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여심 접수한 송중기

대사·동작마다 안방이 ‘들썩들썩’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세 중 대세다.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대위로 나오는 송중기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배우 최초로 KBS1 <뉴스9>에 출연하면서, 그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연예인의 숙명인 군복무까지 마친 송중기의 광폭행보는 현재진행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중기는 충청남도 대덕군 동면 세천리에서 2남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했고 대전 대표선수로 전국체육대회에도 3차례 출전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때 발목부상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학창시절에는 모범적이면서 재치있는 성격과 반듯한 외모로 인기가 많았다. 중학생 때에는 전교 회장, 고교 재학 시절에는 전교 부회장을 맡았다. 3학년 때는 모든 과목에서 ‘수’를 받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었다. 한 마디로 '엄친아'다.

심장이 박살!
코스프레 성행

송중기는 연기를 하고 싶어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 싶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재수 끝에 2005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교 2학년 때는 방송 퀴즈프로그램에 출연해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송중기는 연기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했다. 무작정 연기학원을 등록해 7개월 동안 훈련을 받으며 몇몇 작품에 엑스트라로 출연했다가 연예기획사인 싸이더스HQ에 들어가게 된다.


이미 성균관대학교 얼짱으로 유명해서 당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Mnet의 <꽃미남 아롱사태>에 출연했다. 2008년 말에 영화 <쌍화점>으로 정식 데뷔했다. 몇 편의 드라마에서 단역을 거친 후 영화 <마음이2>에 출연하며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게 된 작품은 2010년 방송된 KBS2 <성균관 스캔들>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멋 부리기 좋아하고 장난기 가득한 자유로운 영혼의 부잣집 도령 구용하 역을 연기하며 단숨에 유망주로 떠올랐다. 각종 드라마, 영화, 예능 및 광고계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았다.

2011년 SBS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세종대왕 역을 연기하는 한석규의 아역이자 극중 초반에 등장하는 젊은 이도 역으로 출연한다. 짧은 출연 분량이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같은 해 11월 개봉한 <티끌 모아 로맨스>에서 주연을 맡았고, 애니메이션 <리오>에서는 주인공 블루 역을 맡아 첫 더빙 연기에 도전했다.

그해 12월에는 MBC 자연환경 다큐멘터리 시리즈 <남극의 눈물>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듬해인 2012년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는 순수남의 모습에서 나쁜 남자의 모습을 선보이며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송중기가 주연으로 2012년 10월 개봉한 <늑대소년>은 700만 관객수를 동원하며 한국 멜로영화 사상 1위를 달성했다. 이 영화로 일약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유시진 신드롬’ 시청률 30%대 역대급
마음 뺏긴 여성 시청자 ‘보고 또 보고’

송중기는 2013년 2월 지난 5년간 몸담았던 싸이더스HQ와의 전속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자신을 발탁한 매니저(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이사)와 의리를 지키며 현재의 소속사인 블러썸 엔터테인먼트로 회사를 옮겼다.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찰나에 2013년 8월27일 102보충대에 입소했다. 송중기도 여느 연예인과 같이 연예병사로 갈 수 있었지만, 당시 상추와 세븐 등의 복무기강 해이가 언론에 드러나면서 국방부 홍보지원대 홍보지원병이 폐지된 이후였다. 그는 처음으로 현역 입대한 연예인으로 기록됐다. 22사단 수색대대에서 행정병으로 복무를 마치고 2015년 5월26일에 전역했다.


2015년 5월, 전역 후 송중기는 복귀작으로 100% 사전제작 작품인 KBS2 <태양의 후예>를 선택했다. 이 드라마는 그가 전역 몇 달 전부터 캐스팅 물망에 오르던 작품으로 엘리트코스를 밟은 특전사 소속 해외 파병팀장 유시진 역할로 3년여만에 배우로 복귀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유시진의 대사에 마음을 빼앗긴 여성 시청자들은 같은 회를 몇 번씩 돌려보면서 송중기표 멜로연기에 푹 빠졌다. 안방극장에 이른바 ‘유시진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다.

이 드라마는 24일 첫 회부터 14.3%(닐슨코리아 조사, 전국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동안 화제작이 없었던 KBS2는 물론이고 지상파 전체 평일 미니시리즈 첫회로는 최근 2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년 전 방송돼 높은 인기를 끌었던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최고 시청률을 깨고 신기록을 세웠다. <별에서 온 그대>는 2014년 2월27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 28.1%(닐슨코리아 제공)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올 3월10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6회가 28.5%를 나타내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0일 방송인 11회에서는 전국기준 시청률 31.9%를 기록하며 역대급 대박을 쳤다.

원조 엄친아
출구없는 매력

송중기는 극에서 직업군인으로 ‘다나까’를 사용하며 여심을 흔들어놓고 있다. 특히 그는 “하지 말입니까? 말입니다? 아니지 않습니까?”라는 말로 송혜교의 마음과 시청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때 아닌 ‘다나까’ 열풍으로 국방부는 당혹스럽기만 하다. 국방부는 병영문화 혁신을 위해 장병들이 일과시간 이후 일상 대화에서 '해요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로 하고 지난달 언어순화지침서를 배포했다.

어법에 맞지 않는 ‘∼말입니다’는 아예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침서 배포 직후인 지난달 24일 <태양의 후예> 방영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다나까체 붐이 일어났다. 여성들이 일제히 ‘신선하다’ ‘멋지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송중기 열풍에 힘입어 <태양의 후예>의 인기도 폭발적이다. <태양의 후예>는 현재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호주에 이르기까지 총 32개국에 판권이 판매된 상황이다. 중국에 인터넷 방영권은 편당 2억6000여만원이며 일본에는 편당 10만달러씩 16부를 20억원에 판매했다. 특히 이번 <태양의 후예>로 한동안 주춤했던 한류에도 청신호를 켜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나 중국에서는 공안까지 긴장할 정도로 송중기의 인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현재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태양의 후예>가 동시 방영되고 있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데이터 및 마케팅 기관 VLinkage 조사 결과, 중국 인기 연예인 1위로 송중기가 선정됐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의 풍운방 검색 순위 8개 분야 중 7개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화제의 인물, 연예인, 남자 연예인, 미남 분야에서 중국 연예인들과 큰 표차로 1등을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유시진 대위 코스프레도 성행하고 있다. 안젤라 베이비는 자신의 웨이보에 “건강하게 돌아올테니까 주말에 영화 봅시다 나랑.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게요”라며 “나는 <태양의 후예>에 빠졌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중국 대륙도 ‘송풍’에 푹
국경 초월…제2의 한류 주도

해당 사진 속 안젤라 베이비는 군복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군인 포스’를 발산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예능 프로그램 <달려라 형제> 촬영 현장에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태양의 후예> 특집으로 모두가 군복을 차려입고 송중기를 패러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명한 지역 마라톤대회 행사장에서도 수십 명의 남성들이 송중기 분장을 한 채 특별한 코스프레를 펼쳤다고 전해져 중국 내 송중기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태양의 후예>가 중국 전역에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공안까지 나서 ‘시청주의보’까지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공식 웨이보를 통해 “<태양의 후예>를 시청할 경우 잠재적인 안전 위험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공안은 “송중기가 출연 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방영되며 수많은 소녀들이 광분하고 있다. 때문에 적지 않은 남성들에게 무력감과 함께 불쾌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미 많은 여성이 ‘송중기 상사병’에 빠져 있다. 한국 드라마 시청은 당신들이 모를 수도 있지만 위험할 수도 있으며, 법률적인 문제를 부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송중기는 이런 인기에 힘입어 연예인 최초로 KBS1 <뉴스9>에 출연했다. 방송에 앞서 KBS는 송중기가 여의도 KBS 신관에 들어서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이날 송중기는 연예인 최초로 <뉴스9>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영광”이라며 “드라마 방영 후 인터뷰는 <뉴스9>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아나운서가 꿈이었던 시절이 있는데 이렇게 앵커분들을 보고 스튜디오에 앉아 있으니 꿈 하나를 이룬 기분”이라며 웃었다.

연예인 최초
9시 뉴스 출연

송중기는 최근 불거진 송혜교와의 열애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송중기는 송혜교와 열애설에 대해 “요즘 드라마팀끼리 회식을 자주 하는데 송혜교와도 그런 이야기를 안줏거리로 삼고 있다.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그런 반응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송혜교와 김지원 캐릭터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래도 자주 호흡을 맞춘 송혜교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날 송중기가 출연한 <뉴스9>은 지난 방송분(19.7%)보다 3.6%포인트나 오른 시청률 23.3%를 기록했다.


<min1330@ilyosisa.co.kr>
 

<태양의 후예>는?

2016년 2월24일부터 2016년 4월14일까지 방영중인 KBS 공사창립특별기획 드라마다. SBS 수목미니시리즈 <상속자들>을 쓴 스타작가 김은숙과 MBC 수목미니시리즈 <여왕의 교실>의 김원석 작가가 공동 집필하고 KBS 드라마 제작국의 이응복과 백상훈 PD가 공동연출을 맡았다.

해외 영화 투자배급사인 NEW의 첫 번째 드라마 진출작이다. 국내 제작 드라마 사상 최초로 유일무이하게 130억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100% 사전 제작 드라마로 기획한 한중 동시 방영작이기도 하다.

<태양의 후예>는 중앙 아시아 가상 국가 우르크를 배경으로 전쟁과 질병으로 얼룩진 기상 이변 속에서 낯선 땅에 파병된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극한 상황 속에서도 사랑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의 전우애와 동기애를 담은 작품이다. 하지만 현실성과 동떨어진 설정으로 여성들에게 판타지만 심어주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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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