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재테크 필승전략 ‘돈 놓고 돈 먹기’ <3>

“이젠 복합쇼핑몰 시대~단순 쇼핑몰은 가라!”

최근 주거·오피스·문화·쇼핑시설 등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복합도시가 주거문화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복합 단지는 원스톱 리빙 라이프 생활을 목표로 하며 차별화된 생활공간에서 독자적인 자기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단순히 주거를 위한 공간의 단독주택이 제1세대 주거 개념이라면, 공동주택이 2세대 주거이다. 2세대 주거가 도시화와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편리한 주거공간의 필요성으로 등장했다면, 3세대 주거는 차별화 중점으로 첨단, 고급, 호텔 서비스 등을 갖춘 ‘주상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주상복합의 장점과 함께, 쇼핑·문화·레저·교육까지 누릴 수 있는 4세대 신개념 주거로 ‘복합단지’가 주거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쇼핑·문화·레저·교육까지 누릴 수 있는 주거문화 새바람
경쟁력 갖춘 복합몰 등장…국내에도 본격 ‘몰링’시대 개막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복합단지가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동경의 록본기힐즈는 쇼핑몰을 포함한 일종의 도심 복합도시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초고층 오피스와 복합시설, 호텔, 극장, 방송센터, 주택동, 지구간선도로 등으로 구성됐다. 록본기힐즈는 단순 쇼핑몰이 아닌 ‘문화’라는 콘셉트를 복합상업시설에 도입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변모했다.

대한민국도 본격
‘몰링시대’ 개막

홍콩의 하버시티(Harbour City)는 연면적 77만1095㎡ (23만3256평)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쇼핑몰·극장·호텔 등을 비롯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하게 입점해 있는 홍콩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복합쇼핑몰이다. 이외에도 유럽 최대의 상업업무지구로 개발한 대규모 복합도시인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잠실 롯데월드,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몰링을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은 대략 10개 안팎. 향후 제2 롯데월드, 일산 레이킨스몰, 부산 롯데타운 등이 문을 열면 바야흐로 ‘복합쇼핑몰 전성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으로 관측된다.
복합쇼핑몰이 어디까지 진화할지도 관심거리다. 국내 복합쇼핑몰 효시인 롯데월드를 시작으로 코엑스, 센텀시티, 타임스퀘어 등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점차 진보된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국내 복합쇼핑몰의 효시는 서울 잠실땅 18만㎡를 사들여 1988년 선보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로 볼 수 있다. 백화점과 호텔, 초대형 놀이공원, 아이스링크, 민속박물관 등 쇼핑·오락·레저시설을 결합하였다. 하지만 당시로선 복합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고 통합적인 설계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백화점 이외에 고객을 끌 만한 매력적인 소매 콘텐츠가 없었던 것이 한계였다. 1990년대 들어 서울 동대문을 필두로 전국에 복합쇼핑몰을 표방한 분양형 상가건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개발업체들이 수익을 노리고 지은 고층건물 형태로 영화관, 전문식당가 등을 갖췄지만 쇼핑하기에 동선이 비좁고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핵심 테넌트나 휴식공간 등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들은 복합상가라기보다는 소규모 매장이 밀집한 테마상가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적인 의미의 복합쇼핑몰들이 선을 보인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나란히 개장한 코엑스몰과 센트럴시티, 2003년 등장한 일산의 스트리트형 몰인 라페스타 등이 1세대 복합몰이다. 

이어 국내에 ‘몰링’ 개념의 시작은 2006년 용산 민자역사인 ‘스페이스9’을 리뉴얼한 ‘아이파크몰’의 등장이다. 아이파크몰은 원래 분양형이었지만 만성 공실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일괄 위탁임대 방식으로 상가를 복합몰 형태로 대대적으로 전환하였다.

이후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 신림역 ‘포도몰’과 경남 창원 ‘시티세븐몰’ 등 기획부터 개발, 운영관리를 아우르는 지역 밀착형 복합몰이 잇따라 선보였다. 올 들어선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와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경쟁력을 갖춘 복합몰이 등장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몰링’시대를 개막하였다.


서울지역
▲여의도 파크원=여의도 파크원은 복합단지인 서울국제금융센터 맞은편에 들어선다. 규모는 서울국제금융센터(연면적 50만7000㎡)를 압도한다. 옛 통일주차장 부지에 72층과 54층 오피스 건물, 30층 호텔이 들어선다. 오피스 건물과 호텔 사이에는 지상 8층짜리 쇼핑몰이 자리한다. 건축 면적은 2만4724㎡로 축구장의 3.5배나 된다. 연면적은 63만㎡가 넘는다.

▲신도림 디큐브시티=2011년 5월 완공 예정인 대성디큐브시티는 51층 규모의 주거동 2개와 업무ㆍ판매ㆍ문화 시설을 갖춘 42층짜리 1개 동으로 구성된다. 연면적은 32만9463㎡로 테크노마트보다 크다. 내부에 특급 호텔과 컨벤션센터도 들어선다.

▲강동역 인근, 최고 41층 주상복합단지=지하철 5호선 강동역 일대에 최고 41층 규모의 아파트 및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위치는 강동구 천호동 448번지이고 2만3655㎡ 부지에 지상 35~41층, 지하 4~5층으로 공동주택2개동과 업무시설 1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교통시설로는 천호대로가 인접하고 지하철 5호선 강동역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인근에는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 등으로 고밀도 업무,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패션업계, 백화점 편중된 유통구조 대안… 임대형 쇼핑몰 선호
점포수 줄이더라도 원탑서비스 제공해 고객 흡입력 높여야


경기도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메타폴리스몰(연면적 14만6771㎡)은 4층 규모의 A·B개동에 330여 점포가 들어선다. 전용 14~304㎡ 21실을 임대하는 A동은 편의점·안경 등 판매시설과 아이스크림·커피 전문점·제과점 등 식·음료 시설, 병원으로 꾸며진다. 이미 대형마트의 입점이 확정됐다. B동(전용 17~159㎡ 36실)에도 비슷한 업종이 들어서며 와인바·한식점 등 고급 음식점도 포함된다.

▲광교 신도시 중심상업지, 에콘힐=광교신도시 중심상업지에 테마형 복합상업시설 및 주상복합 단지(에콘힐)가 들어설 예정이다. 에콘힐은 광교신도시의 원천호수 주변에 연면적 70만㎡(부지면적 11만7511㎡) 규모로 최고 56층의 주상복합(1399가구) 5개동과 최고 30층의 일반 업무용 빌딩과 8층 높이의 백화점, 4층 높이의 영플라자 등 총 10개동의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2014년 1월 준공 예정으로 ‘에콘힐(Econ hill)’이란 환경(Eco)+아이콘(Icon)+마을(Hill)의 합성어로 자연에 순응하는 형상과 다양한 문화 아이콘으로 이뤄진 감성 복합단지라는 뜻이다.

시공 주간사인 대우건설을 비롯해, 경기도시공사, 산업은행, 롯데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코오롱건설, 한라건설, 현대백화점, LIG건설 등 16개사가 공동 출자했고, 자산 관리하는 별도 법인으로 대우건설, 경기도시공사, 산업은행, 롯데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등이 설립됐다. 경기도시공사는 에콘힐 조성사업으로 3700억원의 지역생산 유발효과와 5000여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지역
▲송도지구, 송도 인천타워=인천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 사업부지, 송도지구 6· 8공구 내에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의 핵심 사업이자 상징인 복합타운(인천타워)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지 18만㎡, 연면적 60만9000㎡ 규모에 오피스, 최고급 상업 및 쇼핑시설, 300여 객실의 특급호텔, 470여 가구의 아파트 및 200여 실의 도심형 콘도 등 151층(600m) 초고층 트윈 타워가 2015년까지 개발된다.

시행사로 미국의 부동산개발회사인 포트만홀딩스 등으로 구성된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가 맡고 있고, 시공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쌍둥이 빌딩의 한 동씩을 각각 맡아 건설하고 있다.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벨로퍼인 존 포트만(John C. Portman Jr.) 포트만홀딩스 회장의 John Portman & Associates가 맡았다.


복합쇼핑몰, 등기분양
‘지고’ 임대분양 ‘뜨고’

최근 복합쇼핑몰은 임대형이 분양형을 누르고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대형으로 분양한 명동 엠플라자와 신림역 포도몰이 눈부신 성공을 거뒀으며, 최근에 오픈한 영등포 타임스퀘어, 명동 눈스퀘어 등도 100% 임대형 운영방식이 도입됐다.

이와 함께 오는 2011년 개장하는 신도림 디큐브시티와 공모를 앞둔 과천 복합쇼핑몰도 임대 방식이 확정되는 등 대형 쇼핑몰의 임대형 쏠림현상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기존의 분양형 대신 임대형 쇼핑몰이 주류로 자리잡는 것은 상가의 운영과 활성화, 차별화된 콘셉트 유지에 임대방식이 크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업계의 경우 백화점에 편중된 유통구조의 대안으로 임대형 쇼핑몰을 적극 선호하고 있다는 평이다. 
                                                    
복합쇼핑몰
성공하려면


롯폰기힐즈(2003년 준공)는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후 슬럼화하던 도쿄 도심을 하루 15만명이 찾는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킨 민간 주도의 대표적 도심개발 성공사례. 한정된 부지(11만 5500㎡)에 초고층 건축물(최고 54층)을 집중 배치하고도 개발 전보다 녹지가 1.5배나 늘어났다. 이 때문에 고밀압축 개발을 하더라도 쾌적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에 잇따라 등장하는 복합개발 공간들은 롯폰기힐즈의 성공 핵심인 볼거리, 즐길 거리는 부족한 반면 분양가는 터무니없이 높고, 일본 흉내 내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먼저 복합쇼핑몰 내 상가는 함께 들어서는 시설의 고객 흡입력이 높아야 한다. 고객에게 원탑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오랜 시간동안 머물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점포수를 줄이더라도 넉넉한 동선의 확보,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를 제공하여 고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가 운영을 맡게 될 운영업체의 경험도 중요하다. 상가 운영 경험이 없다면 향후 상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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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