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가 통산 5번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신지애는 지난 11일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골프클럽 동코스(파72)서 열린 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총상금 1억2000만엔)’ 최종일 4라운드서 1차 연장전 끝에 버디를 잡으며 우승했다.
신지애는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했던 후지타 사이키(일본)에게 2타 뒤진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고, 파 17개와 보기 1개를 범해 1타를 잃은 채 경기를 끝냈다. 그럼에도 사이키가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덕분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사이키는 최종 라운드에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를 범하고 버디는 2개에 그치며 신지애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리빙 레전드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1차 연장전서 후지타는 4타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려 승부가 사실상 결판났다. 신지애는 세 번째 샷을 홀에서 1m 거리에 붙인 이후 침착하게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끝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프로 대회 정상에 올랐던 신지애는 2005년 프로로 전향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서 활약하면서 단일 시즌 최다승(9승), 3년 연속 상금왕 등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활약했고, 2014년부터 JLPGA 투어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20승), 미국(11승), 일본(29승), 호주·유럽(6승) 등 전 세계 투어서 프로 통산 66승을 기록했다. 2005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했던 KLPGA 투어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을 포함하면 프로 대회 우승 기록은 67승으로 늘어난다.
JLPGA 투어에서는 2023년 6월 어스몬다민컵 이후 1년11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우승 기록만 보면 지난해 12월 ‘ISPS 호주오픈’에 이어 6개월 만에 정상을 밟았다. 또 신지애는 2018년 이후 이 대회 두 번째 우승과 함께 일본 메이저 대회 통산 우승 횟수를 5승으로 늘렸다.
JLPGA 투어서 29번째 우승을 차지한 신지애는 영구 출전권 획득까지 단 1승만을 남기게 됐다.
연장 승부 끝낸 1m 버디
상금 14억엔 돌파 기록
JLPGA 투어 통산 상금 1위인 신지애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2400만엔을 받아 통산 상금을 14억715만8071엔으로 늘렸다. JLPGA 투어 사상 최초로 통산 상금 14억엔 돌파 기록을 세운 것이다. 올해 37세인 신지애는 2008년 이 대회가 메이저로 승격된 이후 최연장자 우승자로 기록됐다. 신지애는 JLPGA 투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다.
신지애는 “일본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게 된다”며 “현역으로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신지애는 매 대회 우승 경쟁을 펼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전지훈련 기간에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빽빽한 스케줄을 하루도 빠짐없이 소화했다.
그는 “우승의 감격을 맛보기 위해서는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곧바로 성적으로 나타나는 게 골프”라며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 골프에 미쳐 살고 있다. 은퇴하기 전까지는 지금처럼 골프에 몰두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도 저력을 보였다. 이민영이 4위, 전미정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일한 KLPGA 투어 소속 선수인 박현경은 마지막 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합계 2언더파 286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압도적 커리어
지난해 이 대회서 15세176일로 JLPGA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이효송은 4라운드에 5타를 잃고 합계 3오버파 291타 공동 29위로 마무리했다. 최종일 순위가 미끄러진 것은 아쉽지만 올해 가장 좋은 순위를 기록하며 반등 기회를 만들었다. 이효송은 이전까지 5차례 출전했지만 기권 1회와 컷 탈락 2회 등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60대 타수를 기록한 건 ‘살롱파스컵’ 3라운드(68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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