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넷플릭스 <불가살> 속 귀물들 정체 파헤치다

2022.02.08 15:27:10 호수 0호

[기사 전문]



현재 TVN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불가살>은 ‘한국형 판타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불가살이란 말 그대로 ‘죽을 수 없는’ 존재를 뜻합니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한반도에 살아왔고, 존재만으로 주변에 저주를 불러오는 일종의 ‘요괴’이죠.

드라마에는 불가살 외에도 ‘귀물’이라 불리는 요괴들이 등장하는데, 놀랍게도 모든 ‘귀물’은 실제 한반도 설화를 모티프로 삼아 창작되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1. 조마구

조마구는 <불가살>에서 시체를 뜯어먹는 ‘밤것들’로 묘사되는데요.

원조 조마구는 세종시 전의면 읍내리에서 전해지는 요괴로, 민가의 음식을 훔쳐먹는 게 특징입니다.

관련 설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어머니가 아들들에게 줄 밥을 짓던 중 부엌에 숨어든 조마구와 마주칩니다.

어머니는 음식을 훔쳐 먹는 조마구를 내쫓으려다 오히려 제압당하고 말죠.

뒤늦게 귀가한 형제는 복수를 다짐하고, 깊은 산 속 조마구의 집에 숨어들어갑니다.

형제는 조마구의 음식을 훔쳐먹은 뒤 조마구가 잠을 자러 가마솥에 들어가자 뚜껑을 닫고 불을 지펴 죽이는 것으로 원수를 갚습니다.

<불가살>에 등장하는 조마구는 원조 조마구의 식탐에서 착안하여 시체를 뜯어먹는 게걸스러운 모습으로 표현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2. 갑산괴


불을 질러 사람들을 죽이는 ‘갑산괴’에 대한 설명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톱니바퀴와 같은 이빨과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리고 ‘1583년 함경남도 갑산에 출몰하였다’는 점에서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 등장한 ‘거치봉발’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거치봉발은 나라가 어지러울 때 등장하는 요괴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출몰 시기를 보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예견했음’을 알 수 있죠.

활로 무장하고 있으며, 불덩이를 집어 던져 공격하기 때문에 북을 치고 화살을 쏴서 쫓아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합니다.

 

3. 두억시니

마치 게임 캐릭터와 같은 비주얼을 자랑한 ‘두억시니’는 도깨비의 일종인데요.

불교의 수호신 중 하나인 ‘야차’가 한반도에 전해지며 생겨났다는 설이 있습니다.

두억시니의 한자 표기인 ‘두억신(頭抑神)’은 ‘머리를 짓누르는 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처럼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사람의 머리를 실제로 깨뜨려 죽인다’는 전승도 존재하는데요.

난폭한 성질을 가진 사람을 가리킬 때 “두억시니 같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가위에 눌린 것을 ‘두억시니가 괴롭혔다’라고 표현하거나 두통이나 정신착란을 가리키는 단어로도 쓰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전통 소재를 사용한 콘텐츠가 눈에 띄게 늘었는데요.

그 이유는 드라마 <도깨비>의 흥행 이후 한국형 판타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이제부터는 또 어떤 국내 설화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촬영&편집 :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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