외에서는 매출 데이터와 온라인 거래, 플랫폼 활동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여서 이번 제도는 국내 금융평가 체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포용금융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확대하는 핵심 기제”라며 “AI를 활용한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체계가 은행권을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제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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