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앞둔' 2016 프로야구 관전포인트

‘야구의 계절’ 페넌트레이스 스타트!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4월부터 장장 6개월간의 전쟁이 시작된다. 야구팬들의 심장은 벌써부터 뛰고 있다. <일요시사>가 올해 한국프로야구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오는 4월1일 2016년 프로야구 개막전을 앞두고 분주하다. 리그 개막에 앞서 최종 점검에 들어선 구단들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한국프로야구의 관전 포인트는 새로운 구장·떠오르는 스타·트레이드·신인·감독·용병·부상 및 복귀 선수·순위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신축 구장들]

삼성과 넥센은 기존 홈구장을 떠나 새로운 구장에서 홈 팬들을 맞이한다. 목동구장과 작별한 넥센은 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새 시즌을 치르고, 삼성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로 안방을 옮긴다.

고척돔구장과 대구구장 모두 개막전으로 프로야구 첫 공식 경기를 치른다. 고척돔구장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 중앙 담장까지 거리는 122m로, 잠실구장보다 3m 가깝지만 목동구장보다 4m 멀다. 원래 2만석으로 설계했으나 관객 편의를 위해 1만8000석으로 축소했다.

대구구장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2만4000석, 최대 수용 인원은 2만9000명이다. 특히 대구구장은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 구장 시티즌스뱅크 파크를 본떠 8각형 구조로 만들어진 게 특징. 좌중간과 우중간 펜스가 곡선이 아니라 직선이다. 다른 구장에 비해 넓은 관람석과 탁 트인 시야로 편안한 경기관람을 돕는다는 평가다.


[뉴페이스 누구?]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신인 선수들도 눈길을 끈다. 각 구단은 개막을 목전에 두고서는 ‘탐나는 새내기’를 데려오는데 분주하다.

한화의 새내기 김재영(23)이 3경기 연속 무실점 쾌투로 데뷔 첫해 선발진 진입 기대를 부풀렸다. 공식 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9일 넥센 히어로즈전(5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던 김재영은 15일 LG 트윈스전(3이닝 무피안타 2볼넷 3탈삼진)에 이어 롯데 타선마저 차례로 잠재웠다.

12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한화 신인 투수로는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고, 김성근 감독이 본진 귀국 후에도 오키나와 잔류군에 김재영을 포함할 정도로 관심을 두고 있는 기대주다.

이재율(23)은 소리 없이 강한 스타일. 2016년 신인드래프 2차 4라운드(전체 33순위)에서 NC가 선택했다. 타율은 2할5푼(16타수 4안타)으로 높지 않지만, 도루가 6개나 된다. 지난 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첫 도루를 기록한 이후 KIA 타이거즈전에서 2개와 1개를 추가했다. 이어 지난 22일 한화전에서도 2차례 베이스를 훔쳤다. 2도루를 기록한 것이 두 경기나 될 정도로 한 번 탄력이 붙으면 연거푸 도루를 성공시키는 스타일이다.

[트레이드 성과]

삼성과 넥센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 채태인(34)과 넥센 김대우(29)가 시즌 첫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됐다. 내야수 채태인과 우완 사이드암 투수 김대우를 맞바꾸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번 트레이드의 무게는 채태인에게 쏠린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갖춘 주전 1루수와 불펜 투수의 트레이드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은 미래를, 넥센은 현재를 선택함으로 나름 양구단의 실리는 챙겼다는 평가다. 또 삼성은 김대우를 통해 임창용이 이탈하면서 구멍이 뚫린 불펜을 보강하고, 넥센은 박병호가 빠져나간 1루수 거포 자리를 메워 전력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야구팬 마음은 그라운드에 ‘흥분 100배’
6개월 전쟁 시작…막바지 최종점검 한창

김대우는 지난해 47경기에서 6승 3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언더핸드라는 드문 투구폼에 28살로 아직 성장 가능성이 크다.

채태인은 당장 박병호의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9시즌 동안 3할이 넘는 정교함에 홈런도 81개를 기록할 정도로 파워도 갖췄다. LG에서 넥센으로 와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박병호와 서건창, 한화에서 와 선발로 자리 잡은 양훈 등 유독 성공 스토리가 많은 넥센. 채태인이 넥센의 다음 영웅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올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부상 복귀자들]

지난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한화의 투수 이태양(26)이 1년 만에 실전 복귀에 임박했다. 이태양은 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약 1년 만에 오른 마운드였다. 이태양은 그동안 실전 복귀 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지난 10일 대전 두산 전을 앞두고 45개의 공을 던지며 라이브 피칭을 소화하며 복귀 임박을 알렸다.
 

삼성의 좌완 투수 차우찬은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완벽투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지난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포크볼·커브를 점검하며 정규시즌을 준비를 위한 첫 번째 등판을 무사히 마쳤다. 차우찬은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도중 가래톳 부상을 당해 평가전 및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각 구단에 합류한 예비역들의 활용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돌아온 예비역]

프로야구는 각 구단에 합류한 예비역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전력 보강은 FA, 외국인 선수가 다가 아니다. 2년 가까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예비역들 또한 쏠쏠한 전력이 될 수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팀은 한화와 롯데다. ‘예비역’의 양과 질에서 다른 팀보다 앞서는 모양새다. 곧바로 1군 엔트리에 포함될만한 선수들이 많다.


한화는 지난 시즌 막판 1군에서 기용했던 김용주와 하주석을 새 시즌에는 풀가동할 수 있다. 좌완 김용주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차거나 중간 계투로 쏠쏠히 활용이 가능하고, 하주석은 상무에서 일취월장한 타격능력을 바탕으로 내야 주전 경쟁에 나선다.

롯데는 예비역 카드로 투수력을 한층 보강할 수 있다. 고원준과 진명호가 동시에 돌아온다. 고원준은 입대 전 선발 요원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투수다. 올 FA 시장에서 손승락과 윤길현을 잡아 불펜을 보강한 롯데는 선발에서는 고원준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린드블럼과 레일리 등 외국인 '원투펀치'가 강력하기 때문에 국내선발 두 명만 제 역할을 해줘도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진명호 역시 쓰임새가 요긴하다. 192cm 93kg의 단단한 체구로 입대 전에도 1군에서 61경기에 등판했던 진명호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불펜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용병들 활약은?]

올해 10개 구단은 13명의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 전력을 강화했다. 한화와 LG는 각각 투수 1명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대형 외국인 선수의 KBO리그행이 많아지고 있다. KIA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뉴욕 양키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에서 뛰었던 우완 헥터 노에시와 170만달러에 사인을 했다. 이는 한화 에스밀 로저스(19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미리 알고 보면 재밌다”
제도 변화·볼거리 가득


평균 시속 150㎞의 빠른 직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노에시가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여기에 현역 메이저리그 타자로 관심을 모으는 윌린 로사리오(한화)의 방망이도 귀추가 주목된다. 130만달러를 받고 한화에 입단한 로사리오는 빅리그에서 5시즌 통산 71홈런을 때려냈던 거포다.

[특급 FA 선수들]

박석민(30)은 지난 시즌 뒤 FA 역대 최고액인 4년간 최대 96억원에 삼성에서 NC로 옮겼다. 정우람(30)은 SK에서 한화로 옮기며 4년간 84억원으로 불펜 투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유한준(35)은 넥센을 나와 kt 유니폼을 입으며 4년간 총액 60억원을 받기로 했다. 마무리 요원 손승락(34) 역시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하면서 같은 돈을 받았다. 김태균(34)은 한화에 잔류했는데도 4년간 84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거액의 FA 계약이 속출했기에 이들이 ‘몸값’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손승락은 1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0.00이지만, 수비 실책이 겹쳐 비자책 2실점 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하고 얻은 구원승이라 내용은 좋지 못했다. 4년간 38억원을 받는 윤길현(33·롯데)은 평균자책점이 11.57이다.

[신생팀 성적은?]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한 신생팀 kt는 52승 1무 91패(승률 0.364)로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선 7게임에서 3승1무3패로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단 54경기에서 홈런 12방을 날린 강타자 댄 블랙을 포기하고 용병 투수 3명 체제를 꾸리는 승부수로 2016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역대 프로야구 신생 구단으로 2년 차에 급성장을 이뤄냈던 건 NC뿐. 2013년 7위에서 2014년 3위, 지난해엔 정규 리그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1986년 최하위(7위)로 등장한 빙그레(현 한화)는 이듬해 6위에 그쳤고, 1991년 6위로 데뷔한 쌍방울은 이듬해 8위로 순위가 더 내려갔다.

[800만 관중 넘나]

프로야구가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을 넘을지도 기대된다.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 리그에는 736만530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2012년(715만6157명)에 이어 두 번째로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돼 팀당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내심 목표로 삼았던 800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목표 달성 실패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목을 잡은 탓이 컸다. 올해는 새로운 야구장도 2개나 탄생했기에 관중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5대 룰 변화]

올 시즌 KBO 리그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리그 확립을 위해 ‘클린베이스볼’실현에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단일 경기사용구 도입 ▲심판 합의판정 확대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등 공정한 리그 운영을 위한 다양한 변화가 준비돼 있다.

2016년부터는 10개 구단 모두 같은 공인구로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까지 구단들은 KBO로부터 공인받은 복수의 회사 제품을 임의로 선택해 사용했는데, 올해부터는 리그의 통일성과 공정 스포츠를 실현하기 위해 KBO가 지정한 단 한 개 회사의 제품만 사용하게 된 것이다.

홈플레이트는 득점 또는 수비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는 구역으로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가 가장 높은 위치이기도 하다. KBO는 이에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정을 신설하고 올 시즌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오심을 최소화하고 공정한 승부를 위해 2014년 후반기부터 시행된 심판 합의판정 제도가 올해부터 확대된다. 합의판정 대상은 홈런 타구를 비롯해 외야타구의 페어-파울, 포스·태그 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야수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 기존 5가지 항목에 타자의 파울-헛스윙, 홈플레이트 충돌 등 2가지 항목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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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